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주 나남창작선 118
이병주 지음 / 나남출판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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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조의 몰락과 더불어 그 혼란의 시기에 충절을 지키고자 했던 고고한 선비의 이야기는 조석으로 변하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되는 것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자문하게 만든다. 학문적으로도 높은 성취를 이루었고, 정치적으로 최고의 위치까지 오르지만 자신의 사리사욕보다는 공명정대함에 비추어 부끄럼없는 삶을 살다간 고려말 충신 정몽주의 정신과 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책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단순히 고려말의 정절을 지키고 두 임금을 모시지 않는다는 이유로 선죽교에서 죽음을 맞이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지만, 그 보다는 왕조가 멸망해가는 시점에서 공민왕의 뒤를 이은 우왕은 향락에 젖어 정사를 돌보지 않고 백성의 삶은 피폐해져가는 것을 보면서 백성의 고통을 덜어줄수 없음을 고민하는 모습과 우왕이 폐위되고 더 어린 창왕이 주변의 신하들에 휘둘려 임금으로서의 지위를 지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임금에 대한 인간적인 안타까움을 고민하는 모습은 나라를 위해서 일해야 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의 표본이라 생각된다. 아니 꼭 국가를 위해서일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사회나 조직을 이끌고 가는 사람들이 구성원들을 위해서 가져야 하는 마음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 말해준다. 반면 비록 새로운 왕조를 만들어 승자의 역사속에서 살아남은 정도전의 경우는 기존의 세력에 맞서기 위해서 혁명이라는 길을 걷지만 스승인 목은 이색과 여러 동문수학한 벗들마저도 버리는 비정함을 보인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래서 그에 대한 기록은 많지만 오히려 정의로운 삶을 살다간 정몽주의 기록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은 아쉬울따름이다. 그러기에 그에 대한 사실의 기록보다는 작은 사실에 살을 덧붙인 소설에 만족해야 하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문신이지만 병법에도 능하였고, 자신이 취한 전략과 비책도 스스로의 명성을 높이기 위한것보다는 백성의 안위와 나라의 실리를 항상 우선순위에 두고서 행동한 그의 모습에서 충직한 절개를 가진 비장함보다는 신뢰가 깊은 리더의 모습을 느끼는 것은 나만의 심정일까?

한 시대를 이끌고간 정신적 지주로써 어느 한쪽의 의견에 치우치는 것보다 양쪽의 장점을 취할수 있었던 포은 정몽주. 숭불정책을 추구한 고려의 충신이지만 유학을 생활속에 실천하지만 불교를 배척하지 않았다. 유학의 예법은 누구나 생활에서 몸소 실천할 수 있기에 유학을 받아들여야 하고, 스스로 깊은 생각에 빠지고 더 높은 정신적인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불교의 수학방법 또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이중적인 생각은 단순히 흑백논리에 빠져 편가름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삶의 자세가 무엇인지 깨달음을 준다. 진정한 리더로써 거듭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이책에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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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 2014-06-02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