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두 번째 레인
카롤리네 발 지음, 전은경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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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두번째레인
#카롤리네발
#다산책방

24살 대학 석사 과정중인 틸다는 친구들 모두 떠나 더 큰 세상에서 지낼때
알코올중독자 엄마와 어린 여동생 이다를 돌보느라 자신의 삶은 돌보지 못하고 살아간다.
그 와중에 마음이 답답할때면 수영장에 가고 수영장 레인을 스물 두 번씩 오가며 가슴속에 쌓여가는 외로움과 힘든 하루하루를 녹여낸다.

아빠는 가족을 떠났고 엄마는 어느날 그냥 어떤 개자식의 아이라며 임신을 했고
태어난 동생 이다는 아빠를 한번 본적없이 알콜중독자 엄마 때문에 상처받고 우울한 아이로 자란다.

친구 마를레네와 이반과의 추억에는 이반의 슬픈사연도 있는데다
또한 혼자가 된 이반의 형 빅토르는 신경이 쓰이지만 쉽게 다가갈 수가 없다.

클라인 교수님으로부터 확률이론 전공 박사과정 모집공고에 지원하길 바란다는 제안을 받는데 엄마의 사고와 입원은 여러차례, 알콜중독치료를 거부하는 엄마와 이다만은 남겨놓고 떠나기는 망설여질뿐이다.

틸다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수많은 상처와 걱정들은 늘 꿈속에 나타나 틸다를 괴롭히고
그런 언니를 위해 조금씩 용기를 내는 이다, 혼자 남겨진 빅토르마저도 틸다를 응원하듯
쓸쓸한 집을 정리하며 이다와 틸다를 돕는다.

수영장에서 스물 두번의 레인을 돌면서 스스로의 감옥을 벗어나려고 애쓰는 틸다..
그리고 이다, 빅토르....세사람은 함께 자신들의 아픔과 상처로부터 벗어나게 되는
성장소설 #스물두번째레인

📖
이다가 입을 열었다가 닫는다. 고민할 때면 늘 그렇듯이 미간에 작은 주름이 잡혀 있다.
이다 : 나도 안 울어
d런 순간이면 나는 내가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으며 그 누구와도 내 자리를 바꾸고 싶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는 요란하게 웃고, 이제 내가 울지 않아서 기쁜 이다는 미소를 짓는다. 나는 여전히 눈물을 흘리지만 큰 소리로 웃기도 한다. 나에게는 이다가 있고 이다에게는 내가 있으니까. p105

📖
집을 비웠다가 돌아왔으니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 냉장고는 가득 찼고 화문에는 물을 모두 준 상태이고, 우편함도 정리됐고, 세탁바구니도 비었고, 욕실도 깨끗하다. 이다는 정말 대단하다. 내가 없으면 이다가 아무것도 하지 못할 거라고 과소평가했던 일이 왠지 모르게 창피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다가 자랑스러우면서도 이제 이다에게 내가 필요하지 않은 것 같아서 약간 스르기도 하다. p286

꿈꾸는 일에도 죄책감을 가져야 했던 한 소녀의 마지막 선택과 눈부신 비상!!

✒️
충분히 똑똑했고 사랑스러운 틸다가 포기해야했던 모든 것들과 순간들이 안쓰러웠고 술과 마약에 빠지기도 했던 순간들은 안타까웠지만
엄마와 이다를 위해 자신의 자리를 지켜냈음에 대견했으면
그와중에도 꿈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용기에 박수를 보냈다.

엄마로부터 받은 상처를 틸다언니의 위로로 견뎌내고
언니의 꿈을 위해 스스로 알을 깨고 바깥으로 나올 용기를 낸 이다와
가족을 잃은 슬픔속에서 방황하면서도 틸다를 보며 깨닫고 용기를 내어준 빅토르처럼...

클라이막스가 없어도 감동적이고 심장을 강하게 두근거리게 했다.
사랑과 책임, 자신을 위한 삶을 스스로 선택한 틸다, 이다, 빅토르
더 빛나는 모습으로 성장하길..

가족이라는 무게를 짊어진 이들에게 뭉클한 성장소설이 될 것이다.

@dasanbooks #협찬 도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성장소설 #독일소설 #독일문학상 #베스트셀러 #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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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정해연 지음 / &(앤드)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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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정해연
#앤드(&) #넥서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를 소재로 한 소설이다.
책의 반은 앞뒤로 나뉘어 있으며
한쪽은 70대 노인 운전자의 차량에 치여
사망한 10대 딸아이의 엄마 혜정의 시점.
반대쪽은 손자를 등교시키느라 운전을 하다
운전 실수로 사망사고를 낸 70대 노인 균탁의 시점이다.

