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제국 : GAFA 공화국은 다스 시디어스?
Peace is a lie, there is only passion.
평화는 거짓이며 오로지 열망만이 존재한다.
Through passion, I gain strength.
열망을 통하여 나는 힘을 얻는다.
Through strength, I gain power.
힘을 통하여 나는 권능을 얻는다.
Through power, I gain victory.
권능을 통하여 나는 승리를 얻는다.
Through victory, my chains are broken.
승리를 통하여 나를 얽매는 사슬은 부서지리니
The Force shall set me free.
포스가 나를 자유롭게 하리라.
스타워즈를 처음 보았을 때 혼란스러웠던 대목은,
멋진 라이트 세이버를 뽐내는 영웅들은 반란군이고, 검은 색 의상을 입고 쉭쉭 거친 숨소리를 내뿜는 악당 패셔니스트들은 공화국이라는 설정.
왜 레이어 공주는 나쁜 반란군인가!
역사에 성공한 반란군은 없다.
역사는 승자의 이야기인 만큼 성공한 반란군은 새시대를 열어 제 낀 영웅이니까.
미국의 현재를 이끄는 4개의 기업. 바로 GAFA라 불리는.
Google
Amazon
Facebook
Apple
혁신은 세상을 바꿔 버렸고, 오래 전 첫번째 데이트로 영화를 보기로 결정했다면 전날 극장에 가서 미리 부스에서 예매하던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세어봐야 할 편리함은 모든 것을 뒤덮었다.
하지만, 가끔은 GAFA가 스타워즈의 공화국인긴 한데, 우두머리는 사실 다스 시디어스나 베이더는 아닐까 의심해 볼 필요가 있지는 않을까?
세상에는 모든 일에 양면성이 존재한다.
좋은 일이 모두 선은 아니고, 모두에게 좋은 일은 아니 듯.
가치나 시대상황에 부합되지 않는 의외의 폐해가 숨어있을 수 있다.
따라서 미처 생각치 못했던 부정적인 요소까지 고려하여 사회가 발전해 나가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는 스텝이 꼬여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터미네이터의 사이버다인 연구소가 좋은 사례이다.
실리콘으로 대표되는 미국 혁신기업들과 스타트 업 기업들은 우리의 삶을 급박하게 바꾸어 버렸다.
치킨을 시키려면 스마트폰을 터치해야 하고, 생선 반 토막을 살 때도 스마트폰을 터치해야 하며, 집에 혼자 놀고 있는 댕댕이의 근황도 스마트폰을 터치해야 한다.
"이미 당신은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어있다."
빅브라더를 우리가 돈을 주고 구입해서 매달 사용료를 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삶에 축복과도 같은 혁신의 결과물들은 쓰임새만 바라보고 사용한다면 한없이 고마운 존재이다.
하지만 이면에 숨어있는 부분도 알고 있어야, 그들의 웃는 얼굴 뒤에 숨어있는 욕망에 대한 견제작동을 할 수 있는 법이다.
페이스 북의 계정이 털렸을 때, 제대로 된 보상을 해주고 있는가.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있고 서로 물고 뜯는 댓글들이 비이성적인 폭주를 해도 네이버는 교통정리의 역할을 제대로 했던가.
아마존이 국내에 진출한다면 도대체 얼마나 되는 일자리가 날라갈 것이며, 그로인한 자본의 이동은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디스토피아 영화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깨어 있는 소비자가 보다 건전하고 착한 기업들이 승리를 쟁취하는 비즈니스 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
네이팜 소녀의 참혹했던 베트남 사진이 페이스 북에 의해 삭제된 사건은 소셜미디어 나아가 온라인 미디어가 뉴스를 배포하는 상황이 된 작금의 현실과 문제점이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기 시작한 유명한 사례가 되었다.
제 5의 권력이라는 우스개 소리 같지만 무서운 별칭이 온라인 미디어 명판에 새겨진다면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취급해아 할까, 아니 어떤 취급을 받게 될까?
국내에서도 3월말부터 네이버 댓글 작성자 정보가 공개된다는데, 그동안은 사회적 갈등은 물론 정치적인 의도를 가진 행동까지 불러일으키는 부정적인 측면을 방관한 것인 아닐까?
