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터 벤야민의 문예이론 - 이데아총서 9
발터 벤야민 지음 / 민음사 / 199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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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은 늦었음에 멈추어 있고, 그 늦었음을 향해 달려 가야한다.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어느 하시딤 마을의 초라한 주막 안에 안식일 저녁 무렵 유대인들이 앉아 있었다. 한 사람만 제외하고는 모두가 그 마을 사람들이었다. 그 사람은 그 고장 뜨내기로서 매우 남루한 차림을 하고 구석의 어두컴컴한 곳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갔다. 그때 한 사람이 제안하기를 만일 각자 한 가지씩 소원이 허락된다면 무엇을 바라는지 이야기해보자고 했다. 어떤 사람은 돈을, 어떤 사람은 사위를, 어떤 사람은 목수 작업대를 갖고 싶다고 했다. 이렇게 빙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했다. 모두가 자기 소원을 이야기하고 나자 어두운 구석에 있는 걸인 한 명만 남게 되었다. 그는 마지못해 머뭇거리며 사람들 질문에 대답했다. "난 내가 강력한 힘을 가진 왕이 되었으면 싶소. 그리하여 넓은 땅덩어리를 통치하면서 밤이 되면 누워 내 궁전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국경을 넘어 적들이 침입해 와서, 날이 채 밝기도 전에 기마병들이 내 성 앞까지 쳐들어왔는데도 아무런 저항도 없고, 나는 잠에서 소스라치게 놀라 깨어나 옷을 입을 시간도 없이, 단지 내의 바람으로 도주 길에 올라야 했고, 산을 넘고 계곡을 따라 내려가고 숲과 언덕을 넘으면서 쉼 없이 밤낮으로 쫓기다가 결국 여기 당신네들 마을의 한 벤치 위까지 안전하게 도착했으면 하오. 내가 바라는 것은 그것이외다." 그 이야기를 듣던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러면 당신은 그런 소원에서 무엇을 바라는 것이오?"라고 한 사람이 물었다. "내의 한 벌이오." 이것이 그의 대답이었다 -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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