노인운전자의 교통사고 사건이 많았었던 때가 있었다.
뉴스나 기사를 접할 때마다 사고로 인한
사망자의 안타까움에만 집중 했었다.

물론 이번에도 어쩌다보니 혜정의 입장을 먼저 읽었다.
고등학생 소녀의 갑작스런 죽음이 안타까웠고
딸아이를 잃은 엄마의 심정이 어떠할까,
복수가 당연하다는건 아니지만 그 심정이 이해되기도 했다.

되돌아 균탁의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죄값을 최소화 하려했던
균탁의 딸의 의도가 불순했음에 분노하기도 했으나
모든일의 잘못과 실수로 인해 주변인 모두가 불행해 지고 있다는 결과에
균탁이 할 수 밖에 없었던 선택은 균탁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지 않나..
생각의 끝을 망설이게 된다.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교통사고는
내가 피해자가 될 수도, 가해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살아온 모습과는 달리 한순간 사망사고를 낸 악마가 될 수도..

두 시점의 이야기를 모두 읽고서는
더 옳은 결과와 판단이 무엇일찌 더 고민스럽기만 했다.
정해진 법도 사람의 도덕적 양심도 어느것도 쉽게
판단하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는 딜레마..

비록 슬픈 결말은 예상못 한 것은 아니지만
사회적 이슈와 현실감 반영에 초점맞춘 이야기는
많은 생각과 본질적인 문제의식을 갖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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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눈이 내리다
김보영 지음 / 래빗홀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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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눈이내리다
#김보영_소설집
#래빗홀

<출간 기념 무크지>
인터뷰 “늘 고마워요. 저는 계속 쓰겠지요.”
에세이 어린 날의 파편들
리뷰 우미영ㆍ허윤
본문 엿보기 너럭바위를 바라보다
.. . . .로 구성된 미니북이다.

우선 인터뷰 내용에서 확 잡아 끄는 문장이 있다.
Q. 정말로 글이 잘 안 써지는 날에는 어떻게 하시나요?
A. 글이 안 써져서 문제 되는 일은 별로 없고 단지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을 뿐이에요.

글 쓰기는 어려운 일이라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작가님의 이야기 속에는 또 다른 문제?가 있었다.

“글쓰기는 쉬워요. 이 말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여러분 친구와 종일 채팅하잖아요. 종일 트위터에 글 쓰잖아요.
‘안 써진다’는 건 좋은 글이 안 써진다는 뜻이지요.
그리고 글은 시간을 들이면 언젠가는 좋아져요. 그 시간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길 수도 있어요. 그러니 ‘안 써진다’는 건 빨리 좋은 글을 쓰고 싶은데 안된다는 뜻이라고 생각해요."

카톡하고 이야기 하는 모든 것들이 글쓰기와 마찬가지일뿐,
직장다니고 육아하고 부모님을 돌보느라 글 쓸 시간이 없다는 거다.
많은 사람이 우선 아이 낳기를 포기하고, 누군가는 어쩔 수 없이 일을 포기하고
부모님을 돌보고, 누군가는 어쩔 수 없이 부모님 돌보기를 포기하고 일을 한다.
그리고 그 모든 것에 앞서 글쓰기를 포기한다.

작가지망생도 아니고 브런치작가 근처에도 안가본 내가,
글을 쓰겠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던 내가,
인스타에 리뷰를 올리고 가족&친구들과 카톡 채팅을 한다.
글은 쓰고 있었다는 발견이 생소하면서도 퍼뜩 나 뭐라도 하고 있었네 라는 보람이 느껴졌다.

<본문 엿보기>-너럭바위를 바라보다
세상의 용량이 부족해진지는 오래 되었다. 늘어나는건 쓰레기량.
실시간으로 데이터 잔량주의보와 경보를 띄운다.
인간이 가상현실로 이주하기 시작했다. 가상현실속 서버 용량도 다 차고 말았다.
쓰지 않는 것부터 줄여가기 시작한다. 듣지않는 음반, 읽지 않는 책, 사람이 지나다니지 않는 길. 가치 없는 것들, 사람이 살지 않는 마을까지...
마을 근처 바닷가에 자리한 길이 5킬로미터에 너비 3킬로미터쯤 되는 큰 너럭바위를 지키려는 마을 사람들이 바위로 모인다.

어치파 먹지 못하는 바위고 바위가 없으면 그 공간을 더 가치있게 쓸 수 있다.
다른 동네에선 이기적이라고 욕한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바위를 지키기 위해 너럭바위에 앉았다.사람들끼리 다툼도 생기고 하나둘 떠난다.
어차피 사라질 바위다..혼자서 지키겠다고 버텨봐야 어차피 사라질 바위따위....

