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Together - O.S.T.
Various Artists 연주 및 노래 / 록레코드 (Rock Records) / 1997년 1월
평점 :
품절


<해피 투게더>로 읽든 <춘광사설>로 읽든, 나는 이 영화를 몹시 늦게 접했다. 그래서 OST를 구하러 수소문했지만 이미 죄다 품절이었다. 재발매하면 좋겠건만, 아깝다....

영화의 분위기는 OST 중에서도 두 곡으로 압축할 수 있다. finale와 happy together이다.

영화 중에서 계속 변주되며 흘러나오는 것은 finale이다. 그 중 두 장면이 인상적이다. 흠씬 두들겨맞은 보영이 아휘를 찾아오고, 병원에서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보영이 아휘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는 장면. 그리고 보영이 아휘에게 탱고를 가르쳐 주다가 둘이 키스하는 장면. 두 장면에서 모두 finale가 흘러나온다. 화면 속에서 두 외로운 영혼은 서로를 간절히 갈구하지만, 그 사이에 섞이는 finale는 외롭기만 하다. finale를 듣고 있으면, 영혼이 사막에 홀로 서 있다가 바람도 없는 태양빛 속에서 고독의 무게에 눌려 저절로 하느작하느작 풀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만큼 외롭다.

반면에 happy together는, 가사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사랑에 빠진 영혼의 노래이다. 이 노래는 영화 중에서 마지막 장면이 되어서야 흘러나온다. 장면과 비교해 보면 대단히 역설적이다. happy together라니, 대체 누구와 누구가 happy together였고 이며 일 것이란 말인가? 빠른 움직임으로 스쳐지나가는 도시의 그 수많은 군상들 중 누가 happy together인가?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happy together는 반복되는 finale와 맞먹을 수 있는 무게를 얻는다. 결코 없었고 없으며 없을 happy together, 사람들은 그것을 갈구했고 갈구하며 갈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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