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아내를 위한 레시피
카르마 브라운 지음, 김현수 옮김 / 창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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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책 <완벽한 아내를 위한 레시피>는 표지부터 시선을 빼앗는다. 내용을 몰랐을 때는 표지가 너무 강렬한 것 아닌가 싶었는데 역시 북디자이너가 꽤 열일을 한 듯 싶다. 버건디에 블루는 완벽한 아내를 표현하기에 제격이었다.

일단 이 책은 흡입력이 매우 좋다. 금요일에 책을 받고 토요일 저녁에 홀딱 다 읽고 말았다. 서평을 앞둔 책이라면 적어도 3~4일 정도는 느긋하게 중요한 문장을 메모도 해가면서 읽는 편인데 이 책은 그럴 시간도 없이 결말이 너무 궁금해서 손에서 놓을 수 없었던...

1950년대의 넬리: 가정주부

2018년의 앨리스: 홍보 전문가 > 가정주부

무려 50년의 시간차가 있는 두 주인공은 놀랍게도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 고민이란 것은 바로 여성이어서 갖는 한계, 불편함, 주변 시선의 메스꺼움 같은 것들을 말하는데, 결혼을 했으니 당연히 아이를 낳아야 하는 구조는 1950년대에 속한 게 아니고 현재도 용인되는 일 같은 것들이다.

넬리와 앨리스는 각각 남편에 의해 아이 낳기를 강요받고, 열심히 일하고 온 남편에게 맛있는 음식을 대령하기 위해 집안 대대로 내려온 레시피로 건강을 챙기고(넬리), 우연히 발견한 그 레시피로 본인만의 이야기를 써내려갈 준비를 하는(앨리스) 이야기다.

<완벽한 아내를 위한 레시피>는 결혼한 여자에게 참 가까운 이야기다. 요즘시대에 하이힐을 신고 단정한 옷차림을 하고 요리를 해서 남편을 기다리는 와이프가 어딨냐고, 아이를 낳든 말든 여성의 인권이 먼저 존중되는 시대가 아니냐고 하지만 결혼을 한 여성에게 본인의 몸은 혼자가 아니다. 어쨌든 가정을 이룬 부부이고, 남편과 동등한 위치에 서 있다고 하지만 여러 복잡 미묘한 감정을 충분히 공유해야만 하는 역할이 있다.

앨리스가 피임 기구를 본인의 몸에 넣으면서도 남편에게 말을 하지 못해 죄를 짓는 기분이 드는 것처럼. 나를 위한 일임에도 괜히 남편의 눈치가 보이는 그런 일이 많은 것이 결혼한 여성의 삶이랄까.

나역시도 아마 결혼하지 않았더라면 이 책을 굉장히 고루한 책이라고 여겼을지 모르겠다. 남편과의 갈등 속에서 나를 찾기 위해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을 거다. 하지만 결혼을 했기에 넬리와 앨리스의 모든 감정에 이입이 되었고 이들이 어떻게 삶의 뭉치를 풀어갈지 궁금했다.

넬리에게 정원은 그녀의 유일한 안식처이자 유일한 탈출구(?)가 되는 곳이다. 남편의 요리엔 허브, 이웃집 케이크를 만들때 필요한 라벤더를 키우며 힘든 일이 있을 때 언제나 정원에 앉아 노래를 부른다.


반면 앨리스에겐 새로 이사온 집의 정원은 부담스럽기만 하다. 뼛속부터 도시녀에게 고칠 게 전부인 집과 정원은 그저 춥고 쓸쓸한 공간이다. 하지만 그 전 집주인의 비밀스러운 편지를 발견하고 그녀가 남긴 레시피대로 음식을 만들면서부터 집은 온기로 채워지고 작가로서의 출발을 다짐한다.

나의 경우 처음에는 앨리스에게 감정이입이 잦다가 점점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넬리의 외로움을 뜨겁게 안아줄 수밖에 없었다. <완벽한 아내를 위한 레시피>의 반전 레시피 때문에 모든 내용을 말할 순 없지만 여기 추천사 중 “때로, 역사는 되풀이되곤 한다.”란 말이 아주 적절할 듯 하다.

미혼여성보단 결혼한 여성이 읽으면 훨씬 입체적이고 탄탄한 정서의 이야기로 읽힐 것 같은 책.

