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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불안의 시대를 대비해야 하는가 - 세상이 직면한 거대 난제를 집단적으로 해결하는 법
제인 맥고니걸 지음, 이지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2월
평점 :
어떻게 불안의 시대를 대비해야 하는가 : 인간의 시대를 10년 뒤까지 확보하기 위한 투쟁을 상기할 것
아침에 일어났는데 나는 내가 아닌 내가 되었다는 상상을 해보는가?
침대 위에 곤한 잠을 떨쳐 일어났지만, 내가 미물의 벌레가 되어있을 기분을 상상해보았는가?
카프카의 작가 본능은 꽤나 많은 지구인들의 아침을 두려움과 불안에 놓게 했을 지 모른다.
그럴 리 없을 거라고?
확실한가?
내일을 상상해보는 작업은 큰 노력이 필요하지 않지만, 1년후 10년후 미래를 시뮬레이션하기 위해서는 보다 방대한 자료들의 총합과 분석이 필요하며, 평행우주에서나 존재할 지 모르는 미래에 나를 옮겨 시각 촉감 청각을 총동원한 상상 속에서 빛나는 미래를 찾으려 손을 뻗어야 한다. 책에서는 이런 노력을 “삽화적 미래 사고”라고 명칭한다.
문제는 대부분 10년후의 미래를 예측하는데 집중할 때 지금보다 좋아진 사회와 과학기술, 그 안에서 풍요롭게 살아가는 인류를 떠올리지만, 카프카를 떠올리는 탐색가의 머리 속에는 불안감이 스며든다.
10년 후에 인간이 살아남긴 할까?
미국은 중국과 한판을 벌일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그때까지 이어질까?
일본은 결국 바다에 침몰하고 난민들이 한국을 침범할까?
인간사회에 가장 큰 충격과 변화를 미칠 분야는 개인 의견으로는 “환경”을 으뜸으로 뽑는다.
심각해지는 환경 오염과 온난화의 여파는 이미 십년 넘게 우리의 현실을 뉴스로 장식하게 해 놓았다.
과거에는 아주 조금씩 변화하고 악영향을 끼치던 자연의 복수는 거대한 파도와 냉혹한 칼바람으로 지구를, 인간을 엄습하고 있다.
우리는 스스로 지은 죄가 있으니 억울하지도 않지, 자연의 개체들은 뭔 죄가 있단 말인가?
저자는 “피즐리 베어” 이야기를 꺼냈다. 환경변화로 북극 곰과 회색 곰이 교배를 하며 신종 개체가 탄생했다. 환경변화로 인한 생존 위협을 느낀 암컷이 강자를 찾아 다닌 결과물이다. 10년동안 극심한 기후 변화에 인간들에게 닥친 위협은 무엇일까?
변화의 흐름에 귀를 쫑긋 세우며, 소음과 잡음을 찾아내는 작업은 연구자들만의 몫은 아니다. 꾀 많은 사업가라면 이 와중에도 새로운 비즈니스의 원형을 찾아내며, 연구자들은 정부의 두툼한 보조금을 획득할 수도 있다. 개인은 험악해지는 경제 상황에 대비한 자기계발에 집중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작은 변화의 감지가 10년 후의 급격한 결과물을 알 수 있는 첫번째 단초가 된다.
아주 쉬운 사례는 우리가 이미 겪었다. 지난 3년간 팬데믹의 공포 속에서 겪은 좌절과 희망, 욕심과 기여를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초기 역병이 중국에서 발생하였을 때, 이토록 커다란 후유증으로 남길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던 이들의 피 끓는 외침을 왜 위정자들은 지나쳤을까?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살아있는 창의성을 강조한다.
그동안 숱한 위협과 악재에도 살아남을 수 있던 집단의 영향력을 기억해야 한다.
맥도날드에서 사라진 빨대, 종이재질의 스타벅스 빨대, 높아진 공병 반환금.
작게 시작한 환경보호의 실행은 점차 거대한 파도가 되어 우리 앞에 닥친 위기를 벗어날 단초가 될 수 있다.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에 각자의 영역에서 도출한 아이디어가 미래를 시뮬레이션한 결과물과 결합하여 생존을 구원하는 새로운 시대로 나갈 가능성도 높다.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 하는 사례가 등장하지만 여기서 실현가능성 높고 효과 좋은 아이템들을 현실화시킬 때 거대한 구원의 경제가 가능할 수도 있다.
또한 지적 생명체에 걸맞은 인간은 다수의 집단이 복잡한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며 미쳐 깨닫지 못했던 새로운 위협과 대비책을 도출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던 가능성은 바로 상상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비겁해지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