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일할 것인가
아툴 가완디 지음, 곽미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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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드라마에서 잊을 만하면 다루는 소재가 무엇이 있을까? '기억 상실증', '이복남매', '남편의 불륜' 등 여러 소재가 있지만 매년 나온다고 해도 무방할 소재가 있으니 바로 병원 속 이야기이다. 오죽하면 '메디컬 드라마'라고 드라마의 장르까지 생겨나게 된 정도이니까. 그리고 얼마전 시즌 14가 끝이 난 인기 미드 <그레이스 아토미> 역시 그 배경이 병원이다.  <ER>을 비롯한 인기 미드에서도 범죄수사 장르만큼 인기 장르가 메디컬 드라마이다.

  사람들은 왜 이렇게 병원 이야기에 열광할 것일까? 아무래도 의사들의 생명을 다투는 상황 속에 일어나는 여러 이야기들이 더욱 극적으로 다가오고 일반 사람들이 해보지 못한 직업에 대한 동경 같은 것이 아닐까? 
책 <어떻게 일할 것인가>를 읽으면 드라마와는 비교할 수 없게 더욱 긴박한 의료 현장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리고 그곳에서의 의사들의 고군분투기가 전해진다. 외과의사인 저자는 그 고군분투 속에서 자신의 일로서 성공을 위한 책임, 태도에 대해 묻고 답하며 성찰하고 있다. 
  저자 아툴 가와디의  전작 <어떻게 죽을 것인가>이 인간으로서 숭고한 죽음을 통해 생각해 보게 했다면  이번 <어떻게 일할 것인가>는 비단 의사가 아니어도 어떤 일이든지 그 일을 대하는 최선의 태도는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그는 의료계만이 아니라 위험과 책임이 따르는 그 어떤 시도든 성공하는 데 필요한 핵심 요소 세 가지로 성실한 자세, 올바른 실천, 새롭게 생각하는 자세로 꼽으며 그 요소를 자신이 경험했던 의료 현장의 경험을 통해 검토해 간다. 그러면서 나오는 이야기들이 '의사의 파산, 사형장에 간 의사, 제왕절개 득세한 까닭' 등 현대 시대에서도 의료 쟁점이 되고 있는 이슈들이라 더욱 눈이 갔다.

 

일의 성공을 위한 요소 1. 성실함
제대로 된 의료란 까다로운 진단을 내리는 것이라기보다 모두가 손 씻기를 확실히 실천하는 것에 더 가깝다.


저자가 일의 성공 요소를 제일 처음 '성실함'은 어쩌면 너무 진부한 이야기라 할지 모르겠다. 그리고 왜인지 의료 종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말로 내게 느껴졌다. '의사'하고 떠올려지는 일이라면 '프로페셔널'이라던가 뭔가 묵묵히 꾸준히 하는 '성실함'이랑은 거리가 느껴졌다. 그런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은 것인가, 저자는 '성실함'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람들은 성실함의 미덕을 과소평가한다. 아마도 '성실'이라는 단어가 주는 재미없는 느낌 때문일 것이다. 이 말에는 뜻한 바를 이루고자 부단히 노력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중략) 성실성은 일과 인간 행동에 대해 높은, 어쩌면 불가능해 보이는 기대치를 설정한다."

 부단히 의사와 간호사들이 꼭 해야 하는 손 씻기부터 20년 넘게 공들여 노력해 온 소아마비 소탕, 그리고 눈부시게 감소한 부상자 사망률은 정말 '성실함'으로서만 이야기가 되는 것이었다. 의사들의 성실함을 통해 불가능해 보이는 기대치를 설정하고 그것을 결국 이겨내어 오늘날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맞췄던 필수 접종 중 폴리오 접종이 소아마비 접종인 줄도 몰랐다. 특히 저자가 소아마비 전염을 예방하기 위해 찾은 인도 현장의 모습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도 보기 안타까웠다.  요즘 같은 초고속 인터넷 시대에 가가호호 방문을 하며 예방주사를 독려하는 모습이 효율을 따지면 말도 안 될 일이지만 그랬기 때문에 한 명이라도 더 소아마비를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인도보다도 더 열악한 곳의 나라에서도 이러한 성실한 자세로 임한 의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다행인지 2017년 기준으로 신규 소아마비 환자는 22명이었다고 한다.

수많은 전쟁 참전하는 미국이 부상병의 사망률을 낮추는 것도 엄청난 기술의 무기 덕분이 아니었다. 그저 방탄조끼를 입으라고 부단히 독려했고, 의료진들이 몇 날 며칠을 밤새워 치료를 하면서도 치료 결과를 일지에 꼼꼼하게 기록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한다.
  일을 할 때도 혹은 개인적인 일을 할 때도 잡은 목표, 그 결과만을 보고 하다가도, 그저 멈추어 버렸던 적이 내 인생에서 많았던 거 같다. 무엇인가를 함에 있어 부단히, 끊임없이, 이러한 책 속 의사들의 이야기처럼 '성실'의 자세가 그 어떠한 능력보다 가장 필요하다는 것을 잘 배울 수 있었다.

일의 성공을 위한 요소 2. 올바름
의료계의 규정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사회의 법도 마찬가지다. 전문가 다운 행동과 준법 행동, 윤리적 행동 사이의 구분은 대단히 중요하지만 때로는 모호하다
.

