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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기본 - 사람 속에서 사람답게 산다는 것
소노 아야코 지음, 김난주 옮김 / 펭귄카페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네 삶에 있어 기본이란 무엇일까? 단숨에 말하기는 참 어렵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게 무엇인지 그것부터 정의되어야 기본을 얘기할 수 있으리라. '사람답게'라는 말이 요즘 매스컴에서 알려주는 뉴스를 보면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연결이 되지 않는다는 건 그만큼 사람다운 삶이 그 안에 없다는 의미가 아닐까?
법정 스님이, 김수환 추기경이 살아계셔서 그 분들께 여쭤 본다면 조금은 이해하기 쉬웠을까. 핵가족화 되기 이전에 모습은 그래도 큰 어른들을 통해 사람사는 따스한 그림을 그려볼 수 있었다. 이제는 지나가는 행인이 쓰러져 있어도 쉽게 도우려 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누군가를 도우면 선행으로 보도되는 그런 시절이다. 인간미는 어디로 갔을까? 사람의 기본이란, 인간의 기본이란 과연 무엇이라고 해야 하는걸까?
소노 아야코는 일본의 유명한 작가이며 NGO활동가이다. 그리고 그녀의 책을 읽다보면 희끗희끗한 머리의 조금은 깐깐한 할머니가 조근조근 젊은이들에게 말을 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인간의 기본>은 그런 책이다. 우리가 잃어버린 혹은 잊어버린 삶에 대해서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해 설명한다.
교육, 규칙, 상식, 교양, 양면성 등 굳이 카테고리를 나눠 각각의 정의를 내리지는 않지만 나름의 생각을 정리해보는 에세이다. 책 속을 한 번 살펴보면 그녀의 생각이 현실을 따끔하게 지적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p. 17) 마음 내키는 대로 채널을 바꿔가며 화면에 정신을 팔다 보면 순식간에 하루가 지나가죠.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시간이 하루하루 늘어나면서 문화적 마약과도 같은 새로운 장면을 늘 접하게 됩니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휴대전화나 컴퓨터를 몇 시간 조작해본들, 분명한 목적을 지닌 생산성이 따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잡다한 지식은 늘어날지 몰라도, 지식이란 일정한 방향성 아래 집약되지 않으면 아무 쓸모가 없기 때문이죠.
머리로는 알면서도 손으로는 순식간에 스마트폰을 검색하는 나를 발견하는 건 익숙하기까지 하다. 쓸모없는 시간 죽이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이런 지적이 다가오는 이유는 지극히 상식적이기 때문이리라.
(p. 25) 우리가 먹는 음식과 연관된 것은 모두 땅과 이어져 있습니다. 그 중요성은 생활 속에서 체험을 통해 느끼고 실감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지식인데, 그런 교육을 실시하지 않는 것은 현 교육제도의 한 문제점이라 할 수 있겠죠.
영국인 요리사 올리버가 영국 교육의 커리큘럼을 바꾸는 데 영향을 미친 것처럼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입시에 찌든 지금의 평가중심 교육이 더는 교육이 본래 지향해야 하는 방향을 제대로 찾는다면 한국도 언젠가 할 수 있으리라고 믿고 싶다.
그녀는 당연하지만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현실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덤덤히 말한다. 일본인이기에 느껴지는 그들의 문화에 대한 내용이 있지만 이는 중요하지 않다. 어짜피 한국도 그리 다른 상황이 아니라는 거 알만한 사람은 다 아니 말이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 씁쓸함과 안도감이 동시에 든다. 희망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긍정적인 면과 이런 당연한 얘기를 누군가 나서서 해야 하는 상황 자체의 부정적인 면 말이다. 멍석을 깔아 생각하도록 자리를 마련해 준 이 책이 참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