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문학동네 청소년 66
이꽃님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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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오

엄마와 단둘이 살면서 유도를 하는 하지오.

아빠는 죽은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어느 날 엄마의 깊은 병환으로 갑작스럽게 정주에 사는 아빠에게 보내져 함께 살게 된다.

열일곱에 미혼모가 된 엄마를 떠나 낯선 동네, 낯선 아빠라는 존재와 함께 살아가게 되는 열일곱의 하지오.




유찬

화재사건으로 부모님을 잃고 할머니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유찬.

부모님 장례식장에서 다른 사람들의 속마음이 들리는 일을 겪게 된 이후부터 온종일 사람들의 속마음을 들어야 하는 괴로움으로 이어폰을 꽂고 공부에 몰입하는 전교 1등

전학 온 하지오가 곁에 있으면 사람들의 속마음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어 유찬은 하지오에게 다가간다.



무르익은 여름의 기세가 조금씩 꺾이는 늦여름, 이꽃님 작가의 장편소설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가 출간된다.

출간을 앞두고 북클럽활동으로 먼저 받은 티저북.

여름이란 계절은 이상한 힘이 있다.

그리움 설렘 아득함... 무언가...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그런 계절.

그래서일까... 여름을 소재로, 여름이 들어가는 제목의 소설들을 좋아한다.


이꽃님 작가의 책을 처음 접한 게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였다.


청소년문학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꽃님 작가지만 워낙 인상적이고 기대되는 한국문학의 작가님이라 이번 신작은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작가는 청소년 시기에 알아야 할 것들, 고민되는 부분, 청소년 시기에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다양한 방식의 소설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이번에는 열일곱 여름, 풋풋한 첫사랑 같은 이야기라는 점이 더욱 기대되고 설레게 하는 부분이다.




주인공 하지오와 유찬은 서로 각자 가정의 아픔을 가진 아이들이다.

그들이 우연히 만나 펼쳐지는 여름 이야기는 티저북 100페이지를 순식간에 다 읽을 정도로 흥미롭고 재미났다.

믿고 읽는 이꽃님 작가의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유찬의 부모님 화재사건의 전말이 드러날 것인지, 하지오와 유찬은 서로의 상처와 아픔을 보듬으며 서로에게 치유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인지...

제목부터 너무 설레지 않는가!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무슨 일이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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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쿠쿠 랜드
앤서니 도어 지음, 최세희 옮김 / 민음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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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700년의 시간

5명의 인물

그리고

8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이야기는

한 권의 책으로 귀결된다.


앤서니 도어 작가가 <클라우드 쿠쿠 랜드>에서 말하고자 한 가장 핵심이 바로 아래의 이 문장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말을 아니? 안식처.

문서 - 한 권의 책 -는 앞서 산 사람들의 기억이 담긴 안식처야.

영혼이 먼 길을 떠난 후에도 기억이 그 자리에 영원히 남게 하는 방법이지.

.

하지만 책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죽는다.

불에 타거나 홍수에 쓸리거나 벌레들의 먹이가 되기도 하고,

또 변덕스러운 폭군을 만나면 죽기도 한다.

보호하지 않으면 책은 세계 밖으로 빠져나가 버려.

그리고 책이 세계 박으로 사라질 때, 기억은 다시 한번 죽는다.

p.77 - 78 클라우드 쿠쿠 랜드


유실된 그리스 산문 설화 <클라우드 쿠쿠 랜드>는 안토니우스 디오게네스가 하늘에 떠 있는 유토피아 도시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양치기의 이야기를 쓴 작품으로 집필 시기는 서기 1세기 말경으로 추정된다. p. 18

책의 첫 이야기 주인공은 콘스턴스.

더 이상 살 수 없이 황폐해진 지구를 떠나 새로운 터전을 찾기 위해 우주선 아르고스호에 탑승한지 65년째. 열네 살의 소녀 콘스턴스는 전염병이 퍼진 우주선 안에 살아남은 유일한 존재다.