의사들만큼 올바름이 많이 요구되는 직업군이 있을까?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기 때문에 의사의 어떠한 한 행동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르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의사들에게 어마어마한 전공 지식만큼이나 윤리 의식을 사회에서는 요하고 있다.  이 장에서는 검진 시 의사들이 지켜야 할 에티켓, 의료 사고, 의료비 청구, 사형 현장 참여에 관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큰 이슈가 되었던 가수 신해철 의료사고 역시 이 범주에 속한다. 의사가 자신의 수술 잘못을 인정하고 빠른 조치를 취했었다면 그를  보지 못하는 일은 없었을 텐데 말이다.   
  주입형 주사로 사형 제도를 하고 있는 미국의 몇몇 주에서 참여했던 의사와 간호사들의 윤리에 대해 문제 삼았다. 사형 제도에 자체 찬반이 높지만 아직까지 사형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죄인의 최대한의 고통 없는 죽음을 위해 여러 방도를 살폈고, 그렇게 해서 이르게 된 것이 주입형 주사였다. 문제는 3 단계에 걸친 주입형 주사 사형 제도를 시행함에 있어 그것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어 의료인 역할이 필요했던 것이다. 저자가 참여했던 의사, 간호사들 인터뷰를 했을 당시 그들은 특별히 잘못된 윤리 의식이 있었던 사람은 아니었다. 그저 우연한 기회를 통해 하게 되었고, 모니터만 해도 되는 줄 알았던 상황에 직접 사형수 정맥에 주사하는 일까지 경험한  이도 있었다. 이들은 생명을 구해야 하는 의료진의 직업윤리를 벗어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과연 이들에게 잘못했다고만 말할 수 있을까? 이렇듯 의료현장에서는 임신 중절,  중환자 연명 치료 중단 등 올바름을 섣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있었다.  저자의 말대로 의사들이 지닌 능력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것과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은 분명 상충하게 된다. 이 해답이 어려운 상황 속에 부디 의사들이 조금은 더 인간적인 판단을 내리기 바란다.

의사 외에도 우리가 하는 일에는 윤리 의식이 필요하다. 오죽하면 '직업윤리'라는 과목이 있을 정도이니까, 가장 쉬운 길은 그저 적힌 대로 규칙을 따르는 것이겠지만 언제나 예외 상황이 있는 법, 일을 하는 사람으로 각자의 직업, 위치에서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단 그것이 법으로 처벌되는 것이 아니어도 고등학교 시절 윤리 과목 첫 시간에 배운 우리 마음속 '양심'은 그것이 올바른 행동인지 알지 않을까?   

일의 성공을 위한 요소 3. 새로움
환자의 상태를 말해 주는 간단명료한 잣대는 어떤 환자에게든 필요하다. 그리고 그 잣대는 우리 의사들로 하여금 혁신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게 해줄 것이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의사들이 없었더라면 오늘날이 올 수 있었을까? 현재 의료 시스템에 불신도 많이 있지만 오늘날 의료 시스템으로 아픈 사람들이 가족들 곁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신생아 상태를 체크하는 '아프가 점수표'가 산부인과 의사도 아닌 한 외과 마취 여의사에 의한 것이란 데 놀라웠다. 자신의 분야가 아니었음에도 관심을 갖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체계화하려 했던 한 명의 여의사에 혁신이 아니었을까?

산모와 태아를 살린 발명에서 '제왕절개'를 빼고 논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장에서 역시 다루었는데 히 산모와 태아를 살린 발명들을 다룬 장에서는 두 아이를 제왕절개로 출산한 탓에 이입이 많이 되었다. 저자는 너무나 쉽게 분만이 수술로 쉽게 이어지는 일에 염려를 표했다. 하나 삶의 자연스러운 과정과의 인연이 멀어진 것에 대한 것이었다. 나 역시 산통 끝에 좁은 골반, 아이의 큰 머리로 진통 중에 수술을 택했지만도 죄책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에  원치도 않은 무통주사, 제왕절개를 하고 모유 수유를 하지 못한다며 비참함에 허덕이던 동료 루크의 말을 나의 마음을 달래 주었다.

"가만, 이런 멍청한 짓이 어디 있어, 저렇게 예쁜 아기가 생겼는데. 아기만 바라봐도 모자랄 판에 이러고 앉았다니!!"

분명 만연한 수술은 좋지 않은 것이나 이러한 위험한 상황 속에 태아가 안전하게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된 것은 축복이고 감사한 일인 것이다. 
   의료계 성과를 매기고, 성과를 매기기 위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이야기를 전하며 이것은 어떤 일을 하든지 적용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성과를 매기면서 우수한 편에 속하는 의사를 찾았을 때 그는 매일매일 환자의 99.5퍼센트의 성공과 99.5퍼센트의 성공 사이의 차이를 살피는 데 있다고 봤다.  저자 역시 자신의 의술이 평균 수준으로 밝혀진다면 어느 누군가는 평균이 되어야 하지 않겠냐고 담담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그러나 부끄러워할 것이 있다면 평균인 것이 아니라, 거기서 안주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평가를 하는 잣대가 생겨나고 있는 것은 비단 의료계 뿐만 아니라 많은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인사고과를 받으면서도 느꼈지만 무엇인가를 수치화해서 점수로 매긴 다는 것은 썩 개인에게 좋기도 혹은 좋지 않은 일일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변화에 대한 의지만은 확고하게 해준다는 것은 분명하다. 나 개인에게도 눈에 보이는 평가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책을 많이 읽고 싶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내가 책을 얼마나 읽고, 얼마나 리뷰화 시킬 수 있는지, 수치화해볼 필요가 들었다. 일을 함에 있어도 마찬가지일 테고. 

 

저자는 자신이 속한 의료 현장을 리얼하게 보여주는 한편, 그 속에서 그 의료 현장이 무엇을 시사하는 것인지 캐치해 전달하는 메시지는 정확했다. 그래서였을까? 자기 개발서 한 권 읽은 마냥, 뭔가 내 일을 제대로 잘 해내보고 싶다는 불끈 생각이 든다. 세상의 이치란 어디서든지 일맥상통한 법이니까~책 속 맨 마지막 장 저자가 제안한  일터에서 '긍정적 일탈자'가 되는 법을 마음속에 되새기며 내 일에 임해보겠다고 다짐해 본다.

