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지나쳤던 우리동네 독립운동가 이야기
유정호 지음 / 믹스커피 / 202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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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크게 아프지도, 며칠 고생만 하고 끝나는 거 같더니 어째 나만 심하게 앓은 거 같은 코로나. 격리해제일이 거의 다 되어서야 어느 정도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밀린 책들을 쌓아두고 격파하듯 읽어나가기 시작했는데 <무심코 지나쳤던 우리동네 독립운동가 이야기> 역시 흥미롭게 술술 읽혔던 책이다. 

제목 그대로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쓴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모아서 만든 책인데 유정호 작가는 역사 선생님으로 이 책 이전에 <1일 1페이지 조선사 365>를 통해 알게 된 작가이다. 이번에는 광복절에 맞춰 우리동네 독립운동가 이야기를 책을 냈다.

책을 다 읽고 났을 때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이 책이 광복절에 맞춰 나올 것이 아니라 한 달 정도 전에 나왔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래야 조금 더 알려져 광복절 즈음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더 많이 읽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책의 내용은 우리의 역사를 보다 이해하기 쉽고 재미나게 알려주기 위해 애쓴 흔적들이 보인다. 아무래도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기에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읽었을 때 재미나고 이해되기 쉽도록 썼고 구성도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어 있어 보기 편했다. 

<무심코 지나쳤던 우리동네 독립운동가 이야기>의 목차만 봐도 이 책에 소개되는 인물들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 누구나 잘 아는 인물이 있는가 하면 처음 들어보는 인물도 있고 유명해서 잘 알고 있었지만 독립운동을 하는 가운데 있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나 숨은 이야기 등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어 흥미로웠다. 또한 마지막에 가서는 친일파도 잊지 말자는 의미로 대표적인 친일파 인물들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에 소개된 독립운동가들은 모두 어딘가에 동상이 세워진 인물이라는 점이다. 

직접 찾아가 보기에도 좋도록 동상의 위치도 안내하고 있고 각 인물들의 연보도 마지막에 정리해 두고 있다. 

맨 처음 등장하는 인물이 강우규라는 독립운동가인데 나는 이 인물은 알지 못했다. 65세 노인의 몸으로 나라의 독립을 위해 싸운 이야기들은 굉장한 감동을 주었다. 박경리 소설 <토지>에서도 강우규 이야기를 실을 정도였다니 우리나라 독립운동가로 아주 유명한 분이셨던 것이다. 66세의 나이로 서대문형무소 교수대에서 순국하기 전 청년들에게 남긴 말이 깊은 감동과 함께 나라의 독립을 위해 싸운 독립운동가들의 한결같은 마음이 아닐까 싶어 숙연해졌다.


내가 죽는다고 조금도 어쩌지 말아라. 내 평생 나라를 위해 한 일이 아무것도 없음이 도리어 부끄럽다. 내가 자나 깨나 잊을 수 없는 건 우리 청년들의 교육이다. 내가 죽어서 청년들의 가슴에 조그마한 충격이라도 줄 수 있다면 그건 내가 소원하는 일이다. 언제든지 눈을 감으면 쾌활하고 용감히 살려는 전국 방방곡곡의 청년들의 눈앞에 선하다. p. 24


나라의 독립을 위한 일에는 나이도, 학벌도 그 어떤 것도 걸림돌이 되지 않음을 강우규 독립운동가를 통해 느끼게 된다. 그의 동상은 서울역 앞에 있다고 하니 다음에 기차를 타고 서울여행을 가게 된다면 강우규 독립운동가의 동상은 꼭 만나보리라 다짐했다. 


독립운동을 하다가 여순 감옥에 갇힌 안중근에게 그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는 "옳은 일을 하고 받는 형(形)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걸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게 어미에 대한 효도다."라고 말한 뒤 순국한 아들의 뜻을 이어 독립운동을 한 인물이다. 위대한 독립운동가 안중근에게는 더 대단한 어머니가 있었다는 사실.


안창호는 일평생을 "나 하나를 건전한 인격으로 만드는 게 우리 민족을 건전하게 하는 유일한 길이다"라고 강조했다.

p. 264


우리 말글을 목숨처럼 지킨 한글학자인 최현배 선생은 울산 출신이다. 울산 중구 병영에 가면 외솔 최현배 선생을 기념하는 외솔기념관이 있다. 매년 10월 한글날 즈음이면 외솔 최현배 선생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리곤 한다. 아마도 울산 사람은 최현배 선생이 한글을 목숨처럼 아낀 위대한 독립운동가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다른 지역 사람들은 낯선 인물일 수도 있을 거 같다. 이 책에서 최현배 선생의 이야기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최현배 선생의 업적 중 대표적인 업적이 바로 가로쓰기이다. 한글을 대중화하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 데에는 최현배 선생의 역할이 크다.


언어라는 것은 정신적 산물이다. 민족의 정신생활은 그 특유의 언어를 낳고, 그 언어는 그 민족의 정신을 도야하며, 민족감을 공고히 결합하는 것이다."라며 우리의 얼이 깃든 언어를 사용하는 게 민족정신을 바로 세우는 일이라고 봤다.

그리고 오랜 연구로 우리의 얼이 깃든 단어를 찾아내고 만들어냈다. 일본어 벤또를 도시락으로 후미끼리를 건널목으로 바꿨으며, 짝수. 홀수. 덧셈. 뺄셈과 같은 새로운 한글 단어를 만들었다.

광복 이전처럼 꽃잎을 화판, 암술을 자예, 수술을 웅예라고 불러야 한다고 상상해보면, 최현배의 업적이 너무도 위대하고 또 고맙게 느껴진다. 더불어 우리말이 이토록 아름답다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p. 332


외솔기념관도 가보고 최현배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많이 들었지만 약간 막연하게 느껴지는 인물이었는데 이 책의 내용들을 읽으며 최현배 선생이 어떤 인물이었고 어떤 업적들을 이루어 냈는지 잘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아마도 올해 한글날에는 최현배 선생이 더 새롭게 느껴질 것만 같다. 

마지막으로 친일파에 대한 이야기는 누군가는 자신의 목숨도 아끼지 않고 나라를 위해 기꺼이 던지는데 그들이 말하는 친일파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들은 그저 핑계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400페이지가 넘는 두께의 책이지만 재미나게 읽히는 책이다. 

친일파는 모르더라도 나라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버린, 독립운동가들은 우리가 꼭 기억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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