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셔로 1 - 특별하게 평범한 동네 슈퍼히어로
team befar 지음 / 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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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지닌 현금이 많을수록 힘을 발휘하는 슈퍼히어로.
조금은 특별하지만, 그만큼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

돈 없는 취업준비생, 평범한 고등학생 등 각자의 자리에서 일상을 살아가던 네 명의 인물은 어느 날 느닷없이 자신에게 깃든 괴력을 깨닫게 된다. 단 하나의 조건은 그 힘이 몸에 지니고 있는 현금의 양에 비례한다는 것. 엄청난 능력을 가졌지만 늘 부족한 그들은 그렇게 '슈퍼히어로'로서의 삶을 맞이한다.


"한명씩 들고 옆 건물 옥상으로 옮겼어. 기절한 사람도 있었지만, 어디 찍혔을지도 몰라. 자중해야 하는 거 알지만 너만 한 애도 있었어. 내가 구해야 했어."(1권,130p)

상웅은 우연히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구하게 되고, 그것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 말한다. 그런 상웅을 묵묵히 응원하는 민숙. 두 사람은 그렇게 평범하지만 특별하게 동네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사건 속으로 뛰어든다. 그리고 특별한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네 명의 히어로는 다가올 더 큰 위기에 맞설 준비를 시작한다. 과연 그들은 진정한 슈퍼히어로로서 사람들의 일상을 지켜낼 수 있을까.

"왜 이렇게까지 해? 이런다고 세상이 언니 좋아해주는 것도 아니잖아."
"그럼 짝사랑이네."
(1권,237p)

타인을 위해 자신의 몸을 내던지는 수오에게 민숙은 이렇게 말한다. 능력이 없는 민숙의 시선에서 보면, 돈도 되지 않는 선택은 이해되지 않는다. 하지만 수오는 자신의 힘을 이득이 아닌 사명으로 받아들이며 위태로운 순간마다 나타난다. 이 장면을 읽으며 만약 나에게 이런 능력이 주어진다면 나는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하게 됐다. 선한 의지보다 악한 욕망이 앞서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그래서 이들에게 능력이 주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캐셔로』는 전형적인 히어로 이야기가 아니다. 이 작품 속 히어로들은 어디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평범한 사람들이다. 누군가의 아들이고 친구이며 연인인 그들은 때로는 엉뚱하고 때로는 웃음을 준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민숙의 이 말이 오래도록 남는다.

"이런 작은 일에 그 소중한 힘을 써선 안 된다 같은 게 아니라 그냥 아웅다웅 하는 데 그 힘이 필요해선 안 돼."(1권,277p)

우리의 작고 소중한 일상 속 행복은 힘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를 구할 수 있는 능력이 오히려 삶을 헤쳐서는 안 된다. 어쩌면 '히어로가 필요 없는 세상'이 진짜 좋은 세상일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은 평범한 사람도 자신에게 주어진 힘으로 언제든 히어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능력이 거창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저마다의 힘을 지니고 있다고.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나 역시 혹시 모를 숨은 능력이 있는 건 아닐까 싶어, 괜히 손에 쥔 돈을 한 번 더 바라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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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집에 살고 싶다 - 한국인의 주택 유전자에서 찾은 좋은 집의 조건
김호민 지음 / 달고나(DALGONA)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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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히 어렵게만 느껴졌던 건축의 기본을, 마치 이야기를 들려주듯 쉽고 친절하게 풀어낸 책이다. 일본의 LDK 구조, 증가하는 층간 소음의 원인, 사라져 가는 문지방의 의미 등 우리가 살아가는 ‘집’에 대해 한 번쯤 궁금해했을 법한 질문들을 섬세하게 짚어준다. 평소에는 너무 익숙해서 지나쳐왔던 요소들이 사실은 우리의 생활 방식과 가치관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집을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이자 역사로 바라보게 만든다.


‘좋은 집이란 무엇일까?‘

사람은 각자 자신만의 기준과 신념에 따라 ‘좋은 집‘의 개념을 만들어간다. 누군가에게는 높은 천장과 통유리 너머로 햇살이 쏟아지는 집이 좋은 집일 수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작고 어둡지만 포근함이 느껴지는 공간이 좋은 집일 수 있다. 이처럼 ‘좋은 집‘이라는 기준은 본질적으로 지극히 주관적이다.

