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재미있는 수학이라니 -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매혹적인 숫자 이야기
리여우화 지음, 김지혜 옮김, 강미경 감수 / 미디어숲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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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포자다.

살면서 수학이라는 과목에 1도 매력을 느껴본 적이 없는 사람이고 유난히 숫자 감각이 떨어지는 사람이라 마트에서 물건을 사거나 백화점에서 물건을 구입하고는 "이거 얼마 주고 샀어?"라고 물으면 정확한 가격이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숫자엔 젬병이다. 학창 시절 수학선생님이 그러셨다. 자기는 수학이라는 과목이 너무 매력적이라고. (아니 대체 어느 맥락에서? 수학이 매력적이라고?? ) 도무지 납득되지 않아 별종으로 생각했던 수학선생님. 그녀는 수학이 매력적인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수학은 명확한 답이 있다고. 그래서 좋아한다고. 정답이 있어서 좋댄다. 국어 같은 과목을 제일 싫어한다고 했다. 정확한 답이 없으므로. 그때 난 오히려 반대였다. 다양한 답이 나올 수 있고 여러 의견이 나올 수 있는 국어야말로 진짜 멋진 과목이라고. 정해진 답이 있다는 자체도 별로였기에 수학은 정말 싫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고 중년의 나이가 되고 보니 그때의 수학 선생님의 마음을 좀 알 거 같다. 정답 없는 인생에서 명확한 답을 구할 수 있는 수학이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다는 것을. 그땐 몰랐다. 인생을 살아보니 흐릿하게 보이는 미래, 불안정한 삶, 애매한 태도 등등 이러한 세상 속에서 속 시원히 답이 나오는 수학이야말로 얼마나 유쾌하고 매력적인가.

이 책은 수포자인 나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제목이었다. 수학이 재밌다고? 정말?? 믿어볼까? 그런 심정으로 책을 받게 되었고 읽게 되었다. 요즘은 지역별로 어린이들과 학생들을 위해 수학체험관이나 수학 문화관 등이 생겨나고 있다. 취재 목적으로 이러한 곳들을 갔었는데 그때 난 수학이 얼마나 흥미롭고 매력적인지 살짝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 놀이로 접근하는 수학은 어렵지 않고 신기하고 놀라운 체험이었다. 어른인 나에게도 그 시간들이 재미난 기억으로 자리하고 있으니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반적으로 수학에 관련된 기존 출간된 책들과는 확실히 다르다고 말해 두겠다. 대부분 초보를 위한 수학 책이라면 이 책은 두께도 꽤 두툼하지만 내용면에서도 굉장히 심오하고 깊은 단계까지 다루고 있다. 나 같은 수포자들에게는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솔직히 많았다. 공부하는 심정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읽고 또 읽기를 반복하기도 했다. (내가 무식한 건지 책의 수준이 너무 높은 건지...ㅎㅎ)

이 책은 총 5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으며 갈수록 레벨도 높아간다. 학교에서 알려주지 않는 재밌는 수학의 세계를 맛보기에 좋다.






수포자들은 흔히 말한다. 수학 못해도 잘만 사는데 뭘~~ 하고 말이다. 그치만 수학을 알면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맞다. 수학 문제나 책에서 봤을 법한 싸우지 않고 케이크를 나눠 먹는 방법, 과학적으로 소파 옮기기, 기네스북에 오른 가장 큰 수, 공평하게 보이는 가위바위보 게임 등 일상 속 흥미로운 수학 이야기도 많다. 그리고 수학의 3대 상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등 몰랐던 수학의 세계를 알아가는 기분이다.

중간중간 삽화나 사진까지 곁들여 설명을 해 두어서 읽기 편하고 예시 이야기들로 펼쳐지는 수학 이야기는 흥미롭다.

책 뒷면에 이 책을 추천하는 이들이 모두 대학교수들인 걸 감안하면 수포자들에게는 살짝 어려운 책을 수 있지만 오히려 수학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이나 수학과 대학생들은 무척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수학 책일 것이라 생각한다.


