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은 그저 4과목 중의 하나였다. 물리 화학 지구과학 생물 중에 이해보다 암기가 압도적으로 많은 과목일 뿐이었다. 규칙이 있기는 하지만 다른 과학 과목에 비해 예외가 더 많은, 결국은 그냥 외우는 게 편했던 기억이 난다. 강제로 외웠으니 남는 것도 별로 없다. 그저 재미없었다. <세상을 바꾼 생물>처럼 시대적인 흐름을 배울 수 있었다면 덜 지루했으리란 생극이 든다.

<세상을 바꾼 생물>은 과학사를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으로 나누어 시대적인 발달사를 보여주는 책이다. 과학에 대해 전반적인 이해가 높다면 '아하 모멘트'가 많겠지만 아쉽게도 기초적인 수준에서 머무는 독자라면 책을 읽어내려가는 데 시간이 약간 소모될 것이다.

수학사 관련 서적을 읽으며 생활의 어디에 쓰이는지 어떤 발달 혹은 발견 과정을 지나왔는지 알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세상을 바꾼 생물> 역시 비슷하다. 혈액은 순환한다고 의심조차 안 했건만, 읽다 보니 혈액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음에 놀라웠다. 하루아침에 그냥 만들어진 건 없다는 글귀가 글을 읽는 내내 들었다.

지동설이 받아들여지는 데 100년이 훨씬 더 걸렸지만 혈액에 대해서는 30년 정도라고 하니 그조차 신기한 일이다. 어떤 이론은 짧은 시일 내에 받아들여지고, 그와 전혀 다른 양상으로 시간이 필요한 일도 있다니. 생물사도 인간사랑 비슷한 구석이 있는 것 같아 생물이란 분야에 정감이 느껴졌다.

<세상을 바꾼 생물>이 생물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치유하는 데 약간은 도움을 주었다. 암기과목에서 벗어나 한 분야로 대우할 수 있게 되었다고나 할까. 그리고 책의 중간중간 있는 삽화가 귀엽다. 저자가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데 강의록에 있음 직한 설명이 글보다 한눈에 들어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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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공부방 - 평생 경력단절 없는
임보라 지음 / 푸른영토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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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보면 제목과 내용이 불협화음인 경우가 있다. 혹은 제목에 비해 내용이 덜 채워진 경우도 많다. 책을 좋아하고 관심을 두다 보니 목차만 봐도 저자가 얼마큼 충실히 자신의 책을 써 내려갔는지 느껴진다. <평생 경력단절 없는 엄마의 공부방>은 제목과 내용이 정말 100%인 책이다. 공부방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


공부방은 대단위 아파트 단지에는 흔히 볼 수 있다. 아파트 단지 자체가 학군과 관련이 있다 보니 학원이나 공부방을 자주 보게 되는 게 당연하다. 경기가 하 수상하여 임대료가 부담스러우니 학습에 관련된 영어 수학 논술 등의 경우는 소수 정예인 공부방으로 눈을 돌린 지가 벌써 오래된 것 같다. 


<평생 경력단절 없는 엄마의 공부방>은 영어 공부방으로 성공한 저자의 이야기이다. 공부방을 한 번이라도 고민해봤다면 이 책을 단 한 페이지도 스쳐 넘기면 안 된다. 사업자등록부터 시작해서 유치 방법, 학부모 상담에 이르기까지 꼼꼼히 기록되어 있다. (책을 읽다 보니 저자의 성향이 책을 좋아하고 기록을 중시하는 것처럼 다가왔다. 아니나 다를까 내용 중에 등장하기도 했다.)


