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지나쳤던 우리동네 독립운동가 이야기
유정호 지음 / 믹스커피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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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크게 아프지도, 며칠 고생만 하고 끝나는 거 같더니 어째 나만 심하게 앓은 거 같은 코로나. 격리해제일이 거의 다 되어서야 어느 정도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밀린 책들을 쌓아두고 격파하듯 읽어나가기 시작했는데 <무심코 지나쳤던 우리동네 독립운동가 이야기> 역시 흥미롭게 술술 읽혔던 책이다. 

제목 그대로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쓴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모아서 만든 책인데 유정호 작가는 역사 선생님으로 이 책 이전에 <1일 1페이지 조선사 365>를 통해 알게 된 작가이다. 이번에는 광복절에 맞춰 우리동네 독립운동가 이야기를 책을 냈다.

책을 다 읽고 났을 때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이 책이 광복절에 맞춰 나올 것이 아니라 한 달 정도 전에 나왔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래야 조금 더 알려져 광복절 즈음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더 많이 읽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책의 내용은 우리의 역사를 보다 이해하기 쉽고 재미나게 알려주기 위해 애쓴 흔적들이 보인다. 아무래도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기에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읽었을 때 재미나고 이해되기 쉽도록 썼고 구성도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어 있어 보기 편했다. 

<무심코 지나쳤던 우리동네 독립운동가 이야기>의 목차만 봐도 이 책에 소개되는 인물들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 누구나 잘 아는 인물이 있는가 하면 처음 들어보는 인물도 있고 유명해서 잘 알고 있었지만 독립운동을 하는 가운데 있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나 숨은 이야기 등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어 흥미로웠다. 또한 마지막에 가서는 친일파도 잊지 말자는 의미로 대표적인 친일파 인물들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에 소개된 독립운동가들은 모두 어딘가에 동상이 세워진 인물이라는 점이다. 

직접 찾아가 보기에도 좋도록 동상의 위치도 안내하고 있고 각 인물들의 연보도 마지막에 정리해 두고 있다. 

맨 처음 등장하는 인물이 강우규라는 독립운동가인데 나는 이 인물은 알지 못했다. 65세 노인의 몸으로 나라의 독립을 위해 싸운 이야기들은 굉장한 감동을 주었다. 박경리 소설 <토지>에서도 강우규 이야기를 실을 정도였다니 우리나라 독립운동가로 아주 유명한 분이셨던 것이다. 66세의 나이로 서대문형무소 교수대에서 순국하기 전 청년들에게 남긴 말이 깊은 감동과 함께 나라의 독립을 위해 싸운 독립운동가들의 한결같은 마음이 아닐까 싶어 숙연해졌다.


내가 죽는다고 조금도 어쩌지 말아라. 내 평생 나라를 위해 한 일이 아무것도 없음이 도리어 부끄럽다. 내가 자나 깨나 잊을 수 없는 건 우리 청년들의 교육이다. 내가 죽어서 청년들의 가슴에 조그마한 충격이라도 줄 수 있다면 그건 내가 소원하는 일이다. 언제든지 눈을 감으면 쾌활하고 용감히 살려는 전국 방방곡곡의 청년들의 눈앞에 선하다. p. 24


나라의 독립을 위한 일에는 나이도, 학벌도 그 어떤 것도 걸림돌이 되지 않음을 강우규 독립운동가를 통해 느끼게 된다. 그의 동상은 서울역 앞에 있다고 하니 다음에 기차를 타고 서울여행을 가게 된다면 강우규 독립운동가의 동상은 꼭 만나보리라 다짐했다. 


독립운동을 하다가 여순 감옥에 갇힌 안중근에게 그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는 "옳은 일을 하고 받는 형(形)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걸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게 어미에 대한 효도다."라고 말한 뒤 순국한 아들의 뜻을 이어 독립운동을 한 인물이다. 위대한 독립운동가 안중근에게는 더 대단한 어머니가 있었다는 사실.


