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염천 - 무라카미 하루키의 그리스.터키 여행 에세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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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글은 화려하지 않다.

솔직히 말해서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그냥 무덤덤하고 평범하다.

하지만 남다르다.

아마도 그 남다름이 하루키의 특별함이 아닐까한다.

 

 

이 책은 비록 오래전에 쓰인것이기에

현실감이 조금은 부족한 점이 아쉽지만.

하루키만의 여행을 엿볼수있다는 점에서는 부족함이 없다.

하루키는 여행지에서도 하루키다.

아마 나 역시도 여행을 떠나서도 나일것이다.

변화는 크진않지만

분명히 일어난다.

그러한 여행이 쌓여서 하루키를 만들었듯이

나의 여행또한 쌓여서 나를 만들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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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코르뷔지에의 동방 기행 다빈치 art 18
르 코르뷔지에 지음, 조정훈 옮김 / 다빈치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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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보다 3살이 어렸던 르 코르뷔지에는

동유럽과 터키 그리스를 아우르는 여행을 다녀온후

그것을 글로 남겼다.

책은 출판되지않은채 원고로 남겨졌었지만

나중에 빛을 보게 된다.

그리고 지금 내 손에 동방기행이라는 이름으로 들려있다.

번역기로 돌려도 이보다는 나을것 같은 책의 번역상태는

아마도 건축을 배우지않은 번역가의 손을 거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책의 많은 부분을 르 코르뷔지에는

자신의 지식수준을 드러내는

조금은 과도한 수사들로 메우고 있는데

이미 다소 지나치다 싶은 수식어들을

이건 좀 심하다싶은 번역체로

이건 좀 아니게 번역을 하다보니

책은 감정이입이 되기는 커녕

이해하기도 까다로워져서

무슨 전공서적을 읽는듯하다.

차라리 불어든지 영어든지 열심히 배워서

원어로 읽어주는게 돌아가신 꼬르비선생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하지만 책을 통해 만나본

24살의 꼬르비제는 여전히 꼬르비제다.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가지고 있는 지식의 수준은

27살의 내가 부끄러워질 정도.

하긴 37살의 나라고 부끄러워지지 않을거라고

장담할순없을듯하다.

3살을 먹던 60살을 먹던 꼬르비는 꼬르비니까.

 

 

 

파르테논과 하기아 소피아의 앞에서

꼬르비제가 느꼈던

그리고 깨달았던

감흥들의 반이라도 얻어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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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Mr. Know 세계문학 5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 열린책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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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 하지않는다.

나는 자유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는

나에게 있어서 삶의 길을 제시해주는듯 했고

아마도 그 묘비는 조르바와의 만남과

조르바라는 소설을 만들어내는 과정중에

카잔차키스의 가슴속에서 피어났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세상을 엮는것은

세상의 구속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가지길 원하는 나의 욕심이다.

아무것도 원하지않는다면

아무것도 두려워지지않을것이다.

진정한 자유는

원하고자 하는것들을 넘어설수있는

인식의 확장에 있다.

간절히 원하고자하면 아무것도 얻을수없고

아무것도 원하지않는것처럼 행동할때

모든것이 나와 함께 하게 될것이다.

 

 

 

이번여행에서 이런 생각들의 끄트머리를 알게된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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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동안의 고독 - 1982년 노벨문학상 수상작 문학사상 세계문학 6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안정효 옮김, 김욱동 해설 / 문학사상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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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출신 작가들의

그 망할놈의 '마술적 리얼리즘'은 내게 있어

이해불가능항들을 모아놓은 집합중에서도

특히 공감을 못하는 부분에 고이 모셔놓은 단어였다.

내게 있어서 '연금술사'는 내 인생 최악의 책중에 하나였고

그렇게 파울료 코엘료의 열풍이 몰아치던 21세기의 어느해에

유행에 따라가서 어쩔수없이 접한

파울료코엘료의 책의 맛은 언제나 찝찝했다.

그렇기에 마술적 리얼리즘의 시초쯤되는 이책은

무려 5번이나 도서관에서 빌려왔음에도

30페이지도 채 못읽은 책으로 기억되었다.

 

하지만 너무나도 텍스트를 원했고

무료함에 지쳐있던 터키여행의 막바지 셀축에서

나와 이책은 운명적으로 다시만났다.

비록 책은 나의 소유가 아닌 호텔의 소유였고

그 호텔은 내게 옴 벌레를 선물하고

불친절과 이중성을 가르켜준 아름다운 곳이었지만

이 책을 읽게 된것만은 좋았던 기억이 된것같다.

 

 

부엔디아 가문의 흥망성쇠에 대해 다루고있는 이책은

치밀하게 짜여진 스토리의 연관성과

이야기의 흐름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작가가 경험하고 처했었던

수많은 사회적인 배경과 긴밀한 관계를 이루면서

콜롬비아의 현대사 혹은

제국주의 또는 자본주의로 얘기될수있는

강한자의 약한자 수탈.

그리고 당연한듯이 이뤄지는

역사라는 탈을 쓴 사실의 왜곡등으로

다양하게 해석될수있다.

그만큼 책은 그 안에 다양한 층위의 내용들을

굉장히 교묘하게 교차해서 쌓아놓고 있으며

그것들은 부엔디아 가문의 '이야기'라고 하는

지극히 소설적인 방법을 통해 드러난다.

 

 

지극히 치밀하고 완벽하게 다듬어진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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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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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소설의 탈을 쓴 철학.

동시에 사유의 탈을 쓴 이야기.

가벼움은 하나로 모여들어 무거움을 향하고

무거움은 자신을 덜어내면서 가벼움을 원한다.

책의 전체를 꿰뚫는 사랑은

때론 질투로

때론 육체와 정신이라는 두개의 측면으로

때론 잃은후에 깨닫게 되는 가치로 드러난다.

관계의 진정한 모습은

그 안에서 벌어졌던 대화와

수많은 사건들에 의해서 현실이 되고

그렇게 서서히 확실한 얼굴을 가지게 된다.

 

 

가벼움과 무거움.

인생의 지향점은 하나일 필요가 없다.

나는 가벼움의 얼굴을 띠고 무거움의 깊이를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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