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 - 아우슈비츠 생존 작가 프리모 레비가 인생 최후에 남긴 유서
프리모 레비 지음, 이소영 옮김 / 돌베개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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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세월호사건이 워낙 크게 느껴져서인지 제목만 봐서는 해양재난과 관련된것처럼 보이고 표지그림도 그렇다.여기에서 이야기하는 가라앉은자는 나치의 절멸수용소(아우슈비츠를 비롯하여)에서 죽어간 사람들이고 구조된자는 그곳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사람들을 일컫는다.

"지금 아니면 언제"를 워낙 재미있게 읽어서 기대가 컸던탓인지,이책은 좀 지루했다.이 작가의 전작인 이것이 인간인가 나 주기율표를 먼저 읽고나서 이책을 읽는것이 더 나을듯 하다.나치는 유태인들을 수용소에 가두어 놓고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시키고 동물의 수준으로 격하시킨다.장시간 열차이동을 하면서 화장실도 제공하지 않고,식사에 필요한 숟가락도 제공하지 않아 개처럼 핥아먹어야 하고,수시로 나체로 만들어 수치심을 유발하고,끊임없는 폭력으로 인간성을 말살한다.이런 비인간적 작태가 히틀러를 비롯한 소수의 나치지도자들로만 행해진것이 아니다.당시 독일의 대다수가 암묵적으로 동의하고,침묵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그리고,이러한 끔찍한 만행이 다시는 안일어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당시 독일이 처했던 상황과 유사한 상황(1차세계대전의 패배로 전쟁배상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에서 세계경제공황의 직격탄을 맞아 엄청난 물가상승과 경제적어려움)이 발생한다면 어떤 선동꾼들에 의해 이런 비상식적,비인간적 행위가 언제든 또 생겨날수 있다.이러한 역사적 증언들을 통해 절멸수용소의 생활이라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를 많이 사람들이 알아서 어떠한 광신자가 나타나 선동하더라도 넘어가지 않는 교훈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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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아니면 언제? - 투신자살한 아우슈비츠 생존작가 프리모 레비의 자전적 장편소설
프리모 레비 지음, 김종돈 옮김 / 노마드북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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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다방"에서 이 작가의 책을 세번이나 다뤘다.'이것이 인간인가?''가라앉은자와 구조된자'와 '주기율표'등이다.한 작가의 책을 한번이상 다루기가 쉽지 않은데 책다방 진행자나 관계자들이 어지간히 좋아하는 작가인 모양이다.연말결산에서 황정은 작가는 지난해 다뤘던 책중에 단한권의 책을 꼽는다면 "가라앉은자와 구조된자"라고 하였다.책다방의 책선택이 내 취향과도 잘 맞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이 작가에게 가장 잘 표현되는 말이 "윤리적 균형감각"이라는 말이다.아우슈비츠를 경험한 많은 책들이 있지만 프리모레비만큼 깊은 통찰과 성찰의 글을 쓴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즐겨찾는 도서관엘 갔더니 책다방을 듣는 사람이 많아졌는지,위에서 언급한 세권은 모두 대출중이었다.그래서 도서관에 남아있는 두개의 책을 빌렸는데,먼저 읽은 책이 이것이다.

너무도 재미있게 읽었다.계속 머리속에 책의 내용이 맴돌았고,어제밤 새벽에 일찍 깨었을때는 거실에서 2시간이 넘게 이책을 보다 잤다.이책 한권만으로도 프리모레비에게 푹 빠진것이다.아마도 이작작의 책은 모두 읽을것 같다.

