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자K의 추리 과학실 - 사건 파일 30개로 단숨에 필수 과학을 잡아라
이광렬 지음 / 블랙피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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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30개의 사건 파일을 통해 중·고등학교 과학의 핵심 개념을 자연스럽게 파악하도록 구성한 책이다. 특히 이론과 예시로 개념을 설명하는 것보다, 각 사건을 추리하면서 과학 원리를 깨닫도록 이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 책에서 과학은 단순한 학문이 아니라, 다양한 얼굴을 가진 존재였다. 때로는 범죄를 일으키는 도구가 되기도 하고,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는 열쇠가 되기도 한다. 또한 과학에 대한 무지가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보여주면서, 동시에 사람을 살리는 힘이 될 수 있음도 보여준다. 이러한 양면적인 모습을 보면서 과학을 보다 현실적이고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시간이었다.

책 전체는 사건을 간략히 기록한 수사일지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인지 사건의 전개는 빠르고 간결했다. 짧은 이야 속에서도 문제 제기와 해결 과정이 명확하게 드러나, 읽는 내내 추리의 재미와 이해의 즐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불필요한 설명 없이 핵심만을 따라가며 진행되어 몰입도도 높았다. 다만, 탐정K의 시선으로 사건을 더 깊이 파고들거나 증거를 하나씩 수집해 나가는 장면도 보고 싶어 한편으로는 아쉬웠다.

이 책은 과학을 어렵게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입문서가 되고,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개념을 다시 정리하며 이야기 속에서 더욱 또렷하게 기억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탐정 K의 추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과학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고, 그것이 우리의 일상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되는 책이니 말이다.

사람의 영혼을 갉아먹는 의심의 독은 쉽게 다시 생긴다. 다음 의심병이 생길 때까지 시간이 길었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 P25

바다는 언제나와 같이 잔잔한 물결로 덮여 있다. 그 깊은 곳에서 어떤 끔찍한 일이 벌어졌든 간에 자기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듯이 말이다. - P53

사람들의 모욕적인 말들은 녹처럼 그의 마음에 쌓여 갔다. 그는 마음에 쌓인 녹을 사람들에게 옮겨 주기로 마음먹었다.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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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종이 울리면 - 제3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352
이하람 지음, 양양 그림 / 창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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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솔개마을에 사는 우찬이와 태성이는 잃어버린 드론을 찾기 위해 솔비들(솔개산 비밀 들판)에 들어갔다가 동수를 만난다. 외증조할머니의 49재 동안 아이들은 80년간 숨겨진 비밀을 마주하게 된다. 이야기에는 1945년을 살아가는 동수와, 2026년을 살아가는 우찬이, 태성이가 등장한다. 세 사람은 모두 열세 살이라는 같은 나이에 같은 계절을 보내고 있지만, 그들이 마주한 현실은 전혀 달랐다. 같은 시간 속에 존재하지만, 결코 같은 나날을 살아갈 수 없었던 아이들의 모습이 읽는 내내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출입금지 구역에서 마주한 진실은 생각보다 깊고 아픈 이야기였다.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이 보호받지 못한 채 침묵 속에서 살아가야 했던 시간. 현재를 살아가는 나는 그들과 다른 일상을 보내고 있다. 안전하고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그리고 그것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그들의 아픔을 생각하니, 알지 못했던 것에 대한 미안함과 이제라도 기억해야겠다는 책임감이 함께 밀려왔다.

열세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겪어야 했던 동수와 순정을 떠올리며, 그저 조용히 안아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들의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이야기는 오래도록 기억되어야 한다. 그리고 많은 어린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읽어야 할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가슴 아픈 이야기이기에 더욱 기억해야 할 이야기. 지금의 행복과 자유, 그리고 인권이 결코 당연하지 않았음을 되새기게 하는 시간이었다.

슬퍼해 주는 사람이 이토록 많은 죽음은 행복할까? - P10

"그래, 잊는 건 참 쉬운데 기억하는 건 어려운 법이지."
예순여덟. 할머니의 나이가 되면 어떤 일은 쉽게 잊히도 하는 걸까? 기억이 쌓이고 쌓이면 너무 무거워져서 조금씩 덜어 내야 하는 걸까? 열세 살은 할머니의 말을 완벽하게 이해하기에 아직 너무 어린 나이 같았다. - P68

가슴이 먹먹해졌다. 도와주는 어른이 없던 시절, 모두가 피해자였던 그 시절. 열 세 살 이순영은 두려웠을 것이다.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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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일기 초등을 위한 교양 그림책 4
슈테판카 세카니노바 지음, 린 다오 그림, 장용준 옮김 / 마음이음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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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특징이나 생활을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들의 하루를 '그림'과 '일기'로 풀어내어 더욱 친근하게 다가오는 책이었다. 초등학생을 위한 교양 그림책답게, 어렵지 않으면서도 꿀벌의 한살이가 자연스럽게 이해되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이야기는 암벌 '마틸다'의 시선으로 그려져 있다. 벌집의 방을 청소하는 청소벌로 시작해, 애벌레를 돌보고, 꿀과 꽃가루를 모으는 채집벌이 되기까지 마틸다의 쉼 없는 하루가 차곡차곡 기록되어 있다. 특히 일벌로 살아가는 35일간의 기록은 짧지만 핵심을 담고 있어 인상 깊었다. 꿀벌의 바쁜 삶과 책임감이 고스란히 느껴졌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꿀벌의 역할이 많다는 것과 그들의 생애가 짧다는 사실에 놀랐다.