그리고 2020년의 시간으로 돌아간다. 또한 15세기 중반 콘스탄티노플의 안나가 있다. 이렇듯 이야기는 700여 년의 시간을 오가며 각각의 인물들의 서사를 풀어놓는데 처음에는 각기 다른 인물의 이야기들이 서로 연결점이 없어서 약간 혼란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700년의 시간 속에 과거와 미래,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시대적 상황 속 5명이 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어느 정도 읽다 보면 그 스토리들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 수 있다. 또한 이 인물들 서사의 중심은 양치기 아이톤이 어쩌다 당나귀가 되었다가 그다음엔 물고기가 되어 바야흐로 거대한 바다 괴물의 배 속을 헤엄치면서 자길 먹으려는 짐승들을 피해 세상의 대륙들을 여행하고 있다는 다소 황당한 이야기인 <클라우드 쿠쿠 랜드>라는 점이다.

안나, 마리아, 오메이르, 지노, 렉스, 콘스턴스, 시모어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 속에서 각기 다른 감정들을 느꼈다.

안나는 쉰네 살의 5월, 한 해의 가장 화창한 날 외양간 옆 나무 그루터기에 기대어 세 아들이 곁을 지키는 가운데 죽음을 맞았다. 어린 나이에 언니를 잃고 고아가 된 채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클라우드 쿠쿠 랜드와 같은 세계를 꿈꾸며 용기와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안나.

그녀는 오메이르를 만나 행복했을까...

아픈 아들을 품에 안고 그녀는 십 년도 더 전에 이곳까지 오는 여행길에서 그들을 구해 준 것처럼 그들의 아들 또한 구해 줄 것이라 믿는 오메이르의 마음을 헤아려 <클라우드 쿠쿠 랜드> 필사본에 쓰인 대로 읽으며 일부는 기억에 의존해 읽어 나간다.

안나에게 있어 <클라우드 쿠쿠 랜드> 필사본은 희망이자 반드시 지켜내야 할 삶의 버팀목이었을 것이다. 그러한 안나의 마음을 알기에 오메이르는 책을 지키기 위해, 안나를 위해 머나먼 여정을 떠난다.

1950년대 한국전쟁에 참여하여 중공군의 포로가 된 지노. 거기에서 만난 영국군 포로 렉스.

전쟁 이후 각자의 삶으로 돌아갔지만 렉스에 대한 그리움과 마음은 한결같았을 것이다.

렉스는 이집트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파피루스를 조사하던 중 심장마비로 사망하게 된다.

86세의 노인이 된 지노는 너무 늦은 후회를 하게 된다.

사랑한다고 말했어야 했다고. 닿지도 못하는 그의 절절한 고백은 너무나 가슴 아프고 안타까웠다.

지금도 성 소수자들에 대한 시선이 좋지 않으니 당시의 지노에겐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사랑했지만 숨겨두었던 그 마음을 결국 렉스에게 전하지도 못한 채 그는 때늦은 후회를 하고 만다. 그리고 얼마 후 도서관에서 <클라우드 쿠쿠 랜드> 연극 공연을 앞두고 테러리스트(시모어)로부터 다섯 명의 아이를 보호하다가 사망하게 된다.



폐허가 되어 더 이상 살지 못하는 지구를 떠나 우주선에 오른 사람들. 아르고스호에는 여든여섯 명이 산다. 예순 명은 우주선 안에서 태어났다. 콘스턴스의 아버지를 포함해 스물세 명만이 지구를 기억한다.

콘스턴스는 지구에 관한 정보와 궁금한 모든 자료들을 인공지능인 시빌을 통해 접한다.

이 책은 2146의 이야기로 막을 내린다.

2023년을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콘스턴스의 이야기는 조금 두려움과 공포로 느껴지기도 했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의 지구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상상하면서 말이다.