출간 즉시 영화화가 확정되었다고 하니 영화로 보는 이 두 여성도 너무 기대된다. 아마도 빈티지 색감이 가득하고 정원의 아름다움이 <완벽한 아내를 위한 레시피>를 한층 더 돋보이게 해줄 것이다.


<밑줄 그은 문장>

- 넬리는 자기의 삶과는 다른 삶에 대해 상상해보고는 했다. 지금보다는 숨통이 좀 트인 삶, 아이 못 낳은 리처드 머독의 부인보다는 더 나은 삶.

- 결혼이 즐겁고 윤택한 삶에 이르는 길이라 굳게 믿으며 매달리지 않았다면 행복의 비결을 스스로 발견했을지도 모르는데.

- 앨리스도 미팅이, 예전 스케쥴이 그리웠다. 당시에는 정신없이 힘들었지만, 일은 자기 정체성의 기반이기도 했다. 일류 기업의 멋진 홍보 전문가가가 아니라면 나는 누구일까? 지금까지는 실패한 소설가, 형편없는 정원사, 아마추어 요리사였다.

- 자꾸만 넬리라는 여자는 수요일 오후를 어떻게 보냈을까 하는 생각만 떠올랐다. 지금까지 읽은 편지들 덕분에 청소, 요리, 정원 일, 이 세 가지를 주축으로 돌아가는 삶을 쉽게 그려볼 수 있었다. 그런 삶은 어떤 삶이었을까.

- “여자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거의 없어, 넬리야. 우리의 성별은 우리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가장 큰 약점이기도 하단다.”

- “우리가 삶을 살아가며 스스로에게 해야 할 질문은 나는 누구인가란다. 우리가 그 질문에 스스로 대답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자꾸만 대신 답을 하려고 난리들을 칠거야. 절대 그렇게 하지 못하게 해!”

아! 이 <완벽한 아내를 위한 레시피> 책의 챕터마다 나오는 실제 요리 레시피는 읽기만해도 꼭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므로 혹 해보신 분이 계시다면 꼭 후기를 남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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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2021 : Fight or Flight
김용섭 지음 / 부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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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라이프 트렌드 2021]


매년 11월~12월이 되면 하는 의식 중 하나는 서점에 가서 [라이프 트렌드 2021] 책을 사는 거였다.


2015년부터였나? 회사를 그만두고 중국에서 라이프 트렌드 2015 가면을 쓴 사람들을 처음 읽었는데 그때의 목적은 그냥 앞으로 사는 세상에 관해 좀 알고 싶다는거였다. 사실 일만 하다 보면 트렌드고 뭐고 그때마다 닥친 일을 수습하느라 시대를 읽기 어려웠는데 그 시기에 이 책을 만난 건 여태까지 이어지는 좋은 습관이 되었다.


모두들 알다시피 올해는 정말, 뭐랄까.

원더키디의 2020으로 시작해서 코로나19의 2020로 끝나고 있다.

더 무서운 건 2021년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거다. 그래서 이번 라이프 트렌드 2021이 더 기다려졌던 이유기도 하고, 평소보다 좀 더 빠르게 책을 읽을 수 있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관통하는 이번 책의 메시지는

'안전' 그리고 '생존'이다.


이 두 가지 키워드를 각 산업과 문화, 정치 분야에 걸쳐 어떻게 변화하고 앞으로 적응시켜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인데 흥미로운 점은 팬데믹 시대가 원래 느리고 변화하고 있던 각 분야의 흐름을 더욱 빠르게 앞당겼다는 점이다.


즉, 인간의 의지로는 진척되지 않던 '재택근무' ' 공유경제' '자연과의 공존' 등을 들 수 있다.


책의 내용은 참 알차지만 모든 것을 남길 순 없어 지극히 나의 관심사만 옮겨 보도록 한다.


그러니 내년에도 잘 살고 싶으신 분들은 이 책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로요 :-))

안전이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전염병'은 그동안 겪었던 자연재해와는 조금 다르게 모든 사람들의 곳곳에서 미친 일상의 변화를 조용하면서도 강력하게 전파하지 않았나 싶다.

힘들수록 뭉치게 했던 환경을 전혀 뒤바꾼, 살려면 거리를 두고 만나지 말라는 메시지는 사람을 가장 무서워하게 만들게 했다. 그래서 팬데믹 시대의 '안전'은 비대면에서 가장 큰 두각을 나타냈다.


