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판미동] 한글논어

한글 논어 - 시대를 초월한 삶의 교과서를 한글로 만나다 ㅣ 한글 사서 시리즈
신창호 지음 / 판미동 / 2014년 6월

논어에 대하여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한국에는 얼마나 될까? 아니 글을 읽을 줄 안다면 전세계적으로로 공자를 모르는 사람들은 소수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토록 많은 사람들에게서 알려진 공자의 논어이지만, 여지껏 한문으로만 알려지고 한글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논어를 한글로 완역하고, 각 부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설명까지 더하고 있어서 논어를 일반일들이 쉽게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책이다. 뿐만아니라 논어의 해석에 앞서 공자의 삶을 대략적으로 소개함으로써 이해의 폭을 더해주고 있다.

논어는 삶의 전반에 걸쳐서 사람이 가져야 할 태도를 문답의 형태로 잘 정리하고 있으며, 언제고 현실의 어려움 속에서 마음이 흔들리때마다 스스로에게 올바른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단숨에 읽어서 머리로 습득하는 지혜가 아니라 여러번 읽고 생각하고 마음깊이 새겨서 체득하는 과정이 필요한 내용들이다. 고전이라는 책들이 다 그러하듯이 한글논어 역시 언제고 꺼내들수 있도록 책꽃이 한켠을 차지할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삶을 살아가면서 내가 가진것이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드러내어서 자랑하고 싶은 것이 보통의 사람의 욕망이고, 더불어서 내가 남들보다 좀더 안다고 허세를 부리고 싶은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제자 자로에게 이러한 마음으로 흔들리지 않도록 콕 찝어서 이야기하는 말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그것이 진정으로 아는 것이다" 진정으로 안다는 것에 대한 깊이있는 말이다. 우리는 모르는 것도 안다고 하고서 더 큰 문제를 남몰래 키워가는 것은 아닐까?

요즈음 처럼 물질적인 부에 많은 가치를 두는 시대풍조속에서 삶의 자세에 대하여 깊이 새겨봐야 할 말이 또 하나 있다. "하급공무원이 국민에게 봉사하는데 뜻을 두면서도 서민들이 즐겨 입는 옷 입기를 부끄러워하고 서민들이 즐겨 먹는 음식 먹기를 창피하게 여긴다면, 그와 더불어 대민 봉사에 대해 논의할 가치가 없다" 설명이 필요없는 말이다. 굳이 공무원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함께 같이 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어떠한 자세를 취해야하는지 명확히 말해주는 것이 아닌가? 닭 무리 속에서 닭처럼 행동해야 하는 것이 맞는지 공작처럼 행동해야 하는 것이 맞는지 설명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최근의 많은 책에서 리더가 되려면 어찌해야하는지 어떠한 덕목을 키워야하는지에 대한 리더학에 대한 책들이 많다. 그러나 세상은 리더보다는 구성원이 훨씬 더 많으며 구성원이 어떠한 행동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말은 없다. 그러나 다음의 말은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곱씹어볼만 하다. "지도층 인사를 모시고 있을때 세가지 잘못을 저지르기 쉽다. 윗사람이 말을 하기 전에 말하는 것을 조급함이라 하고, 말을 했는데도 대꾸하지 않는 것을 감추는 것이라 하며, 안색을 살피지도 않고 말하는 것을 분별이 없는 짓이라고 한다"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조금함을 경계하고, 윗사람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경계하고, 사안의 중요함도 상대의 상황에 맞게 분별있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은 아닐까? 스스로의 생활을 반성해보는 좋은 말이다.

또한 아랫사람뿐만 아니라 윗사람으로써 가져야 할 자세도 여러 곳곳에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어떠한 자세를 가져야할지 꼬집어주는 대목이 있다. 조직에서 아랫사람을 대할때 뿐만 아니라 집에서 자녀들에게도 이와 같이 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반문해 볼 필요가 있다. "사람을 가르치지도 않았으면서 죄를 지으면 죽이는 것을 '잔학'이라고 한다. 미리 훈계하지도 않고 잘못된 결과만을 나무라는 것을 '포악'이라고 한다. 법령을 엉성하게 정하고 기한을 촉박하게 한정하는 것을 '잔적'이라고 한다. 어차피 남에게 내줄 것인데 출납에 인색한 것을 창고지기의 횡포, 즉 '유치한 근성'이라고 한다."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좀더 나은 모습으로 나아갈수 있으며, 잘못된 길로 접어들지 않도록 하는 좋은 말들이 구석구석 숨어 있으며, 같은 글이라고하여도 상황에 따라 또 다르게 충분히 해석될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그토록 오랜시간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읽혔던 것이 아니겠는가? 이런 책을 만나서 조금이라도 삶을 풍요롭게 할수 있다는 것이 책을 읽는 가장 큰 즐거움일 것이다. 그 즐거움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