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문학사상 세계문학 14
나쓰메 소세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199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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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로소이다]라는 소설은 높이 평가한다. 아래 다른 분들의 서평에도, 소설 자체의 내용에 대한 평가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이 책에는 도저히 점수를 줄 수 없다. 독립된 단행본은 아니지만 국내에 나온 여러 외국문학 전집을 살펴보면, 유유정이 아닌 다른 번역가가 번역한 [나는~]을 찾을 수 있다. 내가 찾아낸 것은 두 종류다. 둘 중 어느 것이라도 좋다. 문학사상에서 찍은 [나는~]과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라.

애써 번역한 유유정에게는 안된 말이지만, 6800원을 지불하고 이 책을 구입한 독자로서 투정할 자격은 있다고 생각한다. 문장이 우리말 문장이 아니다. 외국어 번역투가 너무 심하게 난다. 그리고 일본어에 '개새끼'라는 욕설이 있는가? 주인에게 개새끼라는 욕을 먹은 고양이가 '나는 개새끼가 아니라 고양이 새끼다'라고 투덜거리는 대목이 원문에 정말로 있는가?

그리고 역주는 빼려면 아예 빼든가 붙이려면 철저하게 붙이든가 할 것이지 들쑥날쑥이다. '하오리'가 무엇인가? 일본옷의 위에 입는 짧은 겉옷이다. 역주를 붙였지만 역주가 없어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아니다. '사카키바라 겐키치'가 무엇인가? 일본의 검객 이름이다. 여기는 역주가 없다. 우리나라에 알려진 것이 하오리이겠는가, 사카키바라 겐키치이겠는가? 이런 게 하나 둘이 아니다.

문학사상사는 책을 낼 때 공연히 글자 크기 키우고 여백 늘리고 이런저런 작품해설 붙이는 대신 내용에 충실했으면 좋겠다. 독자는 소설을 읽지 해설을 읽는 게 아니다. 작품해설을 몇 개씩 넣지 않아도 다 알아들으니 독자를 바보취급하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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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웅 2015-04-08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번역자가 언제적 사람인지, 무엇을 한 사람인지를 모르고 지금의 언어만을 기준으로 비판하는 것이 꼭 옳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