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킷 (10만 부 기념 바스락 에디션) - 제1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청소년 부문 대상 수상작 비스킷 1
김선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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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았던 게 아니라, 외면당하고 있었던 존재들.


자신을 지킬 힘을 잃어 점점 보이지 않게 된 존재들, '비스킷'.
사회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이들은 서서히 형태를 잃어가고, 결국 주변 사람들조차 그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제성은 친구 효진, 덕환과 함께 비스킷을 구하기 위해 나선다.
청각이 유난히 발달한 그는, 같은 건물 위층에 학대를 당한 채 감금되어 있는 비스킷의 존재를 감지하게 된다.
그러나 이미 자신의 존재를 지워버린 비스킷은 어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세 사람은 그 아이를 구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직접 행동에 나선다.
과연 그들은 끝내 그 작은 존재를 세상 밖으로 끌어낼 수 있을까.

제성과 효진, 덕환은 아무런 조건 없이 비스킷을 고립의 틀 밖으로 꺼내려 한다.
그들의 모습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이들은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누군가를 구하려 하는 걸까.'

그러나 이야기가 끝에 다다랐을 때, 그 질문은 부끄러움으로 돌아왔다.
사람이 사람을 구하는 일에, 과연 이유가 필요할까.
어쩌면 나처럼 이유를 먼저 떠올린 순간, 누군가는 이미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이 작품이 말하는 것은 결국 '관심'이었다.
비스킷을 구하기 의해 필요한 것은 거창한 용기가 아니라, 아주 작은 시선이다.
하지만 그 작은 관심조차 받지 못해 스스로를 지워버리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다.
주변을 한 번 더 돌아보고, 안부를 묻는 사소한 행동이 누군가를 붙잡아주는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쉽게 잊고 살아간다.

조금만 고개를 돌려보면, 내 주변에도 비스킷 같은 존재는 분명히 있다.
서로를 통해 '나'라는 존재를 확인해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작지만 분명한 울림으로 내 마음에 퍼진다.


작고 쉽게 부서지는 비스킷처럼, 사회의 사각지대에서 자신을 잃어가는 아이들은 생각보다 많다.
누군가의 한마디, 한 번의 시선만으로도 이들은 다시 자신의 존재를 붙잡을 수 있다.

그렇게 쉬운 방법을 우리는 모르고 있는 걸까, 아니면 알고 있으면서도 외면하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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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담
전건우 지음 / 래빗홀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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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건우 작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말 그대로 서늘한 공포를 선사한다.
'흉담, 사람을 헤치는 이야기.'
이 단어만으로도 불길한 기운이 스며들고, 그 감정은 점점 커져 결국 호기심마저 삼켜버린다.
궁금하지만, 쉽게 다가서기 망설여지는 이야기다.

차미조는 아버지 차문수의 기괴한 죽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공포소설가인 전건우를 찾아간다.
온몸에 할퀸 자국이 남은 채 발견된 차문수.
두 사람은 저주 전문가인 정후와 함께, 죽음을 둘러싼 '흉담'의 근원을 추적하기 위해 K시로 향한다.
그 과정에서 흉담을 퍼뜨린 노인을 만나게 되고, 결국 끔찍한 규칙과 마주하게 된다.

"자정까지 두 사람에게 흉담을 전하지 않으면, 악귀가 찾아온다."

남은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선택의 순간이 다가온다.
살기 위해 누군가에게 공포를 넘길 것인가, 아니면 끝까지 그것을 끊어내려 할 것인가.
이 질문은 자연스럽게 독자에게로 향한다.

작품의 초반부는 현실감 있는 설정과 전개로 강한 몰입감을 만들어낸다.
단순한 허구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순간,
이 작품이 작가의 실제 경험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은 공포를 한층 더 깊게 만든다.
이야기는 더 이상 안전한 바깥의 이야기가 아니라, 언제든 나의 현실로 스며들 수 있는 가능성처럼 느껴진다.

이 작품에서 저주는 초자연적인 현상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그 시작에는 언제나 인간의 감정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누군가를 향한 강한 증오심과 욕망은, 결국 파괴적인 형태로 되돌아온다.
왜 사람들은 그 결과를 알면서도 욕망을 내려놓지 못하는가.
이 질문은 작품 전반에 걸쳐 묵직하게 남는다.

또한 소설은 '보도연맹 학살 사건'을 중요한 축으로 끌어온다.
실존했던 비극적 역사와 흉담이 맞물리며, 이야기는 단순한 공포를 넘어 현실의 잔혹함으로 확장된다.
억울함과 원통함이 쌓여 만들어진 저주라는 해석에 도달하는 순간,
작품은 다시 한번 방향을 비튼다.

그때 문득 깨닫게 된다.
원통함보다 더 깊고 집요한 감정이 존재한다는 것을.

저주를 퍼뜨리려는 자와 그것을 막으려는 자의 사투는 일단락된다.
그러나 인간이 지닌 어두운 마음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한,
그 흉담은 이미 누군가에게 전해졌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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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으로 들어가기
카롤리네 발 지음, 전은경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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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잃을 걸 알면서도,
누군가를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이다는 폭풍 속에 홀로 서 있다. 언니와의 이별과 엄마의 죽음 이후, 혼자 남겨진 그녀는 상실로 인한 슬픔을 마음 깊숙이 끌어안고 살아간다. 여행에서 돌아온 집에서 엄마를 죽은 채 발견한 기억은 그녀에게 깊은 죄책감으로 남아, 끊임없이 그녀를 흔들어 놓는다. 결국 그녀는 그 집을 떠나, 아무도 알지 못하는 낯선 곳에 정착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조금씩 자신의 폭풍과 정면으로 마주하기 시작한다.