어떻게 보면 소설 속 상황이 미래의 현실이 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어쩌면 더 상황이 나빠질 수도 있을 것이고.

미래의 세대에게 지금 우리가 보고 느끼고 살아가고 있는 이 모든 것들을 함께 나누며 미래의 유산으로 전해주길 바란다면 우리의 삶도 조금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작가는 클라우드 쿠쿠 랜드를 통해 소외되고 고통받는 이들의 삶과 그럼에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버텨내며 지켜온, 책이라는 소재를 통해 독자로 하여금 많은 생각과 반성 그리고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1439년부터 2146년의 시간,

5명의 인생이 한 권의 책으로 귀결되는 거대한 서사가 큰 감동으로 다가오는 책이었다.

궁극적으로 이야기와 책이 가진 힘이 얼마나 큰 지 느끼게 한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초반에 다소 어수선하고 몰입되지 않았던 부분들이 정리가 된다.

마지막까지 힘을 잃지 않는 책. 이것이 앤서니 도어 작가의 힘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두 번째 읽으면 오히려 놓쳤던 많은 부분들이 눈에 들어올 그런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민음사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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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지나쳤던 우리동네 독립운동가 이야기
유정호 지음 / 믹스커피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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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크게 아프지도, 며칠 고생만 하고 끝나는 거 같더니 어째 나만 심하게 앓은 거 같은 코로나. 격리해제일이 거의 다 되어서야 어느 정도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밀린 책들을 쌓아두고 격파하듯 읽어나가기 시작했는데 <무심코 지나쳤던 우리동네 독립운동가 이야기> 역시 흥미롭게 술술 읽혔던 책이다. 

제목 그대로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쓴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모아서 만든 책인데 유정호 작가는 역사 선생님으로 이 책 이전에 <1일 1페이지 조선사 365>를 통해 알게 된 작가이다. 이번에는 광복절에 맞춰 우리동네 독립운동가 이야기를 책을 냈다.

책을 다 읽고 났을 때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이 책이 광복절에 맞춰 나올 것이 아니라 한 달 정도 전에 나왔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래야 조금 더 알려져 광복절 즈음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더 많이 읽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책의 내용은 우리의 역사를 보다 이해하기 쉽고 재미나게 알려주기 위해 애쓴 흔적들이 보인다. 아무래도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기에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읽었을 때 재미나고 이해되기 쉽도록 썼고 구성도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어 있어 보기 편했다. 

<무심코 지나쳤던 우리동네 독립운동가 이야기>의 목차만 봐도 이 책에 소개되는 인물들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 누구나 잘 아는 인물이 있는가 하면 처음 들어보는 인물도 있고 유명해서 잘 알고 있었지만 독립운동을 하는 가운데 있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나 숨은 이야기 등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어 흥미로웠다. 또한 마지막에 가서는 친일파도 잊지 말자는 의미로 대표적인 친일파 인물들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에 소개된 독립운동가들은 모두 어딘가에 동상이 세워진 인물이라는 점이다. 

직접 찾아가 보기에도 좋도록 동상의 위치도 안내하고 있고 각 인물들의 연보도 마지막에 정리해 두고 있다. 

맨 처음 등장하는 인물이 강우규라는 독립운동가인데 나는 이 인물은 알지 못했다. 65세 노인의 몸으로 나라의 독립을 위해 싸운 이야기들은 굉장한 감동을 주었다. 박경리 소설 <토지>에서도 강우규 이야기를 실을 정도였다니 우리나라 독립운동가로 아주 유명한 분이셨던 것이다. 66세의 나이로 서대문형무소 교수대에서 순국하기 전 청년들에게 남긴 말이 깊은 감동과 함께 나라의 독립을 위해 싸운 독립운동가들의 한결같은 마음이 아닐까 싶어 숙연해졌다.