1. 신기함에서 바라보던 로봇의 서빙과 서비스를 '안전'하게 느끼게 하고

2. 공유 공간을 나누는 사무실 파티션을 더 높게 설치하게 만들고

3. 마스크가 아닌 패션에서도 항바이러스, 안티바이러스 소재가 적용되기 시작했다.


<해외여행 대신 국내 여행이 뜬다.>


앞으로 해외여행은 물리적으로도 힘들어지지만 경제적으로도 부자들과 서민의 격차가 심해질 수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안전한 여행에 대한 비용이 표값에 반영될 예정이기 때문인데 살균에 드는 모든 비용을 결국 여행을 하는 자가 짊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 여행사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가?


마이리얼트립은 2020년 7월, 국내외 기관 투자자로부터 432억 원 투자를 유치했다 (p 278)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해외여행 대신 국내여행에 집중했던 덕분이고, 가이드와 여행자를 직접 연결하는 가이드 투어가 한몫을 했다.

이제 우리는 여행을 할 때 관광이 목표가 아니라 좀 더 작은 소도시에서 내밀한 취향을 적극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걸 원하는데 마이리얼트립이 이 기회를 잘 잡은 것이다.

예전부터 이어져 왔지만 팬데믹 시대에도 더욱 견고해질 트렌드는 경험, 체험, 취향을 강조하는 상품이 우위를 차지한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만이 생존한다.>


비상 가방을 싸본 적이 있는가?

벙커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전쟁, 지진, 해일 등의 환경에 대비하여 생존을 준비하던 프레퍼들이 점점 진화하고 있다. 바로 뉴프레퍼다.

이들은 '살아남기'에 민감하고 적극적으로 배우려고 든다.


프레퍼의 진화는 물리적 위험에 대한 대응을 넘어, 우리를 둘러싼 광범위한 위험 요소들에 대한 근본적 대응이기도 하다. 육체만 안전하게 지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태도의 변화를 이끌어 낸 것이다. 가령 코로나19 팬데믹이 초래한 경제 위기와 산업 구조 변화는 우리의 일자리 문제와 직결된다. 따라서 이런 경제적, 산업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직업을 전면적으로 바꿀 상황에도 대비하게 되었다.

새로운 직업을 받아들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변신하는 것도 프레퍼의 일환이다. (p 90)


<극단적 개인주의, 나만 잘 살면 된다고?>


비대면은 원래도 개인주의였던 사람들은 더 극적으로 만든 면도 있지만 오히려 연대 의식의 중요함과 자연도 함께 공존해야 함을 뼈저리게 깨닫게도 해주었다.


사람들은 '불안'을 안고 산다. 불안 없는 생활을 소망하기보단 내게 닥친 불안을 최소화하고 잘 컨트롤하기 위해 둔 공부를 시작했고 주린이와 부린이가 2030 세대에서 크게 떠올랐다.


젊은 사람들이 왜 그렇게 돈돈돈 밝히느냐 뭐라 하는 기성세대도 있지만 이들이 누린 풍요는 지금 우리 2030 세대들에게는 절박하게 쥐어야 할 무엇들이다. 집, 결혼, 출산은 쉽게 생각할 무엇이 아니고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 할 것들이 되어 버렸다.


이제 조기 은퇴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명예퇴직 시점을 40세 이상으로 제시한 대기업도 한국 사회에 등장했다. 이러다가는 30대도 안심하지 못한다. 믿을 것은 자기뿐, 돈뿐이다. (p197)


바로 내가 나를 지키는 것. 믿을 것은 나뿐인 이유다.


(p196)

욜로에서 진화한 욜리로!


욜리: 자신을 위한 인생은 자기 힘으로 살자는 것이다. 남의 눈치를 보며 살기보다 남에게 기대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 자신이 편한 관점에서 살자는 것이다. 착한 사람이 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자신을 위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파이어족에서 진화한 피시족으로!


피시: 경제적 독립을 해서 확보한 경제적 기반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과 취미를 지속적으로 누리며 살자는 것이다. 우리에게 돈이 많이 많아야 할 이유 중 이보다 더 매력적인 것이 또 있을까?

안정적이고 무료한 삶이 아니라, 즐거운 삶을 적극적으로 원하는 것이 바로 피시다.


이젠 자기 계발을 넘어서 '자기만의 콘텐츠'가 중요해진 시대다. 유튜브 열풍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미 포화 상태의 산업으로 보여도 본인만의 정확한 콘텐츠가 먹힌다면 아직도 블루오션 시장일 수 있는 것이다.


