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잠에게
박새한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 오늘의 잠에게 박새한 그림책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살고 있는 박새한 작가의 그림책을 펼치면 새카만 밤하늘에 별이 총총 떠 있다. 그리고 책을 만든 이들의 이름이 수놓여있는데 그 글자들이 가지런하지 않지만 쏙쏙 눈에 박힌다. 이런 소개라니 무척 인상적이다.

검은색의 음표 같기도 한 모양새의 잠. 세상을 한바퀴 돌면서 자기 자신만을 재우지 못하고 모든 살아있는 것을 재운다. 그저 다가갔을 뿐인데 모두 잠든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잠들지 못한다.

다른 이와 잠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싶어도 답해주는 이가 없고 공감하는 이 없기에 슬프고 공허하다. 그 외롭던 시간을 지나고 또 지난 뒤 제자리로 돌아왔을 때 그제서야 까무룩 지쳐 잠든다.

나도 잠이 없는 편이다. 조금이라도 생각이 많아지는 날이면 가만히 눈감고 누워 양을 세어봐도 도통 잠을 이룰 수 없다. 즐거움 또는 슬픔, 화남 등 감정이 최대치일 때도 잠이 내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렇게 몇날 며칠을 잠 못 이루다 보니 각성 상태가 되어 이러다 큰일나지 싶던 순간도 있었다. 임신했을 때도 주치의 선생님께서 제발 6시간 이상 자야한다고, 일을 줄이고 잠을 자라고 당부하셨다.

주변에도 나처럼 잠을 이루지 못하는 이들이 몇명 있다. 계속 잠을 안자다가는 하늘의 별이 되어 만나게 될지 모른다고 서로를 걱정하며 안부를 주고 받는다.

건강하게 하루하루를 잘 보내기 위해서 나와 내 주변 사람들에게도 잠이 더 가까이 다가와주길 욕심내어 본다. 살아 숨쉬는 동안 휴식을 선물하고, 내일의 행복을 기대하며 꿈꾸게 만들어주는 잠, 고마워!

#문학동네 #문학동네그림책서포터즈 #뭉끄 #오늘의잠에게 #박새한그림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섬에 가 보자!
김민우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 우리, 섬에 가 보자! / 김민우 그림책 / 문학동네

우리, 섬에 가 보자!는 개와 고양이가 함께 집을 벗어나 바다로 향했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그려낸 이야기이다.
우리 옛이야기 ‘개와 고양이와 구슬’와 다르게 여기서 함께 지내는 개와 고양이는 정답다.
첫째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보면서 마음에 드는 그림책 장면을 골라보았다.
1. 가지와 귤이 처음 현관문을 나서는 장면
다정하게 고양이의 마음을 살피고 계단을 조심시키면서 또 발바닥이 아프지 않은지 묻는 개가 사랑스럽다는 이야길 나누었다.
2. 바다를 그대로 느끼고 대화하는 장면
바다의 냄새와 맛을 느끼고 모래사장을 힘껏 달리는 모습을 보니 같이 기분이 좋아졌다. 여수 깊은 바다를 지나면 만날 수 있는 친할아버지, 할머니댁이 있는 섬이 이 세상 가장 아름답다 말하는 첫째 아이이기에 바닷마을의 즐거움이 더욱 와 닿았나보다.
“섬에 잘 왔다.” 서로 마주보며 노을 진 바닷가 풍경을 보며 우리도 할머니, 할아버지 만나러 섬에 가야겠다고 마주보고 웃는다.
3. 밤하늘을 바라보는 가지와 귤의 나란히 앉은 뒷모습
이제 집에서만 갇혀 있어서 답답하지 않을 거라고, 집에서 밤하늘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떠올릴 추억이 있으니 괜찮다. 그리고 언제고 다시 용기내어 여행을 떠났다가 올 수 있는 집이 있고 함께할 친구가 있으니까 편안해보인다.
4. 바닷가를 향하는 배
남편의 시골집은 1시간 30분 가량 배를 타고 들어가는 섬 마을이다. 두 아이는 매번 배를 탈 때마다 배 안에서 무엇을 할지 고민하고 짐을 챙긴다. 이 장면을 보니 그때 생각이 나면서 사람들의 기분을 상상하는 것이 흥미롭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첫째 아이가 혼자 등교를 처음한 날이 떠올랐다. 초등학교 1학년이지만 12월 말이 생일인데다가 체구도 작은 아이가 자기보다 큰 책가방을 짊어지고 길을 나섰다. 차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니 차들이 지나가면 멈춰 섰다가 다시 열심히 10여분을 걸어서 등교 성공! 그날 이후 무서운 강아지도 만나고, 빠르게 지나가는 차로 놀라기도 하고 여러 일이 있었지만 아이는 혼자서 두려움을 잘 극복해냈다. 나중에는 가장 친한 친구가 지내는 순천까지 혼자 기차를 타고 다녀오겠다 말하는 날이 오겠지? 싶어서 이 책을 보는 내내 가지와 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봤다.
용기를 갖고 두려움을 이겨낸 뒤 바라보는 세상은 더 넓어진다는 것을 몸소 느껴야 알 수 있다. 우리 두 아이도 그렇게 세상을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