안창호는 일평생을 "나 하나를 건전한 인격으로 만드는 게 우리 민족을 건전하게 하는 유일한 길이다"라고 강조했다.

p. 264


우리 말글을 목숨처럼 지킨 한글학자인 최현배 선생은 울산 출신이다. 울산 중구 병영에 가면 외솔 최현배 선생을 기념하는 외솔기념관이 있다. 매년 10월 한글날 즈음이면 외솔 최현배 선생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리곤 한다. 아마도 울산 사람은 최현배 선생이 한글을 목숨처럼 아낀 위대한 독립운동가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다른 지역 사람들은 낯선 인물일 수도 있을 거 같다. 이 책에서 최현배 선생의 이야기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최현배 선생의 업적 중 대표적인 업적이 바로 가로쓰기이다. 한글을 대중화하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 데에는 최현배 선생의 역할이 크다.


언어라는 것은 정신적 산물이다. 민족의 정신생활은 그 특유의 언어를 낳고, 그 언어는 그 민족의 정신을 도야하며, 민족감을 공고히 결합하는 것이다."라며 우리의 얼이 깃든 언어를 사용하는 게 민족정신을 바로 세우는 일이라고 봤다.

그리고 오랜 연구로 우리의 얼이 깃든 단어를 찾아내고 만들어냈다. 일본어 벤또를 도시락으로 후미끼리를 건널목으로 바꿨으며, 짝수. 홀수. 덧셈. 뺄셈과 같은 새로운 한글 단어를 만들었다.

광복 이전처럼 꽃잎을 화판, 암술을 자예, 수술을 웅예라고 불러야 한다고 상상해보면, 최현배의 업적이 너무도 위대하고 또 고맙게 느껴진다. 더불어 우리말이 이토록 아름답다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p. 332


외솔기념관도 가보고 최현배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많이 들었지만 약간 막연하게 느껴지는 인물이었는데 이 책의 내용들을 읽으며 최현배 선생이 어떤 인물이었고 어떤 업적들을 이루어 냈는지 잘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아마도 올해 한글날에는 최현배 선생이 더 새롭게 느껴질 것만 같다. 

마지막으로 친일파에 대한 이야기는 누군가는 자신의 목숨도 아끼지 않고 나라를 위해 기꺼이 던지는데 그들이 말하는 친일파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들은 그저 핑계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400페이지가 넘는 두께의 책이지만 재미나게 읽히는 책이다. 

친일파는 모르더라도 나라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버린, 독립운동가들은 우리가 꼭 기억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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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스트레스 상담소 - 행복한 고양이를 만드는 40가지 매뉴얼
비마이펫 지음, 수의사 기역 감수 / 허밍버드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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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집사로 살아온 세월 어언~ 13년 차

제법 오랜 세월을 고양이와 함께 살아오면서 이제는 고양이가 없던 시절로 돌아갈 수 없을 만큼 내 삶에 고양이는 큰 존재가 되어버렸다.

고양이 집사들에겐 고양이 관련 책들이 나올 때마다 반가운 마음이다.

고양이에 관한 정보책들은 물론이고 누군가가 쓴 자신의 고양이 이야기일지라도 집사들은 함께 읽으며 공감하고 때론 눈물짓고 함께 웃으며 마치 나의 이야기인 것처럼 느끼게 마련이니까.

이번에 허밍버드 출판사에서 나온 <고양이 스트레스 상담소>는 국내 대표 반려동물 지식채널 '비마이펫'에서 고양이의 스트레스에 관한 내용을 중점으로 다룬 반려묘 행동 안내서이다.

고양이 집사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 보고 생각해 봤을 질문.

'내 고양이는 행복할까?'

