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가지 비즈니스 모델 이야기 - 성공하는 스타트업을 위한, 2024 에디션
남대일 외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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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스타트업을 위한 101가지 비즈니스 모델 이야기 : 비즈니스 매니아라면 결코 놓쳐서는 안될 백과사전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하는 작업은 영화 “킬 빌”을 1부 2부 연달아 보는 느낌이다.
언제 어디서 마주칠 지 모르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넘쳐나지만 결국 현실에서 우당탕탕거리면서 성공과 실패의 기로에서 숨막히는 마지막 일전을 목 전에 두게 된다.
닷컴 버블 시대, “사람만 모으면 돈이 된다.”, “광고는 모든 비용을 상쇄한다.” 두가지 전제조건으로 기업가치를 끝없는 상승의 파도에 밀어 넣었다.
그리고 거품은 펑하고 꺼지며 많은 사람들은 돈과 희망과 삶에 상처를 입었다.
재미있게 20년이 지나고 보니 두가지 전제조건은 사실이었다.
유튜버가 월 천만원 넘는 수익을 올리고, 이 모든 메커니즘은 광고에 기반한 수익분배 시스템의 열매였다.
결국 무르익지 않았던 비즈니스 모델에 너무 빠른 결과물을 요구했거나 모델 구성 자체가 부족함이 있었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101가지 비즈니스 모델을 살펴보는 일은 앞서 설명한 과거의 이야기를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체계적인 접근으로 산업의 트랜드를 살피고, 투자의 목적 또는 사업의 아이템을 찾는 절실함으로 필독할만하다.
 
노란색 표지가 아닌 하늘색 표지로 나왔던 내용을 콘텐츠에 걸맞은 시대변화를 담아 새롭게 선보이는 만큼 기존에 서가에 꽂혔던 녀석은 과감히 제거하고 새롭게 안착시키자.
낡은 모델에서 배울 점들은 현격히 가치가 떨어진다.
 
비즈니스의 유형을 가치사슬, 플랫폼형, 제공가치 유형, 정보선택, 수익, 사회적 공헌 등이 분류로 나누고, 각 유형별로 성공리에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의 케이스 스터디를 접목시켜 독자에게 사업 형태의 강점과 이를 활용하는 전략에 대한 이해가 쉽게 되도록 유도한다.
 
각 구분 항목에 따라 스터디 케이스는 해당 기업의 개요를 설명하고, 핵심제공가치, 수익공식, 핵심자원, 핵심프로세스의 관점으로 분석한다.
4가지 항목을 통해 남들과 다른 차별화 포인트를 어떤 과정을 통해 구현하였는지 그리고 고객들은 이에 어떻게 반응하며 향후 기업의 생존 전략으로서 의미까지 확인해 볼 수 있다.
처음 들어보는 형태의 기업도 있고, 놀랄만한 성과나 프로세스를 자랑하는 스타트업과 만날 기회도 갖게 된다. 개인적인 관심을 끌었던 몇 가지를 소개해보겠다.
 


첫번째 포문을 여는 기업은 파버카스텔이다.
스타트업 기업을 기대했다면 한 방 먹은 기분이다.
전문 문구점에서 명품의 최고 품격까지는 아니지만 고가의 필기구지만 확실한 디자인 철학과 손에 잡히는 모양으로 관심을 끄는 바로 그 회사다.
전세계 색연필 시장의 반을 독점하고 있기도 하다.
신입 사원 시절 꽤 거금을 주고 굵은 심의 돌려쓰는 샤프 펜슬을 구매했던 기억도 난다.
안정된 자원 공급을 위해 목재를 직접 심는 데서 시작하여 하나의 캠페인으로 사회적 기업의 의무까지 챙기는 과정을 보며 근본부터 대단한 기업이라는 공감과 함께 감탄을 한다.
유니클로나 자라 같은 패션 SPA 기업들도 모든 과정을 직영화한 수직 라인업을 하비를 참고한 것은 아닌지 의심도 들었다.
웬만한 허드렛일이나 가치가 적어 보이는 일들을 아웃소싱하는데서 보람을 느끼는 한국 기업들의 효율성과는 거리가 멀지만 오랜 시간 소비자의 사랑을 받는 브랜드를 만드는 하나의 방법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소비자 설문을 대행하는 "오픈 서베이"도 반가운 기업 중 하나다.
그들이 내놓았던 시니어 비즈니스 트랜드 분석한 도서에서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심리와 태도를 분석하는 설문은 다수의 기업에서 또는 대행사에서 시행하고 있지만 오픈 서베이는 10년의 업력을 통해 질 높은 결과물과 리포트를 제공하고 있어 유수의 기업들이 선호한다고 한다.
오랫동안 신뢰를 쌓은 기업과 패널 사이의 중간에서 자신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접목하는 방식에 대해 명확한 모델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각 기업들이 개별적인 서베이를 직접 실행할 수 있는 툴을 구독형으로 제공하여  2가지 비즈니스 모델 운영을 통해 안정적인 사업 수익구조를 가져갈 수 있는 강점도 눈 여겨 볼만하다.
 


아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란다"는 인구소멸의 위기로 몰리는 대한민국에서 꼭 필요한 기업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육아로 인해 경력을 단절시킬 수밖에 없는 여성인력들이 산후 기업으로 복귀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정성은 위기를 벗어날 하나의 중요한 단초라고 할 수 있다.
돌봄과 교육을 같이 제공하는 자란다는 자신들이 보유한 선생님과 부모를 연결하는 단순한 서비스에서 벗어나 돌봄 선생님 채용과정에서 경력과 특성은 물론 범죄에서 안전한 인력을 선별하는 노력을 한다. 실제 드러나지 않지만 아동학대나 성범죄 등 부모들이 은근히 걱정하는 부담을 사전에 최대한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 볼 수 있다. 다양한 요금제와 옵션으로 상황에 따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사람과 사람을 중개하는 서비스에 앞으로 인공지능이 얼마나 더욱 효율성 있는 결과물을 낼지 기대가 되지만 결국 모두가 사람의 일이라는 본질에서 벗어나서는 안될 듯하다.
 
한정판 중개 서비스인 "크림"도 흥미로운 모델 중 하나였다.
"당근"으로 중고거래의 커다란 성장을 구가한 국내에서 브랜드 한정판 같은 모조품이나 허위매물의 위험을 줄이는 새로운 방식이 등장하는 것은 시간의 문제였을 것이다.
다만 단순 중개에서 끝나는 일반적인 방식이 아닌 거래품의 진위 여부를 검증하는 시스템은 구축하기에 쉽지 않은 일이기에 많은 기업들의 도전이 제한되기도 한다.
이런 부분을 다양한 검증방식과 인력의 구축으로 성공리에 런칭할 수 있었기에 삼성의 펀딩까지 받아낼 수 있었을 듯하다.
다만 판매자 구매자 모두 검증 비용을 합리적이고 최소한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규모의 경제를 이끌어내는 것이 과제가 아닐까 싶다.
중고 거래의 활성화는 오히려 신제품의 판매도 촉진하는 결과를 낳는다.
내수의 한계를 가진 국내 산업의 보다 신나는 거래 문화를 위해 많은 아이디어가 결합된 방식의 출현을 기대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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