새로운 시도를, 변화를 모색하라. 자신이 성공하고 실패하는 횟수를 세어 보라. 그것에 관한 글을 쓰라. 사람들의 생각을 물어보라. 그렇게 대화를 지속해 나가라.

덧) '글 쓰는 의사'로 유명한 저자 아툴 가완디가 지난달 아마존·JP모건·버크셔 합작 헬스케어 기업 CEO가 된다는 기사를 접했다. 무려 우리에게 유명한 워런 버핏이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가 합작 투자한 기업이다. 헬스케어 기업은 세 회사의 100만 명이 넘는 직원과 부양가족의 의료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며, 앞으로 외부에도 의료 시스템을 개방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툴 가완디의 CEO 경험을 통한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해봄직하다.

 

https://blog.naver.com/spket0303/22131975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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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코노히 1 - 시무룩 고양이
큐라이스 지음, 손나영 옮김 / 재미주의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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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즘은 웹툰으로 만화를 즐기는 재미를 느끼고 있지만, 여기 소장각에 선물해주고픈 인생 고양이 캐릭터 만화책을 만났다! 바로 재미주의에서 나온 <네코노히>~ 뚱냥이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고양이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정감이 가는 느낌은 그저 내 느낌인 것인가?


애묘인이라면 고양이의 사랑스러운 면모를 발견하게 해주는 네코노히!

고양이를 키워보지 않았지만 애완동물을 키운다면 주저 않고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  뭔가 고양이만이 가진 매력이 나에게 크게 다가오기 때문! 만화 책 속 네코노히는 고양이의 매력 포인트를 여실히 보여줘서 애묘인이 보기에도 너무 사랑스럽다!

 

말랑말랑 고양이 발로, 주스 병을 딸려는 저 자태! 귀여운 고양이 손!!!

 

 

우리와 너무나도 닮아서 사랑스러움이 배로 느껴지는 네코노히!

  핫도그를 먹다가 소세지가 빠지는 것은 기본이요, 정성스레 카레를 해놓고 보니 밥솥에 코드가 안 꽂혀져 있는 것은 왜 꼭 뒤늦게 발견하게 될까? 그런 우리가 겪는 다소 당황+곤혹스러운 상황에 네코노히만의 처세법은 그저 그 상황을 그저 시무룩한 표정으로 묵묵하게 받아들이는 거다! 그 표정만으로도 힐링되는 느낌!  <네코노히> 상황들을 보면서 대사가 없이도 200% 공감되며 웃음이 멈춰지질 않았다!

 

네코노히에게도 휴대폰 배터리가 간당간당한 것은 몹시 불안한 상태!  휴대폰 충전 후 안심 휴~

 

인생의 성공은 꼭 거대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네코노히!

  시무룩한 표정이 잦은 네코노히에게도 SUCCESS!를 외치는 순간들이 있다. '성공'을 뜻하는 'SUCCESS'라는 단어에 어쩌면 우리는 너무 큰 것을 기대하고 부여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먹는 것만으로도 "SUCCESS!"를 외치는 귀여운 네코노히!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시무룩한 표정에서 행복함을 바뀌게 되었을 때 그 행복함이 젖어 들어 나도 모르게 네코노히가 "SUCCESS!"를 외치길 응원하게 된다.

인생 뭐 별건가? 초코칩 쿠기  잘 받아다 한 입 베어 물고 맛나면 그게 성공이지!

 

일본 트위터 스타 '네코노히' 업계의 판도를 뒤집다!
  <네코노히>는 일본 트위터 스타로 유명한데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고 한다. 일본 보통 만화가라고 하면 공모전에 수상해서 데뷔하는 것이 정상 루트라면 <네코노히>는 그저 작가 큐라이스가 자신의 트위터로 연재한 것. 굉장히 보기 드문 사례로 업게 변화까지 이끌어내었다고 한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우리나라 유명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짤방으로 돌며 알 만한 사람들은 알고 있는 만화라고 한다. 특히 아래 '요일'컷은 나도 본듯하다.  어쩜 내 표정과 똑같니!!

 

 

내일은 월요일! 남편 없이 독박 육아 다시 시작이요!! 나도 모르게 시무 루루 룩!! 네코노히 표정! 만화를 읽고 나도 모르게 짓게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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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 연대기 - 유인원에서 도시인까지, 몸과 문명의 진화 이야기
대니얼 리버먼 지음, 김명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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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남편은 대사증후군이다!
  국민건강보험에서 우리 남편 앞으로 우편물이 도착했다. 무엇인가 봉투를 열었더니, 건강관리안내문이었다. 우리 남편은 현재 대사증후군이란 것! 대사증후군이란 복부비만, 높은 혈압, 높은 혈당, 높은 중성지방혈증, 낮은 HDL 콜레스텔롤혈증의 5가지 건강위혐요인 중에서 3가지 이상 보유한 상태를 말한다고 친절히 적혀 있었다.  무려 이 5가지 항목 중  위험 요인 3가지를 보유하고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는 내용과 함께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위한 우리가 실천할 것들에 대한 안내 리플릿이 같이 동봉되어 있었다. 

이 안내문을 받았다고 우리 남편의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당장에 좋은 생활 습관들을 실천해주었으면 좋겠으나, 바로 재활용 박스행이 되었다.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이러한 위험 요인들은 우리 남편을 비롯한 현대인들에게 이미 만연해있다.  설사 대사증후군에서 고혈압, 당뇨병이 걸리게 되었다 하더라도 병원에서는 그저 개인의 식욕과 게으름을 탓할 뿐이다. 그리고는 약 처방과 철저한 식단 조절과 규칙적인 운동만이 살 길이라고 정석의 정석을 이야기한다. 누구 하나 명쾌하게 말해주지 않았다! 왜 아픈지를, 돌도끼 들고 다니면서 들짐승 잡아먹던 시절에만 해도 없던 질환들이 왜 현대에는 나타나 인간을 고달프게 만드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문명이 발전되면서 우리 몸은 아플 수밖에 없었다?

