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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 드림
강민영.황모과 지음 / 스프링 / 2026년 3월
평점 :
억압에 맞서기로 결심한 여자들의,
참지 않는 복수극!
이 작품은 남성 중심의 사회 속에서 가정 폭력과 사회적 낙인, 강간으로 인권을 침해당하고, 끝내는 죽음까지 강요당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두 단편은 한국의 근대와 1960년대 인도라는 서로 다른 배경 속에서 전개되지만, 그 안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삶은 서로 닮아 있다.
'남성을 위해, 남성을 위한 사회'에서의 여성들의 삶은 끔찍하다 못해 처참하다. 수많은 여성들을 겁탈하고 죽은 아들을 위해, 그의 어머니는 며느리를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그 이유는 며느리의 죽음으로 아들의 명예를 드높이고, '열녀'라는 포상을 받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조선 시대에는 열녀를 장려했고, 그로 인해 수많은 여성들이 원하지 않은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이처럼 강요된 죽음은 비단 조선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인도 역시 과거뿐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성 인권과 관련된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현실은 쉽게 외면하기 어렵다.
두 작품 모두 이러한 여성들의 고통을 그리면서도, 현실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점이 인상 깊다. 귀신 분장을 해 고통을 준 남성들을 놀라게 하고, 자줏빛 사리를 입고 과감하게 복수를 감행한다. 현실에서는 쉽게 일어나기 어려운 이러한 장면들은, 억눌린 감정을 대신 분출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하며 꽉 막힌 가슴이 뻥 뚫리는 듯했다.
"우리, 같이 가서 복수할까요?"
"알지, 우리는 우리가 받은 만큼 돌려주는 거야. 잊지마."
그녀들은 더 이상 참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자신들을 억압하는 존재들로부터, 나아가 세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싸우기로 결심한다. 그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응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시대와 언어가 다르더라도, 그녀들이 겪었을 고통은 충분히 공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결코 혼자서는 이루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수많은 피해자들이 서로의 손을 잡았고, '함께'였기에 움직일 수 있었다. 강요된 순종에 맞서 연대를 선택한 그녀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복수극을 넘어, 억압에 맞서는 힘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