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자수 여행 2 - 빨강 머리 앤을 찾아가는 행복한 자수 여행 2
아오키 카즈코 지음, 배혜영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빼빼 마르고, 빨간 머리에, 주근깨투성이 앤에게 빠지지 않았던 소녀가 있었을까?

나에게도 앤은 어린시절 운명적인 친구로 다가왔다. 객관적으로는 예쁜 구석 없는

수다쟁이 빨간 머리 소녀였지만 앤은 알면 알수록 사랑스러움으로 가득차 있다는

것을 앤의 팬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tv앞에 앉아 목 터져라 친구들과 불렀던 빨간머리 앤의 주제가에도 나오지 않는가?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간머리 앤~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 ♬"

 

여자라면 수줍어서 말도 못하며 여자보기를 돌 같이 보던 매튜아저씨를 단번에

사로잡아 버리고 , 이성적이며 꽤나 완고하던 마릴라아줌마를 변화키는 신공을

발휘하는 앤의 매력은 그만큼 치명적이였다.

 

긍정의 아이콘이자 폭풍수다의 고수이자 귀여운 몽상가인 앤에 빠져 허우적 거릴때

원작의 배경이 된 캐나다의 프린스 에드워드 섬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며 커다란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언젠가 그 곳에 가리라 는 꿈을 꾸어왔다.

 

그러나 정작 캐나다를 여행하면서도 일정때문에 프린스 에드워드 섬을 가지못하게

되었을 때 무척 서운했었다 .

 

그러다 발견한 이 책은 빨간머리 앤을 찾아간다는 컨셉만으로도 벌써 책에 매료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아오키 카즈코는 <들꽃을 찾아가는 행복한 자수 여행> 으로 이미

영국 들판의 풍경을 자수로 표현하여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다. 시리즈 두 번째인

이 책은 《빨간 머리 앤》의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자수로 풀어내고 있다.

 

 

《빨간 머리 앤》의 저자인 몽고메리의 만년과 앤에 관한 책에 삽화로 쓸 자수를

의뢰받고 책을 읽어봤다는 저자는 프린스 에드워드 섬의 꽃들에 반해 이야기 속

풍경과 들꽃을 만나기 위해 프린스 에드워드 섬으로 갔다고 한다.

 

앤이 살았던 그린 게이블스, 교회에 가던 날 모자에 잔뜩 장식했던 들장미와 미나리아재비,

앤이 '눈의 여왕'이라고 이름지어준 벚나무, 철분이 많이 함유되어서 붉어 보이는

프린스 에드워드 섬의 붉은 흙 등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섬세하게 자수로

옮겨놓았다. 한번쯤 꼭 따라서 수놓고 싶은 아름다운 꽃 자수 모티프도 가득하다.  

 

 

특히 프린스 에드워드 섬을 가득 채우는 루피너스 꽃 모티브가 너무 예뻐서 새하얀 린넨 이불에

새겨넣으면 정말 예쁠 것 같았다.


 

 

사실 자수의 초보자라 루피너스가 그려진 린넨 이불은 과감히 포기하고 내 수준에 맞는

것들을 고르다 보니 머린 모티프를 원 포인트로 사용한 파우치가 눈에 들어온다. 닻 하나만

수 놓았는데도  스트라이프 무늬와 어울려 청량감을 주는게 여름 느낌이 물씬 풍긴다.

만들고 싶은 의욕이 불끈 솟는다 .

실용서답게 실물크기 도안과 실과 바늘, 천같은 재료들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곁들여 있으니

나 같은 초보자도 든든하다.

 

 

 

 
 

제목을 보듯이 《빨간 머리 앤》 책을 보지 않았다면 이 책이 주는 매력이 좀 덜할지도

모른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친구인 앤 셜리를 만난다는 기분좋은 떨림과 포근한 추억이

덜할테니까.

 

하지만 앤을 떠나서라도 평화로운 전원 풍경을 소박하고 귀여운 자수들로 표현한 것을

한 장 한장 넘기며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속이 힐링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게 또한

이 책의 매력이다. 마치  여행중에 스케치한 수첩을 들여다보는 즐거움이랄까

여행과 이야기와 자수가 풍부하게 어우러진 이 책으로 여름맞이를 하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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