믿을 것은 나뿐인 극단적 개인주의자들에게는 건강 관리와 운동도 필수다. (p 201)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게 아닌 본인 만족에서 오는 스스로의 관리는 2030 세대의 취미에 등산을 연결시켰고, 화려한 등산복 대신 레깅스의 매출을 올렸다. 직장에서 번지는 노타이 캠페인 덕분에 개인이 드러낼 수 있는 개성이 양말로 표현되는 시대가 되었고 우리의 취향은 점점 견고해지면서 소비와 삶의 방향, 태도에서 욜리와 피시가 더 확산될 것이다.


중요한 건 이런 극단적 개인주의가 가능하기 위해선 투명한 사회가 필수라는 점이고, 우리들도 그걸 원하고 있다는 거다.


단순히 '나만 잘 살면 돼!' 정도가 아니라 '내가 잘 살려면 사회가 투명하고 공정해야 돼!'로 진화하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부당한 짓을 해서라도 남을 짓누르고 나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도록 사회가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p 188)


<제로 웨이스트는 이제 라이프 스타일>


환경을 빼놓고는 앞으로의 미래를 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뉴딜 산업, 친환경차, 플라스틱 대체재 등 여러 분야에서 환경을 주요 연구 대상이고 직접 좋은 방향으로 실천하는 곳도 많다. 쓰레기 없는 삶은 이제 캠페인 구호가 아니라 생활이 되었다.


<꼭 알아둬야 할 RE 키워드>


위기 상활에서의 RE 키워드

① 콘텐츠와 마케팅: 리메이크, 리부트

- 싹쓰리, 트로트 열풍, 리메이크 영화 개봉,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 등

② 마케팅 코드: 리사이클

- 나이키의 쓰레기를 활용한 신발

③ 비즈니스 코드: 리셀

- 비싼 가격으로 팔리는 한정품

④ 경영전략: 재생 에너지

- 친환경 자동차, 배터리, 전기 자동차 등

⑤ 기업의 생존 전략: 구조조정, 대체

- 기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위기를 극복해 더 나은 성과를 이루기 위한 구조조정

- 영화관의 대체재 넷플릭스, 외식의 대체재 가정 간편식, 패스트패션의 대체재 서스테이블 패션 등


살아남기 위해서 바꾸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경영자 혹은 사업가라면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대체'를 해야 한다.

2021년 구조조정과 대체는 모든 기업의 필수가 된다.


2021년을 잘 보내고 싶다면


유례없는 위기와 불안 속에서 각자 나름대로 잘 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내년이다. 앞날을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개인에게 [라이프 스타일 2021]은 지금 내가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태도로 생각을 바꾸고 변해야 하는지 힌트가 된다.


기업을 이끄는 리더, 작은 가게의 사장, 살림하는 주부, 트렌드에 민감한 마케터등 누구 하나 이 책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그 어느 때보다 '각자도생'이 필요한 지금, 우리는 읽고, 공부하고, 대비하는 실천이 필요하기 때문에 꽤 요긴할 책이다.


이 책의 메시지를 전하며,

비즈니스 환경은 관성을 고수하고, 변화에 둔감한 기업과 개인에게는 결코 기회를 주지 않는다.

기업에게도, 개인에게도 적응이 점점 중요해진 시대다. 우리에게는 상시적으로 플랜 B, 플랜 C가 필요하다. (P 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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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 하는 일에도 돈은 필요합니다
이랑 지음 / 창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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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나드 쇼가 말했다.

은행원들은 모이면 예술을 말하고, 예술가들은 모이면 돈얘기를 한다고.


책 제목 ‘좋아서 하는 일에도 돈은 필요합니다’에서 직접적으로 알 수 있듯 감독이자 작가이자, 공연자이자 보험설계사 자격증을 취득한, 한 달 수입 30만원 프리랜서 이랑의 이야기다.


작가의 모니터 옆 포스트 잇에는 주로 원고 보내야 할 곳과 돈 받을 곳이 적혀 있다. 영감, 아이디어, 번뜩이는 재치가 적혀져 있을 것 같은 책상에 돈이, 당장 필요한 생활비가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게 현실이어서 작가는 이런 주제로 본인의 이야기를 솔직히 적어 내려갔다.


언뜻, 예술과 돈은 플렉스처럼 화려하고 사치처럼 관계인 듯 보이기도 하지만 작가 이랑이 얘기하는 바는 꽤나 현실적이고 정확해서 책을 읽는 내내 창작이란 무엇인지, 예술 노동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이 주어졌다.


