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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 인간 - 잘 안다고 착각하지만, 제대로 모르는 존재
황상민 지음 / 푸른숲 / 2014년 10월
평점 :
책의 제목에서 풍기는 거만함이 참 멋지다. 소크라테스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는가, 너 자신을 알라고. 그래 궁금하다. 도대체 나란 인간이 어떤 인간인지 말이다. 궁금하다고 알아지는 게 아니기에 영원한 명제가 되는 것인가. 수많은 심리학 서적은 나와 타인을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다면 알 것이다. 그 방법이 나와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물론 딱 떨어지는 사람도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지만 나처럼 회색구역에 들어 있는 사람들은 더 많은 서적을 뒤지게 된다. 나를 이해하고, 타인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말이다.
한때 심리학에 심취해서 관련 서적을 탐닉했던 전적을 통해봤을 때 '나란 인간'은 꽤 그럴싸하다. 완벽하다고는 못하지만 그래도 사람을 이해하고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준다. 그것도 쉽게. 복잡한 심리학 용어를 남발하지 않고서도 충분히 전달한다. 그 속 뜻을. 살아가면서 접하는 많은 인간군상들을 외계인 보듯이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황상민 교수의 전작 '짝, 사랑'에서 처럼 명쾌하다. 그러나 다른 심리학 서적처럼 혹은 일반적인 성격유형검사처럼 검사지를 들이대고 그에 맞는 본인을 처방전 읽듯이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이 아니다. 총 조회수 5만 <황상민의 집단상담소, WPI 워크숍>을 책으로 읽는다는 뒷표지의 구절이 정확하다. 팟캐스트에서 꽤 많은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을 통한 사람에 대한 이해 방식을 그대로 글로 옮겨 놓았다. 그래서 팟캐스트를 듣지 않는 채 책을 읽은 나로서는 좀 당황스러웠다. 심리학 서적의 ABC를 따르지 않아서 불편한 것도 있지만 그에 반대로 대화체로 이뤄지는 진행이 편하게 다가왔다.
'성격이란, 같은 말을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이다!'는 저자의 설명에 아주 적절한 예시가 있다. 누군가 "너 좀 착한데?"라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할까? 로맨티스트는 '왜 저러지? 부담되게~', 휴머니스트는 '역시 난 의리가 있다구~!, 아이디얼리스트는 '뭐야, 바보란 소리야?', 리얼리스트 '내가 잘 살고 있었구나!', 마지막으로 에이전트는 '무슨 일을 시키려고 저러나?'라고 반응한다고 한다.
그간 황 교수의 책을 보면서 매서운 시각에 꽤나 여러 번 감탄했었다. 이번에 그가 만들어낸 WPI 성격검사를 직접 하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안타깝지만 책에서는 맨 뒷편에 아주 얇은 체크리스트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더 충격적인 건 '더 자세한 검사 결과는 WPI자가 진단 웹사이트에 접속하시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유료)' 유료라니. 교수님도 수익이 있어야 더 좋은 검사지를 개발하시겠지만 왠지 무료를 기대하는 건 나뿐인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