살인의 예술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정윤희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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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예술 : 범죄소설 대가 “레이먼드 챈들러”의 멋들어진 고전 단편 모음집

 

책장이 노랗게 물든 추억 속 책들이 가끔 사진으로 인터넷에 떠도는 장면을 보게 되면, 천정부지로 높아진 가격만큼 내 나이 숫자도 커졌다는 허탈한 웃음을 피식 내뱉는다.

가입조차 하기 어려운 “클로버문고 씨리즈”의 전문 네이버 카페도 개설되어 놀랐고, 한국 작가 김동명의 작품이라고 믿었지만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일본만화 불법복제판이라 실망을 금치 못했던 “바벨 2세”도 기억난다.

저작권 개념이 21세기 중국과 비슷한 수준이던 1980년대, 장르문학은 지금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되지는 못했지만, 셜록 홈즈나 뤼팡의 인기는 오히려 더 높지 않았을까 추억 보정을 해본다.

해적판 출판사의 보고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해문출판사에서 내놓은 책 두 권은 어린 시절 추리소설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데 큰 몫을 했다.

“세계의 명탐정 44인”, “세계의 위인은 명탐정”

중고가가 25만원으로 책정되어 놀라움을 준다.

당시 일본 출판물에서 자주 마주치는 독특한 그림체가 삽화로 등장한 점도 흥미롭다.

복잡한 추리소설의 트릭을 풀어가는 명탐정들의 명석한 두뇌게임은 이후 개인적인 책읽기의 방향 중 하나가 추리/스릴러로 엮이는 계기가 되었다.


명성에 비해 교감의 기회가 적었던 작가 중 한 명은 오늘 소개하는 “살인의 예술”의 작가 레이먼드 챈들러다.

국내에도 “안녕 내 사랑”, “빅 슬립”, “기나긴 이별”, “리틀 시스터” 등 작품이 번역되어 출판되었고, e북으로 시리즈를 소장하고 있기도 하다.

이래저래 사 놓기만 하고 읽은 못하던 작품 중 “리틀 시스터”를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당시의 감상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뭔가 일에 쫓기던 시절이라 템포 느리게 전개되는 이야기의 속도감이 추리소설을 통해 얻고자 했던 긴장감과 박진감을 제대로 느낄 수 없어서 그랬던 걸까? 그에 반해 필립 말로 탐정의 데뷔작인 “빅 슬립”은 꽤나 흥미롭게 읽었다는 기억을 비교해보면, 책 자체의 템포보다는 책 읽던 당시의 독자의 상태나 태도가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결론을 낼 수 있다.
 



“살인의 예술”은 단편 5 작품을 모아 놓은 소설집이다.

거친 밑바닥 생활에도 익숙하고, 땀냄새나는 육박전에 어울리는 탐정들의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피터 스완슨이나 길리언 플린 같은 요즘 작가들에게 익숙해진 독자라면 앞서 내가 경험했던 챈들러의 소설들과 첫 만남처럼 느릿하게 걷는 탐정들의 발자취나 사건이 진행되는 약간은 허술하고 공감되지 않는 풀이 방식에 실망감을 갖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100년전, 200년전 고전에서 찾는 가치가 현대생활의 부조리나 인간성의 상실 같은 현대문제작들의 단골 소재가 아닌 오래던 당시의 시대적 고민이라는 점을 잊지 않으면 된다.
 

피 비린내 나는 충격적인 장면이나 독자를 압도하는 충격적 반전이 없더라도, 한 세기 앞선 시대의 탐정들이 거친 사건들을 다루는 투박한 솜씨에서 재미를 찾아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디테일 하게 묘사되는 인물이나 배경에 대한 묘사나, 진하게 풍기는 담배 연기와 위스키 냄새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시대적 체험을 느낀다면 천천히 움직이는 긴장감과 두뇌와 몸을 동시에 활용하는 인간적인 탐정의 활약상에 매료될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없이도 해박한 지식과 두뇌회전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셜록 홈즈 시대 이후의 탐정들의 전형을 책을 통해 우리는 만날 수 있고, 이들이 생각하는 방식과 발자취를 따라가보는 경험만으로도 책 읽기의 또다른 맛을 얻을 수 있다.