이렇게까지 솔직해도 되나싶을 정도로 민낯의 이야기와 어느 누가 정해 놓은 지 모르는 고정적인 원고료, 혹은 인터뷰 페이를 스스로 높이려는 노력이 멋져 보이기까지 한다.


결국 좋아서 하는 일에 반드시 필요한 건 돈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공감, 하트, 좋아요 이 모든 것들은 결국 돈이 되어 돌고 돌아야 창작자가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다. 자본 없는 예술은 힘이 없고 대중을 설득할 수 없다. 아니, 창작자에게 결코 창작을 줄 수 없단 생각이 든다. 아무리 대중이 내 글과 음악을 좋아한다 해도 돈을 내 책을 사지 않고, 음악을 듣지 않는다면..


<본문중>


-이 일을 하며 자주 들었던 말은 “네가 좋아서 하는 일에 왜 자꾸 돈 얘기를 하냐.”였다. 내가 지금까지 해 왔고 앞으로도 할 일들은 돈을 벌어 먹고살게 하는 내 ‘직업’이라는 것을 사람들은 모른다.


- 올해 3대 질환 보험에 가입하며 설계하는 과정을 살펴보니, 직접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라면 공연과 행사로 바쁘게 보낼 봄철에, 금융 공부만 잔뜩 하고 있자니 이 상황이 스스로도 신기하고 재밌다. 새로운 일을 하면 새로운 언어를 갖게 되고, 새로운 언어를 가지면 새로운 힘이 생긴다.


창작인과 보험은 참 어울리지 않는 조합처럼 느껴지지만 코로나19 시대에 살아 남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바꾸어야 한다고들 하는데, N잡러에서 +1의 직업을 갖는게 뭐가 큰 대수냐도 싶다. 중요한건 내가 좋아하는 일을 부디 오래 지속하기 위해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니까. 그렇다면 이랑 작가는 참 열심히 사는 예술인이 틀림없다. 적어도 내가 글에서 읽고 느낀 바는 그러니까.


독자에게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줬고, 내가 자극을 받았고 이렇게 글을 남긴다.


부디 생활인으로서는 더는 불안해 말고 다양한 창작 활동을 보여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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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쓸수록 작아진다
조안나 지음 / 지금이책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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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기다리는 일은 늘 설렌다. (출퇴근 지하철에서 읽는 시간이 너무도 좋았다!)


블로그도 이웃하여 종종 작가의 소식과 집필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대체 이번엔 어떤 이야기와 문장을 보게 될까 궁금해진다.

이번 조안나 작가의 '슬픔은 쓸수록 작아진다'는 결혼 후 본격 육아에 들어선 여성이자 엄마가 어떻게 글을 읽고 쓰는 시간을 힘들게 만들었고 생산적인 글쓰기를 이어갔는지에 관한 에세이다.

글이란 건 참 어렵다. 이렇게 서평을 쓰고 있는 지금도 어떤 말을 어떻게 잘 해야 할지 두렵고 막막하기만 한데 도대체 엄마의 역할을 놓지 않고 글을 쓴다는걸까.

단순히 내 감상만 늘어놓지 않고 이 책의 분위기흘 정확하게 다른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지만 글이란 그렇게 쉽지 않다.

하지만 또 쓰다 보면 어떻게든 쓸 만해지는 게 글이다.

정말 글을 쓰고 싶은,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글의 영감을 받고 싶은 사람은 조안나 작가가 전하는 이 쓰기의 힌트를 하나씩 적용해 보면 꽤 도움이 된다. 글이란 건 거창한 게 아니고 지금, 이 순간, 내 옆에 있는 생활을 바라보는 것이므로.

아무 페이지를 펼쳐 그녀가 전하는 생활 글쓰기 팁을 꼭 따라 해 보시길 바란다.

"스무 살 이후로 책과 관련된 일을 계속하며 인생을 살고 있다. 그러니 나의 성실성과 즐거움은 모두 글쓰기와 맞닿아 있다."

이런 믿음을 주는 작가라면 우리의 무서운 글쓰기가 훨씬 친해지지 않겠는가.


-

일단 의자에 앉는다.

"매일같이 블로그에 열심히 남겼던 글들이 인연이 되어 쉬지 않고 글을 쓰고 원고료를 받게 했다. 이 모든 것은 책상에 앉는 일부터 시작된다.

