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그리고 저녁
욘 포세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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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끝에는 ‘나’인 사람이 있어 삶은 끝나지 않는다.

비바람이 불고 파도도 높으니까 그리고 페테르의 고깃배가 파도에 휩쓸려 올라갔다 떨어지더니 그들은 더이상 페테르의 고깃배가 아닌 다른 배에 앉아 바다 위에 떠 있다 그리고 하늘과 바다는 둘이 아닌 하나이고 바다와 구름과 바람이 하나이면서 모든 것, 빛과 물이 하나가 된다 그리고 거기, 에르나가 눈을 반짝이며 서 있다, 그녀의 눈에서 나오는 빛 역시 다른 모든 것과 같다, 그러고 나서 페테르가 더이상 보이지 않는다 그래 이제 길에 접어들었네, 페테르가 말한다 그리고 페테르와 그는 그 자신이면서 동시에 아니기도 하다,
모든 것이 하나이며 서로 다르고, 하나이면서 정확히 바로, 그 자신이기도 하다, 저마다 다르면서 차이가 없고 모든 것이 고요하다 그리고 요한네스는 몸을 돌려 저 멀리 뒤편, 저 아래 멀리, 싱네가 서 있는 모습을 본다, 사랑하는 싱네, 저 아래, 멀리 저 아래 그의 사랑하는 막내딸 싱네가 서 있다, 제일 어린 마그다의 손을 잡고서, 그리고 요한네스는 싱네를 바라보며 벅찬 사랑을 느낀다. 그리고 싱네 곁에는 그의 다른 자식들 모두와 손자들과 이웃들과 사랑하는 지인들과 목사가 둘러서 있다, 목사는 흙을 조금 퍼올린다, 싱네의 눈에도 에르나에게서 본 것 같은 빛이 있다. 그리고 그는 모든 어둠과 저 아래서 벌어지는 모든 궂은일을 바라본다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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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케의 눈물 - 대한검국에 맞선 조국의 호소
조국 지음 / 다산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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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신인 디케가 눈물을 흘릴 때, 인간인 조국과 그의 가족은 피눈물을 흘렸다. 그것을 목도해야만 했던 우리 중 피눈물을 흘리지 않으리라는 보장을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랑과 지식은 나름대로의 범위에서 천국으로 가는 길로 이끌어줬다. 그러나 늘 연민이 날 지상으로 되돌아오게 했다. 고통스러운 절규의 메아리들이 내 가슴을 울렸다. 굶주리는 아이들, 압제자에게 핍박받는 희생자들, 자식들에게 미운 짐이 되어버린 의지할 데 없는 노인들, 외로움과 궁핍과 고통 가득한 이 세계 전체가 인간의 삶이 지향해야 할 바를 비웃고 있다. 고통이 덜어지기를 갈망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해 나 역시 고통받고 있다."
가슴이 답답해질 때마다 버트런트 러셀의 이 글을 찾는다. -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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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그리고 저녁
욘 포세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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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그런 거다.

이제 아이는 추운 세상으로 나와야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혼자가 된다, 마르타와 분리되어, 다른 모든 사람과 분리되어 혼자가 될 것이며, 언제나 혼자일 것이다, 그러고 나서, 모든 것이 지나가, 그의 때가 되면, 스러져 다시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왔던 곳으로 돌아갈 것이다, 무에서 무로, 그것이 살아가는 과정이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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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무산계급)은 의식을 가질 때까지 절대로 반란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며, 반란을 일으키게 될 때까지는 의식을 가질 수 없을 것이다(100면).

위의 말은 주인공은 윈스턴의 말이다. 윈스턴의 말은 윤석열 치하에 살며 윤석열과 국짐을 지지하는 사람들에 대한 경고로 바꾸어도 무방하다. 윤석열과 국짐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현실을 직시하기 전까지는 절대로 지지를 철회하지 않을 것이며, 지지를 철회하지 않는 이상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채 윤석열과 국힘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상태를 Yuji할 것이다.

그들(무산계급)은 의식을 가질 때까지 절대로 반란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며, 반란을 일으키게 될 때까지는 의식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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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인의 눈으로 바라본 동양의 고전철학
서양인의 삶의 방식이 투영되어 공자는 때로 상황주의자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미니멀리스트로, 때로는 구조주의자가 되기도 한다. 이건 동양의 학자들도 그렇다. 자신의 철학적 베이스로 공자를 읽는다. 이 말은 공자는 어떤 철학과도 소통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공자를 통해 공자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자의 얕은 지식 속으로 공자를 몰아넣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는 세상을 바꾸려면 크게 생각해야 한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공자도 이 생각에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겠지만 아마 작은 것도 무시하지 말고, 공손하게 말하고 고맙다고 말하는 것도 잊지 말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행동을 바꾸기 전에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작은 것에서 시작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행동을 바꾸지 않는다.
공자는 오직 예로써 인을 닦을 수 있다고 가르쳤다. 그러나 인으로 삶을 이끌 때만 예를 언제 적용하고 어떻게 바꿀지 파악할 수 있다. 돌고 도는 말장난처럼 들리겠지만 실제로 그렇다. 공자 사상이 심오한 이유 중 하나가 이런 순환 때문이다. 맥락을 초월하고 삶의 복잡성을 초월하는 윤리적 틀 따위는 없다.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정신없는 세상뿐이며, 그 안에서 노력하고 발전해야 한다. 일상적인 가상 의식은 새로운 현실을 상상하고 서서히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는 수단이다. 우리 삶은 그런 일상에서 시작하고, 그런 일상에 머물러 있다. 오직 일상에서 진정 위대한 세상으로 바꾸는 변화를 시작할 수 있다.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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