함께 살아가고 있는 반려동물이지만 내 고양이들이 스트레스 상황 속에 놓이지 않고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집사 13년 차라면 이제 어느 정도 고양이에 대해서 잘 안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양이라는 생명체는 신비롭고 연구 대상이다. 참 많은 것을 느끼게 하고 고양이들의 행동을 보면서 삶의 철학을 배우게 되니 말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것보다도 고양이 집사로서 잘 하고 있는지, 책을 통해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목차만 봐도 고양이 집사라면 궁금해하는 부분들과 알아두어야 할 중요한 부분들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도 귀여운 캐릭터 그림과 친절한 설명이 곁들여져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고양이 스트레스 케어 지침서이다. 

밑줄 그어가며 내가 놓쳤던 부분도 챙겨 읽기도 하고 그나마 13년 차 고양이 집사로 부끄럽지 않을 수준으로 아이들의 표정과 행동에서 원하는 것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고양이들이 싫어하는 행동들, 어떤 환경을 조성해야 고양이들이 편안하고 행복하게 느끼는지 등에 대해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몰랐던 고양이의 마음도 조금 더 이해하게 되기도 하고. 

특히 다묘가정인 나의 경우에는 각자 사연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 한 가족이 되기까지 어려움도 많았고 초보 집사로 시행착오도 참 많이 겪었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미리 공부하지 않고 무턱대고 고양이 집사가 되기로 한 그때 시절이 생각나기도 했다. 

유기묘의 입양과 기존에 고양이가 있는 집에 새로운 식구를 들이는 과정에서 합사 등에 어려움을 몸소 겪어본 입장에서는 합사에 관한 챕터는 정말 중요하고 미리 알아두어야 할 부분이기 때문에 초보 고양이 집사는 물론이고 고양이를 식구로 맞고 싶어 하는 이라면 미리 읽어두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이제는 거의 노령묘가 되어버린 우다다패거리들의 남은 삶을 위해서라도 스트레스 덜 받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명 같은 묘연으로 만났으니 그 묘연이 끝날 때까지 함께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책의 내용을 꼼꼼하게 읽고 체크해 두었다.

이제는 심박수와 호흡수도 체크해야 하고 몸무게가 줄어드는지, 평소와 달라진 행동은 없는지 등 세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는 나이가 되어버린 나의 고양이들.

그래서 이 책은 고양이 집사인 나의 삶을 돌아보게 만들었고 앞으로 어떻게 케어해야 할지에 대해 해답을 주는 책이었다.

고양이 집사들은 냥이들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알아두어야 할 필독서이자 앞으로 고양이 집사가 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도 고양이 집사 준비서로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그 옛날 나처럼 무턱대고 고양이 집사가 되어 우왕좌왕하는 일 없이 미리 공부하고 준비해서 운명 같은 묘연을 만나길...


<협찬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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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름은 어디에
재클린 부블리츠 지음, 송섬별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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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고 보니 표지 아래쪽에

"오해 마시라.

이 소설은 죽은 소녀를 다룬 추리물과 전혀 다르다."

라고 적혀 있다. 

그리고 1장을 펼치면 첫 문장이


"내가 죽게 될 도시에 대해 처음 알게 된 사실이 뭔지 알아?"

라고 쓰여있다. 그러니까 책의 주인공이 곧 죽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걸 주인공이 알고 있다?

그렇다. 책 속의 주인공 앨리스 리는 자신이 죽게 된다는 걸 알고 있고 자신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책에서 할 예정이다.

본문 내용에서처럼 누구인지도 모를 사체를 통해 죽은 자를 분석하고 추측하는 대신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독자로 하여금 책 속 주인공 본인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을 취한다는 점이 이 책의 포인트다.




살인 사건은 분명 일어났고 그걸 해결하는 수사나 범인을 추적하는 추리소설이 아니라 <네 이름은 어디에> 작가인 재클린 부블리츠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 사건을 접근하고 있다.

직접 피해를 당한 주인공이 자신이 겪었던 상황과 감정들을 누군가에게 전하는 방식으로 풀어놓은 소설이라는 점에서 일반 추리소설과는 관점 자체가 확연히 다르다.

그래서 색다르고 이색적이고 인상적이며 책을 덮고 났을 때에도 긴 여운이 남는 소설이었다.

