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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복과 나비
장 도미니크 보비, 양영란 / 동문선 / 199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유명한 패션 잡지 '엘르'의 편집장이자 저널리스트의 이력을 가지고 있던 남자.
44세의 어느 날 갑자기 뇌에 문제가 생겨 하루 아침에 왼쪽 눈만 깜박일 수 있는 전신 마비 증상을 가지게 된 남자.
잠수복과 나비는 그렇게 왼쪽 눈과 추후 간신히 머리만 조금 움직일 수 있게 된 몸이라는 잠수복에 갇힌 작가가 투병 생활 중 기록한 산문집이다.
병원만이 세계의 전부가 된 남자는 머리속의 팔랑거리는 나비를 쫓아 세계 이곳 저곳을 누비며 여행을 하고 이런 저런 사람이 되어 보는 체험을 하기도 하고 머릿속으로 소설 및 극본 등 글을 쓰기도 하며 자유로운 상상을 전개하기도 하지만, 중간 중간 자신의 아이들에게 말을 할 수도 머리를 쓰다듬어 줄 수도 안아줄 수도 없는 상황을 숨김없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씁쓸하고 쌉쌀하고 안타깝고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작가의 상상력과 담담한 필체가 여운을 길게 남기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