봄이면 흔히 마주치는 꿀벌이지만, 책을 읽고 나니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도시 개발과 이상 기후로 인해 '지구의 작은 농부'라 불리는 꿀벌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은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전기를 아껴 쓰고 일회용품을 줄이는 것처럼,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울이 지나면 언제나 봄이 찾아와요. 봄이 되면 꿀벌 집도 다시 활기찰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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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의뢰인 TURN 11
가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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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뚝뚝하고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심부름센터 소장 최정훈과, 다정하고 사람에 대한 온기가 넘치는 카페 '새벽'의 사장 서연우의 브로맨스가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다. 비밀에 싸인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그 안에는 서로 다른 온도를 가진 두 사람이 함께했다. 각자의 과거와 상처를 안고 살아가던 두 사람이 서로 얽히며 사건을 좇는 과정에서 인물들은 서서히 변하는데, 마치 커피 향이 천천히 공간에 퍼지며 따스함을 채우듯 그 변화 역시 잔잔하고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최정훈의 마음에는 서연우의 다정함이, 서연우의 마음에는 최정훈의 서툴지만 진심 어린 위로가 조용히 자리 잡으며, 둘의 관계는 어느새 더욱 단단해졌다.

두 가지였던 사건이 점차 하나로 엮여가는 과정은 꽤 충격이었다. 처음에는 서로 무관해 보이던 이야기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며, 그동안 풀리지 않았던 사건의 실마리와 진실이 드러났다. 하나의 의뢰가 그동안 풀리지 않던 사건의 실마리와 진실을 끌어내는 방식이 얼마나 조밀한지, 읽는 내내 "이게 이렇게 연결된다고?" 하는 감탄과 놀라움이 절로 터져 나왔다.

제목인 <새벽의 의뢰인> 역시 여러 의미로 다가왔다. 카페 '새벽'의 사장인 연우가 의뢰인이라는 직접적인 의미와 동시에, 동이 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듯이 사건의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더 깊은 혼란과 고통을 마주하게 되는 과정을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새벽이 지나야 아침이 오듯, 인물들 역시 그 시간을 지나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오래된 일이니까 어쩔 수 없죠. 물론 옛날에는 간절했는데... 지금은 포기하지 않는 게 최선이라고 해야 하나, 그래요." - P69

기대하지 못하는 것과 바라지 않는 것은 또 달랐다. 눈 앞에 보이는 사실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것과 상처받지 않는 일이 별개이듯이. 습관처럼 잔을 매만지며 잠깐 시선을 떨어뜨렸던 서연우가 이내 어설프게 웃었다. - P164

"무슨 건방진 소리를 하는 거야. 감당은 같이 하는 거야."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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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그 밤이 또 온다 소소한설 1
김강 지음, 이수현 그림 / 득수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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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과 표지, 그리고 푸른 색감의 조화가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처음에는 고요하고 차분한 분위기가 느껴졌지만, 읽을수록 그 안에 담긴 감정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불안과 공백이었다. 이 책은 총 20편의 짧은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부분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다. 그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세 편의 이야기다.

<장미의 꽃을 기억하다>

공(스승)과 기(제자)가 '포'로 향하던 중, 수레를 끌고 가는 사내를 만난다. 수레에는 '교'의 시신이 실려 있고, 사내는 그를 왜 이렇게 데려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이야기를 읽으며 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기억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누군가를 기억할 때, 나는 그 사람의 모든 시간을 바라보았는지, 아니면 특정한 순간만을 남겨두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가로등이 깜빡거릴 때>

삼촌의 전화를 받지 않은 날, 삼촌은 죽고 말았다. 주인공이 돌아가는 길에서 본 깜빡거리는 가로등은 꺼지기 직전의 신호처럼 느껴졌고, 그것이 삼촌의 마지막 순간과 겹쳐 보였다. 읽고 난 뒤에도 설명할 수 없는 찝찝함과 씁쓸함이 오래 남았다.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해수면 상승으로 마을 일부가 잠기면서 만들어진 수중 카페 이야기다. 기후변화로 점점 바다에 잠기는 섬과 육지가 늘어가는 지금, 고내리의 이야기는 먼 미래가 아닌 가까운 현실을 보여주는 듯해 오래 마음에 남았다.

20편의 단편 가운데 어느 하나도 완벽한 결말은 없었다. 이야기의 끝에는 늘 공백과 설명되지 않은 감정이 남았다. 그래서일까, 결말을 알 수 없다는 점이 오히려 이 책을 더 오래 붙잡게 만들었다. 단순히 즐겁다거나, 희망적이라거나, 슬프다고 단정 지을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때로는 묵직하게 다가오고, 때로는 이유를 알 수 없는 감정으로 마음을 건드렸다.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기에 오히려 더 오래 여운이 남는 소설집이었다.

그의 행복이 다른 인간의 불행을 전제로 한다면 그 또한 안 될 일이라는 것입니다. 이 모든 문제는 그 인간의 기도가 구체적이지 못한 것으로 비롯되었습니다. 심지어 목적어도 없습니다. 누구를 행복하게 만들어 달라는 건지. - P13

밤의 어둠 속에서 더욱 반짝일 영원한 사랑의 맹서. 작은 상처를 주고받아 아픈 날도 있었지만 그것 또한 사랑이었다고. - P73

"인생이 길지 않으니 그중 어느 하나만 정해서 깊이 파고 들어가라고 다들 이야기하는데, 나는 생각이 달라요. 길지 않은 인생에 할 수 있는 한 많은 것들을 해보 싶어요. 능력만 된다면. 함께."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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