‘거의‘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했는가? 수학시험지에 ‘선생님, 제가 이 문제를 거의 풀었어요‘라고 쓴다면 선생님이 "네가 푼 문제의 부분 측도가 0인지 증명해봐!"라고 대답할지도 모른다. -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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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생기는 기분
이수희 글.그림 / 민음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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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언니가 있다. 15년 동안 외동딸로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자란 언니. 15년 만에 태어난 동생. 15살의 나이 차이가 나는 언니와 나. 일반적인 가정에서는 보기 드문 케이스였다. 자매지만 15년이라는 간극으로 언니와 나는 각자 외동딸처럼 자랐다. 어느 정도 자라났을 땐 언니는 이미 성인이 되어 독립을 했기에 자매지만 함께한 시간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동이 아님에도 외동처럼 자라 형제가 많은 집의 친구들이 부러웠었다. 언니랑 싸웠다며 투덜대는 친구들의 푸념을 듣노라면 '나도 언니랑 싸워봤으면 좋겠다'싶었다. 언니와의 나이 차이가 워낙 많이 나다 보니 우린 집안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형제들 간의 다툼 이런 것도 겪어본 적이 없었다. 한 마디로 싸울 레벨조차 되지 못했다.

이제는 내가 두 딸을 둔 엄마가 되었다. 두 딸은 5살 터울이 나는 자매지간인데도 함께 잘 놀고 서로 잘 통하는 걸 보면서 내가 어릴 적에 누리지 못한 것들을 두 딸들은 함께 누린다는 생각에 절로 흐뭇하게 바라보게 되곤 한다. 형제, 자매, 남매 지간이라면 흔한 풍경일 텐데 그걸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부러움의 한 풍경이 되기도 한다. 언니가 있지만 언니와 지지고 볶고 싸우고 투닥거리는 걸 경험해보지 못한 나는 내 딸들을 통해 형제간의, 자매간의, 남매간의 일상적인 풍경과 정을 느끼곤 한다.

내가 초등학교 때 언니는 결혼을 했다. 그렇다 보니 우린 여느 자매들처럼 함께 일상을 나누는 시간이 없었다. 엄마처럼 늘 챙겨주는 언니와는 멀리 떨어져 지내지만 우린 여전히 친하고 싸워본 적이 없는 그런 자매지간이다.

나는 동생의 입장이고 언니가 되어 본 적은 없기 때문에 언니의 마음을 생각하거나 헤아려본 적은 없었다. 그런데 내 딸들이 태어나고 자라나는 것을 보면서 언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한 번도 언니가 그런 말은 하지 않았지만 15년 동안 외동딸로 살다가 갑자기 동생이 태어났을 때의 혼란과 충격은 얼마나 컸을까... 싶다.

얼마 전 폭우가 내리던 날 구조해 온 아기 고양이가 우리 집에 생활하게 되면서 기존에 살고 있던 우다다 패거리들이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느낀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예쁜 짓만 골라가며 하는 두부는 가족 모두의 마음을 빼앗기에 이르렀고 아무래도 집에 있는 다른 아이들은 소홀해지게 마련이니까. 그런 섭섭함이 아이들의 눈빛에서, 행동에서 느껴지더라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들고 집에 있는 아이들에게 더 애정을 쏟고 여전히 사랑한다고 불안해하지 않게 해줘야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기가 태어났으니 그것도 15년 만에 태어났으니 얼마나 예쁘고 눈에서 꿀이 떨어졌을까... 아기는 손도 많이 가니 당연히 언니는 살짝 뒷전이 되었을 것이다. 엄마는 과거를 돌아보며 내게 그런 말을 했었다. 그때 언니가 많이 섭섭했을 거라고. 게다가 사춘기 시기인데 아기가 태어나 아기에게만 신경을 썼으니... 말은 안 했지만 얼마나 속상하고 섭섭했을까... 하고 말이다. 그때를 생각하면 늘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었다. 엄마의 말을 듣고 보니 정말 그렇겠다 싶었다. 미워할 만도 할 텐데 언니는 어려도 한참 어린 동생을 많이 사랑해 줬고 지금도 여전히 사랑해 주고 있으니 나는 복이 많은 사람이다.