1인 사업자이기에 스트레스도 홀로 감당해야 한다. 그 과정도 정말 솔직하게 썼다. 학부모들 간의 뒷말과 학생 관리 등 어디다 딱히 물어보게도 애매한 그런 궁금증을 다 풀어 주었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물 마시기와 화장실이 수업에 방해가 되는 요소다. 이런 것까지 하나하나 본인의 사례를 들어 공부방에 어떻게 하면 적합한지 알려주었다.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 시작은 수월할 수 있으나 끝이 그리 좋지만은 않은 많은 이야기들은 이 책이 아니어도 쉽게 기사로 접할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이왕 시작한다면 공부방이 낫다고 말한다. ROI가 타 학원에 비하면 공부방은 높은 편인 것이 사실이니 말이다. 과목별로 부침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는 본인이 얼마만큼 어떻게 노력하느냐에 따라 극복이 가능하다고 조언도 남겨주었다. 


<평생 경력단절 없는 엄마의 공부방>을 보고 경쟁자가 많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쉽게 시작하지 말고 준비기간을 거쳐서 본인만의 아이템을 가지고 경쟁하길 저자는 권한다. 그게 맞다. 그래서 책을 통해 그 과정을 간접경험해보고 싶다면 이 책을 꼼꼼히 읽어 보길 바란다. 그래야 실패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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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중국어 따라하기 - 나나샘의 말문이 빵 터지는
김노엘 지음 / 노란우산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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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학습은 이제 익숙한 단어가 돼버렸다. 엄마표 영어는 검색창에 확인해보면 엄청난 양의 정보가 쏟아진다. 영아기를 지나 아이가 '학습'이 가능한 단계로 들어서면서 부모는 언어를 가르치게 된다. 모국어를 기본으로 영어는 패키지가 아닌가 싶을 만큼 아이에게 접하게 한다. 


영어는 워낙 흔하게(?) 정보를 구할 수 있고, 아이의 성향에 맞는 교재를 선택하는 게 어려울 만큼 많이 알려져 있다. 영어에 대한 어른 세대의 압박을 아이들에게 풀어서일까? 이제 중국어까지 그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영어에 비해 집에서 할 수 있는 교재의 범위가 그리 넓지 않다. 


실제로 엄마표 어학 학습을 진행해봤다면, <엄마표 중국어 따라하기>에서 보여주는 팁이 얼마나 귀중한지 알 것이다. 아이의 흥미를 고려하고 어학 능력을 감안해서 진행해야 하는 엄마표에서 중국어 전공자가 아니라면 교재 선택이나 진행 프로그램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엄마표 중국어 따라하기>는 저자가 직접 두 아이를 키우며 실천해본 '중국어 학습 과정기'다. 저자는 중국어 전공이고 엄마표로 중국어를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을 엄마가 되기 전부터 했었기에 중국어에 무지한 부모보다는 수월했으리라 짐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어 학습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아이에게 한 단어를 아웃풋 하도록 유도하기까지 나름의 고난이 있었음을 보며 쉬운 일은 없구나 싶어 위안을 느끼기도 한다. 


영어와 중국어 학습은 독특한 경력이 아닐 정도로 일상적인 유아 학습의 범위로 확장되었다. 그래서 엄마표를 도전하고 싶거나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중국어에 대해서 도움을 얻고 싶다면 <엄마표 중국어 따라하기>를 권하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면 각 학습의 단계를 어떻게 분리해야 하는지, 접근을 어떤 방식까지 할 수 있는지, 엄마의 중국어 학습 능력이 반드시 높아야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아이는 이렇게 해서 성공했다는 식의 스토리가 아니라 중국어 교사로서 아이들을 바라본 시각이 있기에 비교적 편협한 시선은 없는 편이니 중국어 학습에 관심을 두고 있는 부모라면 <엄마표 중국어 따라하기>를 읽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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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편하게 살고 싶다 - 대한민국 여자들의 힐링 멘토, 이호선의 애정 어린 돌직구!
이호선 지음 / 미호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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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마음 어찌 그리 잘 아는지. 그랬다. 굉장히 친한 언니가 다독여주는 그 기분이랄까. 최근 비슷한 류의 서적이 꽤 출간되었다. 위로도 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도 하는 그런 책으로부터 토닥여주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나도 편하게 살고 싶다>는 여우같이 잘 사는 언니의 구체적인 옆집 이야기와 피같은 조언이다. 조언이라고 하면 너무 얌전하다. 