 
사건 전개 과정 중 뜬금없이 비약적인 장면도 마찬가지다.
처음 등장하는 단편 "황금 옷을 입은 왕"을 보면, 야간경호를 맡던 주인공이 갑작스럽게 탐정이라는 직업을 꺼내거나, 살인현장에서 벗어나는 장면은 요즘 관점에서 보면 앞뒤 관계없는 설정과 자연스럽지 못한 전개라는 불편함을 감출 수 없다. 마지막 장면까지도 어색함은 이어지는데, 치밀한 논리나 과학적 증명없이 사람과의 대화와 관계를 통해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방식은 작가가 살던 시대, 탐정들의 나름대로 멋이 배어 있는 장면들의 연속이라는 눈빛으로 바라볼 필요성이 있다.
그렇지 않다면 고전의 반열로 넘어가는 작품들은 통과하는게 시간낭비를 줄일 수 있는 지름길이다.
스마트폰 없는 시대, 전화도 쉽지 않은 시대상은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불편함으로 계속 따라다닌다.
 

책을 읽다 보니, 글자체나 중간 그림양식도 꽤나 오래된 종이 곰팡이 냄새 나는 착각을 일으키는 듯하다. 출판사의 의도된 결과인지는 모르겠지만 작가와 연결되는 통로로서 지면의 개성이 잘 드러난다는 느낌이 들었다. 전자책으로 읽을 때의 챈들러의 소설과 종이는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도 들었다.

본격적인 장편이 등장하기 이전 단편에서 등장한 주인공들이기에 가능성은 낮아보이지만 그들의 또 다른 이야기가 어딘가에서 숨은 진주처럼 빛나고 있기를 기대해본다. 어쩌면 지금도 어둠 깔린 20세기 초 미국 뒷골목에서 범인과 한 판 승부를 벌이고 있을지 모르겠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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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리치 - 모두가 궁금했지만 아무도 묻지 못한 부자를 향한 3개의 질문
고스트라이터 지음 / 빈티지하우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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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리치 : 고스트 라이터가 들려주는 부자들의 진심과 노력의 발자취들
 
 
 
코로나로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사람들의 부에 대한 갈망은 더욱 커졌다.
물가는 오르는데 주머니 사정은 악화되지만 부동산과 주식시장에서 자리 잡고 있던 사람들의 자산가치는 위기임에도 상승했고, 도박이라고 손가락질 받던 코인 시장 역시 일반적인 시장상황에서 나올 수 없는 수익률이 비록 등락의 폭은 크지만 꾸준히 나타나고 있어 '나만 뒤쳐지고 있다'는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킨다.
장이 좋을 때는 수익률을 자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지만, 이면에 숨어 말못하는 손실을 껴안은 투자자의 눈물도 공존하는 불가피한 양면성이 심화되는 신호일 수도 있다.
 
베스트셀러 코너에는 자산이 몇 백 몇 천억을 넘긴 부자들의 성공담이 쏟아져 나오고, 몇 십 억대 자산은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일반인들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규모다 보니 실전적 지침서로 손을 타게 된다.
자녀들에게 어릴 때부터 경제에 대한 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도서까지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다 이내 사라지는 광경을 보면 투자에 대한 트렌드는 메가 트렌드인 동시에 마이크로 트렌드의 성격이 뒤섞여 가이드를 찾고자 하는 초보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현장일 수도 있다.
 
고스트 라이터.
흔히 대필작가라고 불리는 이들은 출판계에서 공공연한 비밀로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
책을 쓰고 싶지만 문장력과 시간이 되지 않는 사람들은 크게 세가지로 분류된다 한다.
 
1)책을 쓸 능력과 시간은 안되지만 자기 이름으로 된 책을 출판하고 싶은 사람
2)책을 쓸 능력과 시간은 안되지만 멋진 스토리를 가진 사람
3)책을 쓸 능력과 시간은 안되지만 책 출간이 필요한 사람
 
저자는 3)번의 경우가 대필작가가 주로 활동하게 되는 분야라고 했다. 정치인들이나 기업가들은 자기 경력 란을 채울 필요성을 가진 사람들이 돈을 주고 경력을 사는 숨은 시장인 셈이다.
 
대필작가들은 덕분에 빈약한 자료로 제대로 된 출판물을 만들기 위해 인터뷰와 취재도 발로 뛰며 하게 되며 의뢰인은 물론 관련자 여러 명과 대화를 통해 쓸 거리를 뽑아 내야한다.
 
