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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 - 상처에서 치유까지, 트라우마에 관한 24가지 이야기
김준기 지음 / 시그마북스 / 2009년 7월
평점 :
나는 이 책을 출판사의 부탁으로 서평을 쓰는 것도 아니고, 내가 저자를 개인적으로 아는 것은 더더욱 아니지만 이 책을 조금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칭찬하고 싶다.
심리학이라는 분야와 영화라는 매체, 치유라는 요소, 내용과 어울리는 일러스트, 쉽고 친절한 설명과 탁월한 문장력, 알찬 내용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함 없는 멋진 책 「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
많은 심리학 책이 나오고 '영화'라는 매체로 다양한 책들이 출간되지만 사람들에게 친숙한 '영화'를 빗대기만 할 뿐 진정으로 '영화'와 접목시켜 멋진 내용을 탄생시킨 책은 드물었다. 그에비해「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은 '영화'라는 매체를 가장 잘 써먹은(?), 진심으로 대중과 친밀한 매체를 이용해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정확하게 표현해낸 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인간은 세상을 살아가며 단 한번도 화내지 않고, 짜증내지 않고, 울지않고, 상처받지 않으며 살기는 어렵다. 아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인간 대 인간으로 이루어진 이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고 살아갈 일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그러나 이 상처라는 것이 쉽게 잊혀지고, 쉽게 치료되는 것이 아니다. 특히 마음의 상처는 어쩌면 평생을 안고 가야할 수도 있는 치명적인 존재이다. 그러나 이 상처가 치명적이 되는 이유가 바로 치유되지 않은 상처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심리적 병 때문이다.
「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은 이러한 치유되지 않은 상처 즉 트라우마를 영화와 함께 분석해낸 책으로 스물다섯편의 영화와 함께 트라우마란 무엇인지, 트라우마의 원인에는 어떤 유형이 있는지, 트라우마의 증상은 어떤지, 대한민국 전체가 가지고 있는 공통의, 사회적 트라우마는 무엇인지, 트라우마는 어떤 과정을 통해 치료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해놓았다.
스물다섯편의 영화에 들어있는 각종 다양한 트라우마(가족의 죽음, 연인의 죽음, 사고등)와 그 트라우마로 인한 후유증에 방황하는 주인공들을 보여주며 트라우마의 전반적인 부분을 쉽게 설명해주고 이와 더불어 영화의 간략한 내용과 의미도 함께 꼽씹어볼 수 있어 흥미롭게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나에게는 트라우마로 인한 후유증이 없을까라고 생각해보니, 어릴적 강아지에게 물린 적이 있었는데 스무살이 된 지금까지도 나는 강아지만 보면 크든 작든 가슴이 쿵쾅뛰면서 나를 쫓아올거 같아 무서워서 도망가기 바쁘니 강아지에게 물린 자체가 트라우마로 남았고 그 트라우마로 인해 후유증으로 강아지 기피증이 생기게 된거 같다는 나름의 분석을 해보았다.
나는 이런 단순한 트라우마였으나 한 인간에게 닥칠 수 있는 뼈를 깎는 고통,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는 사람들은 도저히 가슴에, 머리에 지워질 수 없는 상처로 남고 그 상처를 치유하기란 굉장히 힘든일인거 같다는 생각으로 다시하게 됐다. 그리고 이런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게 가장 잔인한 말이 "시간이 지났으니까, 이제 그만 잊어라"라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잊혀진다는 그 말이 얼마나 무책임하고 또 다시 상처를 주는 말인지도 새삼스레 생각하게 됐다. 이 책에서도 트라우마라는 것은 시간이 잊혀진다고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무뎌지는 것도 아니다. 트라우마를 철저하게 직면하고 그와 맞서 트라우마를 치유했을때만이 인간은 고통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들의 주변사람들이 그 사람을 더욱 이해하고 자책감에 빠지지 않도록 자신감과 용기를 심어주고 끊임없는 대화를 시도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거!
인간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배운다는 학문이 심리학이라고 하는데 이 책을 통해 인간의 근원적인 트라우마라는 부분에 대해 더욱 잘 알게 되었다. 나에게도 살아오면서 분명 트라우마가 있을 것이고 그로인한 후유증도 겪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을 보는거 자체가 나에 대한 트라우마를 이겨내기위한 하나의 시작이었고 트라우마의 치료는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구절처럼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또 다른 내가 될 수 있는 발판으로 삼아야 겠다. 아울러 내 주변의 사람들의 트라우마에 대해 더욱 이해하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내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우리의 삶에 있어 치유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자 필수요소이다. 나는 책 한권을 통해 나의 트라우마에서 한결 자유로워진 느낌이다. 그리고 이 책에 소개된 영화들도 꼭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