내가 죽는다고 조금도 어쩌지 말아라. 내 평생 나라를 위해 한 일이 아무것도 없음이 도리어 부끄럽다. 내가 자나 깨나 잊을 수 없는 건 우리 청년들의 교육이다. 내가 죽어서 청년들의 가슴에 조그마한 충격이라도 줄 수 있다면 그건 내가 소원하는 일이다. 언제든지 눈을 감으면 쾌활하고 용감히 살려는 전국 방방곡곡의 청년들의 눈앞에 선하다. p. 24


나라의 독립을 위한 일에는 나이도, 학벌도 그 어떤 것도 걸림돌이 되지 않음을 강우규 독립운동가를 통해 느끼게 된다. 그의 동상은 서울역 앞에 있다고 하니 다음에 기차를 타고 서울여행을 가게 된다면 강우규 독립운동가의 동상은 꼭 만나보리라 다짐했다. 


독립운동을 하다가 여순 감옥에 갇힌 안중근에게 그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는 "옳은 일을 하고 받는 형(形)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걸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게 어미에 대한 효도다."라고 말한 뒤 순국한 아들의 뜻을 이어 독립운동을 한 인물이다. 위대한 독립운동가 안중근에게는 더 대단한 어머니가 있었다는 사실.


안창호는 일평생을 "나 하나를 건전한 인격으로 만드는 게 우리 민족을 건전하게 하는 유일한 길이다"라고 강조했다.

p. 264


우리 말글을 목숨처럼 지킨 한글학자인 최현배 선생은 울산 출신이다. 울산 중구 병영에 가면 외솔 최현배 선생을 기념하는 외솔기념관이 있다. 매년 10월 한글날 즈음이면 외솔 최현배 선생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리곤 한다. 아마도 울산 사람은 최현배 선생이 한글을 목숨처럼 아낀 위대한 독립운동가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다른 지역 사람들은 낯선 인물일 수도 있을 거 같다. 이 책에서 최현배 선생의 이야기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최현배 선생의 업적 중 대표적인 업적이 바로 가로쓰기이다. 한글을 대중화하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 데에는 최현배 선생의 역할이 크다.


언어라는 것은 정신적 산물이다. 민족의 정신생활은 그 특유의 언어를 낳고, 그 언어는 그 민족의 정신을 도야하며, 민족감을 공고히 결합하는 것이다."라며 우리의 얼이 깃든 언어를 사용하는 게 민족정신을 바로 세우는 일이라고 봤다.

그리고 오랜 연구로 우리의 얼이 깃든 단어를 찾아내고 만들어냈다. 일본어 벤또를 도시락으로 후미끼리를 건널목으로 바꿨으며, 짝수. 홀수. 덧셈. 뺄셈과 같은 새로운 한글 단어를 만들었다.

광복 이전처럼 꽃잎을 화판, 암술을 자예, 수술을 웅예라고 불러야 한다고 상상해보면, 최현배의 업적이 너무도 위대하고 또 고맙게 느껴진다. 더불어 우리말이 이토록 아름답다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p. 332


외솔기념관도 가보고 최현배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많이 들었지만 약간 막연하게 느껴지는 인물이었는데 이 책의 내용들을 읽으며 최현배 선생이 어떤 인물이었고 어떤 업적들을 이루어 냈는지 잘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아마도 올해 한글날에는 최현배 선생이 더 새롭게 느껴질 것만 같다. 

마지막으로 친일파에 대한 이야기는 누군가는 자신의 목숨도 아끼지 않고 나라를 위해 기꺼이 던지는데 그들이 말하는 친일파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들은 그저 핑계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400페이지가 넘는 두께의 책이지만 재미나게 읽히는 책이다. 

