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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집에 살고 싶다 - 한국인의 주택 유전자에서 찾은 좋은 집의 조건
김호민 지음 / 달고나(DALGONA) / 2026년 1월
평점 :
막연히 어렵게만 느껴졌던 건축의 기본을, 마치 이야기를 들려주듯 쉽고 친절하게 풀어낸 책이다. 일본의 LDK 구조, 증가하는 층간 소음의 원인, 사라져 가는 문지방의 의미 등 우리가 살아가는 ‘집’에 대해 한 번쯤 궁금해했을 법한 질문들을 섬세하게 짚어준다. 평소에는 너무 익숙해서 지나쳐왔던 요소들이 사실은 우리의 생활 방식과 가치관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집을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이자 역사로 바라보게 만든다.
‘좋은 집이란 무엇일까?‘
사람은 각자 자신만의 기준과 신념에 따라 ‘좋은 집‘의 개념을 만들어간다. 누군가에게는 높은 천장과 통유리 너머로 햇살이 쏟아지는 집이 좋은 집일 수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작고 어둡지만 포근함이 느껴지는 공간이 좋은 집일 수 있다. 이처럼 ‘좋은 집‘이라는 기준은 본질적으로 지극히 주관적이다.
이 책은 바로 그 모호한 기준들을 조금 더 또렷하게 만들어 준다. 단순히 건축의 기본이나 어려운 기술적인 요소를 설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우리가 어떤 집을 원하게 되었는지, 그 주관적인 기준의 배경과 이유를 하나씩 짚어간다. 삼국 시대와 조선 시대를 거쳐 일제강점기, 산업화와 IMF를 지나며 우리 사회와 사람들의 삶의 방식은 끊임없이 변화해왔다. 그리고 ‘거주 공간’ 역시 그 변화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으며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다. 집은 개인의 취향 이전에 시대의 요구와 현실을 반영하는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원하는 대로 지으면 행복도 따라올 것 같지만, 집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완공은 있어도 완성은 없다. 그 과정을 살아내는 일 자체가 곧 집이다. 우리는 신기루를 좇듯 행복을 찾아 집을 짓지만, 그 끝은 언제나 미완성이다.“(154p)
점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의 형태 또한 ’사는 사람’에 맞춰 더욱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집은 유행을 따라 쉽게 바꾸기에는 비용과 시간, 그리고 정성이 너무나 많이 드는 공간이기도 하다. ‘또 다른 나’를 대표하는 장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완공은 있어도 완성은 없다는 말처럼, 지금의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결국 ‘좋은 집’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결국 집이란, 삶의 방식과 가치관이 고스란히 담긴 또 하나의 '나'를 마주하는 공간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