이책의 주인공은 러시아 유태인인 "멘델"이라는 청년이다.기계는 뭐든지 잘 다룰줄 아는 시계수리공출신에 전직 러시아 포병출신이고,나치의 학살에 아내를 잃었다.이 청년이 레오니드라는 청년과 함께 빨치산 부대를 찾아가고 온갖 고초를 겪으며 빨치산생활을 이어가고 나중에는 전쟁이 마무리 되어 이탈리아까지 가는 여정을 다룬 소설이다.이들이 거쳐간 빨치산 부대는 수도원에 근거지를 둔 소박한 부대부터 아나키스트 빨치산부대,폴란드 정예 빨치산부대,마지막으로 유태인 빨치산부대등 다양했다.인상적인것은 그 빨치산 부대의 대장들은 나름 대장감다운 면모가 있었다는 것이다.그리고 나치의 잔학상은 이루 말할것없고(마치 한국전쟁당시 벌어졌던 보도연맹원 학살이나 민간인학살을 보는듯했다)나치에 빌붙던 우크라이나,폴란드의 민병대들의 잔학상도 끔찍했다.또하나,왜그리 유태인들을 박멸해야만할 종족으로 미워했는지 이해못할 일이다.주변인으로 떠돌던,그리고 독특한 신앙체계와 생활,고리대금업같은 천시받는 직업등이 나치의 유태인 말살정책에 편승해 곳곳에서 이해하지못할 편견과 광기로 그들을 대했다.민족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것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또하나 나치에 저항하는 빨치산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해방전후부터 한국전쟁까지 남한 각지에서 빨치산으로 활동하던 우리네들의 모습이 겹쳐졌다.그쪽 빨치산들은 러시아 공군으로 부터 비행기로 물자보급이나 통신등의 지원을 받았지만,남한의 빨치산들은 그야말로 고립무원의 처지에서 힘들게 버티다가 스러져 갔다.태백산맥이나 남부군,이현상평전등에서 보던 남한 빨치산들의 모습이나 러시아유태인 빨치산들의 생활이나 비슷했다.어려운 빨치산 생활속에서도 유쾌한 오락회가 있었고,남녀간의 사랑이 있었다.사람이 모여 생활하던 집단에서 한창의 청춘사이에서 사랑이 싹트는 건 당연한 일이다.책중간중간에 나오는 성적농담들은 책의 분위기를 밝게 재미있게 이끌어 주었다.

그 끔찍하다는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아 경험담을 책으로 썼고,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람이라서 무겁게 생각했는데 이 책은 매우 재미있고 유쾌한 책이다.그리고,빨치산 대장들과 멘델등이 나누는 대화에서는 상당히 공감가는 깊이 있는 사상이나 철학이야기가 담겨있다.

구하려는 책이 없어서 대신 읽은 책이 이렇게나 좋아서 횡재를 한 느낌이다.이 작가의 책을 주욱 읽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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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 36
시바 료타로 지음, 박재희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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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한때 드라마로 만들어져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아마도 일본이 서양의 강대국이라 불리던 러시아를 이기고 만주와 조선을 차지하는 계기가 되어 욱일승천하던 그 시기를 그리워했기 때문일것이다.하지만,조선의 후예인 나의 입장에서야 별로 좋을일도 아니다,러,일전쟁에서 러시아 가 이겼다면 작가의 말대로 만주와 조선은 러시아의 식민지로 전락했겠지만 워낙 일제36년간의 식민지 시절이 가혹했기에 차라리 그게 나았을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더구나 전쟁지역도 자기네땅이 아닌 만주와 대한해협과 울릉도근처 동해였다.

러,일전쟁의 결과를 보면 군사력면에서 어찌보면 러시아가 우세한상황이었다.그러나 러시아는 육군도 해군도 명장이 없었다.그것이 전제국가의 최대단점이겠으나 한마디로 사람을 잘못골랐다.그리고 러시아군은 너무도 쉽게 항복해 버리는 습성이 있었다.여순요새사령관도 그랬고,총사령관도 그랬고,해군제독도 그랬다.,반면에 일본군은 무모하리만큼 공격적이고 끈질기게 달라붙었다.이것이 전쟁승패의 최대원인이다.그것이 국운이 상승하는 나라와 하강하는 나라의 차이였을것이다.

650여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세권이나 읽으려니 막판에는 좀 지겹기도 했다,다행히 중간중간 시바료타료 특유의 재미가 있고,러일전쟁에 대해 제대로 알고나 보자라는 심정으로 끝까지 읽었다.앞으로 다른 대망시리즈는 겁나서 쉽게 시작 못할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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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5 - 경종.영조실록 - 탕평의 깃발 아래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5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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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역사저널 그날"을 즐겨보는데 얼마전,경종편이 다루어졌는데 흥미롭게 보았다.최근 끝난 sbs의 "비밀의문"에서도 영조의 재위내내 그를 괴롭히던 문제 "경종독살설"과 "무수리"출신 어머니"에 대한 콤플렉스를 볼수 있었다. 모친인 장희빈이 사약을 받고 죽은뒤 19년동안이나 세자의 자리에서 숙종의 냉대와 집권노론의 견제속에 근근히 버티다가 왕의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치세가 워낙 짧아 조선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뒤이어 올 사도세자의 생애와 많이 겹치는 사람이다.병약했고 소심했던것은 역사적 사실인듯하다.그 원인은 장희빈을 사사시킨후 마음이 돌아선 숙종이 그 아들도 밉게 보아 사사건건 꾸짖는 통에 좌불안석이었고,어린나이에 어머니의 죽음을 목도하였고,권력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실수하지 않고 꼬투리 잡히지 않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그를 소심한 사나이로 만들었던것 같다.그러나,정치의 달인이었던 아버지 숙종과 요부로 이름을 날린 장희빈의 DNA를 물려받은 경종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때를 기다려 반대파를 일시에 소탕하고 환국을 단행하는 면을 보면 피는 못속이는 것이다.하지만,병약했던 그는 이복동생인 연잉군에게 왕의 자리를 물려주고 떠난다."경종독살설"이 많지만,죽음의 원인은 몸이 약했던데 있었던것 같다.