#문학동네 #문학동네그림책서포터즈 #우리섬에가보자 #김민우
#서평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래, 책이야! - 2024 개정 초등 1-2 국어 국정교과서 수록 도서
레인 스미스 글.그림, 김경연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 <그래, 책이야!> 레인 스미스 지음
#문학동네 #문학동네그림책서포터즈 #그래책이야 #레인스미스 #김경연옮김

책보다 유튜브가 더 좋은 아이와 같이 여러 번 읽기에도 부담없는 책이다. 이모티콘으로 문자를 주고 받거나 문장을 다 줄여서 말하는 요즘 아이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문해력 부족으로 인한 문제는 아이들뿐 아니라 학부모에게서도 나타난다는 기사를 보고 씁쓸했다. 끝까지 집중해서 문장을 읽지 않고 띄엄띄엄 보고 싶은 것만 보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스크롤, 게임, 메일, 트위터, 블로그, 와이파이, 비밀번호 등이 없이 읽으면 되는 책이라는 물체를 접해본 적 없는 동키는 글자가 많다며 이모티콘으로 정리를 한다. 글자가 많아도 그 내용을 이해하고 그걸 요약해 그림문자로 바꾸는 능력자라고? 재주가 있네! 하며 큰아이와 박수를 쳤다.

“마우스는 어디 있어?”
몽키의 머리 위에 간식을 든 마우스가 ‘나? 여기!’ 표정과 노트북에 연결된 마우스를 들고 질문하는 동키의 모습을 그려넣은 작가의 재치가 돋보이는 페이지를 가장 재밌게 봤다.

첫째 아이는 동키가 몽키를 친구로서 많이 좋아하는 거라고 이야기한다. 몽키가 읽는 책에 대한 수많은 질문을 쉼없이 던진 것만 봐도 친구에 대한 관심, 친구가 좋아하는 책을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친구의 책을 읽는 즐거움에 빠져서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장면이 가장 재밌다고 말하며 시계 초침소리를 내면서 그 페이지에서 한참을 놀았다.

다른 책을 빌리러 도서관으로 향하는 몽키에게 다 읽고 충전해 두겠다는 동키. 그리고 책이니까 충전할 필요가 없다는 마우스. 여기서도 책이니까 전기로 충전할 필요는 없지만 책으로 동키가 충전되는 중이라고 이야길 나누었다.