가치를 메기는 기준은 어디에 있을까.
무언가는 소장의 가치를 높게 처주지만 어떤것은 이쁜 쓰레기로 전락한다.
소중히 만지고 사용하고 돌보지 않는다면 사라져도 괜찮다는 기준따위..
쓸모를 증명하지 못하면 사라지는건 시대의 흐름인건가.
사라져버릴 것들 조차고 다시 소생할 새로운 생명도 같은 분류일찌도...

김보영 작가님의 소설은 [다섯 번째 감각]뿐 읽어 봤는데
이번 무크지를 통해 나머지 작가님의 SF세계가 궁금해졌다.
다채롭고 낯설지만 친밀한 신비와 경이로운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 상상의 공간..

🌿떠난 이에게는 다른 결말을 주고 남은 사람은 깊은 위안을 얻다.🌿

#미니북얼리버드단 #고래눈이내리다 #김보영 #무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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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하이드어웨이
후루우치 가즈에 지음, 민경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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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하이드어웨이
#후루우치가즈에
#인풀루엔셜

[이 사회가 공정하지 않은 건 오늘내일 일이 아니다. 나는 정원제인 방주에서 쫓겨나지 않을만큼의 '역할'을 필사적으로 수행해왔을 뿐이다.] p⁷⁸

💼
성희롱, 직장 내 괴롭힘, 왕따, 임신ㆍ 출산으로 인한 괴롭힘, 대학을 비롯한 교육기관의 갑질, 악성 민원...
에리코 세대에서는 대충 넘어갔던 문제가 새로운 개념의 등장과 함께 요즘 젊은 사원들의 필사 단어들로 강조된다.
하지만 그런것들보다 에리코는 젊은 사원들과 나눈 대화에서 느낄수 있었던 각자의 성향에 따른 대처방식의 차이와 태도로 인해 어깨가 무겁기만 하다.

출산과 육아로 포기했던 직장생활은 결국 육아와 가정 생계로 인해 다시금 재취업을 하게 된다. 하지만 직장에서의 역할과 가정에서의 엄마의 역할은 최선보다는 최고를 요구하고 에리코 역시 엄마의 역할에 대한 고충은 어찌나 공감이 되는지..한국의 남편과 시어머니, 아이들을 보는줄....
나같아도 도망치고 싶었을꺼다.

갈데도 없는거 아는데 결국 지하철 종점이라니..회사를 무단으로 결근한 날,  길 끝에서 만난 숲속의방주ㅡ에리코  눈에 든 녹음과 유메노시마(쓰레기매립장을 재정비해 만든)공원. 에리코의 뇌리에 대학시절 배낭여행 갔던 우붓의 정글 모습이 떠올랐다.

🥊
신종코로나로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임시휴교령이 내렸다.
학교선배의 괴롭힘도 두렵고 친구도 없는 게이타는 온라인 수업이  이어지는게 반갑다. 방에 틀어박혀 온라인게임에 빠진 게이타, 그걸 지켜보는 엄마 도모타의 속은 끓는다..서점에 갔다, 괴롭히던 친구와 맞닿드릴 위기의 순간에 만난 복싱클럽..늘 긴장되고 움츠려든 몸과 마음을 펴줄 기술을 갖추게 되는 게이타만의 방과후 그곳..

🍔
카페 체인점에서 아르바이트10년차, 정직원이 되고 신바시의 매장  매니저가 된 히사노, 요즘 같은 시대에 전석흡연이 가능한 카페&브런치매장이라니..
아침7시부터 모닝세트와 커피손님으로 정신없는 오전을 보낸 히사노에게 도쿄국립근대미술관은 혼자만의 여유를 즐기고 감상할수 있는 공간이다.

🏍
'스모크의 성지' 신바시의 커피숍  단골 바이크타는 가죽잠바의 미쓰히코도 등장인물이였다. 우유부단한  제멋대로인줄 알았는데  살아온 생활이 평화주의자..이혼도 일도 이직도 성과도..
그런 미쓰히코에게는 바이크인줄알았더니 시나가와수족관의 해저터널이 은신처였다.

[해파리는 먹이를 향해 헤엄치지 않고 그저 우연히 닿은 먹이를 잡습니다.] p²⁵¹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직장 내 괴롭힘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흐지부지될 거고 아무 일 아니라고 여기는 사람들보다 정면대응하려는 바보들에게 걸어보겠다.
그곳에서 활기차게 활약하는 아리키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이는 듯하다.] p²⁸⁷

👩‍💻
파라다이스 게이트웨이에서 숨은듯 조용히 컴퓨터 앞에 앉아 데이터를 입력하고 있는 정사원 리코는 공황발작 사건으로 회사의 이목이 집중되는것도 싫고 여타 다른 부서의 내부갈등사이, 계약직과 정사원의 업무역량 비교에 늘 주눅들어있다. 그럴때마다 리코가 찾는 안식처는 '한낮의 플라네타륨ㅡ도심속 별이 쏟아지는  곳에서의 낮잠이다. 꿈에서만 만날수 있는 이에게 위로받는 시간.