"동생이 생기는 기분"은 이수희 작가의 4컷 만화로 이루어진 책이다. 단순한 그림체에 소소한 에피소드들이지만 나는 이 책의 내용들을 보면서 특별한 감정이입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을 통해 언니의 마음을 조금 더 헤아리게 되었고 언니는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장을 넘겼었다.





작가와 동생은 10살 터울이지만 그래도 함께 자라면서 많이도 싸우고 같이 놀고... 함께 성장한 이야기들을 기록하고 있다. 싸우다 보면 서로 앙금이 남기도 하고 서먹해지기도 하기에 이 책에서는 동생과의 멀어진 거리를 좁히고자 하는 언니의 마음도 적혀 있어 따스함을 전해준다.

우리는 가족이니까 쑥스러워 표현하지 못하고 가족이니까 당연히 알겠지~ 하는 마음에 그냥 묵혀두고 지나치는 수많은 감정들이 얼마나 많은가. 현재 그리 사이좋은 자매는 아니지만 그래도 서로 안부를 묻고 용건 없이도 전화를 해서 수다를 떨 수 있는 사이이길 글에서나마 바라는 언니의 마음을 보면서 우리도 가족이니까 좀 더 표현하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4컷 만화와 중간중간에 솔직하게 쓰인 이야기들이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는 책이다. 가볍게 읽을 수 있으나 형제, 자매, 남매를 둔 이들에게는 공감을 넘어 가끔 묵직하게 다가오는 부분도 있을 책이다. 동생이 있고 언니나 오빠가 있는 이들에게는 요즘 유행하는 "라떼는 말이야~~"처럼 그 시절을 추억하며 떠올리기에 충분한 책이다.



우리는 사이좋은 자매가 될 수 있었다. 그럴 수 있는 순간들이 함께 자라는 과정 곳곳에서 울리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은 지났고 동생은 자랐다. 나의 사춘기가 끝났을 때 동생의 사춘기가 시작된 것처럼, 우리는 수학 시간 칠판에 그려진 평행선처럼 각자 끝없이 길게 자라고 있었다. 그래도 다시 그때처럼 전호ㅘ벨이 울렸으면 좋겠다. 너의 이름을 확인한 나는 부드러운 표정을 지을 것이다. 오늘 학교는 어땠냐고, 무슨 일이 있었냐고, 언니는 오늘 이런 일이 있었다고 시시콜콜한 얘기를 나누고 싶다. 그리고 가끔은 우리만 아는 농담에 동시에 웃음을 터트리는 거야. 그러니까 우리 통화하자, 수진아. 언니가 이제는 잘할 수 있어. -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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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소옆집 - 말하면 다 현실이 되는
조윤민.김경민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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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직장 생활을 끝내고 또 다른 시작을 해야 하는 퇴직 이후의 삶. 대부분의 사람들은 퇴직금으로 받은 목돈을 가지고 작은 가게라도 열어 창업을 하려고 한다. 지난 세월 동안 숱하게 본 바로는 수십 년 동안 직장 생활만 하다가 처음으로 개인 사업을 하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님을 퇴직금이라는 거금을 날려가며 다들 깨닫더라는 것이다. 오래전 우리 가게 옆 작은 점포엔 새로운 가게가 들어왔다. 중년의 아저씨가 주인장인 아로마용품을 파는 작은 가게였다. 퇴직 후 퇴직금으로 점포를 얻어 시작한 새로운 인생이라는 걸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었다. 처음 시작하는 내 사업이라 아저씨는 열정적으로 장사에 임했다. 아침 일찍, 아무도 지나다니지 않는 아침 9시인가 10시에 문을 열고 저녁에는 8시쯤 문을 닫았던 걸로 기억을 한다. 평소 직장 생활하듯 그렇게 가게를 운영하던 사장님을 보면서 우리 부부는 걱정도 되었고 참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었다. 대학가라는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반적인 사람들이 생활하는, 직장 생활의 흐름대로 가게를 운영하다 보니 그 사장님에겐 손님 구경하기가 하늘이 별 따기였다. 대학가는 대부분 12시가 넘는 오후 시간대가 되어서야 생기가 감돌며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침 시간대는 그야말로 황량한 폐허 같은 도시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리고 새벽 늦게까지 젊음을 불태우는 거리기 때문에 장사를 할 때에도 그러한 점을 고려해서 했어야 했는데 따박따박 비싼 월세를 주고서 사람 없는 시간대에 부지런히 문을 열고 사람들이 서서히 활기 넘치게 다닐 시간에 문을 닫아버리니... 결국 몇 개월을 못 버티고 문을 닫고 말았다.

