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의 인문학 서재 - 투자의 고수는 무엇을 공부하며 어디에서 답을 찾는가
서준식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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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의 인문학 서재 : 고수에게 배우는 경제와 투자 이야기


투자를 잘하는 방법은 서점의 한 코너를 차지할 정도로 확실한 베스트셀러들이다.
돈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세상에서 돈 버는 방법을 -은밀하게- 알려주니 인기가 하늘을 찌를 수 밖에.
심지어 저자의 최대 투자처가 책 자체인 경우도 비일비재하니 투자를 통해 부를 이루고 싶은 사람들의 애타는 마음에 시퍼런 멍자국을 남겨놓기도 한다. 
직장 풋내기 시절부터 투자에 관심이 많았다면 현재의 삶이 좀 더 여유롭고 사치스러울 수 있지 않았을까.
아님 어쩌면 패가망신의 어두운 뒤편으로...
투자에 대한 불안은 초년생 시절 하나의 에피소드에 기인한다.
금융회사다 보니 자연스레 직원들의 관심사는 주식시장에 자주 쏠렸었고, 나름 투자 좀 한다는 선배들은 동료들에게 성공한 무용담을 자주 이야기했다.
투자한 주식이 조금 짭짤하다 싶으면 의례 거한 점심식사나 저녁 술자리로 이어졌고 구성원들은 모두 다같이 즐거웠다.
하지만, 막상 반짝 올랐던 주식이 곤두박질 치면? 
점심을 거하게 쐈던 선배는 시무룩한 얼굴로 일찍 퇴근을 해버렸고, 주변 동료들은 그저 바라만 보고 있지.
(주식 떨어졌다고 식사를 사준다고 한들 까먹은 돈이 얼마인데 좋아라 하겠는가? 원래 주식이란 그런 것인데...)
주식을 통해 얼마나 벌었는지, 지금까지 투자를 해왔으면 짭짤 했을 수도 있지만 소위 "앞에서 남고 뒤에서 깨진다."는 장사꾼의 한탄 처럼 보였다.
Low Risk, Low Return 성향의 나에게는 투자라는 것은 그다지 매력적인 돈 굴리는 방식이 아니었다.
조급한 성격은 우리 사주로 투자한 회사 주식도 오래 보고 장기 보유했다면 좋은 배팅이었을텐데 주가가 출렁거리기라도 하면 노심초사하는 성격이고 그런 상황 자체를 싫어하다 보니 오래 전에 Low Return을 받고 처분해 버렸다.
투자에 대한 지식도 부족해, 깡도 없어, 투자에 필요한 인문학적 소양도 제대로 추스르지 못했으니...
더이상 투자에 관심을 기울여서는 안되는 부류인가 보다. 나는.

그렇다면 투자를 잘하고 투자로 부를 이루는 상황이 필요했더라면 어떤 교양을 쌓아야 하고 인문학적 지식을 갖춰야할까.
바로 이 책을 주목하게 된 이유이자 독서시간을 투자하게 된 이유다.
최소한 투자자에게 필요한 소양은 갖추고 싶거나 알고는 싶다라는 지적 욕심, 뭐 거창하게 표현을 하자면.
그것만으로도 좋은 (인생)투자자 아닐까라는 생각에 웃음을 지으며 책을 읽어 나갔다.

크게 3가지 챕터로 구성되어있다.
첫번째는 펀드매니저의 눈으로 바라본 경제사라는 챕터를 통해 경제사의 흘러온 역사를 하나 하나 스텝 밟아 나간다.
그리고 역사에서 꼭 알아 두어야 할 3개 경제학 베스트셀러를 소개하고 꼭 알아야 될 내용을 이야기해준다.
누구나 알만한 국부론, 자본론, 일반 이론.
경제의 본질을 이해하라는 저자의 의도이다.
사실 투자의 기본적 속성이자 금융시장이 돌아가는 토대가 경제학적 이론에 근거한 것이고 경제 관련 법령이나 트랜드가 반영되는 것이니 당연한 이야기다.
그러나, 대학에서 전공을 했거나 사내에서 관련 교육 코스를 밟지 않았다면 독학으로 라도 공부를 하고 관심을 기울여야할 분야이다.
돈을 벌기 위한 접근이 아니라, 어부가 그물을 짜듯 행동의 판단 근거가 될 수 있는  지식의 근거와 투자자로서의 소양을 갖추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감이 좋아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경제적인 트랜드와 투자자들의 심리, 시기적 분위기 등 전반적인 판세를 읽기 위해서 경제학 원론의 이해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일 것이다.
저자는 아담 스미스 부터 마르크스, 케인즈, 신자유주의 등 시간의 흐름에 따르는 이론과 실물의 변화 방향과 그에 따라 읽어야할 책들을 잘 정리 및 요약해서 독자에게 들려준다.
어, 이 이야기는 알고 있는건데...
경제학의 거대한 역사 흐름을 꿰뚫지 않으면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 것이고 또 그에 적합한 대처방안을 찾기 위해서라도 이론적 토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스스로의 다짐을 통해 요약된 내용을 토씨 하나 달달 외워 보는건 어떨까 싶다.

마지막으로 성공투자의 길을 가기 위한 실전적 제안을 제시한다.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는 주식, 투기가 아닌 투자를 하자
욕심을 어떻게 다스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지만, 처음부터 투기를 바래서는 안될 것이다.
매우 작은 차이 하나가 큰 차이를 만들어내며 인생을 꽃 길로 이끌 수도 있고 악의 구렁텅이로 내몰 수도 있는 "태도"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분산 투자 같은 요령도 뻔한 내용이라고 페이지를 넘길 수 있는 내용이지만 사실 그 사람의 투자성향을 올바른 이론적 도덕적 잣대를 가진 상태에서 판단한다면 당연히 따라야할 기본적인 룰일 것이다.
욕심을 안 가질 수 있겠는가?
사실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명제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투자자가 투자자로 남아 여유있는 삶의 한 부분을 채워 나가고자 한다면 명심해야 할 덕목일 것이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다루는 대목을 보면, 처음엔 10년. 그러다 20년. 어, 30년.
시간도 빠르게 지나가고 그 안에서 그들은 허둥지둥 대는 동안 시간을 잃어버렸다.
과거의 화려했던 경제 동물은 고령화 시대의 뒷방 늙은이 마냥 시름 시름 앓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쉽지 않은 요즘 상황을 고려할 때, 경제의 대동맥이 힘차게 뛰기 위해서 올바른 판단과 경험을 가진 투자자들이 열심히 다람쥐 챗바퀴를 굴려줘야 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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