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1가지 심리실험 - 일과 휴식편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심리실험
나이토 요시히토 지음, 주노 그림,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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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1가지 심리실험 : 일과 휴식편

“심리 실험 상자로 일과 휴식에서 나를 찾는 즐거운 책 읽기”
 
 
다음 생에 대입을 다시 준비하게 된다면 "심리학"을 전공으로 하고 싶다.
직장생활에서 마케팅과 세일즈 업무를 하며 세상 모든 일은 결국 사람, 즉 소비자의 마음을 꿰뚫고 움직일 수 있게 하는 동인을 만들어 실행하는 루틴 속에서 진행된다는 깨달음을 구했기 때문이다.
우연하게 구매한 상품이나 열렬한 팬이 되어 사전예약을 하던 클릭 안에서도 심리학은 교묘한 위장막을 쓴 채 먼 거리에서 나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다.
승리는 언제나 그들의 몫이며, 씽긋 웃으며 부처님 손바닥을 보여준다. 
심리학은 신의 영역일지 모른다는 공포심이 밀려오니, 내가 전공해서 조정하는 위치에 올라가고 싶은 욕망이 들끓는 셈이다.
행동경제학이 세상을 지배하는 지금 시점에서 심리학의 매력은 한 차원 더 돋보인다. 심리실험을 통해 설정된 가설을 풀어보고 사람들의 행동과 결정을 예측하여 신제품과 서비스를 설계하고 돈방석에 오르는 프로젝트는 신나는 일이다.
심리실험의 목록은 유쾌하다. 감히 입밖으로 꺼내기 어렵던 논란의 명제들을 현실에서 검증할 수 있는 실험을 설계하여 진행하여 실제 결과를 토대로 가설을 이론으로 다듬는 과정은 흥미롭고, 관찰자로 구경만 해도 깨달음을 얻는 지름길이 된다.
 
시리즈 물로 나온 심리실험, 이번에는 일과 휴식에서 81가지 심리실험으로 우리가 평상시에 직장과 사회에서 겪는 평범한 일상 속에 변화의 단초를 잡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동기부여와 목적의식이 명확히 설정되고, 일하는 상황을 행복하게 만든다면 생산성 상승은 명확하다. 의심할 필요도 없는 영역이라 믿는다.
그런데 진짜 그럴까?
지금까지 업무를 하며 승진이나 보너스 같이 즐거운 상상이 양념으로 버무려지면 보다 빠르고 멋진 아이디어를 집어넣는 순간이 꽤나 많았다는 경험은 인정한다. 그러나 그냥 그거 기분 탓 아니야?
심리학자들은 실험을 했다. 그리고 결과는 진짜 그렇다.
10% 이상의 업무효율이 상승했다. 단순하게 일하기 전 초콜릿의 달콤함으로 정신을 도포해도 효과가 좋다는 실험이 제시된다.
실제 직장 업무 과정 중에서 일어나는 사람 간의 스트레스와 갈등을 떠올려본다면 실험에서 보여지는 결과물보다는 많이 밑도는 효율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는 한다.
그러면 더 많은 행복 비타민을 입에 넣어주면 되지 않을까?
심리의 행복은 일의 능률로 이어지고 기업은 더 짭짤한 이윤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럼 게임 끝난 거 아닌가, 직원들 행복하게 해줘!
 
유튜브에서 인기있는 의학강의를 하는 의사들은 목에 청진기를 두르고 등장한다.
아니 지금 환자 보는 상황도 아닌데 청진기는 왜?
우리는 여기서 엿볼 수 있다. 권위는 머리속에 이미지로 형성되어 있으나 시각으로 한 번 더 확인시켜 주면 신뢰도는 따따블이 된다.
뻔한 내용이라도 청진기를 목에 두른 전문의의 주장은 신뢰를 넘어 신앙의 수준까지 사람의 마음을 잡아 끄는 법이다. 권위를 내세우고 사람들을 의견에 동기화 시키는 상황, 어쩌면 우리가 더욱 조심해야 할 위기의 순간일 수도 있다.
사람들의 심리가 빠지기 쉬운 현상의 허점을 확인해볼 수 있는 실험으로 우리는 고정관념에 빠지기 쉬운 나약한 멘탈에 대한 경각심도 얻을 수 있다.
 


