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나
이종산 지음 / 래빗홀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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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나
#이종산
#래빗홀 @rabbithole_book

보신각 제야의 종소리와 함께 전 세계 인구의 5퍼센트가 고양이로 변했다.

앞으로는 남은 삶을 고양이로 사시겠습니까?
남은 삶을 고양이로 살기를 원한다면 ‘예’
원하지 않는다면 ‘아니오’에 체크하시오.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예!를 선택한
동거인이, 책방 사장님이, 앱으로 만난 사람이...
고양이가 되어 버렸다.

인터넷 뉴스 코너에
<가까운 사람이 고양이가 됐다면 먼저 해야 할 일들> 이라는 기사가 있었다.
1. 주변에 소식 알리기
2. 구청에 신고
3. 고양이 케이지 구비
4. 집에 있는 반려동물과 분리
5. 예방접종

판타지같은 이야기와 귀여운 고양이라니..
하지만 한편은 퀴어 이야기면서
삶에 의미를 계속 의심하던 이들이,
미래의 삶에 걱정이 많은 이들의
선택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에게 이런 전단지를 나눠줬다면 나는 절대 아니오!를 선택했을 것이다.
물론~자유로운 영혼의 고양이, 햇살아래 낮잠자는 고양이,
무심한 듯 혼자의 시간을 누리는 고양이의 삶..부럽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런 준비없는 선택이란 있을 수 없다.

책속의 인물들은 다소 고양이의 등장과 그 상황을 요란스럽지 않게
덤덤히 받아 들이는 모습을 보이긴 한다.
여지껏 내가 사랑하던 사람이 고양이의 모습으로 바뀌었을뿐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반응들이다.

딸의 퀴어를 받아들이고 퀴어 여자친구와의 동거를 이해해 주었듯이..
장사도 안되는 책방을 꾸역꾸역 지켜왔던 친구의 선택이 그럴 수 있었겠다는 듯이..
그녀석의 모습을 닮은 고양이가 맞다는 듯이 ..
어제의 친구가 고양이 되어버린 같은 처지의 친구가 자연스레 친구가 되듯이..

어제와 겉모습만 달라졌을 뿐, 똑같이 대하고
대화(혼자하는 대화지만)하고 함께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함께 식사하는 등 생활패턴이나 법적관계에 대한 고민없이
단지 걱정하는 거라곤, 사람과 같은걸 먹어도 되나?
사람의 언어를 이해할까? 과거의 기억은 할까?
사람보다 수명이 짧을까? 등의 의문외엔
이해와 존중의 완벽한 설정과 상황의 시간을 만들어 간다.

다채로운 사건과 인물들, 거기에 사랑스러운 고양이의 등장
상황이 나를 어디로 내몰찌언정 사랑은 변함없이
사랑으로 지켜내는 모습과 모습이 가지지 못한 존재 그 자체만으로 힘을
지켜볼 수 있어 감동하고 안심했다.

[고양이 공원-p216]
그냥 내가 그를 너무 사랑해서, 사람이었던 그도 너무 사랑했고,
고양이가 된 그도 너무 사랑해서 그런건데.
사람이었떤 그가 그립고, 고양이가 된 그가 너무 아름다워서,
우리의 미래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서,
여러 마음이 너무 복잡하고 뒤섞여서 어쩔 줄 모르겠는 순간이 있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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