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능력자 - 제12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우수상 수상작 책깃노블
함설기 지음 / 책깃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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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당신에게 초능력이 생긴다면,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어느 날, 갑작스러운 '대각성'이라는 폭발로 이상능력자가 된 수안.
평범한 고등학생에 불과했던 그녀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된다.


갑작스럽게 초능력을 얻게 된 사람로 엄마를 잃고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다.
그녀는 그 상실의 슬픔을 '초능력자 격리파'의 주장에 기대며 버텨낸다.
만약 내가 수안의 상황이었다면, 나 역시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다.

그렇기에 갑작스럽게 이상능력자가 된 그녀는 자신의 존재를 두고 깊은 혼란에 빠진다.
그러나 우연히 능력으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하게 되면서,
수안은 이상능력자로서의 삶을 조금씩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작품 속 인물 중 예리는 수안과 대비되는 존재다.
그녀는 능력을 얻은 이후,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힘을 기꺼이 내어준다.
위급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안위보다 타인의 안전을 먼저 선택하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그런 예리와 친구 우정의 영향을 받아 수안 역시 서서히 변화해간다.


같은 능력이라도 누군가는 사람들을 구하고,
또 다른 이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사용한다.
그리고 그 선택의 끝에서, 어떤 이는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나아가며, 정체를 숨기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물론 그 선택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
그러나 그가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마주하는 순간,
누가 진정한 '악인'인지 쉽게 단정할 수 없게 된다.
능력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차별받고 고통받던 피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더 두려운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차별받고 소외되는 사람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그들 또한 우리와 같은 아픔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존재라는 사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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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 드림
강민영.황모과 지음 / 스프링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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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압에 맞서기로 결심한 여자들의,
참지 않는 복수극!


이 작품은 남성 중심의 사회 속에서 가정 폭력과 사회적 낙인, 강간으로 인권을 침해당하고, 끝내는 죽음까지 강요당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두 단편은 한국의 근대와 1960년대 인도라는 서로 다른 배경 속에서 전개되지만, 그 안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삶은 서로 닮아 있다.


'남성을 위해, 남성을 위한 사회'에서의 여성들의 삶은 끔찍하다 못해 처참하다. 수많은 여성들을 겁탈하고 죽은 아들을 위해, 그의 어머니는 며느리를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그 이유는 며느리의 죽음으로 아들의 명예를 드높이고, '열녀'라는 포상을 받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조선 시대에는 열녀를 장려했고, 그로 인해 수많은 여성들이 원하지 않은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이처럼 강요된 죽음은 비단 조선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인도 역시 과거뿐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성 인권과 관련된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현실은 쉽게 외면하기 어렵다.


두 작품 모두 이러한 여성들의 고통을 그리면서도, 현실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점이 인상 깊다. 귀신 분장을 해 고통을 준 남성들을 놀라게 하고, 자줏빛 사리를 입고 과감하게 복수를 감행한다. 현실에서는 쉽게 일어나기 어려운 이러한 장면들은, 억눌린 감정을 대신 분출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하며 꽉 막힌 가슴이 뻥 뚫리는 듯했다.


"우리, 같이 가서 복수할까요?"
"알지, 우리는 우리가 받은 만큼 돌려주는 거야. 잊지마."


그녀들은 더 이상 참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자신들을 억압하는 존재들로부터, 나아가 세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싸우기로 결심한다. 그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응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시대와 언어가 다르더라도, 그녀들이 겪었을 고통은 충분히 공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결코 혼자서는 이루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수많은 피해자들이 서로의 손을 잡았고, '함께'였기에 움직일 수 있었다. 강요된 순종에 맞서 연대를 선택한 그녀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복수극을 넘어, 억압에 맞서는 힘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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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나는 텃밭에 간다 - 판다 할부지 강철원의 다정한 식물 수업
강철원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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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바오 할아버지로 알려진 강철원 사육사님의 텃밭 이야기를 담은 이 에세이는, 텃밭을 가꾸는 과정 속에서 한 사람의 삶과 기억을 함께 들려준다.

다정하고 따뜻한 말들 속에는 작물을 심는 법과 요리법, 그리고 식물에 얽힌 기억이 함께 담겨 있다. 감자, 옥수수, 당근, 대파처럼 익숙한 식물과 아주까리, 까마중처럼 낯선 식물이 함께 자란다. 우연히 발견한 새끼 올빼미와 인간과의 경계를 지키는 고라니, 멧돼지의 이야기는 자연이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 또한 그 일부임을 조용히 일깨운다.


사육사님에게 텃밭은 단순히 재배의 공간이 아니라, 추억과 경험을 함께 심는 곳이다. 어머니의 사랑을 먹고 자란 감자, 푸바오와의 기억을 품은 당근, 그리고 아내와의 시간이 스며든 채소들까지,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가 텃밭에서 느끼는 '소소한 기쁨'은 나 역시 겪어본 감정이기에 더욱 깊이 와닿는다.