플라네타륨에서 기리토와의 우연한 만남과 별빛돔아래 꿈을 꾸며 만난 이와의 시간을 공유하며..

📖
같은 직장 동료거나 친구거나 친구를 통해 아는 인연들이 연결되어 있는 스토리다.
직장내 계급, 경쟁관계와 인간관계, 사회성 모두를 통틀어 일사불란하게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볼 수 있다.

모두가 일의 방식에 있어 같을 수 없고 서로의 방식을 답답해할 수도, 부정하다 할 수도 있다. 그때마다 도망치고 싶어하고 버티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것이다.
책속의 인물들 모두는 도망치고 싶은 순간에 은신처를 찾았고
사회나 회사의 정책이나 규정에 멈추어지는 순간을 슬기롭게 대처해 나간다.

직장생활이라고 할만한 경험은 없지만 사람과 사람이 함께하는 곳에서의 일어날수 있는 많은 일들을 책을 통해 경험하고 그속에서의 지혜를 배우는 시간이었다.

공간이 주는 힘..통창의 카페에서의 독서, 나에게 은신처는 그런곳이다.

한숨 돌릴 은신처가 필요한 모두를 위한 여섯 편의 이야기 #도쿄하이드어웨이
견디고 지켜내는데 삶을 전환해줄 장소에서의 쉼..모두가 누려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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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나
이종산 지음 / 래빗홀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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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나
#이종산
#래빗홀 @rabbithole_book

보신각 제야의 종소리와 함께 전 세계 인구의 5퍼센트가 고양이로 변했다.

앞으로는 남은 삶을 고양이로 사시겠습니까?
남은 삶을 고양이로 살기를 원한다면 ‘예’
원하지 않는다면 ‘아니오’에 체크하시오.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예!를 선택한
동거인이, 책방 사장님이, 앱으로 만난 사람이...
고양이가 되어 버렸다.

인터넷 뉴스 코너에
<가까운 사람이 고양이가 됐다면 먼저 해야 할 일들> 이라는 기사가 있었다.
1. 주변에 소식 알리기
2. 구청에 신고
3. 고양이 케이지 구비
4. 집에 있는 반려동물과 분리
5. 예방접종

판타지같은 이야기와 귀여운 고양이라니..
하지만 한편은 퀴어 이야기면서
삶에 의미를 계속 의심하던 이들이,
미래의 삶에 걱정이 많은 이들의
선택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에게 이런 전단지를 나눠줬다면 나는 절대 아니오!를 선택했을 것이다.
물론~자유로운 영혼의 고양이, 햇살아래 낮잠자는 고양이,
무심한 듯 혼자의 시간을 누리는 고양이의 삶..부럽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런 준비없는 선택이란 있을 수 없다.

책속의 인물들은 다소 고양이의 등장과 그 상황을 요란스럽지 않게
덤덤히 받아 들이는 모습을 보이긴 한다.
여지껏 내가 사랑하던 사람이 고양이의 모습으로 바뀌었을뿐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반응들이다.

딸의 퀴어를 받아들이고 퀴어 여자친구와의 동거를 이해해 주었듯이..
장사도 안되는 책방을 꾸역꾸역 지켜왔던 친구의 선택이 그럴 수 있었겠다는 듯이..
그녀석의 모습을 닮은 고양이가 맞다는 듯이 ..
어제의 친구가 고양이 되어버린 같은 처지의 친구가 자연스레 친구가 되듯이..

어제와 겉모습만 달라졌을 뿐, 똑같이 대하고
대화(혼자하는 대화지만)하고 함께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함께 식사하는 등 생활패턴이나 법적관계에 대한 고민없이
단지 걱정하는 거라곤, 사람과 같은걸 먹어도 되나?
사람의 언어를 이해할까? 과거의 기억은 할까?
사람보다 수명이 짧을까? 등의 의문외엔
이해와 존중의 완벽한 설정과 상황의 시간을 만들어 간다.

다채로운 사건과 인물들, 거기에 사랑스러운 고양이의 등장
상황이 나를 어디로 내몰찌언정 사랑은 변함없이
사랑으로 지켜내는 모습과 모습이 가지지 못한 존재 그 자체만으로 힘을
지켜볼 수 있어 감동하고 안심했다.

[고양이 공원-p216]
그냥 내가 그를 너무 사랑해서, 사람이었던 그도 너무 사랑했고,
고양이가 된 그도 너무 사랑해서 그런건데.
사람이었떤 그가 그립고, 고양이가 된 그가 너무 아름다워서,
우리의 미래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서,
여러 마음이 너무 복잡하고 뒤섞여서 어쩔 줄 모르겠는 순간이 있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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