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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시, 석탄국수 ㅣ 서명수의 중국대장정 2
서명수 지음 / 나남출판 / 2014년 7월
평점 :
중국과의 교류가 날이 갈수록 늘어가고,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은 중국을 이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더 높이고 있다. 뿐만아니라 나날이 늘어가는 중국 관광객들을 위하여 중국으 더 공부해야한다는 국내의 관련업계 종사자들의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지만, 정작 중국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책은 만나기 쉽지 않다. 많은 책들이 중국의 공통점을 찾으려 하지만, 오히려 그보다는 좀더 작은
범위에서 중국을 살펴보는 책들은 드물다. 그러던중에 만난 "산시, 석탄국수"는 산시성만을 국한해서 중국인의 삶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들의 삶의 애환이 담겨있는 국수와 석탄에 대하여 들여다봄으로써 좀더 산시성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중국과의 비즈니스를 위한
단기적인 측면에서 바라보지 말고 중국의 여러 삶의 방식중의 하나를 깊이 있게 들여다 본다고 생각한다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산시성은 국수로 유명하다고 한다. 책에 나온 종류만 하여도 수십가지인데 하나하나 말로
설명하기 힘들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국수뿐만 아니라 수제비 형태에 이르기까지 요리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산시성의 위치는 중국의 중앙에서
약간 북쪽으로 위치하고 있다. 산악지역이라서 논농사보다는 밭농사가 주력이다 보니 쌀보다는 밀,귀리,수수등의 곡물의 재배가 많았다. 또한
산악지역인데 석탄의 매장량이 많아서 화력이 좋은 불을 이용할 수 있었기에 국수가 발전하게 된 것이다. 산악지역에 탄광까지 있다면 마치 우리나라의
"태백" 정도가 연상이 되는 것 같다. 비록 얼굴에는 검정이 묻어 있을지 모르지만 웃음 머금은 그들의 얼굴에서 순박함이 떠오르는 것은 우리의
부모세대의 모습을 그들에서 찾을수 있기 때문은 아닐까?
석탄의 매장량이 많아서 중국 에너지 전체의 상당부분을 산시성이 공급하고 있지만 정작
산시성의 소도시 이하 주민들은 가난할 뿐만 아니라 자주 정전이 되는등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그저 일부 탄광주나 고위층의 사람들만이 경제적
부를 누릴뿐이다. 위험속에서 목숨을 담보로 가족을 위해 일하는 모습만 있을뿐이다. 중국이라서 그렇다기 보다는 급격한 발전 속에서 투명하지 못한
관행과 부패행정 덕분에 소수의 부유층과 다수의 하층민들로 나뉘어 지는 것은 세계 어느 곳이나 발전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조화일 뿐이다. 우리나라의
60년대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기에 그 삶을 엿보며 질타보다는 연민의 정을 느끼는지도 모른다.
척박한 자연환경에서 삶을 이어가기 위해서 산시성의 사람들은 현위치에 안주하기 보다는
밖으로 벗어나기 위하여 끊임없는 노력으로 농업보다는 상업이 발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현실안주보다는 미래지향적인 생각들 때문에 이 지역에서
역사적으로도 뛰어난 인물이 많이 배출되었는지 모른다.
길고긴 역사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전한 국수, 탄광지역에 일하는 빈민 노동자, 일부이기는
하지만 경제개혁을 등에 업고 탄광으로 인한 갑부들에 이르기까지 산시성의 삶을 보여준다. 게다가 말미에 탄광을 취재하고자 하는 저자와 이에 응할수
없는 저자의 친구와의 대화속에서 우리의 아픔을 엿보는듯 하며, 그렇지만 민중예술가의 이야기를 통해서 한발 더 나아가려는 모습까지 예상해볼 수
있게 해준다. 우리 사회의 6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는 모습이 조금씩 혼재되어 있는 느낌이기는 하여도 산시성을 방문하지 않았지만 그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 받는 느낌이다. 언제 기회가 된다며, 아니 기회를 꼭 만들어서라도 산시성의 어느 길목에서 다오샤오미엔을 맛볼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