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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 언니 - 양장
권정생 지음, 이철수 그림 / 창비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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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얼마 전에 권정생 선생님의 산문집을 읽은 뒤 몽실언니가 읽고 싶어졌다.

몽실언니는 굉장히 유명했지만 아무리 더듬어봐도 내 기억 속에 그 책을 읽었던 적이 없기 때문이다.

전쟁을 두 번이나 겪은 권정생 선생님이 어린 시절의 기억을 바탕으로 쓴 몽실언니는 눈물이 날만큼 강인하지만 너무나 안쓰럽고 슬프고 불쌍한 우리 할머니, 어머니, 이모, 언니들의 이야기였다.

몽실언니 곳곳엔 권정생 선생님의 생각이 들어있었다.

전쟁은 그 누구도 이롭게 하려는 게 아니고, 알 수 없는 권력자에 의해 정해져 결정에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한 착하고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이 인생에 크나큰 상처를 남겼다는 것.

625의 경우는 정말이지 누구를 위한 전쟁이었던건지...

가난은 왜 오롯이 아무런 결정도 못한 사람들의 몫이었던건지...

우리의 근현대사는 왜 그렇게도 쓰리고 아프고 슬펐던건지...

이야기에 나오는 사람 하나 하나 너무 안쓰러워서 마음이 아팠다.

이런 삶을 겪으신 권정생 선생님을 생각하니 더욱 마음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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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안 마이어 : 나는 카메라다 비비안 마이어 시리즈
비비안 마이어 지음, 박여진 옮김 / 윌북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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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언제였는지 기억은 안 난다.

우연히 친구 페북에서 보고 알게 된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은 정말 너무 멋졌다.

1950년대의 뉴욕 거리를 흑백이지만 생생하고 멋지게 살린 거리 사진들과 인물 사진들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녀의 인상적인 사진만큼 그녀의 사진이 유명해진 계기도 정말 인상적이다.

비비안 마이어는 살아 있는 동안 사진작가로서 명성은커녕 보모 및 간병인으로 살다 죽기 직전엔 노숙자로 살았던 여성이다.

그녀가 간직해온 많은 기록물과 네거티브, 사진, 개인 소유물들을 창고에 보관하다가 비용을 낼 수 없어 경매에 넘어갔고 그 경매를 통해 그녀의 소지품이 여러 사람에게 팔렸다.

존 말루프는 그 중 한 사람으로 구입 당시에도 별 관심이 없이 몇 달을 방치해두다가 그가 하던 작업을 위한 자료 조사의 일환으로 그녀의 사진을 보다가 범상치않음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100개 가량을 스캔해 이베이에 팔려고 내놓았다가 사진작가이자 비평가인 사람에게 팔지 말고 일단 가지고 있으라는 충고를 들은 후 사진 전문 SNS인 플리커에 올렸고 24시간 동안 굉장히 많은 호평을 듣게 되었고 이후 덴마크를 시작으로 전세계에서 비비안 마이어 사진전을 열게 되었고 세계 유명매체에서 그녀의 일생과 사진을 다루게 되어 비비안 마이어는 굉장히 유명해졌다.

현재 그는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을 대부분 소유한 사람이라고 한다.

이 책은 비비안 마이어의 1950-60년대 뉴욕과 시카고를 중심으로 한 사진과 그녀의 일생과 사진 철학에 대한 짤막한 해설이 곁들어진 사진집이다.

사진집 해설 말미에도 그런 질문이 있었다.

그녀는 사회적인 목적이 아닌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진을 찍었고 그렇기 때문에 평생 사진작가로 밝혀지지 않았는데 이제 그녀의 사진으로 인해 그녀가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그녀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나 또한 그것이 궁금하다.

그녀에게 있어 사진은 그녀 자신에 대한 기록임이 분명해보이지만 실제 그녀가 생각하는 '사진'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그녀의 멋진 사진이 궁금하다면 공식 사이트를 방문해보시길.

http://www.vivianmaier.com/

열정적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게 사진을 찍는 행위는 삶의 방식이자 철학적 수행이다. 사진을 추구한다는 것은 사색적이고 자유로운 행위이며 세상과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역설적이게도 세상과 가장 깊이 공감하는 매력적인 행위다. 사진에 깊이 몰두하는 사진가에게 사진은 즐거움이자 중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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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복과 나비
장 도미니크 보비, 양영란 / 동문선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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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패션 잡지 '엘르'의 편집장이자 저널리스트의 이력을 가지고 있던 남자.

44세의 어느 날 갑자기 뇌에 문제가 생겨 하루 아침에 왼쪽 눈만 깜박일 수 있는 전신 마비 증상을 가지게 된 남자.