작가는 이 과정을 통해 알게 된 부자들의 경험담과 스토리를 일반인들의 가이드로 엮어내며 부자가 되기 위한 각양각색의 길과 교훈을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어떤 부자는 자신의 경력과 재산을 부풀려 말하기도 하고, 어떤 부자는 모든 비법들을 비밀에 부치기도 한다.
대담을 통해 숨어있는 정보까지 캐낼 능력을 갖게 된 저자가 들려주는 부자의 지혜들은 이제 막 부자가 되고자 노력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따라야 할 원칙의 원형을 보여줌과 동시에 세상에 돈을 벌고 명예를 쌓는 길은 평상시 생각했던 손가락으로 셀 만한 숫자가 아니라는 당연한 진리에 다가설 기회를 준다.
 
태어날 때부터 여유 있는 가정에서 돈에 대한 원리를 깨우치며 탄탄한 기초자산을 확대하는 모습은 부럽기도 하지만, 늦은 나이까지 어려운 가정을 돌보느라 제대로 교육도 못 받았지만 주경야독을 통해 대학교수가 되고 자신의 능력을 최고로 발휘하여 부는 물론 명예까지 쌓은 사례도 목격할 수 있다. 심지어 대필작가를 쓰지 않더라도 책 몇 권은 쉽게 쓸 수 있는 능력을 가졌지만 새로운 교육 비즈니스의 타겟층인 직장인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대필 의뢰할 정도의 수준이라 하니, 앞으로 부의 깊이 또한 심화되리라는 예상을 할 수 있다.
 


맛집의 비법은 가게 안에 모두 다 있다는 자산가의 설명이 인상 깊다.
매장 곳곳에 쓰인 재료의 원산지나 조리 방법들이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어, 레시피를 훔칠 마음이라면 가게 내에 친절히 안내된 설명들을 예리하게 봐야 하지만,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이들은 기본적인 내용은 무시하고 큰 돈만 쫓는다는 충고였다.
성공하고 싶었는데 과연 무슨 노력을 했는가?
부자가 되기 위해 무엇이든 실행한 일의 리스트를 적어보라.
부끄럽지만 책을 읽어가며 부자가 되고 싶다는 희망만 공중 위로 쳐들었지 실제 조사하고 공부하고 발로 뛰는 노력은 제대로 해본 적도 없다는 초라함에 씁쓸한 입맛을 닦아낼 지도 모른다.
 
고급 스페인 돼지고기인 이베리코 수입을 통해 큰 돈을 벌었던 대표의 사례는 흥미로운 사례다.
장군의 아들인 대표는 20년전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모하기 위한 책을 의뢰하며 연을 맺었는데, 40대의 젊은 나이에 커다란 창고와 육류 수입상을 하며 부를 이루었다는 성공담 뒤에는 군인이었던 아버지가 남겨준 수첩이라는 유산이 있었다. 직업군인의 길을 충실히 따랐던 덕에 부를 대물림해주지는 않았지만 고고한 성품으로 맺은 인연을 남김으로써 아들이 사업적 성과를 이루는 소중한 자원으로 활용되었다고 한다.
부자가 되는 저마다의 사연과 수많은 행로가 존재한다는 증명일지도 모르겠다.
 
"부자는 말입니다. 투자하는 것 마다 돈을 벌고 하는 사업마다. 성공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우 리도 실패 확률은 일반인들과 비슷합니다. 대신 남들이 한 번 할 거를 우리는 두 번, 세 번 해서 성공할 기회를 더 만들어내는 것뿐이죠. 그래서 망하는 것보다 하나라도 더 성공하면 성공한 것이고, 잃은 돈보다 버는 돈이 한 푼이라도 더 많으면 돈을 번 것 이죠.” (p.258/히든 리치 인용)
 
점집에서 작가가 만나게 된 기업체 전 대표가 한 말이다. 기가 막히게 운이 좋아 성공을 일구어 낸 인물로 알고 있었지만, 막상 부자의 비결에 대해 묻자 대답한 내용이다. 오리의 발길질에 수면 아래서 분주하듯, 그냥 행운이라 치부하던 성공들도 오뚝이처럼 반복되는 도전과 실행을 통해 완성된다는 교훈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책의 장점은 아직 늦지 않았다는 충직한 조언을 해준다는 점이다.
많이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뛰어야 하고, 이런 방법을 써보라는 벤치마킹의 비밀을 제시한다.
 