아로마용품 가게의 사장님 상황을 하나의 사례로 들었는데 이처럼 정보도 없이 무작정 차리면 뭔가 되지 않겠나 하고 개인 창업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은 실정이다. 객관적으로 보면 빤히 결과가 보이는데도 그걸 계산하지 못하고 무모하게 덤벼드는 사람들이 너무 많더라는 것이다. 게다가 요즘은 직장 생활의 스트레스로 인해 내 가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며 직장을 박차고 나오는 젊은이들도 꽤 많다. 그렇지만 막상 대부분은 후회를 하게 마련이다. 성공할 것 같지만 인생에 있어 그리 쉽사리 성공이 주어지기도 어렵다. 혹독한 신고식을 치러야 할지 모르고 뼈저린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경우도 있다.





말하면 다 현실이 되는 세탁소 옆집은 일반적인 에세이가 아니라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이 있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열정적으로 사는 두 사람이 의기투합하여 부업으로 차린 맥줏집의 성공 이야기이다. "직장을 왜 그만둬?"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하면서 부업으로 자기가 좋아하고 하고 싶어 하는 일들을 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고 따라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 것이다.

사이드 허슬(Side Hustler)이란 실리콘밸리에서 흔히 쓰이는 용어로 회사 밖에서 성장을 도모하는 별도의 프로젝트 활동을 뜻하는 말이다. 말하자면 직장을 다니면서 회사 일 외에 재미난 일을 본업과 병행하여 하는 부업 같은 개념이다. 개성 넘치고 성향이 비슷한 두 사람이 만나 자신들이 좋아하는 맥주집을 열게 된다. 세탁소 옆에. 그래서 이름도 세탁소 옆집이다. 신선하고 기발하고 재미난 이들의 사업은 사이드 허슬러를 꿈꾸는 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선사하고 응원해 주는 그런 책이기도 하다. 각자의 직장 생활을 열심히 하면서 세탁소 옆에 차린 맥줏집에서 또 다른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들을 하며 즐기는 삶은 그야말로 지금 2,30대들이 꿈꾸는 삶이 아닐까 싶을 만큼 멋지고 낭만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단순히 뽐뿌질을 하는 그런 내용이 아니라 수많은 삽질을 통해 실패한 경험과 그 실패를 바탕으로 한 단계씩 경험이 쌓이고 노하우가 생기게 된다. 거저 얻어지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좋아하고 즐기면서 일을 하다 보니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고 그 모인 사람들을 통해 아이디어가 생기면서 점점 더 확산이 되어가는 세옆 월드. 한 마디로 단순히 세탁소옆집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가 형성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모두가 꿈꾸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주간과 야간의 삶이 전혀 다르지만 그 모든 것이 자신의 삶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책의 내용은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롭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는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더 현실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맥주를 좋아해서 아예 맥주 가게를 차린 그녀들의 창업 이야기에서 가장 부러웠던 것은 세계 각국의 맥주를 만나러 떠난 비즈니스 투어와 맥주축제 등의 이야기였다. 술을 잘 못 먹지만 나는 여행 중에 만나는 특별한 술들은 꼭 맛보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지역마다 나는 전통주라든지 그 지역의 맥주나 수제 맥주 등 평소 맛볼 수 없는 그런 것들은 놓치기 아까운 기회니 말이다. 그래서 양조장 견학이나 와이너리 투어 등도 참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그녀들이 색다른 맥주를 만나러 떠났던 여행 이야기에서는 살짝 흥분되기도 했다. 그녀들이 좋아하는 사워 맥주를 나도 맛보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세탁소옆집에 직접 가서 그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도전은 대단하고 놀라운 일이다. 무모한 도전보다는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여 자신이 좋아하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따져보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삽질은 또 다른 삽질을 부른다. 이 책을 읽고 삽질을 하되 제대로 된 삽질을 할 수 있길 바란다. 이 책은 수많은 사이드 허슬러를 꿈꾸는 이들에게 정보와 아울러 희망을 주는 책일 것이다. 또한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도 귀한 정보들이 곳곳에 숨어 있으니 한 번쯤 읽고 참고하면 좋을 책이다. 또한 창업 이런 거 다 제쳐두고 열정적 에너지와 재미나게 사는 삶을 만나보고 싶은 이들도 읽어보면 흥미로울 책이다.

