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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 있는 세계사 365 - 역사책 좀 다시 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요나스 구세나에르츠.벤저민 고이배르츠.로랑 포쉐 지음, 정신재 옮김 / 정민미디어 / 2024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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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있는 세계사 365 : 매일 아침 커피 한 잔, 역사 한 조각. 하루의 의미있는 시작 루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대학 입시에서 매니아들이 득시글거리며 지원하는 학과는 어디일까?
이과라면 - 컴퓨터 공학, 기계 공학 또는 물리나 수학. 리스트에 여러 학과가 자동으로 업데이트되는데 문과라면?
갸우뚱해진다. “문사철”?
그중 “사학과”가 문과 계통에서는 제일 강세가 아닐까 싶다.
실제 대학 입시사정관의 이야기를 빌리면, 다른 과보다 사학을 지원하는 경우에는 생활기록부나 선택과목에 역사 관련 내용이 여기저기 포진해야 유리하다는 조언을 준다.
작은 관심만으로는 생활기록부에서 소위 역사 매니아들을 이기기 쉽지 않을 정도로 화려한 활동이력을 보여준다고 한다.
역사 애호가들은 이런 모습이 낯설지 않을 듯하다.
하루마다 영감을 얻는 기회를 갖으면 365일이라는 누적의 시간으로 큰 한걸음 전진할 수 있다 믿는다.
영어단어를 365개 더 외울 수 있고, 잡학지식 365개를 더 머리 속에 채울 수 있다.
“Motivation”이라는 앱의 경우에는 명상이나 생각의 소재를 하루에 5개씩 제공하는데 그 중 하나만 건져서 마음 속에 잘 정박시키면 커다란 인생의 파고가 밀려올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역사 지식도 마찬가지다.
통사로 고대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인류의 복잡하고 숨막히는 진보의 과정을 시간 나열로 풀어보는 방식이 교과서에서 자주 마주치는 일반 형태지만 공부하는 느낌이 너무 강하다.
시험 볼 일도 없는데 연대기를 책장으로 넘기는 곤욕이 사람마다 역사를 다가서기에 부담스러운 존재로 만드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 하루에 딱 한 페이지, 역사의 딱 한 페이지를 가벼운 마음으로 넘겨가면 마찬가지로 1년 365일을 채울 수 있다.
꾸준한 과정으로 친밀도가 높아지면 굳이 통사책을 고르지 않더라도 특정 시간대나 흥미로운 사건을 다루는 책을 골라 들고 열심히 탐닉할 수 있지 않을까?
가볍게 시작하는 하루 공부는 양이 적은만큼 꾸준히 실천하는 동기도 충분하다.
그렇다고 너무 뻔한 - 국사책에서 시험 보느라 달달 외웠던 내용을 다시 마주치기는 식상하니 전혀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본 세계의 꿈틀거리며 흘러온 역사의 한 토막을 뒤적거리는 일탈이 매력적이다.
자, 그럼 간단하게 오늘 일어났던 역사 사건을 하나 들여다보자.
이 글을 쓰고 있는 1월 20일에는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홀로코스트 비극을 결정하던 나치의 회의가 있던 날이다. 한시간 반 정도의 회의를 통해 유럽의 인종을 정화시키겠다는 광인들의 의사결정이 바로 80여년전 오늘 사악한 음모를 드러냈다. 주요 의사결정권자가 신분을 숨기고 머나먼 이국 땅에 숨어살다 이스라엘의 첩보기관에게 체포되었다는 뒷이야기도 알 수 있다.
어지러운 2024~2025년의 대한민국 사회의 한 단면과의 연관성을 생각해본다.
2025년 1월 20일은 법원에 납입한 극우 청년들의 난동으로 사회가 경악에 빠졌다.
역사는 되풀이되는 건가? 이유 없는 미움의 마음이 한 민족을 말살하기 위한 인간의 탈을 벗어버린 형태로 씻을 수 없는 죄악으로 남았다. 그 당시 독일인들 대다수는 이런 잘못된 결정으로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을까? 80년 후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폭력을 어떻게 바라보고 의견을 낼 것인가?
하루 한 쪽의 역사는 시간을 훌쩍 넘어 현재의 나와 우리 사회가 당면한 과제들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신의 존재를 믿던 믿지 않던 역사는 언제나 승자의 손으로 쓰여왔지만 그래도 가끔은, 아니 생각보다 자주 정의라는 이름의 운명은 현실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역사의 의미는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 또한 실수로 위험과 몰락의 길을 걸었던 자들을 다시 환생시키지 않겠다는 다짐이 되야 한다.
하루에 한 개 역사 즐기기는 의외로 커다란 수확이 되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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