이다는 타인에게 의지하고 관계를 맺는 것에 큰 두려움을 느끼는 인물이다. 두 번의 상실 이후, 그녀의 삶은 늘 불안정하고 슬픔으로 잠겨 있는 듯 보인다. 그런 그녀는 마리안네와 크누트 부부와 함께 지내게 되고, 라이프와의 만남을 통해 점차 변해간다. 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그녀는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다시 관계를 시작하는 용기를 내게 된다. 끝이 존재하더라도, 그럼에도 다시 누군가와 연결되기를 선택하며 한 걸음 나아간다.

작품에서 말하는 '폭풍'은 이다의 내면을 상징한다. 상실로 인해 요동치는 감정의 소용돌이, 그 한가운데 서 있는 그녀의 모습이 그려진다. 애써 외면하고 도망치던 그녀가 스스로와 마주하는 순간은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전한다. 그런 점에서 이다는 누구보다도 용기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이다는 언니 틸다를 비롯해 주변 사람들이 내미는 도움의 손길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엄마의 죽음 이후에도 세상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돌아가고, 언니마저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에 분노를 느끼기도 한다. 처음에는 그런 그녀의 태도가 이해되지 않았지만, 점점 그 날카로움이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다시 혼자가 되는 고통을 겪고 싶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점차 깊어지는 관계 속에서 도망치지 않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그녀의 변화를 보며, 삶을 뒤흔드는 폭풍은 결국 스스로 감당해야 할 몫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딪히고 무너져 다시는 회복할 수 없을 것 같은 순간조차, 결국은 지나간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쉽게 잊고 사는 이 사실을, 이 작품은 조용히 일깨워 준다.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의 폭풍을 마주하게 된다. 가족의 죽음, 불확실한 미래에서 오는 두려움처럼 삶을 뒤흔드는 순간들. 그러나 이 작품은 그런 순간일수록 폭풍을 피하지 말고 마주하라고 말한다. 물론 그것은 결코 혼자서는 건널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결국 우리는, 두려움을 안은 채 다시 앞으로 걸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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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능력자 - 제12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우수상 수상작 책깃노블
함설기 지음 / 책깃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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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당신에게 초능력이 생긴다면,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어느 날, 갑작스러운 '대각성'이라는 폭발로 이상능력자가 된 수안.
평범한 고등학생에 불과했던 그녀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된다.


갑작스럽게 초능력을 얻게 된 사람로 엄마를 잃고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다.
그녀는 그 상실의 슬픔을 '초능력자 격리파'의 주장에 기대며 버텨낸다.
만약 내가 수안의 상황이었다면, 나 역시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다.

그렇기에 갑작스럽게 이상능력자가 된 그녀는 자신의 존재를 두고 깊은 혼란에 빠진다.
그러나 우연히 능력으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하게 되면서,
수안은 이상능력자로서의 삶을 조금씩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작품 속 인물 중 예리는 수안과 대비되는 존재다.
그녀는 능력을 얻은 이후,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힘을 기꺼이 내어준다.
위급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안위보다 타인의 안전을 먼저 선택하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그런 예리와 친구 우정의 영향을 받아 수안 역시 서서히 변화해간다.


같은 능력이라도 누군가는 사람들을 구하고,
또 다른 이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사용한다.
그리고 그 선택의 끝에서, 어떤 이는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나아가며, 정체를 숨기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물론 그 선택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
그러나 그가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마주하는 순간,
누가 진정한 '악인'인지 쉽게 단정할 수 없게 된다.
능력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차별받고 고통받던 피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더 두려운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차별받고 소외되는 사람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그들 또한 우리와 같은 아픔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존재라는 사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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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 드림
강민영.황모과 지음 / 스프링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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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압에 맞서기로 결심한 여자들의,
참지 않는 복수극!


이 작품은 남성 중심의 사회 속에서 가정 폭력과 사회적 낙인, 강간으로 인권을 침해당하고, 끝내는 죽음까지 강요당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두 단편은 한국의 근대와 1960년대 인도라는 서로 다른 배경 속에서 전개되지만, 그 안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삶은 서로 닮아 있다.


'남성을 위해, 남성을 위한 사회'에서의 여성들의 삶은 끔찍하다 못해 처참하다. 수많은 여성들을 겁탈하고 죽은 아들을 위해, 그의 어머니는 며느리를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그 이유는 며느리의 죽음으로 아들의 명예를 드높이고, '열녀'라는 포상을 받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조선 시대에는 열녀를 장려했고, 그로 인해 수많은 여성들이 원하지 않은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이처럼 강요된 죽음은 비단 조선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인도 역시 과거뿐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성 인권과 관련된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현실은 쉽게 외면하기 어렵다.


두 작품 모두 이러한 여성들의 고통을 그리면서도, 현실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점이 인상 깊다. 귀신 분장을 해 고통을 준 남성들을 놀라게 하고, 자줏빛 사리를 입고 과감하게 복수를 감행한다. 현실에서는 쉽게 일어나기 어려운 이러한 장면들은, 억눌린 감정을 대신 분출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하며 꽉 막힌 가슴이 뻥 뚫리는 듯했다.


"우리, 같이 가서 복수할까요?"
"알지, 우리는 우리가 받은 만큼 돌려주는 거야. 잊지마."


그녀들은 더 이상 참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자신들을 억압하는 존재들로부터, 나아가 세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싸우기로 결심한다. 그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응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시대와 언어가 다르더라도, 그녀들이 겪었을 고통은 충분히 공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결코 혼자서는 이루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수많은 피해자들이 서로의 손을 잡았고, '함께'였기에 움직일 수 있었다. 강요된 순종에 맞서 연대를 선택한 그녀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복수극을 넘어, 억압에 맞서는 힘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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