영조는 재위내내 "탕평책"과 "균역법"이라는 개혁정책을 이루어 냈고,조선의 왕중 가장 긴 재위기간을 기록한 사람이고,눈물많은 애민군주였다.하지만 노론에 의해 만들어진 왕이라는 굴레를 벗어나기 어려웠고,아들인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몰아 넣었으며,재위기간내내 자신의 콤플렉스에 갇혀 있었다.특히 이책에서 주목되는 점은 그동안 알고있던 "사도세자의 죽음"에 관해서다.이덕일의 "사도세자의 고백"이나 "비밀의문"에서 나타난 사도세자의 죽음은 "당쟁의 희생물"로 그려진다.나도 그렇게 생각해 왔었다.하지만,사도세자의 죽음은 영조에게서 비롯된다.자식사랑에 대해서도 호불호가 강했던 영조는 자신과 성향이 다른 세자의 성격에 마땅치 않게 생각했고 자신이 생각하는 군주의 자질에 못미친다고 생각했다.대리청정을 시키는 동안 불같은 성격에 화도 많이 내고,왕권을 강화시키고자 벌였던 선위파동에도 세자는 상처를 많이 입었다.세자와 영조의 사이는 더욱 엇나갔고,세자는 성격이 더 광포해져갔다.마땅히 대안이 없던차에 세손(정조)의 총명함에 군주의 자질을 파악한 영조는 삼종의 혈맥을 이을 재목으로 세자가 아닌 세손을 선택했고 그 뜻을 간파한 친어머니와 장인의 손에 의해 사사되었다.영조는 그렇게 세손인 정조에게 왕권을 물려주려 한것이다.그것이 사도세자의 죽음의 전말이다.충분히 공감가는 대목이다.

만화책이지만,이책을 읽으며 나역시도 그동안 한쪽으로 많이 기울어 있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역사를 바라보느 안목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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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4 - 숙종실록 - 공작정치, 궁중 암투, 그리고 환국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4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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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은 무려46년간 왕의 자리에 있었다.조선시대를 통틀어 영조 다음으로 왕노릇 오래 한 사람이다.14살의 어린나이에 왕의 자리에 올랐지만 대비의 수렴첨정따위 없이 강력한 소년군주로써의 모습을 보였다.당시 사대부들로부터 가장 존경받던,그리고 정치적으로 서인의 우두머리였던 송시열을 예송논쟁의 책임을 물어 파직하고 종친과 외척의 힘을 빌어 환국을 단행하여 남인으로 정권을 갈아엎었다.만년야당이던 남인의 득세와 그후의 몰락을 보노라면 지금의 야당의 모습이 겹쳐진다.만년여당인 새누리당을 보면 서인세력이 떠오르고..,정도전의 조선개국정신에 따라 "군약신강"의 모습을 보였던 조선에서 드물게 강력한 왕권을 행사한 임금이 숙종이었다.숙종하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것이 장희빈이다.비극적인 삶을 살다간 비운의 운명이라  드라마에서도 많이 다뤄졌었고, 치마자락에 휘둘린 임금으로만 알았던 숙종이 서인과 남인을 손바닥 뒤집듯 환국을 통하여 벌벌 떨게 했던 정치의 달인이었음을 알게 되었다.물론,그런과정속에서 무고한 많은 목숨들이 희생되고,왕권은 안정되었으나 실질적인 민생개혁이 뒷받침되지 못한 부분은 한계로 지적하고 있다.끝부분에 다뤄진 "울릉도와 안용복"부분도 작금의 독도문제를 생각해볼때 의미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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