이 책은 바로 그 모호한 기준들을 조금 더 또렷하게 만들어 준다. 단순히 건축의 기본이나 어려운 기술적인 요소를 설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우리가 어떤 집을 원하게 되었는지, 그 주관적인 기준의 배경과 이유를 하나씩 짚어간다. 삼국 시대와 조선 시대를 거쳐 일제강점기, 산업화와 IMF를 지나며 우리 사회와 사람들의 삶의 방식은 끊임없이 변화해왔다. 그리고 ‘거주 공간’ 역시 그 변화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으며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다. 집은 개인의 취향 이전에 시대의 요구와 현실을 반영하는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원하는 대로 지으면 행복도 따라올 것 같지만, 집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완공은 있어도 완성은 없다. 그 과정을 살아내는 일 자체가 곧 집이다. 우리는 신기루를 좇듯 행복을 찾아 집을 짓지만, 그 끝은 언제나 미완성이다.“(154p)

점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의 형태 또한 ’사는 사람’에 맞춰 더욱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집은 유행을 따라 쉽게 바꾸기에는 비용과 시간, 그리고 정성이 너무나 많이 드는 공간이기도 하다. ‘또 다른 나’를 대표하는 장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완공은 있어도 완성은 없다는 말처럼, 지금의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결국 ‘좋은 집’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결국 집이란, 삶의 방식과 가치관이 고스란히 담긴 또 하나의 '나'를 마주하는 공간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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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도 반짝일 오늘의 글리터 - 완벽함보다 나다움을 택하는, 뷰티 크리에이터의 본격 민낯 에세이
유앤아인 지음 / 하움출판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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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내일도반짝일오늘의글리터
지은이 #유앤아인
펴낸곳 #오픈도어북스


❝이제는 다른 사람의 특별함에 얽매이지 말고, 우리대로의 특별함에 집중하자. 우리는 자신을 믿으며, 내면의 특별함을 알아볼 사람이 되어야 한다. ❞ (166p)


🏷️ 뷰티 크리에이터 유앤아인은 《내일도 반짝일 오늘의 글리터》를 통해 '가면'을 벗고 진짜 '나'로서 살아가는 삶에 대해 따뜻하고 담담하게 전한다.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SNS를 통해 보여지는 삶은 분명 화려하지만, 진짜 '나'를 반짝이게 하는 것은 그런 겉모습이 아니다.


그녀가 말하는 '나다움'이란 소소한 일상 속에서 작은 행복을 느끼고, 타인과 나를 비교하지 않으며 그저 '나'로서 살아가는 삶에 만족하는 것이다. 그 진실은 생각보다 거창하지도, 어렵지도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반짝이는 삶이 결코 쉽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이른 나이에 시작한 일, 외로운 나날을 보내야 했던 중국에서의 생활, 그리고 뒤늦게 시작한 유튜버로서의 삶까지. 무엇 하나 쉬운 과정은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런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자신이 더욱 단단해질 수 있었다고 말한다. 겉으로 보이는 남들이 부러워할 법한 삶의 이면에는, 상처받고 눈물로 얼룩진 시간이 함께 존재했다.


❝가장 빛나 보이는 사람도 우리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가장 어두운 순간을 겪었거나, 그런 과정에 있을 것이다. ❞ (75p)


▫️그녀의 말은 조용하지만 깊게 스며들어 독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솔직하고 따뜻하지만 분명하다. 자신을 해치는 완벽함보다는, 조금 부족한 모습까지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기를 권한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스스로를 몰아세우고 다그치지 말자는 메시지가 오래 남는다.

▫️이 책을 통해 나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한 잔의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소소한 시간, 그 순간의 '나'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도, 타인의 속도로 나아가려 애쓰지도 않는다.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그 시간이야말로 가장 반짝이는 순간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유앤아인 작가의 한마디 한마디는 오늘을 살아가는 나를 다정하게 토닥이며,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반짝일 나를 조용히 응원해 준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지금의 나 그대로 충분히 빛나고 있다고 말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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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는 나의 세계
마이클 톰프슨 지음, 심연희 옮김 / 문학수첩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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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내가없는나의세계
지은이 #마이클톰프슨
옮긴이 #심연희
펴낸곳 #문학수첩


📌 시간과 맞서 싸우는 또 하나의 걸작.


🏷️ 생일이 되면 세상 모든 사람의 기억 속에서 지워지는 소년, 토미 루엘린. 그는 1월 5일 자신의 생일을 맞아 부모의 기억에서조차 사라지고, 그렇게 '낙농장'이라 불리는 밀크우드 하우스 보육원에서의 삶을 시작하게 된다. 매년 반복되는 망각 속에서 토미는 자신이 잊히는 존재라는 사실을 견디기 힘들어한다. 그러던 어느 날, 보육원에 들어온 캐리라는 소녀를 사랑하게 되지만, 사랑이 깊어질수록 반복되는 상실은 그의 고통을 더욱 짙게 만든다.