갈수록 무서워지고 범죄도 대담해지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세상 속에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여성들이 얼마나 많을까... 주목받지도 못하고 금세 잊히는 희생자들.

오히려 범죄를 저지른 범인들은 오래오래 회자되고 각인되어 입에 오르내리는 세상을 보며 작가는 이 책에서 말하고 싶어 한다. 피의자가 아닌, 피해자를 기억하길





<네 이름은 어디에>의 주인공이자 피해자인 앨리스 리는 위스콘신의 작은 마을에서 600달러와 라이카 카메라 하나를 들고 무작정 뉴욕으로 온다. 같은 날 호수 멜버른에서 사랑의 아픔을 가지고 뉴욕으로 온 루비.

이 둘의 접점은 전혀 없으나 앨리스 리가 허드슨 강가에서 강간당한 후 살해당한 현장을 처음 목격하는 것이 루비가 되면서 둘은 하나의 끈으로 연결되어 끝까지 이야기를 끌어간다.

나이도 다르고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이인 앨리스와 루비지만 그녀들의 공통점은 꿈을 안고 뉴욕으로 왔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미래를 꿈꾸며 찾아온 도시 뉴욕에서 꿈을 채 피워보기도 전에 죽어버린 앨리스. 사랑이라고 믿었던 사람에게서 배신을 당하고 여전히 외롭고 갈팡질팡하는 루비의 삶에 앨리스의 죽음이 깊숙하게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결국 앨리스의 죽음을 통해 루비는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앨리스를 죽인 범인도 찾게 되고.

비록 만난 적 없고 대화를 실제로 나눈 적 없는 두 사람이지만 이 둘의 이야기가 잔잔한 울림과 감동을 준다.

책 중간중간에 아름다운 문장들도 많고 기억해 두고 싶은 문장들도 많았다.

강간, 살인, 피해자 신분 미상

어떻게 보면 잔혹하고 미스터리한 스릴러 소설이 될 수도 있는 소재이지만 전혀 상반되게 서정적이며 가슴 아프게 파동을 주는 소설로 만들었다. 그래서 너무도 인상적이었던 <네 이름은 어디에>

범죄가 일어나는 곳에서 대부분의 희생자들은 여자와 노약자들이다. 작가는 이러한 사회적 비판과 함께 살인사건이라는 소재를 통해 죽은 자의 입장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추리소설보다 아름답고 인상적이며 몰입하며 읽었던 책이다.


<협찬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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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지구 - 온난화 시대에 대응하는 획기적 비전
에릭 홀트하우스 지음, 신봉아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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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보았던 먼 미래에 관한 영화나 책들 속에 나오던 2025년, 2040년 이런 숫자들이 까마득하게 멀게만 느껴졌었는데 영화 속 미래를 이야기하던 시대를 지금 맞닥뜨리고 있는 느낌이다. 지구의 종말, 재난 이런 이야기들이 단순히 상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제는 자꾸만 현실적으로 다가온다는 것도 참 섬뜩한 일이다.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고 그 현실 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말이다.

우리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까?

아마도 지금 가장 핫한 이슈는 환경에 관한 문제일 것이다. 지구온난화와 기후위기 등으로 인해 전 세계 사람들이 환경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아직도 여전히 나와는 별개의 문제라는 생각으로 똑같이 생활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며 작은 것에서부터 실천을 하는 움직임들을 보이는 이들도 있다. 무엇보다도 최근 출판 경향에 있어서도 환경은 그만큼 이슈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저기에서 쏟아져 나오는 지구위기와 환경에 관한 책들. 평소 환경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이러한 책들이 출간될 때면 무척 관심을 가지고 기대하며 보게 되는데 대부분의 내용들이 지금 지구가 위기에 처했고 이상기후 증상으로 쓰나미, 지진, 토네이도, 폭우, 가뭄 등으로 지구촌 곳곳이 힘겨워하고 있는 상황과 지구온난화로 인해 달라진 지구의 데이터들을 통계 내어 알려주는 식이다. 이러한 환경에 관한 책들을 읽으면서 하나 아쉬운 점을 꼽자면 지금 지구가 얼마나 위기에 처했고 예전과 달라졌으며 앞으로 더 위험하게 바뀌게 될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겠는데 그렇다면 이 어려움에 처한 지구를 구하는 방법에 대해서 속 시원히 말하고 있는 책은 없다는 것이다. 수많은 데이터들을 통해서 이만큼 지구가 어렵다는 걸 알리는 것까진 좋은데 그 이후의 대안이나 방법론에 대해서는 미비한 것이 사실이다.