책의 첫 챕터다. 역시 글쓰기는 앉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나처럼 누워서 TV를 보다가 엄청난 영감이 찾아와도 의자에 앉지 않고 생각만 하면(곧 까먹어) 문장으로 남겨질 수 없다. 그래 일단 앉자. 그러고 나서 생각하자.

지금도 겨우겨우 부엌 아일랜드 끝에 얌전히 앉아 이렇게 한쪽엔 책을 펴 놓고 노래를 틀어 글을 쓴다.

'슬픔은 쓸수록 작아진다'를 읽다 보면 글이 갖는 진정성은 삶을 버티게 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 같다.

"정해놓은 시간에 글을 쓰면, 일주일 동안 제대로 일기도 쓰지 못하고 내 마음도 돌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달랠 수 있고, 살이 찢어지는 고통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살아남았다는걸, 외로울 때나 슬플 때나 곁에 있어 주는 건 내가 지켜낸 글들을 위한 시간이었다는 걸 알게 된다."

내가 처음 글의 치유력을 믿게 된 건 종이에 친구의 험담을 적으면서부터다. 우리는 단짝이었고 PPT 발표를 위해 팀플을 할 때였는데 말로 하지 못한 섭섭함을 어느 새벽, 노트에 가득 적었다. 마음으로만 삭히지 않고 눈에 보이는 형태로 내 감정을 다 드러냈을 때의 그 기분은 나와 친구, 모두를 보호했다. 그 뒤로 상사의 이상한 찌질함, 부당하다고 느낀 점들을 블로그에 비공개로 적기 시작했고, 남자친구와 이별 후 엉망진창이던 마음을 그대로 글로 쏟아붓는 시간을 보내면서 감정을 차분히 정리할 수 있었다. 모두 글을 써서 가능했던 일이다. 그래서 "쓰다 보면 확실해지는 것들이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말한 작가의 말을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빈 여백에 뚝딱 어떤 글을 채워 넣는 일은 꽤 어렵다. 불평불만도 하루 이틀이지 좀 더 다른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면 작가가 책에서 권하는 몇몇 챕터를 이용해 봐도 좋겠다.

1. 다른 렌즈로 보기

2. 풍경에서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3. 유별난 나를 적어보다.

4. 한없이 시시한 이야기를 써라.

-

"아끼는 책의 끝이 다가올수록 안타까워서 까맣게 밤을 지새웠던 밤들이 생각난다. 모든 책은 작가가 쓴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독자들의 개별적인 삶으로 들어가 새롭게 태어난다. 우리 삶을 지탱해 주는 몇 가지의 것들은 의식주로 설명되지 않는다."

아침과 저녁, 출퇴근길을 이 책과 함께 하는 동안 글이 너무 쓰고 싶어졌다. 작가가 소개하는 글쓰기를 자극했던 다른 책들을 적어 놓고 인상 깊었던 구절을 메모하는 날들이었다. 이는 지겹고 권태롭던 회사 생활을 버티게 해주었고, 잠시 마음을 놓았던 브런치의 새로운 글 소재도 몇 개 남겨 놓는 성과(?)를 이루게 했다. 이것만으로 충분한 기운을 얻었던 일주일.

"모든 것은 인내력과 지구력에 달려 있다. 일이든 인간관계든 꾸준하지 않으면 내 곁에 오래 붙들어둘 수 없다."

이젠 나의 행동만이 남았다. 순간적으로 흘러가는 날것의 기분과 감정을 메모장으로 옮기고 그 단서를 발판 삼아 하나씩 꼬리를 물며 한 문장, 두 문장을 연결해 간다. 누군가 함께 읽고 공감해 준다면 더없는 행복이겠지만 아무도 봐주지 않고 나만 알고 있는 글이어도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나의 에너지가 된다. 그러니 가급적 오래오래 글을 쓰며 살고 싶다.

많은 독자가 '자신만의 글로 이어지도록 여러 팁들도 꼭지마다 선물처럼 남겨 둔' 작가의 성실성을 믿고 슬픔은 쓸수록 작아지는 경험을 해보시길 바란다. 쓰다 보면 쓸쓸한 하루도 쓸 만해진 다는 카피가 와닿는다.

쓸쓸함, 외로움, 행복에 겨움 등 모든 감정을 글로 남겨보길.