오래된 유령 잡는 코믹 SF 영화 "고스터바스터스" 마지막 신에는 포복절도의 상황이 발생한다. 
(스포일러 주의!) 
머리속에 떠올리는 물건이 유령으로 등장하여 세상을 파괴한다는 설정이 주어지는데, 주인공 중 한 명이 상상한 대상은 다른 아닌 마쉬멜로우였다. 
결국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올라가는 킹콩처럼 거대한 마쉬멜로우 거인이 귀여운 표정과 얼굴로 세상에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파괴력은 막강하다. 생긴 건 귀여운데 살상기계로 무지막지한 폭력을 휘두르게 된다.
어떤 특정 생각을 하지 말라고 전제를 주게 되면 사람들은 그 생각에만 몰두하는 반대 기재가 발생한다는 이론이다. 많은 학자들이 제각기 다른 설정으로 실험을 하지만 결과는 동일했다.
하지 말라고 강요할수록 효과는 배가되는데 우리가 익히 아는 "분신사바"도 같은 종류의 오류로 발생한다. 여러 명이 손에 펜을 쥔 상태에서 "절대로 움직이면 안돼!"라고 명령하지만 그 순간 참여인원의 절반은 무의식적으로 펜에 힘을 주어 움직이게 되고 이런 작용-반작용의 결과로 귀신이 등장하여 질문에 답을 하는 무서운 현상으로 모두를 놀라게 만든다.
사람은 하지 말라면 하고 싶고, 하라면 하기 싫어 지는 청개구리 유전자가 여기 저기 삽입되어 있나 보다.
일과 휴식에 대한 여러 가설을 검증하는 과정은 평상시 우리가 느끼던 현실세계의 부정 요소들이 자주 등장할 수밖에 없다. 
특히 눈에 띄는 에피소드는 “월요병”을 진단해본 사례이다.
진짜 월요병이라는 게 모든 사람에게 존재할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일요일 오후면 자유게시판이 다음날 출근하기 싫다는 낙담의 글과 그래도 돈 벌러 나가자는 화이팅이 꾸준히 채워지는 광경을 만날 수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월요병은 의외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월요일에 우울한 사람은 화요일이나 수요일에도 우울하다. 어쩌면 월요병은 직장인 사이에서 생긴 하나의 밈일지도 모른다. 실제 우울해지는 현상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 기분이 다운되는 상황에서 나는 안 그런데 나도 그래야 하나? 식의 자기 동질화를 위한 핑계일 뿐일지도.
물론 직급이 낮은 경우는 관리자급 상사들에 비해 실적과 업무 완료에 대한 압박이 덜하여 출근 첫날에 대한 부감감이 높은 경향은 있긴 하다. 그러나 그들 역시 모든 요일이 스트레스 지수가 높기 때문에 딱히 월요병이라 불릴만한 특이사항은 없다는 판단이다. 
난 이 의견 반댈세!라고 손을 들어봤 자, 나만 바보되는거니 그냥 이해 안가도 인정은 헤야겠다.
책의 내용대로라면 월요병은 그저 휴식시간이 끝나는 아쉬움에 대한 토로이고 자기 위안일 뿐이라고 보는 편이 합리적이다.
다만, 월요일 아침에 모든 직장이 회의에 돌입하는 건지 유독 교통이 밀리는 건 월요병 범주에 넣어도 되지 않을까?
 
사람들의 심리는 직장생활과 사회생활 여러 곳에 징크스나 ㅇㅇ의 법칙 형태로 자주 등장한다.
그만큼 돈벌이라는 과정이 여의치 않는 자기 소진의 순간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겠다.
아무리 신나는 업무를 진행하더라도 자신에게 쏟아지는 스트레스 관리를 철저히 챙겨야 하며 또다른 삶의 단면으로 이동하여 건강과 정신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과정을 정해진 횟수만큼 채워야 한다.
애플TV 화제의 드라마 “세브란스 : 단절”은 기가 막힌 설정을 보여준다.
직장의 나와 일상의 내가 완전히 분리되어 각자 상태의 기억을 할 수 없게 되는 수술이 주요 테마로 등장한다. 이런 경우 일상의 나는 그야말로 놀고먹으면서 일생을 즐기지만 반대편은 쌓이는 스트레스를 풀 방법도 없고 인생의 여유도 없이 평생 일만 해야 하는 노예 상태로 전락하게 된다.
물론 수술을 강행하는 쪽은 일상의 내가 되니 선택의 기회조차 박탈되는 억압으로 박제 되는 삶을 그리고 있는데 현대사회 모든 사회인들의 심리를 대변하는 컨셉일 수 있다.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심리 실험들이 100% 진리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사람들의 심리상태가 어떤 지 확인하고 그에 대한 반응과 자기 해결방법을 찾아간다면 조금은 행복한 하루 하루를 채울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는 독서의 즐거움이 되지 않을까?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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