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가면의 감정 청색지시선 20
김혜영 지음 / 청색종이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노란 정물

김혜영

식탁에 놓은 레몬
검은 목탄을 가져오고
노란 튤립을 화병에 꽂아요

우리는 정물처럼 앉아
숨을 쉬는데
싱그런 여름이 지나가네요

노랑과 검정의 음영으로
고정된 관계인 우리는
조금씩 변해 갑니다

헤나 염색을 하러 갑니다
붉은 빛으로 머리카락을 물들이면
재즈 음악이 흘러요

색깔이 단순해져 시원해요
끈적거리지 않는

복잡한 기호가 없는

담백한 만남

정물은 고정되지 않아요
가만히 흐르는 우주의 음악처럼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렇게...
고요한 정물을 통해 관계와 시간의 변화를 말할 수 있다니!

더구나 살아 있는 존재가 정물이 된 것이 아니라,
정물이라는 형식을 빌려 살아 있는 관계를 바라본다.

불필요한 감정들의 넘침을 지나, 담백한 만남에 이를 수 있다면 기꺼이 노란 레몬 같은 정물이 될텐데....

이 정물은 살아서 흐르는 시간과 존재의 변화를 잔잔히 읽어주고 있다.

허연 시인은 김혜영의 시를 "슬프고도 맑은 아침 첫 햇살에 바쳐진 기도"라고 했다.
이 '노란 정물'에도 레몬빛 햇살이 들이치고, 기도처럼 우주의 음악이 흐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옥마저 파란 쿠차에 가면 달아실시선 114
이윤훈 지음 / 달아실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윤훈 시인의 시처럼 나도 어느 이국의 파란 아침에 찻집에서 커피를 마신 적 있다. 아마 모로코의 블루빌리스였던 것 같다. 나도 그때 스친 눈 맑은 여인이 있었기에 전생과 후생의 사랑에 대해, 혹은 세상 속과 세상의 바깥에 대해 만져보려 노력한 적이 있다. 그래서 내겐 더 신비로운 시집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담이, 화이 오늘의 젊은 작가 47
배지영 지음 / 민음사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담이와 화이! 그들 삶의 대부분의 공간은 지하였다. 담이의 직업은 지하 하수관 청소부, 화이의 직업은 백화점 지하 주차장의 주차 요원이다. 그들 머리 위엔 화려하고 거대한 도시의 삶을 누리는 사람들로 복작대지만 그들의 삶은 악취의 연속이었다. 


  더구나 사랑의 대상에게까지 비호감이었던 그들에게 어느 날 문득 찾아온 대재앙! 그러나 담이와 화이, 이 두 사람만 살아 남는다. 자신들을 멸시하고 조롱하던 사람들은 모두 순한 좀비가 되어 레밍쥐 처럼 줄지어 물 속으로 빠져 들어가 사라진다. 어떤 저항도 없이....


  담이와 화이, 이 두 사람이 어쩌면 간절히 원하던 세상인지도 모르지만 그들은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서로 비슷한 삶을 살았던 두 사람이라 누구보다도 서로 잘 이해하고 공감할 것 같지만, 이 두 사람도 서로 끊임없는 불화를 겪는다. 


  그들이 발견한 신세계(삶을 유지할 수 있는 곳)도 지하에 있었지만 그들이 선택하는 세상은 서로 달랐다. 그렇다면 아담과 하와 이후 우리 인간은 본질적으로 불화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이쯤 되면 우리는 알게 된다. 진정 우리가 바라는 유토피아가 어떤 곳인지 우리 자신도 모르고 있다는 사실!


  소설 '담이, 화이'는 약자가 강자가 되는 세계를 보여주지만, 강자에게도 안전과 행복이 마냥 보장되지 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모든 것이 전복되고 또 뒤집어지는 배지영 작가의 이번 소설을 단숨에 읽었다. 책갈피를 끼울 여가도 없이 그 자리에서 다 읽게 만드는 흥미로운 이 소설! 두통에 시달리던 휴일에 잠깐 두통을 벗어난 신기한 시간이었다. 


  단조로운 삶이 지루하다고 생각되는 이가 있다면, 내가 사랑하는 이가 나를 혐오하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하는 일이 사람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직업이라 생각한다면,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둘러싼 모든 사람들을 처벌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사람이라면 꼭 이 소설을 읽기를 권한다. 

담은 끊임없이 걸었다. 깜박 졸았던 것 같기도 했지만 그때도 하염없이 걸었던 것 같다. 저만치서 작은 점 모양의 빛이 떨어지고 있었다. - P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신화 수업 365 1일 1페이지 시리즈
김원익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절망할 때 1페이지, 우울할 때 1페이지, 기쁨이 차오를 때 1페이지... 이렇게 다정히 노나주는 신화이야기라니! 책 읽는 것도 부담인 이때에,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365일간의 신화선물! 내 삶의 의미도 신화에서 찾아보는 즐거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을 그리다 청색지소설선 2
하창수 지음 / 청색종이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춘화‘를 소재로 이렇게 마알간 소설을 쓸 수 있다니 참 놀랍습니다. 골목을 떠도는 바람처럼 정착을 모르는 사랑 이야기가 짠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