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의 쓸모 - 마케터의 영감노트
이승희 지음 / 북스톤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어릴 적부터 "쓰기"를 좋아했다. 다이어리 쓰기, 편지 쓰기, 소설 쓰기, 필사하기 등...

요즘은 e-북이 나오고 스마트폰 하나로 스케줄 관리나 메모 등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세상은 점점 편리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난 아날로그 방식이 더 좋고 그것을 고집해 오고 있는 편이다. 손으로 직접 쓰는 일이 익숙하고 편해서 어쩌면 핸드폰도 펜이 있는 갤럭시 노트를 고집해 왔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쓰는 것은 내 삶에 늘 익숙한 일이었고 나이가 들면 들수록 나의 기억력도 신뢰성이 떨어져가기 때문에 더 메모하고 기록하는 일에 집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마도 기록에 대한 집착이 더 심해진 것은 엄마의 알츠하이머 진단이 컸던 거 같다. 여행 블로거지만 독서에 대한 기록을 하고 있는 것도 '분명 흥미롭게 읽었는데 어느 순간 그 책의 내용이 전혀 생각나지 않았던 것'이 계기가 되어 훗날 읽었던 책의 내용을 기억하고자 포스팅을 하게 되었다.

<기록의 쓸모>는 기록에 대한 약간의 집착이 있는 내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제목이었다. 제목에서부터 공감할 수 있었고 작가가 말하는 기록의 쓸모는 어떤 것인지 궁금했었다. 마케터로 활동하는 작가의 입장에서 기록의 쓸모는 어떤 것일까... 책장을 펼쳐보니 그녀의 기록의 시작은 "일을 잘하고 싶어서"였다고 한다.

 

 

나는 외출을 할 때 가방에 항상 책 한 권과 수첩을 챙겨 다닌다. 간혹 메모할 노트가 없는 경우에는 폰을 이용해서 순간 스치는 생각이나 아이디어, 정보 등을 메모해 두는 편이다. 찰나에 스치는 생각, 흔히 말하는 영감이 떠오를 때 그것을 기록해 두지 않으면 나중은 없더라는 걸 아니까 말이다. 작가 역시 소소하고 작은 기록들이 남들에게는 쓸데없어 보일지라도 자신에게는 감동을 주기도 하고 언젠가는 그것이 필요한 순간에 빛을 발하게 되는 것을 알기에 꾸준히 기록을 해나간다고 한다. 다이어리를 쓰는 이유는 하루하루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고 내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기록의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가끔 그날의 감정, 날씨에 대한 이야기, 문득 감상적이 되어 끄적이는 낙서들을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들쳐봤을 때 '아... 이 땐 이런 감정이었구나... 내가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하고 새삼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이 작은 이유만으로도 기록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나에게조차 이런 기록들이 나라는 인간을 돌아보고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되는데 하물며 전문적인 직업을 가진 작가의 입장에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록을 수집하는 작가답게 책을 읽다 보면 기억해 두고 싶은 문장들이 보인다. 그리고 작가가 영감을 받고 기록해 두고 싶어서 메모해 두었던 문장들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책의 내용은 대체로 모두 흥미로운 내용이고 공감되는 부분이라 메모도 하고 밑줄도 긋고 인덱스 스티커를 붙이며 읽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을 꼽자면 바로 <나만의 자목련> 글이었다. 삶에서 자목련을 볼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 쉽진 않지만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은 마찬가지였다.

작가는 책에서 받은 위로와 문장을 소개하기도 하고 페이스북이나 영화, 강연 등 일상 곳곳에서 느끼고 영감을 받았던 에피소드들을 소개하고 있다. 내용들을 읽으면서 나는 어땠는가... 문득 생각해 보게 만들기도 했다. 작가는 또 기록자답게 어디에 쓸 것인지, 어떤 도구로 쓸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하고 있다. 꼭 종이에 쓰는 것만이 기록이 아니라 음성메모라든지 핸드폰이나 아이패드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한 메모 역시 기록이기에 자신이 쓰고 활용하기 좋은 것으로 기록하길 권하고 있다.

 

 

기록을 즐겨 하는 입장에서는 함께 공감하며 더 열심히 기록해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울 수 있었던 책이었다면 기록의 습관이 없고 어떻게 기록해야 할지 막막한 이들이라면 이 책은 무엇이든 기록해 보라고 권유하는 책이자 안내서 같은 책일 것이다. 작가의 마지막 말에도 이렇게 쓰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분들에게 어떤 기록이라도 꼭 시작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반드시 촘촘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단한 내용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어쩌면 진정한 기록의 쓸모란 그동안 알지 못했던 '나의 쓸모'를 찾아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모든 기록에 나름의 쓸모가 있듯이 우리에게도 각자의 쓸모가 있을 테니까요."

그 쓸모를 위해 오늘도 기록한다.

나를 성장시키는 자산이 될 것이므로...

모든 기록은 나름의 쓸모가 있다. 내가 찍은 사진, 나의 감정,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게는 충분히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무언가를 자유롭게 만들 용기를 북돋는 것 또한 어엿한 기록의 쓸모일 테니.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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