6가지 유형의 부자들, 25명의 자산가들이 들려주는 그들만의 작은 역사 기록은 다른 재테크 도서들과는 결이 다른 노력을 위한 태도를 정리해주고 있다.
투자의 기법보다는 삶의 기법으로 부자의 길에 대한 독자의 생각과 방향을 정리해주고 있다.
까만 표지의 "히든 리치"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부자들의 세계를 엿보고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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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저택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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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 마지막 만남, 4편의 단편으로 만나는 스토리 대가의 기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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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저택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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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저택 : 작가와의 마지막 만남, 4편의 단편으로 만나는 스토리 대가의 기괴함



작가의 죽음은 공유했던 상상과 감정 공유의 공간이 소멸됨과 동시에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이 정지했다는 의미다.

학창 시절 등교길을 무지개빛으로 채워주던 음악적 교감이 더이상 불가능하게 만든 프레디 머큐리의 죽음이 그러했으며, 고전 비틀기의 “앨리스 죽이기”로 시작해 시간과 기억에 대한 사고의 새로운 틀을 제시했던 “기억파단자”, “분리된 기억의 세계”까지 일본소설의 파격적인 설정을 즐기게 만든 고바야시 야스미 작가의 뜻밖의 부고가 그랬다.


유고작이 되어 버린 “미래로부터의 탈출”에서 설파하던 인간 이후의 세계 - 기계가 지배하던 세상 속 매트릭스의 끔찍한 악몽을 끝으로 작가와 독자의 관계는 더이상 유지될 수 없는 침묵 속에 갇히고 말았다.


“육식저택”은 작가가 잡지 등에 기고했던 미출간 단편 4개를 한데 묶어 펴낸 모음집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묘하게 뒤틀리고 독자의 심리를 스토리에 홀리게 한 후, 마지막 반전으로 모든 가정들을 허물어뜨리는 쾌감을 주는 그만의 스토리텔링 방식은 여전하다.


육식저택

정크

아내에게 보내는 세 통의 편지

짐승의 기억


약간씩 장르의 각도는 다르지만 전체를 휘감는 감성은 우리 주변에 불가사의한 현상들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삐뚤어진 모습들을 흥미롭게 그려가고 있다.

“ㅇㅇㅇ죽이기” 시리즈가 위트가 넘치는 이야기의 비틀기가 감상 포인트였고, “기억파단자”같은 소설은 미스테리의 잘 짜맞춰진 사건의 조각맞추기가 흥미를 끌어낸다고 생각하면, 오늘 소개하는 단편들은 기괴함과 교묘한 힌트 찾아내기 게임이 전체적인 톤을 지배한다. 예상치 못한 판타지 장르를 선보여 당황 시킨 “인외 서커스”의 잔인하며 핏빛 가득한 작품의 선명한 핏빛 느낌도 잘 버무려져 있다. 아니 어쩌면 이런 단편을 통해서 장편의 세부적인 디테일을 만들어냈을 지도 모르겠다.


“아내에게…”에서 평상시에 가능성을 떠올려보던 시간의 흐름에 대해 술회하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20년전, 10년전, 지금의 내가 과연 같은 인간일까?

육체는 하나였지만 7년에 한번씩 모든 세포가 재생산된다고 하니 육체도 어쩌면 과거의 내가 아니다.

생각의 개념에서 볼 때는 더욱 확연한 변화의 모습을 드러낸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상도 바뀌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바뀐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열렬한 감정도 수그러들기도 하고 비정상적인 확대를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

분명 이름으로, 주민번호 상 한 사람이지만 다중인격같은 변화를 꿰뚫어주는 것은 기억이라는 눈에 보이지않는 현상에 의한 것일 뿐이다.

따라서 기억의 의도적인 조작과 변경은 완전히 다른 사람의 자신을 만들어낼 수도 있고, 세상을 인식하는 모든 감각마저 바꿀 수 있는 가공할만한 내면의 몰락을 가져올 수도 있다.


소설 읽을 때 만약 이 작품을 영화화한다면 장면구성이나 사건 전개를 효과적으로 나타낼 방법을 상상해보기도 한다.

“육식저택 “의 경우는 일단 감독선정부터 고민해야 한다.