누군가 지우개로 흔적 없이 지워버린 것처럼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는 토미.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만큼은 잊히지 않기 위해 운명의 빈틈을 노린다. 그렇게 하나 둘, 아주 미세하게 운명을 바꿔 나가며 재회한 캐리와의 사랑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시작한다. 과연 그는 캐리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킬 수 있을까.


"이유야 어찌 되었든, 토미 루엘린은 캐리 프라이스를 전적으로, 돌이킬 수 없게, 영원히 사랑하게 되었다. 4주 후에는 그녀도 다른 이들처럼 토미를 잊겠지만, 그래도 캐리를 계속 사랑할 것이었다."(99p)


▫️기구한 운명 앞에서 토미는 점점 담담해진다. 수년간 찾아 헤맨 끝에 캐리와 재회한 순간에도 그는 자신의 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만약 나였다면 이런 거짓말 같은 사랑을 끝까지 이어나갈 수 있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운명과 맞설 용기를 주었을까.

솔직히 말해, 처음에는 두 사람의 사랑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웠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운명이 뒤바뀔 수 있는 가능성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수많은 질문으로 머릿속이 복잡해졌지만, 동시에 그들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


▫️이 작품은 토미의 삶을 통해 "잊히는 존재의 삶에도 의미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인연을 만나고, 또 헤어진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지 않더라도, 온전히 '나'로서 살아간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닐까. 결국 토미를 토미로 존재하게 만든 것은 사람들의 기억이 아니라, 반복되는 상실 속에서도 끝까지 자신으로 살아가려 했던 그의 태도였을 것이다.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게 느껴지는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평범하게 반복되는 하루야말로 가장 확실한 행복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될 것이다. 오늘의 내가 누군가에게 남긴 흔적을 떠올리게 되고, 동시에 나 역시 이 세상에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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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즈드라비
조수필 지음 / 도서출판이곳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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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골목 한편에 위치한 한식당 '마민카'의 중심으로, 각자의 사연을 품은 이들이 만나 '인연'이라는 실타래를 조금씩 풀어나가는 이야기.

어머니의 죽음 이후 방황하던 해국은 프라하행을 선택하고, 그곳에서 작은 식당 '마민카'를 운영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기 시작한다. 이혼의 아픔을 뒤로하고 여행길에 오른 수빈, 미래를 위한 투자로 프라하로 유학 온 단비, 어린 시절 프라하로 해외 입양된 나준, 그리고 행방불명된 누나에 대한 깊은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지호까지. 마민카 를 매개로 우연히 얽힌 이들은 각자의 속도로 서로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조심스럽게 보듬으며 회복해 나간다.

낯선 도시 프라하와 파리를 배경으로 흘러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잔잔하면서도 따뜻하다.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를 건네는 작가의 문장들은 하나하나 프라하의 밤하늘을 떠올리게 하고, 마치 한 편의 로맨틱한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을 안겨준다. 특히 수빈과 해국이 손을 잡고 걷던 골목 장면에서는, 독자인 나 역시 그 공간 어딘가에 함께 서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우리에게는 낯설게만 한 프라하라는 공간을 통해 인물들은 스스로를 돌아보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며 상처를 치유해 나간다. 그래서인지 이국적인 배경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이야기는 낯설면서도 가깝게 다가온다.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주어진 하루를 충실히 겪어내는 것. 무리하지 않는 일상 속에서 밀알 같은 기쁨들을 발견하는 것. 그렇게 또 살아가고 사랑하는 것. 그러다 또다시 길을 떠나더라도 그것 또한 기꺼이 삶으로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야말로 인간인 우리가 부여받은 소명이자, 생의 유일한 나침반은 아닐까."(258p)

작가의 이 마지막 문장은 작품의 모든 것을 담아낸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다. 우리의 삶은 각자에게 주어진 하루를 성실히 살아내고, 그 안에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발견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 삶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인연을 만나고, 영원할 것 같던 사람도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곁을 떠나 저 멀리 흘러가 버리곤 한다. 곁에 남아 있는 인연도, 손아귀를 빠져나가 버린 인연도 모두 소중한 존재들임을 이 소설은 조용히 일깨워 준다.

'나 즈드라비'는 체코어로 '건강을 위하여'라는 뜻을 지닌 말이다. 제목처럼 소설 속 인물들은 과거의 상처로부터 조금씩 건강해지며 한 발 앞으로 나아간다. 이 작품을 읽는 모든 독자들 또한 아낌없이 사랑하고, 아낌없이 행복해하며, 각자의 삶에서 자신만의 '나 즈드라비'를 건배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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