책장을 덮으며... 내가 잘 할 수 있는 삽질은 뭐가 있을까... 잠시 생각해보게 된다.




삽질은 절대 다 성공하지 않는다. 하지만 삽질 한 번에 배움 한 번은 가능하다. 삽질의 중독성은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삽질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함부로 열지 마시라. 계속하고 싶어질 것이다. 그럼에도 과거로 돌아간다면 우리는 또다시 삽질을 계속할 것이다.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안 생기니까. - P99

세탁소 옆집의 경험과 회사에서 쌓아가는 커리어가 조화를 이룬다면 우리는 성장하고 배우고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 다른 사람들이 느끼지 못했던 감사함을 더 자주 느낄 것이다. 세상만사 계획처럼 돌아가지 않는 건 알았지만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 창의적이고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하는 경험은 더더욱 감사한 덤일 테고. - P259

이 년 동안 우리는 크고 작게 성장했고 다양한 경험을 사람을 통해 얻었다. 세탁소옆집을 운영하지 않았다면 얻지 못할 값진 경험이다. 사이드 허슬을 한다고 했을 때 그냥 파트타임으로 돈을 버는 것이 아닌 미래 가치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우리는 정의했다. 세탁소옆집을 운영하면서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고 생계를 보장받고 있다는 걸 많이 느꼈다. 힘들어서 퇴사를 할 수도 있고 이직을 할 수도 있지만 세탁소옆집을 하면서 돈 버는 게 쉽지 않다고 느꼈고, 나를 고용해주는 회사나 대표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경험이기도 했다.
- P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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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쓸모 - 마케터의 영감노트
이승희 지음 / 북스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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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쓰기"를 좋아했다. 다이어리 쓰기, 편지 쓰기, 소설 쓰기, 필사하기 등...

요즘은 e-북이 나오고 스마트폰 하나로 스케줄 관리나 메모 등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세상은 점점 편리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난 아날로그 방식이 더 좋고 그것을 고집해 오고 있는 편이다. 손으로 직접 쓰는 일이 익숙하고 편해서 어쩌면 핸드폰도 펜이 있는 갤럭시 노트를 고집해 왔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쓰는 것은 내 삶에 늘 익숙한 일이었고 나이가 들면 들수록 나의 기억력도 신뢰성이 떨어져가기 때문에 더 메모하고 기록하는 일에 집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마도 기록에 대한 집착이 더 심해진 것은 엄마의 알츠하이머 진단이 컸던 거 같다. 여행 블로거지만 독서에 대한 기록을 하고 있는 것도 '분명 흥미롭게 읽었는데 어느 순간 그 책의 내용이 전혀 생각나지 않았던 것'이 계기가 되어 훗날 읽었던 책의 내용을 기억하고자 포스팅을 하게 되었다.

<기록의 쓸모>는 기록에 대한 약간의 집착이 있는 내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제목이었다. 제목에서부터 공감할 수 있었고 작가가 말하는 기록의 쓸모는 어떤 것인지 궁금했었다. 마케터로 활동하는 작가의 입장에서 기록의 쓸모는 어떤 것일까... 책장을 펼쳐보니 그녀의 기록의 시작은 "일을 잘하고 싶어서"였다고 한다.

