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이 민주주의 요체다.

나는 자유당 때의 무기력과 무능을 누구보다도 저주한 사람 중의 한 사람이지만, 요즘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 당시에도 자유는 없었지만 ‘혼란‘은 지금처럼 이렇게 철저하게 압제를 받지 않은 것이 신통한 것 같다. 그러고 보면 ‘혼란‘이 없는 시멘트 회사나 발전소의 건설은, 시멘트 회사나 발전소가 없는 혼란보다 조금도 나을 게 없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러한 자유와 사랑의 동의어로서의 ‘혼란‘의 향수가 문화의 세계에서 싹트고 있다는 것은, 그것이 아무리 미미한 징조에 불과한 것이라 하더라도 지극히 중대한 일이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의 본질적 근원을 발효시키는 누룩의 역할을 하는 것이 진정한 시의 임무인 것이다. - P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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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
다와다 요코 지음, 최윤영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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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리 대다난 소설이 있나!

인간의 몸은 팔십 퍼센트가 물로 이루어져 있다고한다. 그렇다면 거울 속에 매일 아침 다른 얼굴이 비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이마와 뺨의 피부는 매 순간 그 아래에서 흐르는 물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지는 늪의 진창과 그 위에 발자국을 남기는 인간의 움직임처럼 변한다.

거울 옆에 있는 액자에는 내 얼굴 사진이 걸려 있다. 나는 거울 속 모습과 사진 속 모습을 비교하는 것으로 매일 일과를 시작하고 이 차이를 화장으로 고친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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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트루스 - 가짜 뉴스와 탈진실의 시대
리 매킨타이어 지음, 김재경 옮김, 정준희 해제 / 두리반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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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진실은 한낱 신념에 불과하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방관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선진실은 물론 탈진실도 극복할 수 있다. 탈진실 현상은 현실 자체에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우리 인간이 현실에 반응하는 방식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우리가 우리의 인지 편향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 인지 편향을 밟고 올라가 더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우리가 더 나은 뉴스 미디어를 원한다면 제대로 된 뉴스 미디어를 지원하면 된다. 오늘날 세상에서 누군가가 우리의 눈을 속이려고 아무리 애쓴다고 하더라도 결국 세상에 어떻게 반응할지 결정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진실은 지금까지 늘 소중했고 앞으로도 계속 소중할 것이다. 제때에 이 사실을 깨달을 것인가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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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거지. 누구나 편향성을 지닐 수 있다. 늘 깨어 있어야 한다.

누구나 자신만의 의견을 가질 권리는 있다. 하지만 자신만의 사실을 가질 수는 없다. - P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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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00년부터 2007년까지 살인율과 자살률의 증감 통계와 특정 정당과의 상관 관계를 파헤친다. 결론은 공화당이 집권하는 기간 동안은 살인율과 자살률이 늘었고, 민주당이 집권할 때는 살인률과 자살률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공화당은 수직적 사고를 바탕으로 약자, 무능력자를 경멸하기 때문에 수치심이 올라가고, 그 수치심은 자신을 공격하여 자살에 이러거나, 타인을 공격하여 살인에 이러게 된다고 본다. 이와 달리 민주당은 평등적 사고로 약자를 보호하고, 연대하며 인간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기 때문에 자살/살해율이 내려간다고 본다.

흥미로운 것은 공화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지역은 실업율이 높고, 총기 소유가 자유로우며, 사형제도를 실행하고, 아동 체벌이 이뤄지는 곳이라는 것이다. 실업률과 폭력 사이의 인과 관계는 명확하지 않지만, 저자는 실업률이 높으면 수치심이 커지고 그러면 그것이 폭력 또는 자살을 낳는다고 본다.

이 책을 쓰면서 내가 가장 놀란 것은 폭력 치사 발생률은 미로밖으로 이어지는 실과 같아서 그 실을 따라가면서 공화당 정부와민주당 정부가 추구한 경제 정책과 사회 정책, 수치심과 죄의식의심리, 실업이나 사회·경제적 열등감과 수치의 연관성, 적색 주와 청색 주로 양극화된 미국 정치를 만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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