에릭 홀트하우스의 <미래의 지구>에서는 기후위기에 관한 한 희망을 이야기하는 최초의 책이다. 그러니까 지구 온난화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 지구인들이 대응하는 획기적인 비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라는 것이다. 그 점에서 <미래의 지구>는 다른 여느 환경과 기후위기 등에 관한 책과는 차별화되는 점이다.

책의 목차를 보면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2021년을 살아가고 있는 지금에서 2020년에서부터 30년까지의 계획과 30년에서 40년까지의 계획 등 10년을 단위로 하여 인류가 기후위기를 극복해 나가기 위한 30년의 서사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교유서가에서 처음 이 책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제목부터 끌렸다. 어떤 이야기가 담겼을까... 지금껏 나온 책들처럼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했는데 완전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색다른, 지구와 환경에 관한 책이었다. 표지는 물론이고 친환경 종이를 사용하여 만든 점도 마음에 들었다. 겉표지를 펼치면 안쪽의 책이 노출 제본으로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노출 제본과 친환경 종이 혹은 재생종이로 만든 책을 좋아하는 편이라 책 또한 환경을 생각한다는 점에서 마음에 들었다. 노출 제본이라 책이 쫙 펼쳐지는 편안함과 책이 뜯어질 거 같은 불안감도 없어서 좋았다.



나는 이 책을 기억해두고 싶은 부분이나 중요한 부분들은 밑줄을 그어가며 읽었다.

책을 통해서 지금 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심각한 기후위기의 상황들을 알 수 있었다. 몇 가지만 적어보자면

최근 몇 년 사이에 러시아에 사는 순록의 약 4분의 1이 죽었다고 한다. 해빙의 감소는 북극곰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순록과 고래, 플랑크톤까지 그 지역의 먹이사슬 전체를 무너뜨리게 된다는 사실. 반딧불이는 점점 이른 봄에 나타나고 있으며 꽃의 개화시기도 변화하고 있다. 1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일본 교토 사람들은 벚꽃 개화시기를 기록해 왔다고 하는데 벚꽃의 개화시기가 보름 정도 앞당겨졌다고 한다. 산호초는 모든 해양생물의 4분의 1을 먹여 살리고 5억 명의 생계를 책임진다. 산호초는 지구에서의 삶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요소 중의 하나인데 그 산호초들이 죽어가고 있다. 키리타마티섬의 산호 군락 중 약 80%는 죽어 있었고, 나머지 15%는 심각한 백화현상을 겪으며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다라고 생각하지 말자. 이것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일 뿐인 기후위기 상황일 뿐이다.

1부에서는 여느 책들과 마찬가지로 지구의 심각한 상황에 대해 고발하고 있고 피해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시켜준다. 1부 마지막의 문구가 인상적이다.


이 책은 미래의 지구에 대한 획기적 비전을 만들어내기 위한 내 노력의 결과다. 이 책은 세상을 향한 나의 러브레터다. 당신만의 혁명적인 러브레터를 써볼 것을 권하는 나의 초대장이다. 모든 혁명과 마찬가지로, 나는 이 대화가 아주 오래오래 이어지기를 바란다.

p. 80






2부에서부터는 이러한 위기를 이겨내고 벗어나기 위한 구체적 대안들을 실천하고 있다. 책에서는 2020년부터 2050년까지 30년은 인류 역사상 가장 변화무쌍한 시기가 될 것이라 말하고 있다. 또한 지금 우리가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많은 것들이 20년 후에는 완전히 일상이 될 수 있다고.