"결혼을 했든 안 했든, 아기가 있든 없든, 바삐 살아가는 모든 여성들에게 어렵게 주어지는 자기만의 시간을 글로 채운다면 일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끊임없이 이야기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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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빗 - 내 안의 충동을 이겨내는 습관 설계의 법칙
웬디 우드 지음, 김윤재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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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새해 별미는 ‘계획 세우기’다. 내게 운동과 영어 공부는 매년 빠지지 않는 목표지만 단 한 번도 이룬 적 없는 오아시스처럼 스르륵 사라지는 다짐들.



12월과 1월에 아주 잘 어울리는 책 ‘해빗’은 <내 안의 충동을 이겨내는 습관 설계의 법칙>을 부제로 달았다.



쉽게 말하자면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를 나의 ‘의지’가 아닌 비의식적 행동 ‘습관’으로 달성하는 방법을 여러 실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증명하고 있다. 우리는 뭔가를 하고자 할 때 노력하려 애쓰고 행동한다. 그러나 늘 머리 속으로 할까, 말까를 계산하며 결국 나의 이기적인 합리화가 승리하여 중단되는 경우가 많아 작심삼일이 된다.




의지만으로는 지속할 수 없다




P45


나는 곧 ‘시작’보다 ‘지속’이 더 특별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의식적 자아는 시작은 가능케 할 수 있어도 지속하기는 어렵다.

고민- 결정- 다짐- 고통- 갈등- 후회를 동반해서 우리의 끝을 보기란 하늘에 별 따기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무의식적으로 하는 ‘습관’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 가고 씻고 화장하고 옷을 입는 행위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몸이 저절로 움직여 만들어진 나의 아침 습관이다. 이렇다할 고민 없이 착착 이뤄진 이 루틴은 아침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게 효율적으로 만든다. 아주 잠시 갈등의 요소가 있다면 옷 고르기 정도일까? 그 외에는 마치 로보트 처럼 척척 수행되어 시계를 보지 않고도 매일 비슷한 시간에 현관문을 나선다.



저자 웬디 우드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필요한 것을 여러 연구를 통해 보여준다.



나를 중심으로 상황을 재배열 하라.



P151


더 건강해지겠다고, 더 부자가 되겠다고, 더 똑똑해지겠다고 마음을 잡는데 실패했다면 스스로를 자책하는 대신 부엌을 정리하라. 과일 바구니를 눈에 더 잘 띄는 곳에 둬라.



우리가 알게 모르게 가장 영향을 받는 곳은 바로 내가 처해 있는 상황이다. 아무리 나 혼자 금연을 외쳐도 주위 사람들이 다 편하게 흡연을 하고 있으면 결심이 무너지는데 1초도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정부가 나서서 음식점과 길거리에서 흡연시 과태료를 부과하기 시작하면 시간은 좀 걸리더라도 점점 상황에 맞춰 금연이 가능해진다.



웬디우드의 또 하나 연구에 따르면, 두 사람이 서로에게 자신만 아는 문제를 낸다. 문제를 맞히는 사람은 못 푸는 게 당연한데도 상대방을 더 똑똑하다고 느꼈다. 불리한 상황이 분명했지만 그들은 이를 인식하지 못했다. 저자는 이 연구를 두고 “우리는 상황에 따라 행동하도 스스로를 평가하면서도 주변 상황의 영향력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인식하든 못하든 타인이 내게 끼치는 영향은 90% 이상이다.



P157


언제나 유리한 상황에 자신을 놓아두는 법을 터득하는 것만으로 우리의 삶은 더 나은 방향으로 저절로 흘러갈 것이다.



p169


당신이 이 책을 읽고 단 하나의 개념을 얻을 수 있다면, 나는 그 단어가 '마찰력'이 되길 바란다. 단순하고 직관적이면서도 잘만 활용하면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을 재배열하고 적절한 곳에 마찰력을 배치하기



운동을 시작하고 싶다면 거리를 핑계로 포기할 곳이 아닌 헬스장을 일단 등록하거나 집 앞 가까운 곳에서 시작하기. (마찰 제거 - 거리 마찰)


돈을 모으고 싶다면 밤마다 스마트 폰으로 쇼핑하지 않도록 쇼핑 앱을 지우거나 자동 저장 장치 해지하기 (마찰 추가 - 행동 마찰)



