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읽었는데 멀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부르는 인기가요의 가사이면서 그 나라의 속담 중에 이런 말이 있답니다.
‘우문투 응구문투 응가반투‘Umuntu ngumuntu ngubantu. 그 의미는 ‘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통해서만 한 사람으로 존재한다‘ 입니다. 서구 전통론에서는 ‘나‘라는 존재에 의해 타자가 정의되고타자를 나의 세계에 끌어들이는 자기중심적 이론이 오래된 대세인데 그 이론에 반기를 든 레비나스라는 철학자가 타자의 철학이라는 새롭고 아름다운 철학으로 20세기의 마지막을 빛나게 했습니다.
타자가 어떤 존재이든 그 생명을 존중하고 윤리적으로 대접해야 하며 타자와의 관계에서만 ‘나‘라는 존재의 유한성이 극복된다고 하는 그의 부르짖음, 그래야 종국에는 타자의 얼굴이 상생을 요구하는 하느님의 목소리로 우리에게 다가온다는 것이지요.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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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술에 배부르지 않더라도 꾸준히 하다 보면 뭔가 되지 않겠어?’ 이렇게 생각했죠. 그런데 아무것도 되지 않더라고요. 번역 회사를 통해 일을 받았지만, 발전성도 쌓이는 것도 없는 허드렛일에 한 달 수입도 고작 30~40만 원이었죠.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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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모든 결핍과 고통, 그 모든 문제는 지구가 필요한 만큼을 생산하지 못하는 무능이 아니라 우리가 나누어 쓰지 못하는 무능에서 발생한다.
이 책을 쓰기 위해 조사와 연구를 시작했을 때 희미한 북소리처럼 들리던 것이 이제는 내 머릿속에서 마치주문처럼 울려 퍼지고 있다. 덜 소비하고 더 많이 나누라. - P127

이산화탄소와 온도, 얼음의 양, 해수면 상승 등에 관한 세계 곳곳의 기록은 단순한 측정을 통해 얻어낸 엄청난 양의 자료인데, 이는 지난 20년 동안의 추세를 명확히 보여준다. 이와 더불어 새로운 각본도 등장했다. 컴퓨터를 켤 때마다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아무런 생각도 없고 다듬어지지도 않은 것들이 많다. 한편, 컴퓨터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링크를 클릭하면 기후변화에관해 필요 이상으로 불안을 선동하는 사람들의 위선과 과장도 확인하게 된다.
마치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대기가 신경 쓰기라도 하는 듯, 우리가 고함을 치면 물이 다시 빙하로 되돌아가기라도 하는 듯, 논쟁에서 이기면 그 자체로 무엇인가를 달성하기라도 하는 듯 두 진영으로 나뉘어서 우리는 인터넷 너머의 상대를 자극한다. - P209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난 수백만 년 동안의그 어느 시기보다 높다. 빙하는 녹아내리고 바닷물은 더 높이 차오르며 날씨는 요동치기 시작했다. 우리의 지구는 상태가 좋지 못하다. 그 징후가 걱정스러울 정도이기에 그대로 두면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행동할 수 있었을 때 그 얼마 안 되는 가능성을 이미 다 써버린 우리에게는 시간이 부족하다. 주위의 많은 것이 이미 사라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알 수 있다. - P210

줄어들지 않는 소비가 초래할 기아와 결핍과 고통의 어두운 불안으로부터 우리를 구해주는 마법 같은 해결책은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무엇이라도 하는 것이언제나 더 나은 것처럼,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해 지금까지 등장한 모든 기술뿐 아니라 자원 보호를 위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과학자들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내일에 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각각의 해결책이 제시하는 가능성뿐 아니라 그 위험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하고, 행동할 기회가 있다면 할 수 있는 한 눈을 크게 뜨고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행동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유일한 대상인 지구는 정치적 공방의 볼모가 되고 말았으며, 기후변화는 양쪽에서 내던지는 무기가 되었다. - P231

낭비, 빈곤, 재난과 산업, 승리와 패배 등 우리의 역사책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하지만 거기에는 아직 우리의 이야기는 담겨 있지 않다. 우리 앞에새로운 세기가 펼쳐져 있고 새로운 이야기는 아직 쓰여지지 않았다. 모든 작가가 이야기하듯, 비어 있는 페이지로부터 갑자기 등장할 새로운 가능성만큼 스릴 넘치는 것도 없고 그만큼 두려운 것도 없다. -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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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모 레비는 평생 경험한 자아‘와 ‘말하는 자아‘ 사이의 간극에 시달렸다. 홀로코스트 피해자가 그 비극을 경험하지 않은 ‘특권‘을 가진 자에게 베풀어야 하는 배려와 관용. 나는 이 부정의를 참을 수없다. 나는 이것이 우리 사회에서 고통, 폭력, 슬픔이 연구되기 어려운 이유라고 생각한다. 고통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고통이 언어화될 때만이 우리는 위로받을 수 있다. 내 고통이 역사의 산물이라는 인식만이 우리에게 위안을 준다. 그런 점에서 학문이란 무엇인가,
지식이란 무엇인가에 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싶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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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찍으려다 말았다.

미간이 순해진다.
멀리 있던 것들이
어느새 가까이 와 있다.

저녁까지 혼자 걸어도
유월의 맨 앞까지 혼자 걸어도
오른켠이 허전하지 않을 것 같다.

<봄 편지> 일부 - P26

감 익으면 내려놓아야 할 감나무는, 그래서 모르는 척하는 것이다.
마른 껍질 벗어야 할 매미도, 그래서 짐짓 미안하지 않은척하는 것이다.
피고 지고 울고불고 익어가고 말라가도, 여름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는 것이다.

읽던 책을 덮고 스위치를 내리고, 나는 덥지 않은 척하는 것이다.

<모르는 척> 일부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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