<그래, 책이야!>를 읽고 난 뒤 첫째가 세트로 읽어야 한다며 들고 온 책은 장 줄리앙의 <이건 책이 아닙니다!>이다. 노트북 페이지를 열고 동키와 일하는 엄마의 흉내를 내며 즐거워하는 아이의 모습에 나도 크게 소리내서 웃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돌이에요
지우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만3세 둘째와 등원할 때면 탐험가 또는 곤충학자가 되는 기분이다. 바닥을 기어가는 공벌레와 자기의 몸짓보다 큰 먹이를 지고 가는 개미, 촉촉한 흙을 찾으러 가던 중 말라버린 지렁이 사체를 마주하고 관찰하면서 둘째는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지우 작가도 이번 그림책을 쓰게 된 데에는 길을 걷다 뚱한 마음에 돌을 걷어찬 이후 가만히 돌을 들여다보다 그의 긴 시간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요즘에는 반려동물 키우기와 더불어 식집사, 반려돌 키우기 또한 유행이다. 변하지 않고 고요한 나만의 반려돌에게 힘든 일을 털어놓다보면 평안함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돌이 지금의 상태가 되기까지 얼마나 구르고 깎이고 잠기고 차이는 수많은 과정을 지나왔을지 생각하면 지금 나의 힘든 시간은 별 게 아니구나 생각하게 된다는 기사를 읽는다. 이 기사 속 반려돌 키우는 사람들과 지우 작가의 그림책의 돌이 연결되며 진짜 돌에게 생명이 있다는 착각이 생긴다.
나와 마주친 지금의 돌이 어디에서 시작돼서 여기까지 오게 됐을지 아무도 모른다. 나무에 나이테가 있고 그 나이테 속에 어제의 일이 새겨졌듯이 돌에도, 흙과 모래에도 어제를 기억하는 시간이 담겨있지 않을까?
작가가 모아놓은 돌이 마주했을 순간들이 재밌기도, 아찔하기도 했다. 그리고 우리집에 두 아이가 주워와서 눈과 입을 그려넣어 한켠에 고이 내려놓은 여러 개의 돌을 바라보며 다시 구르고 돌아다닐 수 있도록 세상에 내려둬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초등학교에 있는 동상들이 밤12시가 되면 산책을 한다거나 독서를 하고 칼을 쥔 손을 바꿔들기도 한다는 이야기가 생각나서 웃음 지어지기도 한다.
지우 작가님의 그림책을 보면서 무생물이지만 비와 바람 뜨거운 햇볕, 어쩌면 더 뜨거운 용암 속에서 나왔을지도 모르는 돌의 시간을 가만히 들여다 보고 고된 그 삶보다는 상대적으로 아주 평온한 내 삶에 감사하게 된다.
#문학동네 #문학동네그림책서포터즈 #나는돌이에요 #지우 #뭉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좋아하기 때문에
나태주 지음 / 김영사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은 사람을 좋아 하고 세상을 사랑하고 자연을 아끼는 데서 출발한다. -여는 글 11p"

ESG 관련 지원 사업도 많아지는 추세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환경오염에 심각성을 느끼면서 자연을 파괴하며 살아가기를 지금 당장 멈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어린 시절 등하굣길에서는 쉽게 만날 수 있던 벌, 나비였는데 이제는 실물을 찾기가 어렵다. 지금을 살아가는 미래세대에게는 미안하다. 멀지 않은 미래에는 가상현실에서나 만나게 되는 곤충, 참고 영상으로만 봤다는 아이들을 마주하게 될 수도 있겠다는 무시무시한 생각이 들었다.
작가님께서 문학관 나무 아래에서 꿀벌이 다시 찾아옴을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며 나도 불안했던 마음이 잔잔해졌다.
자연을 아끼고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모든 일을 출발해야 한다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눠본다.

"마흔 살까지의 얼굴은 부모의 영향으로 타고난 것이고,
마흔 살부터가 스스로 만들어가는 얼굴이라는 말이 있다. •••
자신이 꿈꾸는 자기 모습을 가슴에 품고 끝까지 가보라고.
인생의 성공 36-37p"

나는 어릴 적 꿈이 많은 아이였다. 그리고 일상 속 아주 작은 즐거움을 발견하고 몇 날 며칠 행복해했다. 나도 현재 나이 마흔이 넘었지만 여전히 꿈이 많다. 우리 아이들도 하나의 꿈만 꾸기보다는 여러 일에 관심을 갖고 스트레스보다는 즐거움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갔으면 좋겠다.