<우리 몸 연대기>는  현대의 우리가 앓고 있는 현대의 당뇨, 고혈압 등 비감염성 만성 질환에 관해서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해주었다. 단순히 질환의 원인을 개인의 건강 관리 부족으로 말하지 않는다. 단지 우리 몸의 진화적 설계와 문명 간의 부조화로 인해 병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이 내용을 보는 순간, 내가 어린 시절부터 앓고 있는 아토피에 대한 의문점이 풀리는 느낌이다. 오히려 흙 파먹던 시대에는 있지도 않는 질환이었는데 지금은 아기 때부터 너도나도 생겨나는 아이가 한둘이 아니니까.  

저자는  당장 자신이 심근경색 환자라면 자신 역시 치료에 집중하길 바라는 것이 당연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질병을 막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간의 진화에 대해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책의 절반에 걸쳐 우리 인간이 무엇에 적응하며 진화해왔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 인류는 또한 어떠한 문명을 이룩했고  결국은 그 문명과 우리의 몸이 불일치 되어 오늘날 야기된 문제점들을 이야기한다.


인간은 건강이 아닌 자식 번성을 위해 진화했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진화'에 대한 생각을 전환했다. 인간이 우아하게 직립 보행을 하고, 도구를 쓰고, 여러 '진화'를 거치는 과정에 대해 나는 그저 은연중에 인간에 대한 우월함에 빠졌는지 모르겠다. 단순히 인간답기 위해 '진화'를 거쳐왔다고 생각했는데,  저자는 약 600만 년 전 호미닌에서부터 현생 인류로 보는 호모 사피엔스에 이르까지 거친 진화의 목적은 단 하나로 이야기한다. 인간다움은 물론 아니거니와 건강, 행복도 아니다.


"어떤 생물도 건강, 장수, 행복 등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도록 적응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중략)
적응은 더 많은 자손을 남기는 것에 도움이 될 때만 건강, 장수, 행복을 촉진한다. 인간이 살찌기 쉽게 진화한 것은 여분의 우리의 지방이 우리를 건강하게 만들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생식력을 높이기 때문이다. "

 나의 남보다 훨씬 우월한(?) 두꺼운 허벅지도 다 내가 아이를 잘 낳기 위함이었던 것일까?  우리의 몸이 오늘날 인간이 되기까지 진화 역사는 꽤 흥미롭다. 무엇 하나 헛투르게 진화된 것이 없다. 저자는 우리 몸의 기나긴 진화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왜 우리가 현재의 모습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밝힌다. 그리고 어떤 모양새를 하고 있길래 자꾸 병에 걸리는지 알아내고자 한다.

침팬지, 호미닌, 오스트랄로 피테쿠스, 호모 에렉투스, 오늘날 호모 사피엔스에 이르기까지 사실 단어들은 들어봤지만도 그 종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는데, 이번에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놀리는 말로다가 "이 오스트랄로 피테쿠스야!"라고 이야기하곤 하는데, 큰 치아를 가진 그 종이 없었더라면 우리 인류는 진작에 멸종되지 않았을까?  이제 함부로 놀리지 말아야겠다.

그리고 이 인류 진화 부분을 읽으면서 어린 시절 참 좋아했던 '꼬마 고인돌 빠삐코'란 만화가 떠올려졌다. 늘 맘모스 고기 먹을 때마다 군침을 삼켰는데, 아는 만큼 보인다 했던가? 이들이 사냥을 할 때 도구로 쓰고 하는 모습들을 보니 '호모 에렉투스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석기 시대의 몸으로 이후 세계를 산다는 것!

  구석기 시대 이래로 호모 사피엔스에서 유의미한 생물학적 진화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라고 한다. 인류 스스로 일구어 낸 문화적 진화가 자연선택보다 더 강력한 힘이 된 뒤로 몸은 거의 바뀌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문화적 진화를 통해 다양한 측면에서 바뀌었다고 하는데, 이는 우리나라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는 거 같다. 가령,  조선시대 사람과 현대 우리나라 사람만 떠올려 보아도 쉽게 이해가 간다.   농업이 시작된 뒤로 혁신이 가속되면서 우리 몸과 충돌하는 새로운 문화적 변화들이 일어났고, 이는 분명 영아 사망률을 낮추고 수명을 늘렸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광범위한 문제가 발생했는데, 그것이 바로 불일치 질환이다.

산업 시대에 이르러 농업혁명이 야기한 불일치 질환의 대다수를 놀랍도록 해결했지만 동시에 위와 같은 비전염성 불일치 질환이 수두룩하게 생겼고 심해졌다고 한다. 과거에는 드물었던 자극이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생겨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이고 널려 퍼져 있는 것이 에너지 과잉이 유발하는 비만 관련 질환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만 봐도 서구에 비해는 덜하다고 하지만 고도비만율 추이가 높아지고 있다. (내 개인적으로도 자꾸만 인생 최고 몸무게를 경신하는데, 이것 역시 관련 있는 것인가!! 나를 탓하지 않고 이 현시대의 자극을 자꾸만 탓하고 싶다.)


가족력 있는 당뇨병, 예방의 지혜를 보다!