2050년까지 우리는 기후를 안정화하고, 수많은 미래세대에게 살 만한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하나의 문명으로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대부분 마쳤다.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소망적 사고이며 불가능한 일이라고 비웃음을 받았지만, 우리는 이 성과를 통해 역사상 가장 놀랍고 영웅적이며 상상을 초월하는 혁명을 이뤄냈다.

p. 194 미래의 지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까운 사람들과 기후변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 생각이 같은 사람들과 연대 및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더 나은 미래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는 것이라 말한다.

책을 덮고 이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더 나은 세상에 대한 나의 비전은 무엇인가?

그 비전이 실현되기 위해 어떤 일들이 벌어져야 하는가?

내가 오늘 당장 그 비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도 이 질문에 고민해 보길 바란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 오늘의 지구를 만끽하자.

실천하는 행동과 연대 그리고 희망을 꿈꾸게 하는 책이다.


교유당 서포터즈 4기 활동으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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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사에서 10년간 배운 100가지 지혜
김현정 지음 / 싱긋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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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수많은 점들로 이루어진 선



이 책은 김현정 작가가 2008년 박사과정 학생 신분으로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열리는 세계 학술학회에 참석했다가 나사 과학자로부터 박사후연구원으로 나사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안받게 되면서 나사에서 일하게 된다. 그리고 10년간 나사 연구원으로 생활하며 배운 삶의 지혜를 기록한 책이다.

인생에 있어 누구에게나 기회는 오게 마련인데 그것을 잡을 수 있으냐 놓치느냐는 본인에게 달려 있다 생각한다.

김현정 작가는 준비되어 있었기에 생각지도 않은 기회를 잡았고 나사에서 일하는 것을 꿈꿔보지도 않았지만 그녀에겐 새로운 길이 열렸다.

먼저 책의 제목이 왜 '점'(Dot's)인지 (점들인지)에 대해 언급하고 넘어가야 할 거 같다. 작가가 제목을 '점'으로 정한 것은 엄마가 종종 들려주신 '삶'에 대한 아름다운 이야기에 바탕을 두고 있다.


현정아, 우리 인생은 멀리서 보면 하나의 직선으로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무수히 많은 점이 모여 만들어낸 선이란다. 각각의 점들은 내 삶의 발자취란다. 그 점들은 다양한 크기와 높낮이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각각의 점들 사이도 각양각색이야. 재미있고, 즐겁고, 성취감을 주는 일들이 많았던 해에는 아주 큰 점을 찍을 수 있는 거지. 네 삶의 모든 순간을 거쳐야지, 어느 한 부분은 뛰어넘고 다음으로 넘어갈 수는 없단다. 네 삶의 점을 계속해서 찍고 앞으로 전진해야 선이 되는 거야. 너무나도 행복해서 다음 점으로 넘어가고 싶지 않은 순간도 오겠지만, 삶은 어느 한 점에 머무를 수 없으니 네 점을 잘 찍으면서 꾸준히 네 삶의 선을 그리렴.

<점> 프롤로그 중에서







어떻게 보면 누구나 동경하는, 환상을 품고 있는 그런 직장이지만 작가는 한국과는 또 다른 문화 속에 적응하며 수없이 실수하고 실패하면서 포기하지 않고 성장해 나가는 과정 속에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기록하고 있다. 말 그대로 치열하게 배우며 일한 한 연구원의 성장일기인 셈이다. 목차에서도 처음엔 실수의 이야기들이, 다음엔 성장의 에피소드들이 담겨 있다. 그런 과정 속에 배우고 깨닫고 치열하게 시행착오를 거치며 살아오면서 당당히 자신의 자리에서 그 역량을 다하고 있는 그녀를 볼 수 있다.

