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에 내 마음 움직였어
정석희 지음 / 책찌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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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들 중엔 TV나 신문에 연예인들의 시시콜콜한 신변잡기를 무슨

큰 일이 난 모양처럼 호들갑스럽게 인터뷰하거나 방송하는 프로그램들이다.

내가 왜 그들의 첫사랑을 들어야하고 가족사를 알아야하는지 그것도 사골 우리듯

이곳저곳에서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기사들에 머리가 아플지경이다.

같은 이유로 재벌이야기, 출생의 비밀 같은 뻔한 스토리의 막장드라마도 보지 않는다.

한마디로 그것에 열광하는 사람들에 대한 수준낮음을 비웃은 마음이 알게모르게

내 마음속에 있었나 보다.

 

그래서 이 책에서처럼 대놓고 연예인들의 이야기를 한바탕 늘어놓겠다는 컨셉에

또 그저그런 신변잡기를 늘어놓거나 언예인들의 이미지 마케팅을 하겠다는 의도로

보였다.

 

사실 여기에 언급하는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들은 거이 보지 않았기 때문에 누구나

이 방송들을 다 본다는 전제에 쓴 글이 다소 거스리기도 했지만 작가가 풀어내는

남다른 재주에 단숨에 읽어나갔다.

소소할 수도 있는 내용에 작가는 우리가 삶에서 깨닫게 되는 철학을 발견해내서

코멘트를 해 놓았는데 도움이 되는 이야기가 많았다.

 

이를테면 배우 배두나의 어머니가

'배두나는 20년 나의 기획상품'이니 믿고 써보라고 당당히 말했다는 부분에선

내 자식을 무조건적으로 믿어주었는가 하는 부모로서의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었고 반성의 기회가 되었다.

 

가장 인상적인 글은 tvn <스타 특강 show>에 나온 박신양씨의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하고 던진 질문이였다.

공교롭게도 작가가 ' 이 말에 내 마음 움직였어'의 사례로 드는 TV프로그램은 다

보지 못했는데 유일하게 내가 본 방송이 바로 박신양씨의 특강이였다.

 

보통 영상으로 표현되면 글로 표현할 수 없는 많은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그래서 박신양씨의 말이 더욱 뇌리에 남은지도 모른다.

 

"우리 인생은 늘 행복하고 힘들지 않아야 된다는 생각이 언제부턴가 있었죠.

힘들면 우리 인생이 아닌가요? 그런데 생각해 봤어요.힘들 때와 힘들지

않을 때가 얼마만큼식 있지? 생각해 보면 즐거울 때보다 힘들 때가 좀 더 많은 게

인생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그 힘든 시간들을 사랑하지 않으면 나는 나의 인생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뜻이 돼요."

 

힐링과 위로, 긍정의 아이콘들이 넘치는 요즘 힘든 것을 당연시 여겨야 한다는

그 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살다보니 사람은 자신의 그릇대로 다른 사람들이나 사물을 저울질하고 판단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나이먹을 수록 점점 자신의 고정관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 일에는 폄하하는 경향이 생긴다.

 

이 책을 읽고나니 처음 이 책을 대했을 때 느꼈던 것들- 흔한 신변잡기 이야기나

스타 이미지 마케팅일 거라는- 에 대한 반성이 인다.

내가 보는 세상의 창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 이 책을 보면서 겸손하게

받아들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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