  책에서는 비만과 같이 너무 과잉으로 지나쳐서 생겨나는 질환인 당뇨, 심장 질환, 암에 대해 다루었고 역으로 너무 쓰지 않아서  골다공증, 사랑니들을 다뤘다. 이러한 현대인의 질병을 어떻게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해 신선하고 유용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특히나 내 개인적으로는 아버지가 현재 당뇨가 있어서 눈여겨보게 되었다. 가족력으로 내가 걸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도 있었는데, 당뇨병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라고 한다. 당뇨병의 근본 원인인 인슐린 저항성은 지나친 내장지방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지방간과 내장지방을 만드는 일등 공신은 빠르게 소화되는 과당인데, 이러한 주요 공급원은 탄산음료, 주스, 그 밖에 과당이 많이 들어 있고 섬유소가 없는 여타 가공식품이다. 이런 것들을 일상에서 줄이는 것만으로도 큰 예방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아이에게 늘 외출하면서 단골로 사 먹였던 뽀로로 주스에도 액상과당이 있었는데, 매우 반성이 된다.

대부분 사람들이 당뇨병이 걸려서야 적당한 관리와 약을 먹으며 당뇨병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악순환의 고리가 끊기지 않는다고 한다. 당뇨병이 오기 전부터 미리미리 예방해야겠다는 절실히 들었다! 아이에게 뽀로로 주스 사주기도 이제 그만!


뒷걸음질쳐서 미래로 가자!

읽는 내내 베스트셀러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가 떠올랐다. <사피엔스> 역시 우리 인류의 진화 과정과 문명을 살피고 '우리가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느냐'를 마지막 화두로 꺼냈다면 <우리 몸 연대기> '우리 몸이 어떻게 하면 건강해서 행복할 수 있는가'로 귀결짓고 있다. 현재 당장의 불일치 질환에 대한 치료법은 없으나 우리는 그 원인을 이해했기 때문에 예방할 수 있다고 저자는 힘줘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가 물려받은 몸을 그 몸이 진화한 방식에 최대한 가깝게 이용하라고 이야기한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맨발로 마구 달려지고 싶어지고 내 몸의 날 것 그대로 굴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내 마음의 욕구가 이끄는 대로만 내 몸을 편하게 해줄 것이 아니라, 내 몸의 시간 속 기억들을 거슬러 행동해 나의 건강을 지켜줘야겠다.

 


<우리 몸 연대기> 이런 분에게 권해요^^!
1. <사피엔스>류의 빅히스토리 인문과학서적을 좋아하는 분!
2. 자꾸 여기저기 안 아픈데가 없는데 원인을 알고 싶은 분!
3. 진화의학이란 새로운 분야에 대해 알고 싶은 분!
4. 오스트랄로 피테쿠스, 호모 사피엔스 등 인류의 진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 분!
5. 당뇨병, 심장병, 골다공증 등 현대인이 자주 걸리는 질병에 대한 예방책을 알고 싶은 분!

우리 남편은 대사증후군이다!
  국민건강보험에서 우리 남편 앞으로 우편물이 도착했다. 무엇인가 봉투를 열었더니, 건강관리안내문이었다. 우리 남편은 현재 대사증후군이란 것! 대사증후군이란 복부비만, 높은 혈압, 높은 혈당, 높은 중성지방혈증, 낮은 HDL 콜레스텔롤혈증의 5가지 건강위혐요인 중에서 3가지 이상 보유한 상태를 말한다고 친절히 적혀 있었다.  무려 이 5가지 항목 중  위험 요인 3가지를 보유하고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는 내용과 함께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위한 우리가 실천할 것들에 대한 안내 리플릿이 같이 동봉되어 있었다. 

이 안내문을 받았다고 우리 남편의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당장에 좋은 생활 습관들을 실천해주었으면 좋겠으나, 바로 재활용 박스행이 되었다.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이러한 위험 요인들은 우리 남편을 비롯한 현대인들에게 이미 만연해있다.  설사 대사증후군에서 고혈압, 당뇨병이 걸리게 되었다 하더라도 병원에서는 그저 개인의 식욕과 게으름을 탓할 뿐이다. 그리고는 약 처방과 철저한 식단 조절과 규칙적인 운동만이 살 길이라고 정석의 정석을 이야기한다. 누구 하나 명쾌하게 말해주지 않았다! 왜 아픈지를, 돌도끼 들고 다니면서 들짐승 잡아먹던 시절에만 해도 없던 질환들이 왜 현대에는 나타나 인간을 고달프게 만드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문명이 발전되면서 우리 몸은 아플 수밖에 없었다?

<우리 몸 연대기>는  현대의 우리가 앓고 있는 현대의 당뇨, 고혈압 등 비감염성 만성 질환에 관해서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해주었다. 단순히 질환의 원인을 개인의 건강 관리 부족으로 말하지 않는다. 단지 우리 몸의 진화적 설계와 문명 간의 부조화로 인해 병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이 내용을 보는 순간, 내가 어린 시절부터 앓고 있는 아토피에 대한 의문점이 풀리는 느낌이다. 오히려 흙 파먹던 시대에는 있지도 않는 질환이었는데 지금은 아기 때부터 너도나도 생겨나는 아이가 한둘이 아니니까.  

저자는  당장 자신이 심근경색 환자라면 자신 역시 치료에 집중하길 바라는 것이 당연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질병을 막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간의 진화에 대해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책의 절반에 걸쳐 우리 인간이 무엇에 적응하며 진화해왔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 인류는 또한 어떠한 문명을 이룩했고  결국은 그 문명과 우리의 몸이 불일치 되어 오늘날 야기된 문제점들을 이야기한다.


인간은 건강이 아닌 자식 번성을 위해 진화했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진화'에 대한 생각을 전환했다. 인간이 우아하게 직립 보행을 하고, 도구를 쓰고, 여러 '진화'를 거치는 과정에 대해 나는 그저 은연중에 인간에 대한 우월함에 빠졌는지 모르겠다. 단순히 인간답기 위해 '진화'를 거쳐왔다고 생각했는데,  저자는 약 600만 년 전 호미닌에서부터 현생 인류로 보는 호모 사피엔스에 이르까지 거친 진화의 목적은 단 하나로 이야기한다. 인간다움은 물론 아니거니와 건강, 행복도 아니다.


