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교과서 - 규칙과 전략이 한눈에 보이는 똑똑한 야구 관전 가이드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잭 햄플 지음, 문은실 옮김 / 보누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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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교과서 : 야구를 100배 재미있게 보는 교과서
 
 
야구장을 찾은 지 10년을 훌쩍 넘었다.
잠실에서 근무할 때 그룹 야구단이 잠실경기장에서 꽤나 중요한 경기를 치룰 예정이었고 회사에서는 응원단이 필요했다.
맥주 2캔과 치킨 반 마리, 보너스까지 주는데 거부할 이유가 없다.
3루측 어웨이 좌석에는 머리에 주황색 비닐 봉다리 하나씩 둘러메고 프로야구단 중 가장 화려한 레퍼토리를 자랑하는 선수 별 주제곡을 따라 부르며 경기장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주심의 경기 시작 선언에 관중들은 함성을 내질렀고, 팀 직원들과 즐거운 야외 회식은 선수들의 땀방울로 절정을 이룬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도 동네 야구는 가장 재미난 놀이였다.
일본에서 출판된 책을 번역한 국내 야구 교과서도 읽어가고, 반 대항전을 구성하는 기획의 소질도 보였던 기억이 난다.
 
처음에는 포수 포지션을 맡아서 프로텍터를 가슴에 대고 장군의 갑옷을 입은 우쭐함을 느끼기도 했다.
 
사호생활이 시작된 이후에는 야구팬으로 경기를 즐겨보려고 했지만, 의외로 어린 시절의 묘미는 살아나지 않았다.
직접 게임도 하고 관람을 하는 방식이 흥분을 가열차게 올려 놨지만 그게 사그라진 거다.
하지만 야구의 뒷 이야기나 룰에 대한 교과서는 자주 읽어보려고 한다.
이상하게 어렸을 때의 추억과 결합되며 재미난 책읽기의 연장선이 되기 때문이다.
 
메이저 리그의 전문가가 관전의 재미와 지식을 늘려주는 교과서를 출판했다니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갈 수 없다.
 
메이저 리그의 역사 속에서 일어난 각 종 에피소드와 가십들, 그리고 야구 전체를 움직이는 룰과 운영방식이 짤막하게 연결되어 있어 읽기에도 부담 없었다.
 
야구가 처음 접근하기 어려운 점 중 하나는 룰 때문이다.
다른 스포츠들도 나름 복잡하고 까다로운 룰을 가지고 있지만 야구처럼 전문서적이 등장할 정도로 복잡한 룰을 가진 스포츠는 없다.
제대로 야구를 즐기려면 책장을 넘겨가며 공부를 해야 한다.
물론 몰라도 경기를 관람하는데 문제가 없긴 하다.
다만 하이라이트에 나올 정도의 해프닝이 왜 벌어졌고 왜 이런 결과를 판정하게 되었는지 어리둥절하며 불친절한 아나운서만 욕하지 않음 된다.
간단한 룰과 달리 매우 세부사항에 대한 내용도 책을 통해 이해하면 조금 더 신나는 경기관람을 할 수 있다.
 


야구장 관람의 재미는 tv 카메라가 추격하지 않는 공간에서도 부지런히 움직이는 선수들을 관찰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책에도 소개된 베이스 백업은 중계화면에서도 간간히 보이지만 현장에서의 역동감은 남다르다.
평범한 내야 땅볼 이어도 무거운 장비를 걸친 포수는 힘겨운 뜀박질을 1루로 향한다.
각 포지션 별로 만일 벌어질 수 있는 악송구에 대비해서 적정한 위치를 찾아 질주한다.
인생과 같다.
한 경기에서 송구 에러나 땅볼 에러가 생길 횟수는 많아야 10번 정도이다.
그 중 하나가 하루의 승패를 결정짓는 통한의 한방이 될 수 있다.
책을 읽고 사람과 대화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인생의 교훈을 경기에서 얻을 수 있다.
 
도박은 스포츠계와 떨어질 수 없는 사이다.
우리나라는 해외원정도박이 문제가 되었고, 이는 야구선수뿐 아닌 정재계 거물들도 심심찮게 걸려드는 사안이니 야구에 직접 연관은 아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경기 도박이 흥행을 하다 보니, 선수들이 승부조작까지 걸려드는 일이 잦은 모양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지만
더욱이 꿈의 무대인 월드시리즈에서 일부러 지는 상황이 벌어졌으니 사람들은 스포츠에 환멸을 느낄 만도 했다. 스포츠도 영화처럼 흥행에 실패하면 산업으로 역할을 할 수 없다.
다행히 베이브루스라는 희대의 야구영웅이 등장하면서 관중을 끌어 모는데 성공했다.
 
자기 편의 승리에 도박을 걸면 문제가 될까?
그게 뭔 상관일까, 도박이야 문제지만 도덕에 비추어 그래도 문제없지 않을까? 의구심이 든다.
문제는 감독이 도박을 한 케이스다. 자신의 팀 승리에 천만원쯤 걸었다면 그날은 에이스 풀 동원을 할 수 밖에.
어깨에 이상이 생겨 얼음찜질하던 최고의 마무리 투수는 불펜에 서야 하고, 다리를 삐끗해서 결장 목록에 있던 빠른 도루 주자는 대주자로 나서야 한다.
개인의 영리를 위해 선수의 생명을 갉아먹는 행위다. 훗날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도 충분한 업적에도 불가 판정을 내리는 이유는 이 감독에게는 정당한 판정이다.
 
책에 등장하는 가십은 평상시에 생각지도 못했던 잔재미를 준다.
 
국내 프로야구도 새로운 시즌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학폭 문제와 관련된 이슈로 시작도 전에 술렁거리기도 했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시즌은 누가 잘하고 어느 팀이 두각을 나타낼 지 벌써 기대된다.
 
시작 전 야구 교과서로 흥분의 시즌을 준비해 보길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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