학창시절 열심히 공부하래서 공부하고 열심히 산 것 뿐인데 내 인생은 왜 이러는 건지 알수가 없다. 여자여서일까? 대한민국에 태어난 여자여서 일까? 갑자기 늘어난 내 호칭도 적응이 안되는데 완벽해야 하는 것같은 (마치 시험준비하듯이 말이다) 압박감은 어디서 생기는 걸까? 이름과 누구 딸. 두 이름으로 정리되던 내 삶은, 많아진 호칭처럼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공부로 시작해 공부로 끝난 내 인생에서 다른 이름으로의 삶은 다른 세계였다. 아내, 며느리, 엄마.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재편된 그 세계는 한꺼번에 펼쳐져서 내가 적응할 시간조차 없었다. 그냥 눈앞에 펼쳐졌다. 

준비가 되었어야 했다. 입사준비하듯이 자격증 취득처럼 암기라도 했어야 했다. 주기일표처럼 달달 외웠다면 급할 때 떠오르기라도 했을거다. 

하지 못해 슬펐던 기억은 뒤로하고 이제라도 좀 나아지길 바란다면 그녀의 경험어린 말을 머리속에 새겨라. 각 장의 뒷 부분에 정리된 저자의 암기노트(?)가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면 기억에 남겨라. 

살다보면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그 때마다 좌절만 하고 머리만 쥐어 뜯을 수는 없다. 문제 해결이 어렵다면 스트레스 해소라도 해야 한다. 따스한 말이라도 듣고 싶다면 그 순간 저자의 암기노트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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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청춘은 아니다
이명준 지음 / 북투어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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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청춘과 아픔은 무슨 관계란 말인가. 출판사가 정한 제목일 뿐인데 왠지 대신 총알을 맞는 기분이 든다. 청춘이 아니어도 인간은 살면서 아픔을 겪는 게 당연하다. 시대와 맞물려 입에 착 붙었을 뿐이구만 엄한 곳에 사람들이 딴지를 건다.

청춘이니까 당연히 아프다고 위로 아닌 위로를 했던 그간의 책들은 읽고 난 후에 더 큰 아픔을 느끼게 했다. '아직 어리니까, 아직 부족하니까, 아직 덜 준비되었으니까'라고 생각하며 스스로에게 화살을 돌리게 된다. 이제 시작하는 청춘에게 아픈 건 당연하니까 조금만 참고 노력하면 된다고 토닥이면서. 

그런데 <아프니까 청춘은 아니다>의 저자는 그 말이 어른 세대의 비겁한 변명이라고 말한다. 그것도 통계를 바탕으로 증명한다. 사회 구조적으로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시스템을 청춘이니까 겪는 것처럼 말하지 말라 한다. 일부는 사실이다. 굳이 이 책이 아니어도 신문에서 충분히 읽을 수 있다. 기획취재나 연속기사를 찾아 보면 알게 되는 내용이다. 그런 기사조차 하루하루 스펙을 쌓고, 다음 단계로 진입하기 위해 처절하게 노력하는 청춘들에게는 버거운 현실이 슬프다. 

책의 앞부분은 위의 문단에서 말한 바와 같이 어른 세대의 배려없는 현실을 보여준다. 뒷부분은 저자가 살아오면서 현실을 이겨내는 그의 입장을 거만하지 않게 말한다. 호불호는 독자가 결정하면 된다. 81년생 저자가 누가봐도 갖춰진 스펙으로 열심히 살아온 흔적에 상처부터 받을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88만원 세대가 받아들이기에 넘사벽인 그의 스펙마저 슬프게 만드는 이 현실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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