"어떤 생물도 건강, 장수, 행복 등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도록 적응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중략)
적응은 더 많은 자손을 남기는 것에 도움이 될 때만 건강, 장수, 행복을 촉진한다. 인간이 살찌기 쉽게 진화한 것은 여분의 우리의 지방이 우리를 건강하게 만들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생식력을 높이기 때문이다. "

 나의 남보다 훨씬 우월한(?) 두꺼운 허벅지도 다 내가 아이를 잘 낳기 위함이었던 것일까?  우리의 몸이 오늘날 인간이 되기까지 진화 역사는 꽤 흥미롭다. 무엇 하나 헛투르게 진화된 것이 없다. 저자는 우리 몸의 기나긴 진화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왜 우리가 현재의 모습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밝힌다. 그리고 어떤 모양새를 하고 있길래 자꾸 병에 걸리는지 알아내고자 한다.

침팬지, 호미닌, 오스트랄로 피테쿠스, 호모 에렉투스, 오늘날 호모 사피엔스에 이르기까지 사실 단어들은 들어봤지만도 그 종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는데, 이번에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놀리는 말로다가 "이 오스트랄로 피테쿠스야!"라고 이야기하곤 하는데, 큰 치아를 가진 그 종이 없었더라면 우리 인류는 진작에 멸종되지 않았을까?  이제 함부로 놀리지 말아야겠다.

그리고 이 인류 진화 부분을 읽으면서 어린 시절 참 좋아했던 '꼬마 고인돌 빠삐코'란 만화가 떠올려졌다. 늘 맘모스 고기 먹을 때마다 군침을 삼켰는데, 아는 만큼 보인다 했던가? 이들이 사냥을 할 때 도구로 쓰고 하는 모습들을 보니 '호모 에렉투스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석기 시대의 몸으로 이후 세계를 산다는 것!

  구석기 시대 이래로 호모 사피엔스에서 유의미한 생물학적 진화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라고 한다. 인류 스스로 일구어 낸 문화적 진화가 자연선택보다 더 강력한 힘이 된 뒤로 몸은 거의 바뀌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문화적 진화를 통해 다양한 측면에서 바뀌었다고 하는데, 이는 우리나라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는 거 같다. 가령,  조선시대 사람과 현대 우리나라 사람만 떠올려 보아도 쉽게 이해가 간다.   농업이 시작된 뒤로 혁신이 가속되면서 우리 몸과 충돌하는 새로운 문화적 변화들이 일어났고, 이는 분명 영아 사망률을 낮추고 수명을 늘렸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광범위한 문제가 발생했는데, 그것이 바로 불일치 질환이다.

산업 시대에 이르러 농업혁명이 야기한 불일치 질환의 대다수를 놀랍도록 해결했지만 동시에 위와 같은 비전염성 불일치 질환이 수두룩하게 생겼고 심해졌다고 한다. 과거에는 드물었던 자극이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생겨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이고 널려 퍼져 있는 것이 에너지 과잉이 유발하는 비만 관련 질환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만 봐도 서구에 비해는 덜하다고 하지만 고도비만율 추이가 높아지고 있다. (내 개인적으로도 자꾸만 인생 최고 몸무게를 경신하는데, 이것 역시 관련 있는 것인가!! 나를 탓하지 않고 이 현시대의 자극을 자꾸만 탓하고 싶다.)


가족력 있는 당뇨병, 예방의 지혜를 보다!

  책에서는 비만과 같이 너무 과잉으로 지나쳐서 생겨나는 질환인 당뇨, 심장 질환, 암에 대해 다루었고 역으로 너무 쓰지 않아서  골다공증, 사랑니들을 다뤘다. 이러한 현대인의 질병을 어떻게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해 신선하고 유용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특히나 내 개인적으로는 아버지가 현재 당뇨가 있어서 눈여겨보게 되었다. 가족력으로 내가 걸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도 있었는데, 당뇨병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라고 한다. 당뇨병의 근본 원인인 인슐린 저항성은 지나친 내장지방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지방간과 내장지방을 만드는 일등 공신은 빠르게 소화되는 과당인데, 이러한 주요 공급원은 탄산음료, 주스, 그 밖에 과당이 많이 들어 있고 섬유소가 없는 여타 가공식품이다. 이런 것들을 일상에서 줄이는 것만으로도 큰 예방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아이에게 늘 외출하면서 단골로 사 먹였던 뽀로로 주스에도 액상과당이 있었는데, 매우 반성이 된다.

대부분 사람들이 당뇨병이 걸려서야 적당한 관리와 약을 먹으며 당뇨병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악순환의 고리가 끊기지 않는다고 한다. 당뇨병이 오기 전부터 미리미리 예방해야겠다는 절실히 들었다! 아이에게 뽀로로 주스 사주기도 이제 그만!


뒷걸음질쳐서 미래로 가자!

읽는 내내 베스트셀러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가 떠올랐다. <사피엔스> 역시 우리 인류의 진화 과정과 문명을 살피고 '우리가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느냐'를 마지막 화두로 꺼냈다면 <우리 몸 연대기> '우리 몸이 어떻게 하면 건강해서 행복할 수 있는가'로 귀결짓고 있다. 현재 당장의 불일치 질환에 대한 치료법은 없으나 우리는 그 원인을 이해했기 때문에 예방할 수 있다고 저자는 힘줘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가 물려받은 몸을 그 몸이 진화한 방식에 최대한 가깝게 이용하라고 이야기한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맨발로 마구 달려지고 싶어지고 내 몸의 날 것 그대로 굴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내 마음의 욕구가 이끄는 대로만 내 몸을 편하게 해줄 것이 아니라, 내 몸의 시간 속 기억들을 거슬러 행동해 나의 건강을 지켜줘야겠다.