긴 일본 생활 동안 한국 음식이 그리웠던 나는 한인타운을 자주 찾았다. 그러나 외식은 유학생으로서 부담이 컸고, 결국 한국에서 가져온 깻잎 씨앗과 마트에서 구입한 상추 모종을 키우기 시작했다. 사육사님처럼 제대로 된 텃밭은 아니었고, 베란다에 놓인 직사각형 화분 두 개가 전부였지만, 그곳은 나에게 드넓은 하나의 밭이었다.

초보 농부의 관심과 애정을 듬뿍 받고 자란 깻잎과 상추를 삼겹살과 함께 먹었던 그 맛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어린 새싹이 무거운 흙을 뚫고 올라오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단단해졌다. '연약한 너도 흙을 밀어내고 세상 밖으로 나오는구나. 나도 그렇게 살아가야겠다.' 그런 생각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화분을 들여다보곤 했다.


이 작품은 텃밭을 대하는 태도를 통해 삶을 바라보는 방식을 드러낸다. 욕심내지 않고, 때로는 인내하며 기다리고, 다음을 위해 모종을 솎아내는 과정은 인간관계와도 닮아 있다. 식물과 사람은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서로를 닮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작가는 '실패'를 쉽게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텃밭을 통해 완전한 실패조차 받아들인다. 자연은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알게 된다. 우리가 작물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자연으로부터 받은 선물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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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의 세대
백온유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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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한 약속, 그 이후의 이야기.

내가 백온유 작가를 사랑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는 인간의 어둡고 악한 면을 가감 없이 드러내면서도, 그들을 단순한 '악인'으로 남겨두지 않는다.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을 법한 얼굴을 한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들을 쉽게 미워하거나 단정 지을 수 없게 만든다.

이 작품 역시 그러한 작가의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타인 혹은 자신과 맺은 어그러진 약속으로 인해 일상이 뒤틀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불안한 긴장감 속에서 전개된다. 결혼을 위해 키우던 강아지를 버리고, 병든 가족의 끝을 바라며, 원하는 것을 위해 타인을 속이는 선택들. 그리고 피해자의 요구를 들어주겠다고 약속하는 인물들. 각기 다른 상황 속에서 맺어진 약속들은 결국 한 사람의 삶을 예기치 않게 흔들어 놓는다.


이야기 속 인물들은 모두 외줄 타기 위에 선 듯한 평온함을 간신히 붙잡고 있다. 그리고 그 균형이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순간, 인물들의 감정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결혼을 위해 키우던 강아지를 버리고, 병든 가족을 돌보며 동시에 그 끝을 바라기도 하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타인을 속이는 선택들. 인간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그들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 모습이 낯설지 않다는 사실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어쩌면 인간은 본래 이기적인 존재인지도 모른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간, 이야기는 단순한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또 다른 이해의 영역으로 확장된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 이 소설은 독자를 불편함과 공감 사이에 세워 둔다.

작가가 그려낸 세계는 어둡고 축축하다. 마치 젖은 채로 방치된 빨래처럼, 쉽게 마르지 않는 꿉꿉함이 감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분명히 느껴지는 미약한 온기가 있다. 어긋난 약속 이후의 삶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그 작은 온기를 붙잡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

지극히 현실적이기에 더욱 서늘하고, 그럼에도 끝내 다정함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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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불행을 먹고 사는 사람들
이동원 지음 / 라곰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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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 없기에, 더욱 선명하게 다가오는 이야기.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의 이야기>, 일명 꼬꼬무의 이동원PD가 작가로서의 첫 발걸음을 내디딘 이 책은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제본으로 제공받은 단편은, 3일 전 실종된 아내를 찾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실종 신고를 위해 경찰서를 찾은 그의 모습에서는 슬픔도, 걱정도 좀처럼 읽히지 않는다.

아내의 실종에 무심하고,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인물의 독백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이야기의 끝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나 독자는 그 자리에서 멈출 수 없다. 사건의 실마리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그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마주한 그의 모습은, 어긋나 있던 톱니바퀴가 맞물리듯 서서히 하나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순간, 독자는 자신이 철저히 농락당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눈을 질끈 감게 된다.

작가는 '왜?'라는 질문에 쉽게 답하지 않는다. 어쩌면 애초에 답할 수 없는 질문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사이코패스적 성향을 지닌 인물의 감정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들이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듯, 독자 역시 그들의 이유와 목적에 완전히 닿을 수 없다. 이야기는 바로 그 간극 위에서 멈춘다. 이해가 아닌, 선명한 거리감을 남긴 채.

남자의 독백이 끝을 향해 갈수록 의문은 점차 확신으로 굳어지고, 마침내 그 확신은 하나의 진실로 닫힌다. 떠밀리듯 마주하게 된 그 진실은 낯설고도 두렵다. 그리고 그 두려움은 자연스럽게 다음 이야기들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어진다. 또 어떤 죽음과 진실이 드러날지, 그 간극은 어디까지 벌어질지 기대하게 만든다.

🔖 작가는 스스로를 '남의 불행으로 먹고사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불행을 드러내고 이야기하는 일은,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기에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누군가는 여전히 '자신의 불행' 속에서 고통받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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