나는 개인적으로는 식사 방법과 운동 환경에 변화를 주었다. 퇴근하자마자 tv를 켜지 않고 곧바로 부엌에 들어가 밥을 차린 뒤 라디오 어플을 켜거나 아무 소리도 없이 밥을 먹기 시작하면 저녁 시간이 한결 많아진다. 책도 읽고 정리도 하고 글도 쓰는 시간이 확보되는 것이다. 또한 운동도 마찬가지. 퇴근하기 전부터 오늘 갈까 말까 고민하지 않고 퇴근 후 바로 옷을 갈아 입고 저녁을 먹으면 헬스장으로 가는 발걸음이 단호해진다. 처음에는 갈팡질팡하던 내 마음도 어느 새 한 길로 접어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기꺼이 상황을 세팅하고 내 손으로 마찰력을 만들어야 한다. (귀찮으면 나쁜 습관도 안하게 되겠지..)



p275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습관은 선악을 구분하지 않는다. 인생을 구원하는 습관도, 파멸시키는 습관도 모두 우리의 선택에서 비롯한다. 평소 좋은 태도를 유지하고 몸에 각인시킨 사람이면 급박한 상황에서도 언제나 올바른 행동을 반복할 수 있다. 결국에는 우리를 목적지까지 인도한다. 좋은 습관은 늘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가장 적절한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복잡다단한 일상에서도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노오오오오력을 하면 달라질 줄 알았다. 영어도 유창하게, 운동도 매일 매일, 업무도 거의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겠다 싶었지만 내 의지는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그걸 우쭈쭈 다독이며 오랫동안 함께 걸어가기엔 너무 힘이 부친다. 이럴 때 우리는 '좋은 습관'에 기대어 일일이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몸과 마음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게 놔둘 수 있다. 물론 그 안에서 약간의 상황 배치와 물리적 마찰을 심어 놓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한번 세팅만 잘 해 놓으면 '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덜고 작은 성취감을 차례 차례 쌓을 수 있다.



p16


내가 지난 수년간 만나 '충동에 휘둘리지 않고 일상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결코 스스로의 의지력과 끈기를 과신하지 않았다. 고통스럽게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다. 일주일에 4회 이상 달리는 사람 중 93%는 날마다 운동하는 장소와 시간, 즉 '상황'에만 집중했다.


일주일에 3회 이상 주기적으로 달리기를 습관화 시킨 그룹은 '운동장' '공원' 등 달리는 장소에 민감하게 반응했고, 한 번도 달리기를 하지 않은 그룹은 '체중 감량' '마라톤 참가' 등의 본인이 설정한 목표에만 매달렸다.



p126


그들은 목표를 달성하려고 굳이 입술을 꽉 깨물지 않는다. 그들은 언제나 같은 시간과 장소에서 특정한 행동을 반복한다. 그들은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고, 한번 시작하면 고민하지 않는다. 그들은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날마다 작은 성공을 쟁취한다. 그들은 투쟁하지 않는다.



p195


상황과 마찰은 습관이 형성되는 길을 닦고, 신호는 엔진에 시동을 건다. 그리고 보상은 습관이라는 전차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도록 연료를 공급한다. 최초의 노력에 대한 사소한 보상조차 없다면 우리의 습관은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습관이 한번 형성되기 시작하면 그 이후로는 목표와 보상이 필요없을 정도로 스스로 작동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는 어떤 일과 목표에 대해 '성실하게' '버티고' '노력을 해야만' 원하는 결과에 다다를 수 있다고 믿는다. 매일 조깅하는 사람도, 하나의 일을 수십년 째 반복하고 있는 사람 모두 '열심히 하기 때문'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정작 그들은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고 습관처럼 그 일을 해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미니멀라이프 현상도 이와 맥락이 닿아 있지 않을까? 의식적으로 무언가를 해보려 하지만 자꾸만 좌절하는 현실 속에서 넘치는 것을 덜어내고 단순하고 심플하게 행동하고 있는 태도. 이런 마음을 위해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이루는 '습관'이 마침 우리에게 필요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습관은 고약하다. 밥 먹고 바로 눕기 등의 나쁜 습관은 몸에 잘도 익는데 일주일 3일 이상 운동하기 같은 좋은 습관은 처음부터 어렵다. 양면의 얼굴로 우리 삶에 깊숙이 파고 든 무의식의 행동이 삶의 최전방에서 우리를 이끈다. 그래서 부디 올해는 글을 쓰기 위해 의자에 앉는 엉덩이부터 습관을 들여 보려고 한다. 적절한 상황 배치와 마찰력, 보상을 이용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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