 


<우리 몸 연대기> 이런 분에게 권해요^^!
1. <사피엔스>류의 빅히스토리 인문과학서적을 좋아하는 분!
2. 자꾸 여기저기 안 아픈데가 없는데 원인을 알고 싶은 분!
3. 진화의학이란 새로운 분야에 대해 알고 싶은 분!
4. 오스트랄로 피테쿠스, 호모 사피엔스 등 인류의 진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 분!
5. 당뇨병, 심장병, 골다공증 등 현대인이 자주 걸리는 질병에 대한 예방책을 알고 싶은 분!

 

https://blog.naver.com/spket0303/221303431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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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물리학
림태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성당에서 알게 된 엘리아는 사람들 관계를 맺을 때 바운더리를 두는 법이 없어~
그에 비해 나는 항상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편이지"
"그래도 처음에 빨리 친해지는 편이자나~"
"그렇긴 하지~ 하지만 사람과 관계를 맺고 유지해 가는 건 늘 어려운 일인 거 같구나"

얼핏 친구와의 일상 대화 같지만 환갑이 넘은 엄마와의 대화이다. 나보다 30년 넘게 산 엄마 역시도 한 명의 사람으로서 늘 관계를 맺는 데 서툴고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나 역시도 그러하다. 어쩌면 한 명의 사람이라면 세상을 등지고 살지 않는 이상  관계에 대한 고민은 눈을 감는 날까지 해야 하는 숙명 같은 거 아닐까?  그래서 유독 관계를 다룬 책이 있으면 손이 가게 되는 편인데, 그런 의미에서 림태주 시인의 에세이 <관계의 물리학>은 참 반가운 책이었다.
<관계의 물리학>은 요즘 쉽게 볼 수 있는 관계에 대한 처세술을 적어 놓은 자기계발서와는 큰 차이가 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을 일상 속 관계에 대한 사유를 시인의 언어로 적어 구절구절 마음을 적시며  쉽게 읽히지만 절대 가볍지 않은 통찰력과 감성이 엿보인다.

[관계의 우주에서 우리는 알게 된다. 사귄다는 것은 다른 존재를 내 안에 받아들이는 일이고, 친하다는 것은 서로의 다름을 닮아가는 일이며, 사랑하는 것은 서로의 다름에 스며드는 일이다.]

거리를 두다 와 거리를 주다의 큰 차이점 
사람과 친해지면 한없이 가까워지고파 하는 편인 나는 가끔 자신의 주변에 선을 긋는 사람을 만나곤 한다.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어 하지만 그 사람이 정해 놓은 바운더리를 나는 넘어가지 못한다. 하지만 나는 아래의 구절을 읽으면서 그들이 둔 거리를 내가 그 사람에게 주는 거리로 다시 생각하기로 했다.

[거리를 두는 것과 거리를 주는 것은 확연히 다르다. 두는 것은 한계를 정하는 일이지만, 주는 것은 자유의 범위를 늘려주는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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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주면 관계의 너비와 둘레가 확장된다. 나는 당신이 원하는 만큼 생동하는 자유의 거리를 내주겠다. ]

인간관계의 기본은 '내가 바라듯이'
두 아이를 낳고서는 툭하면 남편과의 싸움이 잦아졌다. 다른 사람과는 싸운 것이 손에 꼽히는 나이면서 이렇게 가장 가까운 이와의 관계는 서투름 투성이다. 늘 싸우는 래파토리는 같고, 내용 역시 도돌이표이다.  사귄 연도 기준으로 올해 12년이 되는 동안 편해진 관계만큼 말을 함에 있어 격이 떨어져 나갔다. 저자는 관계에 있어 얼마나 말이 중요한 것인지 이야기하며 옛 성인들이 얼마나 인생과 말의 관계를 화두 삼고 깨달음에 이르렀는지 이야기한다.  어쩌면 당연한 이치가 세상의 진리라는 것을 몸소 깨달으며 나의 가장 가까운 관계에 있어 이 가르침을 새겨 보고 실천하겠다 마음을 먹게 되었다.

[내가   하기 싫어하면 상대방도 하기 싫어한다는 자명한 이치를 설파하고 있다. 내가 존중받기를 원하듯이 상대방에 대한 존중을 잃지 않으면, 남에게 상처를 줄 일도 내가 상처를 받을 일도 없다는 지극히 당연한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

열역학 2법칙- 높은 온도에서 낮은 온도 내려가듯
좋은 생각 보다 부정적인 생각은 에너지를 더 많이 빼앗아 간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보았지만 그 많고 많은 사람들 중 자꾸만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로 자꾸만 피하고 싶은 사람들도 있었다. 생각해 보면 그들의 공통점은 한결같았다. 주로 듣기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앞세웠고, 그 이야기는 하나같이 부정적이었다. 그저 듣고 흘리면 될 일이지만 아무래도 그렇게 그러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하고 나면 내 기운마저 빼앗긴 느낌이 들었다. 친한 친구는 그러한 사람을 가리켜 '감정의 배설'을 한다고 이야기했다. 무릎을 탁 쳤다. 하지만 나 역시도 누군가에게 그러한 것을 했던 적이 없었을까?라고 자문해본다면 장담할 수 없다. 저자는 누군가를 헐뜯는 나를 발견한 때, 그 편안한 관계를 다 잃기 전에 혼자 있는 법을 익히라고 이야기한다. 내가 따뜻한 열기를 유지해야 타인의 체온을 함부로 빼앗는 일이 없을 거라며 말이다.
혼자인 나를 사랑할 시간이 관계에 필요한 이유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을 참 좋아한다.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해서 결혼 전 혼자 떠나는 여행도 즐거워했고, 혼자서 영화를 보기도 했었다. 현재는 혼자 있는 시간을 내는 것이 굉장히 큰 사치가 되어 버렸지만도 나는 또 언젠가 혼자만의 시간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이 혼자만의 시간에 아이러니하게 자신에 빠져 있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떠오르고 생각나게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누군가 옆에 있기에 생각나지 않았던 사람들이 불쑥 떠오르는 것이고 안부가 묻고 싶어진 것이다.

