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수필집 3 - 랑겔한스섬의 오후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백암 / 1994년 3월
평점 :
절판


하루키는 자신에 대해 '사소한 부분에서 실수를 많이 한다'고 말한 바 있다. (3권의 수필집 중 어디엔가 있는 말이다) 그 점에서 번역자 김난주는 하루키와 닮았다. 이런 것을 틀릴 리 없다고 생각하는 대목에서 틀리는 부분이 나온다.

[랑겔한스섬의 오후] 중 <인체 표본 공장>에서도 그런 부분이 있다. '간장을 만든다면 간장 모양 틀에 수지를 부어 넣고 도미 구이처럼 오븐에다 굽는 것이다.' 자, 여기서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도미구이'. 한국인이라면 누가 생각해도 생선 도미를 내장 빼고 비늘 벗겨 양념해서 오븐에 넣고 굽는 모습을 떠올린다. 그런데 '틀에 부어 넣고 오븐에 굽는다'니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일본에서 '도미야키(도미구이)'라고 하면 생선 도미를 구운 게 아니라 '도미 모양을 한 틀에 밀가루와 팥소를 넣고 구운 빵'이다. 우리식으로는 '붕어빵'이다. 이럴 때는 의역을 해서, '붕어빵처럼 오븐에다 굽는 것이다'라고 해 주면 좋겠다.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에서도, 김난주는 번역하면서 대사가 좀 길어지면 그게 누구의 대사인지, 심지어 그게 대사라는 사실조차 잊어버리는 것 같다. 앞부분에서는 '**했소. **이오.'라고 진행되던 대사가 좀 늘어진다 싶으면 갑자기 '**다.'로 변해 버린다. 번역을 마치고 책을 낼 때까지 퇴고도 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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