그로테스크한 색채를 가득 담아내려면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적합하다. 작품 전체를 유머 스러운 분위기를 집어넣어 흥겹게 만들고 싶다면 팀 버튼 감독도 어울리겠다는 생각이다. 전체적인 내용은 악취와 끔찍한 장면 연출이 많이 필요하겠지만, 애니 “메모리즈”의 에피소드 최취병기(最臭兵器)처럼 철모르는 주인공을 코믹하게 연출하는 방식도 결말을 위한 비틀기의 장난을 칠 수도 있다.


“아내에게..”는 영화화 하는게 거의 불가능하거나 시나리오에 왜곡을 너무 심하게 가해야 하므로 활자로서 만족하는게 나을 듯하고, “짐승의 기억”은 주인공의 심리 표현을 잘 엮어간다면 의외의 스릴러 형식으로 수작이 한 편 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며 - 아직 못 본 작가의 작품이 남아있지만 - 더 이상 “고바야시 야스미 표”라는 타이틀이 붙은 작품과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낯설다.

억지스러운 극 전개나 과도한 설정같은 못마땅한 부분도 있지만, 근 2-3년 동안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게 찾았던 작가이니 아쉬움은 배가된다.

유작인 “미래로부터의 탈출”과 연이어 읽게 된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의 죽음을 애도한다. 영면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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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미래지도 - ETF부터 미국 주식까지 유망 테마주 종합 투자 전망
이상우 지음 / 여의도책방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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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지도 2022 : 주식시장 주름잡을 테마주를 정리하니 세계가 보인다

 

예전 사무실 지하에 교보문고가 자리하고 있어 일하다 중간에 하품이 몰려오면 화장실 가는 셈치고 마실을 다녀오곤 했다.

주로 머무는 코너는 경영경제 코너였는데, 신규 수익사업을 발굴하는 업무를 맡고 있던 지라 트렌드 도서와 다양한 해외 비즈니스 사례에 대한 신간을 뒤적이며 접목할 요소들을 염탐했다.

연례 행사가 된 김난도 교수의 미래 전망서가 연말 베스트셀러 1위를 책임지는 출판시대에 각 자 전문적인 분야의 타이틀을 걸고 한 해를 정리하고 다음 해를 예측하는 도서가 춘추전국 시대를 방불케 한다.

당연히 각 도서들마다 중복되는 내용도 많지만, 이는 거대한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고 세부적인 산업별 전망은 또다른 인사이트를 제공하며 실무자들에게는 긴요한 정보의 소스이자 연말 레포트의 근거를 제공해준다.

 

상승과 하락의 롤러코스터 장세였던 2021년을 뒤로 하며, 새롭게 2022년에는 어떤 투자의 지도가 형성될까?

각 산업군의 전망과 리딩 컴퍼니들의 동향은 또다른 트렌드로서 미래의 투자지도를 완성해주는 역할을 한다.

 

두툼한 두께의 정보는 투자자는 물론 각 비즈니스 전선에서 자기가 속한 또는 참고할 영역의 알찬 정보를 주식이라는 관점을 통해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눈에 띄는 기업들의 현황과 주력하는 미래산업의 아이템도 엿볼 수 있어 투자의 관점과 거대한 세계경제의 놀랄 만한 변화를 간접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리만 사태 이후 최악의 주가하락을 경험했던 개미들은 중국 헝다 사태로 또다른 하락장을 맞이할까 우려를 넘어 탄식했다. 연준의 금리인상과 테이퍼링으로 2022년의 주가는 중도 또는 다소의 하향세를 예측하며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에 대한 불안과 기존 우량주에 대한 하락 우려로 2022년 전망이 어려운 상황에서 불거진 악재였다.

다행히 현재까지는 중국내의 태풍으로 작동했고, 중국 정부도 부동산 규제 완화 등 긍정적인 시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 잔불까지 수습이 된 상황은 아니고 덩치가 커진 중국을 끌어가는 원동력 중 하나였던 건설산업의 몰락은 적지 않은 충격을 미칠 것이다.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제 2의 헝다”가 될 지도 모르는 자자오예도 디폴트 선언을 했으니 말이다.

 

어쨌든 새로운 해가 밝고, 새로운 시장이 열리면 우리는 새롭게 투자의 눈을 부릅떠야 한다.

 

두툼한 책은 2022년 5가지 메가 트렌드 분야와 지속성장이 기대되는 유망 테마 주 35가지를 선정하여 풀어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뜨는 분야가 있고 리스트를 훑어보면 아 이런 이유로 선정되었구나 고개를 끄덕이다.

