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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고전 강의 - 오래된 지식, 새로운 지혜 ㅣ 고전 연속 강의 1
강유원 지음 / 라티오 / 2010년 4월
평점 :
강유원이 쓴 인문고전강독(89~90)에 실린 한 부분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안티고네에 국한된 서평쓰기가 아니라 서평 일반론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입니다.)
안티고네를 읽기 전에 과제를 하나 내겠습니다. '소포클레스가 안티고네를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A4 용지 반 매에 두 문단 정도로 쓰는 것입니다. 과제를 하나느 방법은 이렇습니다. 우선 안티고네의 메시지를 가장 잘 드러낸다고 여겨지는 문장을 하나 뽑아서 적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이유를 최소한 세 가지는 써야 합니다. 이 세 가지 근거 역시 안티고네 안에서 뽑아내야 합니다. 이 과제는 우리가 책을 읽고 그 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규모있게 쓰는 서평으로 가는 중간 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 서평을 쓸 때는 이 텍스트에서 무엇을 핵심-이 핵심이라는 말에서 우리는 '인 메디아스 레스(in medias res)라는 말을 떠올려야 합니다-으로 취해서 끄집어낼 것인가를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이 텍스트의 메시지를 한 문장으로 요약해서 그것을 뒷받침하는 논거를 세 가지 들면 서평의 기본 뼈대가 만들어지고, 이 뼈대에 살을 붙이면 서평이 됩니다. 사람들마다 핵심으로 여기는 것이 다를 것이므로 서평 역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서평은 책을 개괄적으로 소개하기 위해 출판사에서 만드는 보도자료가 아닙니다. 이 책이 나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만을 뽑아서 쓰는 것이 서평입니다. 서평을 쓰기 위해서는 이 책을 지탱하는, 이것을 빼면 책 전체 구조가 무너질 것 같은 핵심 문장을 딱 하나만 뽑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읽어야 합니다. 안티고네를 읽으면서 우리는 이것을 연습하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책을 밀도 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서평을 쓰기 위한 실마리를 하나 이야기하겠습니다. 안티고네는 테바이의 왕 크레온과 어린 소녀 안티고네의 갈등을 다룬 비극입니다. 크레온의 입장과 안티고네의 입장이 맞서는데, 문제는 두 입장이 모두 옳다는 데 있습니다. 이 두 입장을 어떻게 해야 잘 조화시킬 수 있을까 또는 이 비극을 보면서 고대 희랍인들은 무엇을 느꼈던 것일까 등을 생각하면서 읽어보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이 부분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가치 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조금 제 이야기를 하자면, 꼭 읽어야 한다고 말하는 고전을 안 읽고도 이 책만 보면 어디가서 아는 체 할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으로 샀는데
개뿔^^
여기에 나온 고전을 안 읽고 이 책을 읽어봐야 아무 짝에 쓸모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물론 강유원이 책을 잘 못 썼다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고전을 읽고 난 후 자신의 생각을 확인하고 정리하는 참고서로 이 책을 활용하라는 말입니다.^^
저처럼 이 책만을 읽고 아는 체를 하긴 힘들다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