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3
알베르 카뮈 지음, 유호식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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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1957, 43세라는 역대 최연소 나이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카뮈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이 책을 거론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카뮈가 이 소설을 구상해 출간하기까지는 7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1939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예고 없이 급작스럽게 찾아와 죽음을 가져다주는 질병과도 같은 전쟁은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창작에 영감을 주었다. 그 후 카뮈는 1941년부터 오랑에서 1년 반 넘게 지내며 페스트에 관한 소설을 본격적으로 계획한다. 실제로 오랑 인근의 도시에 티푸스가 번져 지인이 감염된 사건과, 지병인 폐렴의 재발로 고통을 겪은 개인적 경험 등이 작품에 녹아들어 있다.

소설의 무대는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알제리의 작은 해안도시이다. 어느 날 갑자기 쥐들의 시체가 발견되고, 어제까지만 해도 대화를 나누었던 이웃이 갑자기 병에 걸려 죽어나가지만 시민들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다. 페스트가 의심되지만 그들에게 페스트는 구체적인 현실감이 없는추상일 뿐이다. 환자와 사망자 수가 급격히 늘어가면서, 시민들은 병을 이겨내기 위해 미신에 의지하기도 하고, 박하사탕이나 고무를 입힌 레인코트가 병을 이겨내는 데 효험이 있다는 뜬소문에 휘둘리기도 한다.

사태가 장기화되자 극한의 절망과 공포에 대응해 다양한 인간 군상이 그려진다. “사랑과 행복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신문기자 랑베르)도 있고, 재앙 앞에서 인간의 구원의 문제를 성찰하는 사람(파늘루 신부)도 있고, 속수무책인 현실 속에서 행위의 필요성을 부르짖는 사람(타루)도 있다. 그리고 묵묵히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이 상황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의사 리외가 있다. 이들은 불완전한 인간이지만, 공동체의 운명을 극복하기 위해 투신하는 가운데 조금씩 변화해간다.

이 책을 통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의미를 새길 수 있을 것이며, 우리가 왜 사람들과 연대할 수밖에 없는지를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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