 

 

나는 외출을 할 때 가방에 항상 책 한 권과 수첩을 챙겨 다닌다. 간혹 메모할 노트가 없는 경우에는 폰을 이용해서 순간 스치는 생각이나 아이디어, 정보 등을 메모해 두는 편이다. 찰나에 스치는 생각, 흔히 말하는 영감이 떠오를 때 그것을 기록해 두지 않으면 나중은 없더라는 걸 아니까 말이다. 작가 역시 소소하고 작은 기록들이 남들에게는 쓸데없어 보일지라도 자신에게는 감동을 주기도 하고 언젠가는 그것이 필요한 순간에 빛을 발하게 되는 것을 알기에 꾸준히 기록을 해나간다고 한다. 다이어리를 쓰는 이유는 하루하루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고 내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기록의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가끔 그날의 감정, 날씨에 대한 이야기, 문득 감상적이 되어 끄적이는 낙서들을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들쳐봤을 때 '아... 이 땐 이런 감정이었구나... 내가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하고 새삼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이 작은 이유만으로도 기록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나에게조차 이런 기록들이 나라는 인간을 돌아보고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되는데 하물며 전문적인 직업을 가진 작가의 입장에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록을 수집하는 작가답게 책을 읽다 보면 기억해 두고 싶은 문장들이 보인다. 그리고 작가가 영감을 받고 기록해 두고 싶어서 메모해 두었던 문장들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책의 내용은 대체로 모두 흥미로운 내용이고 공감되는 부분이라 메모도 하고 밑줄도 긋고 인덱스 스티커를 붙이며 읽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을 꼽자면 바로 <나만의 자목련> 글이었다. 삶에서 자목련을 볼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 쉽진 않지만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은 마찬가지였다.

작가는 책에서 받은 위로와 문장을 소개하기도 하고 페이스북이나 영화, 강연 등 일상 곳곳에서 느끼고 영감을 받았던 에피소드들을 소개하고 있다. 내용들을 읽으면서 나는 어땠는가... 문득 생각해 보게 만들기도 했다. 작가는 또 기록자답게 어디에 쓸 것인지, 어떤 도구로 쓸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하고 있다. 꼭 종이에 쓰는 것만이 기록이 아니라 음성메모라든지 핸드폰이나 아이패드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한 메모 역시 기록이기에 자신이 쓰고 활용하기 좋은 것으로 기록하길 권하고 있다.

 

 

기록을 즐겨 하는 입장에서는 함께 공감하며 더 열심히 기록해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울 수 있었던 책이었다면 기록의 습관이 없고 어떻게 기록해야 할지 막막한 이들이라면 이 책은 무엇이든 기록해 보라고 권유하는 책이자 안내서 같은 책일 것이다. 작가의 마지막 말에도 이렇게 쓰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분들에게 어떤 기록이라도 꼭 시작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반드시 촘촘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단한 내용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어쩌면 진정한 기록의 쓸모란 그동안 알지 못했던 '나의 쓸모'를 찾아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모든 기록에 나름의 쓸모가 있듯이 우리에게도 각자의 쓸모가 있을 테니까요."

그 쓸모를 위해 오늘도 기록한다.

나를 성장시키는 자산이 될 것이므로...

모든 기록은 나름의 쓸모가 있다. 내가 찍은 사진, 나의 감정,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게는 충분히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무언가를 자유롭게 만들 용기를 북돋는 것 또한 어엿한 기록의 쓸모일 테니.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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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괜찮아
니나 라쿠르 지음, 이진 옮김 / 든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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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녀가 있다. 세상으로부터 도망치려 하는... 그래서 철저히 혼자가 되려고 하는 한 소녀가.

뉴욕의 시리도록 차가운 겨울보다 더 시린 마음이 되어버린 이 소녀의 마음은 상처와 눈물로 얼룩져 있다.