"자기 삶에 집중해 볼 일이다.
일상적인 삶, 작은 삶, 순간적인 삶 말이다. •••
자기 삶을 두루 살펴보면
작지만 소중하고 기쁜 일이 많이 보인다. •••
소소한 일상이 다행스럽고 소중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것을 아끼고 사랑하고 만족하자.
행복을 유예하지 말자 184p"

"나는 시에 뜻을 둔 지 11년 만에 시인이 되었다. •••
사람이 무엇이든 결심하고 그 결심을 10년 동안 실천하면
이 세상에서 이루지 못할 일은 거의 없노라고.
문제는 꾸준한 노력과 실천이다.
팔십 나이에 41p"

"멀리, 오래 가려면 천천히 가야 한다.
이 밝은 햇빛 속으로 45p"

"소년이여 조그만 꿈을 가져라.
꿈을 가지되 실현 가능성이 분명하고 목표가 확실한 꿈을 가져라. 끝내 그 꿈을 이뤄라.
소년이여 조그만 꿈을 가져라 66p"

11년간의 꾸준함으로 시인이 되셨다는 작가님의 말씀처럼 나와 두 아이 모두 각자의 실현 가능한 목표를 정하고, 천천히 더디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스스로를 믿고 끝내 꿈을 이뤄내었으면 좋겠다. 타고난 실력이 있는 사람이어도 꾸준하게 실천하고 노력해가는 사람은 이기기가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두 아이가 앞으로 대범하게 큰 꿈을 갖고 성실하게 밀고 갈 수 있기를 기도한다.

"사람은 혼자서 살 수 없다. 외로워서 살 수 없다. 친구와 이웃이 있어야 하고 가족이 필요하다. 삶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 맺음 에서 출발한다. 만남 자체가 인생이다.
인연을 좋아하기 때문에 74p"

"한 편의 시는 그렇게 중요하다. 아니, 인생살이 모든 일에서 진정한 하나는 그렇게 중요하다. "좋은 친구는 한 사람도 많다" 란 말이 보여주듯 그 '하나'의 힘은 대단하다.
하나가 없다 126p"

너무나 감사하게도 내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고, 나는 한번 인연을 맺으면 대인관계를 오랜 시간 지속하는 편이다. 일상을 살아내는 꾸준함에는 사람과의 관계도 포함된다. 모두 나를 좋아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아~ 저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조금 거리를 둔다.
아이들에게도 여러 명과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있다. 나를 믿어주고 지지해 주는 소중한 이는 한 명만 있어도 충분하다.

"서점 안으로 발을 들여놓으면 가슴이 벅차오르고 눈이 부셔 온다. 심장박동도 발걸음도 빨라진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나를 달랜다. 아니야, 지금 나는 서점이 아니라 숲속에 들어온 거야.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천천히 걸어야 해. 저기 서가에 꽂혀 있는 책은 모두 나무야. 나무가 몸을 바꾸어 책이 된 거야. 그러니까 천천히 걸으면서 나무들을 감상해야 해, 나무들과 대화해야 해.
고서점 220p"

남편과의 첫 만남에서 우리는 가장 좋아하는 시를 나눠 가졌다. 그리고 광화문 교보문고에 들러 서로를 위한 책을 한 권씩 골라 선물했다. 나는 이때의 우리가 너무나 사랑스럽고, 함께 했던 그 시간이 낭만적이라 생각한다.
이 사람과는 미래를 약속하고 함께 평생 살아도 괜찮겠다 여겼고 빠르게 진행된 결혼 이후 서재를 하나로 합쳤을 때 우리가 같은 책을 소유하고 있음이 반가웠고 평소 내 취향과는 거리가 먼 서적들도 그를 이해하는 통로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집안 곳곳에 책꽂이를 두고 수시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한다. 우리 집 서재에 빼곡히 꽂힌 책들을 보고 있노라면 기분이 좋다. 여러 번 마음에 든 책은 읽고 또 읽고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보관하는 정도로만 쓰인다. 앞으로는 먼지 쌓인 책장의 책을 조금씩 정리하고, 책 대여 프로그램 쪽으로 부지런히 옮겨가야겠다.

#김영사 #좋아하기때문에 #나태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