잠수복과 나비는 그렇게 왼쪽 눈과 추후 간신히 머리만 조금 움직일 수 있게 된 몸이라는 잠수복에 갇힌 작가가 투병 생활 중 기록한 산문집이다.

원만이 세계의 전부가 된 남자는 머리속의 팔랑거리는 나비를 쫓아 세계 이곳 저곳을 누비며 여행을 하고 이런 저런 사람이 되어 보는 체험을 하기도 하고 머릿속으로 소설 및 극본 등 글을 쓰기도 하며 자유로운 상상을 전개하기도 하지만, 중간 중간 자신의 아이들에게 말을 할 수도 머리를 쓰다듬어 줄 수도 안아줄 수도 없는 상황을 숨김없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씁쓸하고 쌉쌀하고 안타깝고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작가의 상상력과 담담한 필체가 여운을 길게 남기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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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랑드르 거장의 그림 열린책들 세계문학 216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지음, 정창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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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복원가인 주인공이 500년 전 플랑드르파의 거장인 피터 반 호이스의 작품 '체스게임'에 숨겨진 문장을 찾으면서 시작되는 플랑드르 거장의 그림.

전개가 빠르고 재밌다.

지적 허영심을 꽉 채워주는 추리 소설.

플랑드르 미술가라면 기껏 이름 몇 번 들어보고 유럽 미술관에서 지나친 얀 반 에이크 밖에 몰랐는데 실제로 플랑드르파라고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있었겠구나,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책에 나오는 여러 미술가들의 각주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고, 미술 작품에는 실제로 많은 함축과 함의가 들어갔다고 알고는 있었지만 작품 하나를 이렇게 분석하는구나 싶어서 되게 재밌었다.

덩달아 대학 때도 분명 미술 감상에 관한 교양 수업을 재밌게 들었던 기억도 나고.

500년 전 그림에 있는 체스게임을 풀어가면서 추리를 해나가는 것도 굉장히 흥미로웠다.

단지 아쉬웠던 점이라면 지적유희는 좋으나 등장인물들의 성향과 말투가 굉장히 장식적이고 낭만적인 느낌이라 플랑드르보다는 로코코적인 느낌이 훨씬 강하다는 점.

스페인의 움베르토 에코라는 별명을 가진 작가라는데 에코옹은 훨씬 훨씬 담백하다오.

여튼 이 작가의 뒤마 클럽이라는 책도 굉장히 유명하던데 꼭 읽어야겠다.

스페인 작가라니! 심지어 글도 재밌고 지적 허영심도 꽉꽉 채워준다니!! 정말 멋지다. 


덧, 피터 반 호이스라는 미술가는 없다. 가상의 인물이다.

덧덧, 물론 체스게임이란 작품도 없다. 그치만 머리속에서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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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모두가 여행자 - <내 여행의 명장면> 공모전 당선작 모음집
강지혜 외 33명 지음 / 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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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명의 사람들이 여행을 다니면서 겪은 순간에 대해 쓴 짧은 산문 모음집.

어떤 이는 어떤 장소와 순간에 느낀 점을 썼고, 어떤 이는 며칠동안 한 곳에 머물며 생각한 것을 썼고, 또 다른이는 여러 장소를 돌아다니면서 썼다.

모두가 각각 다른 것들을 말했고 다른 장소에 있었다.

흥미로웠다.

제목이 모든 걸 말해준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가 여행자.

각자의 삶을 살아내는 모든 사람들은 그 대상이 사물이든 사람이든 간에 마음을 흠뻑 빼앗기는 제각각의 중대한 이유를 가슴에 품고 있을 것이므로.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는. 나 또한 내 삶에서의 `매혹`의 대상이 남들에게는 시시한 것이기도 했고. 매혹의 이유에 대해서도 상대가 수긍할 만큼 적절히 설명하지 못한 때가 많았다. 결국 주관적으로 비춰지는 모든 사람들의 선택은 오롯이 `자신만의 사랑법`에서 기인한 것으로 그것은 자신이 거쳐온 모든 삶이 만들어낸 결과물일 것이다.
그러므로 사사로운 이유에서 비롯된 여행 역시, 누구에게나 떠나야만 하는 자신만의 특별한 동기가 되었을 것이다. 그 동기란 게 언뜻 들어보면 남들과 유사하게 느껴져서 들어봤자 뻔하고 재미없는 그저 그런 것이 되겠지만, 마음을 기울여 듣기를 자청한다면 나와는 다른 이유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인생에서 획기적인 사건에 해당되는 것들은 당시의 결심과 결정에 의한 것으로 착각할 수 있지만, 알고 보면 오랜 시간 동안 내 안에서 대기하고 있던 꿈이나 긍정적인 욕구와 같은 것들이, 오랜 시간을 구성하는 수많은 각각의 순간들이 부추김이 되어, 결국 행동할 수 있게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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