일반투자자 입장에서는 개별적으로 세부적인 내용까지 섭렵한 분야도 있을 것이고 일부는 생소하겠지만 책 한 권으로 꼭 알아야한 메가 트렌드는 기본적으로 챙길 안목을 가질 수 있다.

특히 요즘 핫 한 ETF 측면에서 시장을 바라보는 장점도 같이 가져간다.

당연히 국내기업뿐 아니라 해외기업들을 설명함으로서 해당 카테고리의 세계적인 방향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파악할 수 있다.

각 산업과 기업들의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그래프들은 한 눈에 정보를 파악하는 안성맞춤이고 투자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인사이트를 가질 때 유용하게 정리할 수 있다.

 



목차를 보면 관심을 갖을 수밖에 없는 테마가 총망라되었음을 알 수 있다.

 

메타버스

블록체인/NTF

전기차/자율주행/반도체

ESG/태양광/탄소배출권/SMR (소형원자로)

AI/클라우드/CBDC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의료기기/원격의료

반려동물

건강기능식품

코로나 백신/치료제

폴더블/5G

관심 가는 종목만 추려도 이 정도다.

 

메타버스는 개인적으로는 성장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분야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 서비스 증가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갖고 관련주들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심지어 페이스북은 사명까지 메타로 바꾸고 미래를 준비한다는 커다란 포부를 밝혔고, 그래픽 카드 제조사인 엔비디아의 상승률을 많은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과연 빠르게 유행이 변하는 요즘 세대의 특성을 장기적으로 받아낼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가능할지, 당장 눈 앞에 현금을 가져다줄 수 있는 키 아이템이 성장성을 견인해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가상화폐의 경우는 이에 반해 대단한 수준의 확대와 성숙이 기대된다.

이미 주요국 정부에서도 가상화폐의 적극적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민간기업 분야에서는 주도권을 찾기 위한 경쟁으로 소비자에게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획기적인 금융서비스까지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NTF에 대해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 중 하나일 뿐이라고 개념만 파악하고 자세한 내용을 습득할 생각이 없었는데, 책을 통해 조금 더 본질적인 내용과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개인적으로 크게 관심이 간 분야는 의료기기, 원격의료 분야다.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국내의 상황은 세계 어느 나라 보다 급속한 의료체계의 병목이 예정되었고 그런 만큼 기회도 존재한다.

다양한 의학기기 종목들의 탐색을 책을 통해 시작한다면 코로나 이후 눈에 띄었던 대형주 이외의 장기투자측면에서도 좋은 아이템을 탐색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개인적으로 지켜보는 임플란트 시장의 경우, 국내 기업들의 해외수출량이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고, 국내 시장에서 1위와 2위의 브랜드 평판과 인지도 차이가 꽤 벌어져 있지만 얼마든지 극복 가능하다는 숫자도 읽을 수 있었다.

정치적 또는 사회적인 문제로 미국이나 중국에서 급성장세를 보이는 원격의료는 갈 길이 멀지만 어느 정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대 타협이 있지 않을까 기대도 해본다.

올해초 업무적으로 깊숙이 파고들었던 반려동물과 건강기능식품 시장 역시 다양한 샌드박스를 통한 새로운 방식의 사업모델들이 시장에 등장하고 있어 관심을 가질 분야라고 생각한다.

 

대형유통사에서 상품화후 남은 육류의 지방만 따로 매집하여 공업용으로 쓰이는 눈에 안보이는 사업형태도 있다. 폐기물 산업은 재활용과 자연보호라는 대전제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눈여겨볼 분야라는 인사이트도 얻을 수 있었다.

 

2022년은 경제적으로나 정치적, 그리고 투자시장 역시 혼돈의 한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들이 많다.

그만큼 불안정하고 마음에 여유가 없는 시대라는 의미다.

어느 정도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했던 코로나 역시 오미크론이라는 변종으로 다시 락 다운이 일어나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먹는 치료제의 양산이 임박했다.

많은 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코로나라는 팬데믹의 그림자에서 2022년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다. 하지만 한 해 잘 이겨낸다면 새로운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다.

투자에서도 꽃 길만 걸을 가능성은 떨어지지만 숨 고르기를 통해 진짜 실력 있는 성장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대한 자료로 투자뿐 아니라 비즈니스 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해준 저자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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