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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를 찾다 - 제75회 요미우리 문학상 수필·기행상 수상작
니시 가나코 지음, 김현화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24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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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가나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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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년생 니시 가나코는 태어나기는 테헤란, 이집트 카이로와 일본 오사카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일본인 작가이다. 이후에는 캐나다에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던중 상중음성유방암을 발견한다. BRCA2보유자라서 가슴을 절제해야하는 것은 물론이고 차후에는 난소까지도 제거해야 한다.
캐나다라는 낯선 나라, 언어도 잘 통하지 않는, 기다림의 연속인 느려터진 낯선 의료 시스템, 그리고 지구를 멈추게 만들어 버린 팬데믹 시대.
최악의 상황에서 가나코를 찾아온 암.
소설이듯한 에세이로 자신의 항암일기같은 기록일수도 있는 글은
태어나고 자라고 살고 있는 다양한 나라들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가
자신이 만나온 이들과의 일화를 쓰기도 했다가 투병중에 가족들과 스키여행을 가고 캠핌을 다닌 이야기도 적었다가 다른 나라의 전쟁과 코로나로 멈춘 세계와 환경문제, 다양한 생각을 가진 소수자에 대한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맥락이 없는듯 하다가도 연결지어지고 우울한 항암이야기를 하다가 친구들과 이웃들과의 다정하고 즐거운 이야기를 하는등 너무 범위없이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몸이 가려웠다. 벌레에 물린 자국이 있었다. 거미에게 물린줄 알았다.
돌아가신 할머니가 거미가 되어 돌아왔다는 다소 황당한 이야기를 꺼낸다.
거미에 물린 부분을 치료받으러 갔다가 가슴에 멍울이 잡힌다며 검사를 하게 되고
유방암을 발견한다.
자신도 아이마저도 응급실로 달려가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데도
병들고 버려진 고양이 한 마리를 모른척 하지 못하고 데려와 돌보게 된다.
아이가 갑자기 열이 나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항암으로 공황발작이 와도
응급실은 응급하게 진료를 해주지 못한다. 대기만 몇시간, 그저 타이레놀만 먹으라고 한다.
캐나다의 의료시설은 한국에 비하면 너무나 느리고 복잡하고 까다로운지
진찰한번 받겠다고 기다리다 사람 죽어 나가겠다 싶게 답답하면서도
암환자마저도 직접 약을 약국에서 받아다 스스로 주사를 놔야하고. .
하지만 간호사들은 암환자를 위로하지 않는다. 나을거라 응원할뿐. .
“‘두려움을 모른다.’ 라는건 ‘두렵지 않다.’는게 아니다. 다만 ‘두렵다’라고 해서 내가 할 일들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그래서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전진하는 것이다.”
우리는 아니, 적어도 나는 용감하지 않았다. 여러 가지 일에 두려워하고 늘 흠칫거리면서도 살고 싶었기 때문에 치료를 계속 받아온 것이다. 필그라스팀을 스스로 놓는 것도 소트로비맙을 투여하는 것도 꼴불견일 정도로 죽는 게 두렵고, 한심할 정도로 살아 있고 싶어서 한 일이었다. p¹⁵⁵
두려움에는 형태가 없었다.
실체가 없는 덩어리로 나에게 들러붙어 때로는 두려움 자체만으로
무언가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나는 두려움을 가엽게 여기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내 몸에 기생하고 내 감정의 발단이 된 두려움은 내가 만든 것이었다. 나는 두려움울 끌어 안았다. 내가 만들고 오랫동안 나를 괴롭혀온 이 두려움을 지금이야말로 나만의,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것으로 끌어안아야 했다.
p¹⁶¹
어쩌다 나에게.....
갑작스레 찾아온 암이라는 병에 대해서는 절망적인 반응이 대다수일것이다.
유방암에 걸리고 진단받고 담당의사의 배정, 연계병원과읜 연결, 진료날짜와 수술을 받기까지 너무 힘겨운 시간을 보낸 가나코를 보면 남일 같지 않았고
내가 겪게 될찌도 모를 상황이 답답하고 화가 나기까지 했다.
다행인건 슬픈 상황이 닥쳐와도 두려움이 막아서도 가나코의 곁에서 음식을 해다 나르고 아이를 함께 돌봐주며 슬픔보다 즐거운 일들을 함께 해준 친구와 이웃과 의료진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항암을 잘 이겨내고 암을 극복할 수 있었던 가나코의 따뜻한 결말을 볼수 있어서,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전쟁없는 나라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게 너무나 감사하게 느껴졌다.
editor's letter
내가 어떤 말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나는 그녀보다 젊고 아직까진 건강하다. 그래서 그녀가 지나온 모든 순간과 감정을 이해한다는 말은 감히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책을 읽는 내내 내가 사랑하는 많은 사람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리고 동시대를 사는 한 사람으로서 그녀에서 일종의 동지애를 느꼈다.
그저 모두가 건강히, 평온한 일상을 보내길..
책 끄터머리 쪼그마한 글씨로 써낸 에디터의 편지..완전 공감!
@tiramisu_thebook 협찬도서로 읽고 쓰는 주관적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