더욱 문제는 다수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온라인 미디어에서 벌어지는 가짜뉴스의 양산과 한 쪽으로 치우친 시각의 보도기사들이 사라질 수 있겠느냐 는 것이다.
기존 언론조차 편향되고 왜곡된 보도에 비해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을 때 그저 뭉개거나 한 귀퉁이 사과하고 끝내는데, 다양한 뉴스가 믹스 된 온라인에서 누가 얼마만큼의 책임을 질 수 있을 것인지 회의적이다.
지금까지도 공평하다고 주장하지만 악질적인 편집이 실제 가능했던 포털의 횡포는 사실 애교 수준으로 봐야할 정도의 혼란한 온라인 미디어의 현실에서 진짜뉴스를 어떻게 골라낼 것인가?
각종 선거에 국가간 개입과 조직이 판칠 수도 있는 페이스 북 등의 정치적 움직임은 결국 유저들의 고도로 숙련된 판단을 필요로 하는 시대이다.
인터넷을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공급하는 사업을 페이스 북이 시작했다는 기사를 접했을 때는 그들의 선함에 박수를 쳤다. (internet.org) 하지만 저자는 마냥 좋은 일이라 보기에는 사업체로서의 페이스 북이 과연 순수한 마음일지 고개를 갸우뚱한다.
소위 "프리 베이직스"라는 이름으로 인터넷을 누구나 접속할 수 있게 함으로써 낙후된 아프리카 및 후진국의 사람들을 인터넷에 접속하게 만들어주는 일인데 너무 민감한 거 아닐까 생각했으나, 책을 읽다 보면 "데이터"가 돈이 되는 세상에서 투자한 것 보다 훨씬 큰 수익을 긁어 모을 수 있겠다는 공감이 생겨난다.
인프라는 구축한 이들의 의도에 따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왜곡된 활동들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정보의 장악을 방지하기 위해 유럽은 계속 미국의 실리콘 기업들을 법정으로 불러들이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의 "화훼이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프리카 후진국의 인터넷 접속이 기업들에게는 혜택으로 돌아가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수집된 데이터와 가치는 미국으로 돌아간다."
저자의 이 짤막한 한 줄이 실리콘 제국들이 새로운 형태의 제국주의로 흑화 되지 않도록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는 조언으로 들린다.
보건과 교육 같이 국가의 기반으로 구축되고 영위되는 영역에 접근하는 실리콘 제국들의 행동을 지켜만 보지 말라는 저자의 주장은 책 전체를 관통하며 각성을 요구한다.
"사회적 선, 사회적 선, 사회적 선, "
우리는 탐스슈즈의 기부문화를 확대하는 비즈니스 모델에 감동하고 선한 행동에 동참하기 위해 샵을 찾았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그들의 선한 행위에 대해서는 존경을 표한다.
그런데 탐스슈즈의 매출이 갈수록 떨어지자 실리콘 밸리 사람들은 탐스슈즈의 스터티 케이스를 통해 기부를 통해 사업을 확장할 때 주의해야할 몇 가지 토픽들을 돌려보고는 했다.
행동하는 양심과 비즈니스 성공이라는 균형잡기 어려운 줄타기를 기업들이 제대로 해 내고 있는지 감시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사명일지도 모른다.
지금껏 GAFA의 눈부신 성장과 그들이 바꿔 놓은 세상의 편리함에 고마운 마음뿐이었다.
무한한 사진 저장공간을 제공해주어 어디에서나 가족사진을 손가락으로 밀어볼 수 있게 만들어 준 구글.
딸아이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이 늦게 도착하게 돼서 미안하다고 무료로 제공해준 아마존.
정보와 커뮤니티의 소식 보따리를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준 페이스북.
국내 이통사들의 횡포에서 와이파이 프리를 만들어주고 손 안에 컴퓨터를 가져다준 애플.
고마움에 눈물이 줄줄 나고 제국의, 공화국의 지속적인 발전을 기원하는 거수 경례를 붙이려고 했는데, 책 한권이 네가 보는 모습 그게 다가 아니다라고 악마의 속삭임을 들려주며 제다이의 근황을 슬쩍 알려 줬다.
소비자가 깨어 있어야 기업은 보다 건전하고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할 것이다.
기업의 최대목표는 생존과 수익의 창출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