일반적인 생각이라면 나사에 들어갈 정도면 얼마나 똑똑해야 할까... 싶고 나사 연구원이 쓴 책이라면 너무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할 수 있다. 그리고 전혀 모르는 이야기들을 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글은 너무나 쉽게 쓰였고 매우 매우 친절하며 이해하기 쉽다. 대단한 자리에 있으면서도 전혀 교만하지 않고 겸손함이 글에서도 묻어 나온다.

그녀의 글에서 이러한 감정을 전해지는 것은 책의 내용을 읽어나가다 보면 이해가 된다.


질문의 기술

1. 정해진 답이 있거나 답변이 뻔한 질문은 하지 않는다.

2. 잘 듣는다

3. 적절한 질문을 찾는 데 시간을 써야 한다.

4. 짧은 문장으로 질문한다.

5. 질문이 있으면 망설이지 말고 질문한다.

<점> - 질문만이 답을 얻는다 중에서

내가 다시 글쓰기를 편하게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은 "5학년 수준의 글쓰기를 하라"라는 말이었다. 나사에서 진행하는 글쓰기 강좌에서도, 글을 잘 쓰는 동료들도 한결같이 "5학년 학생의 수준으로 글쓰기를 하라"고 조언한다. 나는 직업상 전문용어와 특수용어를 많이 쓰는데, 이런 용어들을 어떻게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의 수준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내가 나사에서 배운 글쓰기 방법


1. 문장을 되도록 짧게 쓰자.

2. 함축적인 말은 되도록 아끼자.

3. 소리내어 읽었을 때 자연스럽게 읽히는 글을 쓰자.

4. 거창한 서론은 쓰지 않는다.


아이들의 글처럼 서두에 핵심을 담고, 주장에 맞는 이유와 근거를 제시하고 증명한 후, 핵심을 거듭 주장하면 된다. 송숙희 저자의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에서도 '의견 Opinion - 이유Reason - 예시Example - 의견Opinion/Offer'을 제시한다. 나는 초등학교 때, '모방'으로 글쓰기를 배웠다(어려서 책을 많이 읽었는데, 읽은 책의 기억나는 글귀를 내 글에 써먹었다). 그렇게 따라하다보니, 어느새 나만의 색을 갖춘 글을 쓰고 있었다. 작가들이 습작 시절에 '필사'를 하는 것도, 아마 이런 효과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대부분의 글쓰기 비법서들도 '많이 쓰면 쓸수록 글쓰기 식력이 는다'고 주장한다. 어린 시절의 그때처럼,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다보면 글감이 풍부해질 것이고, 풍부해진 글감으로 초등학교 5학년 학생처럼 이야기하듯 써보자.

초등학교 5학년 수준의 글쓰기를 하자


그녀는 이 책을 나사에서 10년간 배운 100가지 지혜라고도 소개하고 있는데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책장을 덮었을 때 나는 지금의 그녀를 만든 것은 나사와 부모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라면 결코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도 미국이기에 사회와 문화와 정서가 다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정말 흥미롭고 재미나게 읽은 책이기도 해서 모든 에피소드들이 인상적이었고 우리나라 직장인 문화와는 참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기도 했었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이었던 것은 마지막 에피소드인 "삶은 경쟁이 아니다"였다. 우리는 자라나면서부터 치열하게 경쟁하며 살아가는, 1등을 위해 전력 질주를 하고 누군가를 밟고 일어서야 하는 구도 속에 살아가고 있고 그렇게 가르치지만 삶이란 자신만의 속도로 어제보다 나은 내일의 내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라고 격려하고 위로하고 있다. 혼자 이겨야 하는 삶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삶을 말하고 있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 한국 사회에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점>에서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나사 연구원들의 삶을 책을 통해 경험할 수도 있으며 그녀가 겪으며 깨달은 점들, 실수를 통해 뼈저리게 배운 것들, 나사의 프로그램들을 통해 훈련되고 단련되는 것들,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함께 보면서 삶의 처세술과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이 책은 누구나 읽어도 좋을 책이다. 무엇보다도 앞으로 자신을 꿈을 찾아 인생을 펼쳐나가야 할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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