친일파는 모르더라도 나라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버린, 독립운동가들은 우리가 꼭 기억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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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스트레스 상담소 - 행복한 고양이를 만드는 40가지 매뉴얼
비마이펫 지음, 수의사 기역 감수 / 허밍버드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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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집사로 살아온 세월 어언~ 13년 차

제법 오랜 세월을 고양이와 함께 살아오면서 이제는 고양이가 없던 시절로 돌아갈 수 없을 만큼 내 삶에 고양이는 큰 존재가 되어버렸다.

고양이 집사들에겐 고양이 관련 책들이 나올 때마다 반가운 마음이다.

고양이에 관한 정보책들은 물론이고 누군가가 쓴 자신의 고양이 이야기일지라도 집사들은 함께 읽으며 공감하고 때론 눈물짓고 함께 웃으며 마치 나의 이야기인 것처럼 느끼게 마련이니까.

이번에 허밍버드 출판사에서 나온 <고양이 스트레스 상담소>는 국내 대표 반려동물 지식채널 '비마이펫'에서 고양이의 스트레스에 관한 내용을 중점으로 다룬 반려묘 행동 안내서이다.

고양이 집사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 보고 생각해 봤을 질문.

'내 고양이는 행복할까?'

함께 살아가고 있는 반려동물이지만 내 고양이들이 스트레스 상황 속에 놓이지 않고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집사 13년 차라면 이제 어느 정도 고양이에 대해서 잘 안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양이라는 생명체는 신비롭고 연구 대상이다. 참 많은 것을 느끼게 하고 고양이들의 행동을 보면서 삶의 철학을 배우게 되니 말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것보다도 고양이 집사로서 잘 하고 있는지, 책을 통해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목차만 봐도 고양이 집사라면 궁금해하는 부분들과 알아두어야 할 중요한 부분들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도 귀여운 캐릭터 그림과 친절한 설명이 곁들여져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고양이 스트레스 케어 지침서이다. 

밑줄 그어가며 내가 놓쳤던 부분도 챙겨 읽기도 하고 그나마 13년 차 고양이 집사로 부끄럽지 않을 수준으로 아이들의 표정과 행동에서 원하는 것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고양이들이 싫어하는 행동들, 어떤 환경을 조성해야 고양이들이 편안하고 행복하게 느끼는지 등에 대해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몰랐던 고양이의 마음도 조금 더 이해하게 되기도 하고. 

특히 다묘가정인 나의 경우에는 각자 사연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 한 가족이 되기까지 어려움도 많았고 초보 집사로 시행착오도 참 많이 겪었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미리 공부하지 않고 무턱대고 고양이 집사가 되기로 한 그때 시절이 생각나기도 했다. 

유기묘의 입양과 기존에 고양이가 있는 집에 새로운 식구를 들이는 과정에서 합사 등에 어려움을 몸소 겪어본 입장에서는 합사에 관한 챕터는 정말 중요하고 미리 알아두어야 할 부분이기 때문에 초보 고양이 집사는 물론이고 고양이를 식구로 맞고 싶어 하는 이라면 미리 읽어두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이제는 거의 노령묘가 되어버린 우다다패거리들의 남은 삶을 위해서라도 스트레스 덜 받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명 같은 묘연으로 만났으니 그 묘연이 끝날 때까지 함께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책의 내용을 꼼꼼하게 읽고 체크해 두었다.

이제는 심박수와 호흡수도 체크해야 하고 몸무게가 줄어드는지, 평소와 달라진 행동은 없는지 등 세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는 나이가 되어버린 나의 고양이들.

그래서 이 책은 고양이 집사인 나의 삶을 돌아보게 만들었고 앞으로 어떻게 케어해야 할지에 대해 해답을 주는 책이었다.

고양이 집사들은 냥이들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알아두어야 할 필독서이자 앞으로 고양이 집사가 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도 고양이 집사 준비서로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그 옛날 나처럼 무턱대고 고양이 집사가 되어 우왕좌왕하는 일 없이 미리 공부하고 준비해서 운명 같은 묘연을 만나길...


