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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지구 - 온난화 시대에 대응하는 획기적 비전
에릭 홀트하우스 지음, 신봉아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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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보았던 먼 미래에 관한 영화나 책들 속에 나오던 2025년, 2040년 이런 숫자들이 까마득하게 멀게만 느껴졌었는데 영화 속 미래를 이야기하던 시대를 지금 맞닥뜨리고 있는 느낌이다. 지구의 종말, 재난 이런 이야기들이 단순히 상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제는 자꾸만 현실적으로 다가온다는 것도 참 섬뜩한 일이다.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고 그 현실 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말이다.
우리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까?
아마도 지금 가장 핫한 이슈는 환경에 관한 문제일 것이다. 지구온난화와 기후위기 등으로 인해 전 세계 사람들이 환경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아직도 여전히 나와는 별개의 문제라는 생각으로 똑같이 생활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며 작은 것에서부터 실천을 하는 움직임들을 보이는 이들도 있다. 무엇보다도 최근 출판 경향에 있어서도 환경은 그만큼 이슈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저기에서 쏟아져 나오는 지구위기와 환경에 관한 책들. 평소 환경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이러한 책들이 출간될 때면 무척 관심을 가지고 기대하며 보게 되는데 대부분의 내용들이 지금 지구가 위기에 처했고 이상기후 증상으로 쓰나미, 지진, 토네이도, 폭우, 가뭄 등으로 지구촌 곳곳이 힘겨워하고 있는 상황과 지구온난화로 인해 달라진 지구의 데이터들을 통계 내어 알려주는 식이다. 이러한 환경에 관한 책들을 읽으면서 하나 아쉬운 점을 꼽자면 지금 지구가 얼마나 위기에 처했고 예전과 달라졌으며 앞으로 더 위험하게 바뀌게 될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겠는데 그렇다면 이 어려움에 처한 지구를 구하는 방법에 대해서 속 시원히 말하고 있는 책은 없다는 것이다. 수많은 데이터들을 통해서 이만큼 지구가 어렵다는 걸 알리는 것까진 좋은데 그 이후의 대안이나 방법론에 대해서는 미비한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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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홀트하우스의 <미래의 지구>에서는 기후위기에 관한 한 희망을 이야기하는 최초의 책이다. 그러니까 지구 온난화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 지구인들이 대응하는 획기적인 비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라는 것이다. 그 점에서 <미래의 지구>는 다른 여느 환경과 기후위기 등에 관한 책과는 차별화되는 점이다.
책의 목차를 보면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2021년을 살아가고 있는 지금에서 2020년에서부터 30년까지의 계획과 30년에서 40년까지의 계획 등 10년을 단위로 하여 인류가 기후위기를 극복해 나가기 위한 30년의 서사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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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유서가에서 처음 이 책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제목부터 끌렸다. 어떤 이야기가 담겼을까... 지금껏 나온 책들처럼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했는데 완전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색다른, 지구와 환경에 관한 책이었다. 표지는 물론이고 친환경 종이를 사용하여 만든 점도 마음에 들었다. 겉표지를 펼치면 안쪽의 책이 노출 제본으로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노출 제본과 친환경 종이 혹은 재생종이로 만든 책을 좋아하는 편이라 책 또한 환경을 생각한다는 점에서 마음에 들었다. 노출 제본이라 책이 쫙 펼쳐지는 편안함과 책이 뜯어질 거 같은 불안감도 없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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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기억해두고 싶은 부분이나 중요한 부분들은 밑줄을 그어가며 읽었다.
책을 통해서 지금 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심각한 기후위기의 상황들을 알 수 있었다. 몇 가지만 적어보자면
최근 몇 년 사이에 러시아에 사는 순록의 약 4분의 1이 죽었다고 한다. 해빙의 감소는 북극곰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순록과 고래, 플랑크톤까지 그 지역의 먹이사슬 전체를 무너뜨리게 된다는 사실. 반딧불이는 점점 이른 봄에 나타나고 있으며 꽃의 개화시기도 변화하고 있다. 1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일본 교토 사람들은 벚꽃 개화시기를 기록해 왔다고 하는데 벚꽃의 개화시기가 보름 정도 앞당겨졌다고 한다. 산호초는 모든 해양생물의 4분의 1을 먹여 살리고 5억 명의 생계를 책임진다. 산호초는 지구에서의 삶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요소 중의 하나인데 그 산호초들이 죽어가고 있다. 키리타마티섬의 산호 군락 중 약 80%는 죽어 있었고, 나머지 15%는 심각한 백화현상을 겪으며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다라고 생각하지 말자. 이것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일 뿐인 기후위기 상황일 뿐이다.
1부에서는 여느 책들과 마찬가지로 지구의 심각한 상황에 대해 고발하고 있고 피해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시켜준다. 1부 마지막의 문구가 인상적이다.
이 책은 미래의 지구에 대한 획기적 비전을 만들어내기 위한 내 노력의 결과다. 이 책은 세상을 향한 나의 러브레터다. 당신만의 혁명적인 러브레터를 써볼 것을 권하는 나의 초대장이다. 모든 혁명과 마찬가지로, 나는 이 대화가 아주 오래오래 이어지기를 바란다.
p.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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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에서부터는 이러한 위기를 이겨내고 벗어나기 위한 구체적 대안들을 실천하고 있다. 책에서는 2020년부터 2050년까지 30년은 인류 역사상 가장 변화무쌍한 시기가 될 것이라 말하고 있다. 또한 지금 우리가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많은 것들이 20년 후에는 완전히 일상이 될 수 있다고.
2050년까지 우리는 기후를 안정화하고, 수많은 미래세대에게 살 만한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하나의 문명으로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대부분 마쳤다.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소망적 사고이며 불가능한 일이라고 비웃음을 받았지만, 우리는 이 성과를 통해 역사상 가장 놀랍고 영웅적이며 상상을 초월하는 혁명을 이뤄냈다.
p. 194 미래의 지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까운 사람들과 기후변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 생각이 같은 사람들과 연대 및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더 나은 미래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는 것이라 말한다.
책을 덮고 이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더 나은 세상에 대한 나의 비전은 무엇인가?
그 비전이 실현되기 위해 어떤 일들이 벌어져야 하는가?
내가 오늘 당장 그 비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도 이 질문에 고민해 보길 바란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 오늘의 지구를 만끽하자.
실천하는 행동과 연대 그리고 희망을 꿈꾸게 하는 책이다.
교유당 서포터즈 4기 활동으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