[철저하게 혼자인 자들이 더 많이 사람을 그리워하고, 식물에게 물을 주고, 고맙다는 편지를 쓰고, 고양이를 세심하게 보살필 것이다.]

저자의 많은 사유들은 비단 관계를 넘어서 인생 살이에 혜안을 준다. 그저 훌훌 읽고 넘어 버리기에는 간직하고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이 많아 다이어리에 꼭꼭 눌러 적었다. 그리고 내가 맺고 있는 관계들에 대해 떠올려 보았다. "거리를 품고 있는 존재들이 서로 사이를 가질 때 우리는 우주가 된다"는 저자의 말처럼 나의 우주를 더 아름답고 단단하게 하기 위해 나는 이 책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들을 더욱 새겨볼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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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하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유년 시절  인생에 관한 각종 처세서를 즐겨 읽었다. 그러한 인생을 살지 않고 있어도 그러한 책을 읽고 나면 나도 그러한 인생을 살 수 있을 거 같았고, 진통제 마냥 그 책의 여파로 평소와 다른 내가 되어 보기도 했다. 하지만 진통제가 치료제가 아니라 일시적인 효과가 있듯 처세서들의 효과도 오래가지는 못했다. 도리어 나중에는 부작용 마냥, 그러한 인생을 살지 못하는 나를 탓하고 미워하게까지 했다. 그 책들은 하나같이 치열한 삶을 살라고 내게 이야기하는데 그렇지 못한 내가 원망스러웠다고 해야 할까? 어느 순간 그러한 책들을 멀리하게 되었지만도 나의 마음은 여전했다. 현재는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데  그럼에도  나는 조바심을 느껴 무엇을 하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느낌에 휩싸여 우울해하고 있었다. 그러한 나날을 보내는 내게 만병통치약 같은 책 한 권을 만나게 되었다.
  '노력'이라는 것을 그렇게 많이 하지 않고 살았지만도 나 역시 노력으로 무엇인가를 일구어야 한다고 강박같이 머릿속에 심고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사람이 나뿐은 아닌 듯, 저자는 '노력의 배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분명 노력하면 다 이룰 수 있다고 배웠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노력하면 할수록 자꾸 억울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인정하라고 말한다. 원래 인생은 공평하지 않다고 말이다.  열정과 노력을 강요하고 이를 미덕이라 여기는 사회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느낌이었다.

'남'들이 다 좋다고 하는 것들이 과연 내게도 좋을까?

  책 속 질문이 내게 던지는 파장은 컸다. 예전에는 무턱대고 해보는 것을 좋아했던 나도 이제는 늘 무엇인가를 하기 전에는 검색부터 해보게 되었다. 하지만 저자는 검증된 '중간 이상'을 택함이 나의 생각이나 감각을 퇴화시켜 버린 것이라 이야기하며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고독한 실패가'가 되길 권한다.  이 내용을 읽으며 세상의 많은 조언, 혹은 지혜에 귀 기울이는 것도 좋지만 정작 소홀했던 나 자신의 소리에 집중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저자는 번아웃을 경험할 만큼 열렬히 일해보기도 하고, 퇴사를 해보고 프리랜서로 살아보기도 하고, 이전에는 자신이 원하는 대학을 가기 위해 사수까지 했었다. 이러한 자신의 인생 우여곡절을 통해 득도 경지에 이르러 펼치는 생각들은 다소 진지하면서도 현실적이다. 하지만 저자의 위트 있는 일러스트 덕분일까? 깨알 재미가 있어 읽는 내내 크크 거렸다. 그러면서 동시에 인생에 대한 고민마저 가벼워져 바짝 쪼여진 내가 힘이 빠지면서 편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책 속에 맥주 마시는 장면이 나와서였는지 모르겠지만, 나도 모르게 책을 읽으며 맥주 한 잔을 하고 있었다.
 
너무 기대하지 않는다면 어? 의외로 괜찮네, 내 인생!
 기대를 하고 봤다가 실망했던 영화처럼, 인생도 그러하다고 이야기한다. 기대가 크면 클수록 인생은 '이거밖에 안 되는 인생'이 되기 십상이라는 것, 나 역시도 내 인생에 대해 너무도 원대한 그림을 그려서 슬퍼졌다는 생각이 이 내용을 보며 들었다. 무엇인가 되지 못했기 때문에 불행한 인생을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말이다.

 

요즘같이 미디어가 발달한 세상을 사는 사람이라면 매일 접하는 인터넷의 어떤 누군가의 인생을 자신의 인생과 대입시켜 비교하며 실망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어떤 기준 없이, 특별히 바라는 것 없이 즐겁게 살아가려고 한다면 자신의 인생 역시 괜찮다는 것을 발견하지 않을까? 나 역시 이 책을 통해 내 인생에 대해 조금 내려놓음을 경험하고 나니 마음부터 편해지면서 행복한 느낌이 들었다. 앞으로 내 인생이 우울하다고 느껴질 때 자주자주 펼쳐 봐야겠다​

 
이 책 이럴 때 권해요!
1. 프리랜서를 꿈꾸며 퇴사를 고민고민 중일 때
2. 내 인생이 자꾸 우울하고 작게만 느껴질 때
3. 매일의 야근으로 번아웃! 마음속 쉼이 간절할 때
4. 자꾸자꾸 노력해도 뭔가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
5. 맥주 한잔하면서 책 한 권 편한 마음으로 읽고 싶을 때

 

출발 신호가 울리면 난 엄청나게 느린 속도로 걸어갈 거야.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아주 느린 걸음으로 그러니까 그런 날 편하게 봐줬음 좋겠어. 나도 편하게 생각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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