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뭐하고 살지? - 지금 시작하는 생존 프로젝트
박태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앞으로 뭐하고 살지?

 

 

경직된 사회에서 소시민은 항상 고통에 신음한다.

16년 전, 대한민국 사회가 송두리째 모습을 바꾸게 만든 IMF 이후, 이 땅의 대다수 사람들은 크던 작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아버지'라 불리는 가장들은 예전과는 완전히 바뀐 직장이라는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뼈를 깎는 고통과 자기 절제를 해야만 했다.

예전과 달리 일찍 다가오는 퇴직이라는 두려움 앞에서 미리 준비를 한 사람이건 그렇지 못한 사람이건 세상에 벌거숭이로 내던져 진다는 사실에 분노해야 하고, 절망 할 수 밖에 없다.

생명 연장의 꿈들은 매일 하루 하루 우리에게 평균수명의 숫자를 높여주고 있지만, 대처할 수 있는 능력과 사회적 여건은 여전히 제자리에 멈춰져 있다.

끼인 것들은 억울하다.

자신의 몸을 꼭 껴안고 있는 무언가로부터 탈출하여 자신의 미래를 향해 질주해야 하는데, 상황 속에 붙잡혀버리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시간만 낭비하게 된다.

현재 마흔 살의 가장들이 그렇다.

IMF를 입사 후 사원, 대리 시절 또는 취직준비생의 신분으로 맞았기 때문이다.

평생 직장 시대에서 능력사회로 바뀌고, 각자 삶을 준비하지 않으면 국가던 기업이던 사회던 보호해주지 않는 약육강식의 세상이 되어 버렸다.

잘 나가던 나라가 하루아침에 거지 신세가 되었으니 가장 연약한 사회초년병들에게는 깊은 상처가 되어 항상 경쟁에 몰두하고, 남을 밟고 일어서지 않으면 미래를 보장받지 못할 것 같은 강압감에 십 년을 훌쩍 넘어온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할지는 지나간 세월의 고민에 비해 막막하기 만 하다.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저자가 책을 쓰게 된 동기는 바로 이러한 마흔 살을 살아가는 동료들의 마음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방법과 시각의 변화를 요구한다.

 

독서를 하자, 강연에 참여해보자, 여행을 통해 나 자신을 찾아보자, 예술을 감상해보자.

 

내일을 걱정하기에 앞서 오늘부터 준비를 시작하기 위한 조언을 책 구석 구석에서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고 있으니 무엇인가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도 드는 것 같고, 내 또래 보다는 미래의 위기에 자각을 먼저 하게 된 것 같아 희망이 보이는 것도 같다.

아쉽고 안타까운 것은 현실은 책에서 준비해야할 세상 보다 훨씬 미천하다는 것이다.

대기업에서 잘 나가던 임원 조차 은퇴의 그늘에서 헤매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서 저자가 준비하라고 조언하는 조건을 준비할 수 있는 마흔 살의 우리는 몇 명이나 될까.

 

작은 커피숍을 준비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책을 읽어봐야 할까?

 

스타벅스의 시작과 꿈.

고객을 공략하는 방법과 장사 잘 하기 위한 예술적 포지셔닝

맛있는 커피 만드는 법, 바리스타의 미래

 

이런 테마가 중요하지만 사실 제일 고생하게 되는 이유는 자신이 스스로 창업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는데서 출발한다.

상권분석 능력이 있는가, 세법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 대기업 프랜차이즈에 대항하여 나만의 차별화 방법을 찾는 법은 무엇인가.

아니, 이런 것이 아니다.

 

내가 가진 돈을 들고 장사해서 망할 확률은 20%.

새로운 직장을 찾을 확률은 10%

 

이 암울한 확률 숫자에서 내가 뚫고 이겨낼 가능성은 얼마일까부터 따져봐야 하는게 현실이다.

꿈과 희망을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현재 내가 발을 딛고 서있는 현실에 대한 냉정한 평가부터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미래를 준비하며 자신의 시간을 쪼개어 준비하자는 이야기는 당장 하루라도 더 직장에서 뿌리를 누리기위해 모든 시간자원을 투자하라는 현실적인 이야기에 힘을 잃게 된다.

 

냉혹한 현실에 대한 경고와 현명한 대처 방법을 좀 더 스스로 깨우치게 해주었으면 더 좋은 지침서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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