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머 씨 이야기 열린책들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유혜자 옮김, 장 자끄 상뻬 그림 / 열린책들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돌이켜보면 유년기의 거의 모든 시절을 나는 나무 위에서 보냈던 것 같다. 빵도 먹고, 책도 보고 글씨도 쓰고, 잠도 나무 위에서 잤다. 영어 단어도 그곳에서 익혔고, 라틴어의 불규칙 동사라든가 수학 공식 그리고 이미 언급한 바 있는 갈릴레오 갈릴레이 낙하 법칙과 같은 물리학의 법칙들도 모두 다 나무 위에서 배웠다. 말로나 필기로 준비해야만 했던 숙제도 나무 위에서 했으며, 짜릿한 쾌감으로 잎사귀 위에 커다란 반원을 그리며 나무 위에서 오줌도 눴다.
나무 위는 늘 조용하였으며 사람들의 방해를 받지 않았다. 듣기 싫은 엄마의 잔소리도 없었고, 형들의 심부름 명령도 그 위까지는 전달되지 않았으며, 단지 바람이 부는 소리와 잎사귀들이 바스락거리던 소리, 나무 줄기가 약간 삐걱거리던 소리…… 그리고 먼 곳까지 훤히 내다볼 수 있는 탁 트인 시야가 있을 뿐이었다. 우리 집과 정원만 보였던 것이 아니라 다른 집들과 정원들, 호수와 호수 뒤편으로 산자락까지 이어지던 들판 등을 볼 수 있었고, 저녁 무렵 해가 질 때면 땅에 있는 사람들의 눈에는 벌써 오래 전에 져버렸을 해를 나는 나무 꼭대기에서 뒷산으로 넘어가는 모습까지 지켜볼 수 있었다. 날아다니는 것과 거의 다를 바가 없었다. 조금은 덜 모험적이고, 조금은 덜 우아하였을 수도 있지만 효과는 날아다니는 것과 거의 비슷하였다. 더구나 나는 차츰 나이를 먹게 되어 1미터 18이 되었고 몸무게는 23킬로그램이 되어서 바람이 제대로 불어 주고 외투의 단추를 풀어 젖힌 다음 그것을 양쪽으로 쫙 펼쳐 보아도 날기에는 이미 너무 무거운 형편이었다
===============
너 참 아름답구나^^.

돌이켜보면 유년기의 거의 모든 시절을 나는 나무 위에서 보냈던 것 같다. 빵도 먹고, 책도 보고 글씨도 쓰고, 잠도 나무 위에서 잤다. 영어 단어도 그곳에서 익혔고, 라틴어의 불규칙 동사라든가 수학 공식 그리고 이미 언급한 바 있는 갈릴레오 갈릴레이 낙하 법칙과 같은 물리학의 법칙들도 모두 다 나무 위에서 배웠다. 말로나 필기로 준비해야만 했던 숙제도 나무 위에서 했으며, 짜릿한 쾌감으로 잎사귀 위에 커다란 반원을 그리며 나무 위에서 오줌도 눴다.
나무 위는 늘 조용하였으며 사람들의 방해를 받지 않았다. 듣기 싫은 엄마의 잔소리도 없었고, 형들의 심부름 명령도 그 위까지는 전달되지 않았으며, 단지 바람이 부는 소리와 잎사귀들이 바스락거리던 소리, 나무 줄기가 약간 삐걱거리던 소리…… 그리고 먼 곳까지 훤히 내다볼 수 있는 탁 트인 시야가 있을 뿐이었다. 우리 집과 정원만 보였던 것이 아니라 다른 집들과 정원들, 호수와 호수 뒤편으로 산자락까지 이어지던 들판 등을 볼 수 있었고, 저녁 무렵 해가 질 때면 땅에 있는 사람들의 눈에는 벌써 오래 전에 져버렸을 해를 나는 나무 꼭대기에서 뒷산으로 넘어가는 모습까지 지켜볼 수 있었다. 날아다니는 것과 거의 다를 바가 없었다. 조금은 덜 모험적이고, 조금은 덜 우아하였을 수도 있지만 효과는 날아다니는 것과 거의 비슷하였다. 더구나 나는 차츰 나이를 먹게 되어 1미터 18이 되었고 몸무게는 23킬로그램이 되어서 바람이 제대로 불어 주고 외투의 단추를 풀어 젖힌 다음 그것을 양쪽으로 쫙 펼쳐 보아도 날기에는 이미 너무 무거운 형편이었다. - P1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