<협찬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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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름은 어디에
재클린 부블리츠 지음, 송섬별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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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고 보니 표지 아래쪽에

"오해 마시라.

이 소설은 죽은 소녀를 다룬 추리물과 전혀 다르다."

라고 적혀 있다. 

그리고 1장을 펼치면 첫 문장이


"내가 죽게 될 도시에 대해 처음 알게 된 사실이 뭔지 알아?"

라고 쓰여있다. 그러니까 책의 주인공이 곧 죽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걸 주인공이 알고 있다?

그렇다. 책 속의 주인공 앨리스 리는 자신이 죽게 된다는 걸 알고 있고 자신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책에서 할 예정이다.

본문 내용에서처럼 누구인지도 모를 사체를 통해 죽은 자를 분석하고 추측하는 대신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독자로 하여금 책 속 주인공 본인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을 취한다는 점이 이 책의 포인트다.




살인 사건은 분명 일어났고 그걸 해결하는 수사나 범인을 추적하는 추리소설이 아니라 <네 이름은 어디에> 작가인 재클린 부블리츠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 사건을 접근하고 있다.

직접 피해를 당한 주인공이 자신이 겪었던 상황과 감정들을 누군가에게 전하는 방식으로 풀어놓은 소설이라는 점에서 일반 추리소설과는 관점 자체가 확연히 다르다.

그래서 색다르고 이색적이고 인상적이며 책을 덮고 났을 때에도 긴 여운이 남는 소설이었다.

갈수록 무서워지고 범죄도 대담해지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세상 속에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여성들이 얼마나 많을까... 주목받지도 못하고 금세 잊히는 희생자들.

오히려 범죄를 저지른 범인들은 오래오래 회자되고 각인되어 입에 오르내리는 세상을 보며 작가는 이 책에서 말하고 싶어 한다. 피의자가 아닌, 피해자를 기억하길





<네 이름은 어디에>의 주인공이자 피해자인 앨리스 리는 위스콘신의 작은 마을에서 600달러와 라이카 카메라 하나를 들고 무작정 뉴욕으로 온다. 같은 날 호수 멜버른에서 사랑의 아픔을 가지고 뉴욕으로 온 루비.

이 둘의 접점은 전혀 없으나 앨리스 리가 허드슨 강가에서 강간당한 후 살해당한 현장을 처음 목격하는 것이 루비가 되면서 둘은 하나의 끈으로 연결되어 끝까지 이야기를 끌어간다.

나이도 다르고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이인 앨리스와 루비지만 그녀들의 공통점은 꿈을 안고 뉴욕으로 왔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미래를 꿈꾸며 찾아온 도시 뉴욕에서 꿈을 채 피워보기도 전에 죽어버린 앨리스. 사랑이라고 믿었던 사람에게서 배신을 당하고 여전히 외롭고 갈팡질팡하는 루비의 삶에 앨리스의 죽음이 깊숙하게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결국 앨리스의 죽음을 통해 루비는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앨리스를 죽인 범인도 찾게 되고.

비록 만난 적 없고 대화를 실제로 나눈 적 없는 두 사람이지만 이 둘의 이야기가 잔잔한 울림과 감동을 준다.

책 중간중간에 아름다운 문장들도 많고 기억해 두고 싶은 문장들도 많았다.

강간, 살인, 피해자 신분 미상

어떻게 보면 잔혹하고 미스터리한 스릴러 소설이 될 수도 있는 소재이지만 전혀 상반되게 서정적이며 가슴 아프게 파동을 주는 소설로 만들었다. 그래서 너무도 인상적이었던 <네 이름은 어디에>

범죄가 일어나는 곳에서 대부분의 희생자들은 여자와 노약자들이다. 작가는 이러한 사회적 비판과 함께 살인사건이라는 소재를 통해 죽은 자의 입장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추리소설보다 아름답고 인상적이며 몰입하며 읽었던 책이다.


<협찬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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