겨울방학을 맞아 모두가 떠나버린 학교 기숙사에 홀로 남겨진 마린의 현실이 마린이 처한 상황과 마음과 꼭 닮아 있다. 아빠는 모르고 3살에 엄마를 잃고 할아버지와 살아온 마린은 사랑 보다 외로움을 먼저 배운 아이다. 그나마 서로 의지가 되어왔던 할아버지마저 잃게 되면서 마린은 슬픔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상처받기 쉽고 여린 10대의 나이인 마린이 감당하기엔 참으로 버거운 슬픔들. 혼자서 외로움과 슬픔을 감당하며 철저히 혼자가 된 상태에서 자신의 외로움과 삶을 제대로 마주하게 된다. 어릴 적 세상을 떠난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할아버지에게 표현하지도 못하고... 행여 엄마 이야기가 할아버지에게 상처가 되어 할아버지마저 멀어져 버리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참고 살아야 했던 세월. 서로의 의지가 되어 함께 살아가는 할아버지와도 사실은 겉도는 삶을 살아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할아버지는 할아버지대로 자신의 상처와 아픔이 병이 되어 외로움이 만들어낸 허상 속에 살아왔다는 것을 알게 된 마린은 충격과 배신의 마음마저 들게 된다.

작가는 상처받기 쉬운 십대의 그 여린 감성과 복잡한 심경, 심연 깊은 곳에 있는 마린의 고통을 너무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어 읽는 내내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 혼자서 짊어지기엔 너무나 무거운 아픔과 삶의 무게이므로.

 

 

먼 곳에서 날아온 사랑하는, 소중한 친구인 메이블에게마저 자신의 마음을 열지 않고 밀어내기만 하지만 메이블의 존재 자체가 그녀에겐 위로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혹독한 뉴욕의 겨울을 느끼면서도 함께여서 그 추위를 견딜 수 있었던 것처럼... 혼자가 아니라는 그 자체만으로도 견딜 힘이 되는 것이다. 매서운 뉴욕의 겨울을 표현하면서 눈이 내리는 장면이 나올 때면 그래도 따뜻함이 느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눈은 포근하고 따뜻한 이미지인 것처럼 찬서리 내린 마린의 마음에 포근한 눈과 같이 감싸줄 수 있는 존재가 바로 메이블이라는 사실을.

 

 

고통의 시간 속에 자신을 마주하고 자신의 외로움의 근원과 마주하면서 마린은 성장하게 된다. 슬프고 안타깝기만 했던 전체적인 책의 분위기가 마지막에 가서는 희망을 보게 되고 기쁨을 가져다준다. 책을 읽으면서 마린을 다독이고 싶었고 수없이 "괜찮아~ 괜찮을 거야"라고 말해주고 싶었는데 그런 마음속 응원이 통한 것처럼 희망을 발견하게 된다. 삶이 고통스럽고 혼란스럽고 슬플지라도 포기해선 안 된다는 것을 이 책에서는 보여주고 있다. 슬픔의 바닥까지 갔다면 다시금 박차고 일어나야 하는 것이다. 마린은 메이블을 비롯해 주변의 마린을 사랑하는 이들이 있기에 이 모든 것이 가능했다. 문득 "사람이 희망이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한 사람의 일생이 상처나 고통 없이 어찌 살아갈 수 있겠는가. 슬픔의 늪에서, 터널을 지나 우리는 그렇게 성장하고 성숙하면서 어른이 되어가는 거다.

흔히 쓰는 "괜찮아요~"라는 말은 어쩌면 "사실은 나 괜찮지 않아요~"라는 말일지도 모른다. 스스로 "괜찮아요"라고 말함으로 자신을 다독이며 괜찮아지겠지... 하는 주문 같은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작가의 섬세한 문장으로 마린의 감정을 책을 통해 오롯이 느낄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그 절망 끝에는 괜찮아지게 하는 사랑과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가슴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복잡한 감정 속에서 흔들리며 살아가는 십 대들에게 전하고 싶은 책이다.

2018년 미국도서관협회에서 한 해 가장 훌륭한 청소년 소설에 주는 <프린츠상>을 수상한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또한 상처와 고통 속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이들에게 위로가 될 책이라 생각한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는 시인의 말처럼 수없이 흔들리고 혼란을 겪으면서 성장하고 나아갈 수 있기에 이 책이 마린과 같은 시기를 지나는 이들에게 힘이 되어 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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